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이것저것 ㄴ트리거

 *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7년.

 * 플롯을 CDPR에서 작성→트리거로 넘겨서 트리거가 애니 포맷에 맞춰 각본 작성후, 영어로 번역해서 감수를 받음→CDPR에서 피드백하는 상당히 독특한 방식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

 * CDPR이 보낸 첫번째 플롯의 제목은 픽서. 패러데이한테 포커스를 맞춘 내용으로, 현재의 내용보다 훨씬 하드보일드했다.

 * 트리거가 애니메이션 제작을 담당하는 게 결정나기 전에 이미 CDPR에서 1화의 애니메틱(각 컷의 화면 구성을 간단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영상화시킨 것. 기존의 그림 콘티에 해당한다.)을 샘플로 만든 상황이었음. 대사도 사내 직원들을 동원해 더빙을 해서 트리거에 전달.

 * 트리거 쪽에서 이 플롯으로 만들지 못할 건 없는데 애니메이션에 어울리는 내용은 아니라고 난색을 표했고 CDPR과 트리거의 장절한 배틀 끝에 최종적으로 오오츠카 마사히코와 우사 요시키가 직접 각본 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오오츠카 마사히코 "CDPR이 하고 싶어 하는 요소는 반영하면서 제로부터 각본 작업을 했음. 대사도 다 새로 씀."

CDPR은 애니 제작 경험이 전혀 없었고 '재밌는 스토리가 있으면 재밌는 애니를 만들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플롯이나 스토리는 이미 게임 스탭 입장에서는 '완성형'이었고, 캐릭터간의 심리전이나 모놀로그를 많이 쓴 장면 전개, 두뇌회전을 활용해서 적을 우롱하는 모습 등, CDPR의 철학이 담긴 스토리를 제시, 이걸 애니화해줘!라고 트리거 앞에 턱하니 제시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프로 집단인 트리거는 '그건 애니로서 재밌어지지 않는다'고 대놓고 말했다. 제시한 플롯은 캐릭터의 세세한 표정이나, 실사에 가까운 카메라워크로 스토리를 표현하려고 했는데 트리거의 매력인 다이나믹한 연출, 화려한 화면 만듦새, 시청자의 마음을 단숨에 매료시키는 '움직임'을 최대한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는 편이 낫다,는 의사소통을 몇번이고 반복하게 됐다. 이 각본의 조정에는 꼬박 2년이 걸렸다. '어떤 애니를 만들 것인가'라는 점으로 가장 시간을 많이 쓴 것이다.

* CDPR "나이트시티의 인물들 모두가 불행해지는 느와르 분위기는 지켜주면 좋겠음"

 * 결국 작화 뿐만 아니라 각본도 트리거가 맡게 됐는데 사이버 사이코시스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요소, 나이트시티라는 무대 그 자체가 적이라는 테마성은 CDPR의 영향을 받은 것.

 * 주인공의 이름이 데이비드 마르티네즈로 확정된 것은 2018년.


 * CDPR "레베카가 사이버 펑크2077 세계관과 맞지 않는데...디자인 바꾸면 안 됨?"
   트리거 "어 안 돼"

'이렇게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면 사이버펑크2077의 세계관이 무너진다! 캐릭터 디자인 바꿔줘"라고 말한 CDPR을 상대로 트리거는 '아니거든. 이 귀여운 레베카가 있기에 액션이 사는거야. 뭣보다 제작의 모티베이션이 차원이 달라진다고!'라고 답했다. 현장의 격렬한 충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화다. 재밌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위한 방정식을, 문화가 다르면 알지 못하는 것이다.

 * 사이버 웨어의 디자인을 놓고 갈등. 
CDPR "유선형으로 디자인해줘" 트리거 "(어떤 인물과의 대비를 주기 위해서) 파워풀하게 디자인할 거임"
결국 트리거 뜻대로 디자인을 하게 됨.

 * 오프닝과 엔딩곡 선정은 CDPR.

 * 일본어 음성을 전제로 영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일본어부터 더빙을 하고, CDPR에서 영어 음성으로 로컬라이즈.

 * 2화에서 데이비드와 루시가 달을 보는 장면은 트리거가 제안한 플롯.


CDPR 담당자 "누가봐도 애니메이션 기법 그 자체라서 사이버펑크 세계관과 어울리지 않고 붕뜨는 것 아닐까 걱정했는데, 실제 표현을 보고 그런 걱정이 사라졌다. 그야말로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라는 작품을 표현하고 있는 장면이다."

CDPR 담당자 "트리거는 항상 우주를 가고 싶어한다(웃음) 타인이 본 기억을 자신의 경험으로 추체험할 수 있는 브레인 댄스는 게임에서도 효과적으로 쓰이는데, 엣지 러너에서는 트리거의 우주를 향한 마음을 승화시키는데 잘 사용됐다. 이 설정은 다른 곳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 디테일한 배경의 비결은 이마이시가 아직 개발 중이던 사이버펑크 2077을 하게 해달라고 졸라댄 덕분.

"애니 제작 당시에 트리거에서 꼭 게임을 체험해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때는 아직 게임이 완성되어 있지 않았죠. 아직 외부에 내놓으면 안되는 시기였기 때문에 내가 게임이 깔려있는 노트북을 들고서, 몇번이고 트리거까지 찾아갔습니다. 제작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마이시 감독이 하루종일 게임을 하는 기간이 있었죠."

"이 게임 플레이가 말하자면 로케이션 헌팅이고, 스크린샷이 애니메이션 구도에 활용됐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장면은 게임의 맵상에서 따라갈 수 있게 만들어졌어요. 데이비드의 집이 여기고, 사고를 당한 장소가 여기, 그러니까 건물은 이렇게 보인다는 디테일한 정합성도 고려했죠. 애니메이션을 본 다음에는 게임 속에서 성지순례를 하고 싶어질 겁니다."

덧글

  • ^^ 2022/09/22 04:26 # 삭제 답글

    잘 읽었어요 감사해요
  • 1 2022/09/26 14:21 # 삭제 답글

    저래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법이죠
  • Jeimian 2022/09/29 20:45 # 답글

    저렇게 노린데로, 애니를 다 보고 망겜으로 워낙 유명해서 관심 1도 없던 게임을 질러버렸습니다. 데이비드와 루시가 함께 했던 장소들을 가보고 싶어서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거... 아담, 기다려라... 지금 간다...
  • ㅇㅇ 2022/11/02 16:04 # 삭제 답글

    발매 전부터 학수고대한 싸펑... 기대 이하의 망작으로 평생 살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엣지러너 다 보자마자 스팀키고 구매했습니다... 아담 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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