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의 아이 인터뷰 2/2 만화


최애의 아이 인터뷰 1/2

인터뷰 후편은 만화가와 편집자의 관계성을 묻고자 합니다. 두분의 담당 편집자인 사카이 씨의 인품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요코야리

사카이 씨는 이렇게 자기 이름이 표면에 드러나는 취재는 절대로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드문 일이에요.

아카사카

철저할 정도로 외부에 나서는 걸 꺼려합니다.

사카이

아니 정말로 나같은 게 나서다니 송구스럽거든요. 그래도 오늘은 평소부터 신세를 진 라이브 도어 뉴스의 인터뷰라서 각오를 다졌습니다.

아카사카

카구야 님의 단행본은 매번 커버 안쪽에 이런저런 드립을 쳐놓는데요, 한번은 사카이 씨한테 맡아달라고 부탁했는데 2년간 계속 거절했을 정도입니다.

사카이

거부라고 해야할까 '편집자 따위'가 나대다니 주제넘는 일이라서.

요코야리

이거 이거! 사카이 씨는 '편집자 따위'라고 늘 말씀하십니다.

아카사카

그래도 이건 사카이 씨를 전제로 한 기획이니까 오늘이야말로 적나라하게 다 말씀하셔야 해요.

사카이

아,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사카이 씨가 두분을 담당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아카사카

나는 이래저래 5년, 아니 6년 정도가 되려나요. 슈에이샤에 와서 처음 붙은 담당이 사카이 씨였거든요.

사카이

그러네요. 미라클 점프 시절부터 헤아리면 6년입니다.

요코야리

나는 [최애의 아이]부터라서 아직 2년쯤? 애초에 사카이 씨는 왜 저를 담당해주신 건가요?

사카이

단순히 전임 편집자가 부서이동을 하게 되어서 우연히 제가 후임으로 정해진 겁니다.

요코야리

그건 편집장이 정했다는 느낌? '오늘부터 자네는 멘고 담당하도록' 이렇게?

사카이

맞습니다. 멘고 선생님은 원래부터 아카사카 선생님과 친구셨으니까,라는 이유도 있었을 겁니다. 편집부는 멘고 선생님이 주간 영점프에서 연재를 해주면 좋겠다는 강렬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맡는 편이 여러모로 스무스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요.

요코야리

아하하하. 그러고보면 당시에는 편집부에서 다음 연재작에 대한 압박이 강해서 뺀질뺀질 피해다녔었죠.(웃음)

그랬더니 마침 아카사카 선생이 [최애의 아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사카이

맞습니다. 편집부 입장에서도 이렇게 근사한 조합은 또 없다고 생각했죠.

아카사카

멘고 선생을 주간 연재에 끌어온 것은 내 공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웃음) 편집부 내에서의 저에 대한 평가도 올라가지 않았을까요?

사카이

아카사카 선생님은 슈에이샤를 대표하는 작가니까요, 그런 평가 같은 건 하지 않지만요. 그래도 정말 감사드린다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두분에게 사카이 씨는 어떤 편집자인가요?

아카사카

사카이 씨가 담당을 맡은 다음에 놀란 점은 입을 열자마자 '크리에이티브는 작가의 일이니까, 나는 아무런 의견도 내지 않습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웃음)

사카이

네? 그런 말을 했던가요?

아카사카

말했어, 말했어. '신난다! 100% 자유롭게 그려도 되나요?'라며 신나했죠. 그렇게 말해주는 편집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드니까요.

요코야리

맞아요. 대부분의 편집자는 뭔가 의견을 낸다...는 일종의 스토퍼 역할이기도 하니까요. 이인삼각으로 작품을 만드는 타입의 편집자도 많이 있고요.

두분은 편집자가 참견하는 걸 바라지 않는 타입인 거군요.

요코야리

으음 작품이나 상성에 따라 다르려나...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신뢰하고 맡겨주는 타입이 좋은 것 같아요.

아카사카

나도 참견 받고 싶지 않아.(웃음)

요코야리

근데 작가마다 다른 법이죠. 의견을 팍팍 말해주면 좋겠다는 타입의 만화가도 당연히 있고, 어느 한쪽이 더 낫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만화가와 편집자의 상성 문제입니다.

사카이 씨는 두분의 성격을 간파하고서 그렇게 대하신 건가요?

사카이

아뇨 저는 그게 유일한 방식이라서, 그것말곤 못하는 것 뿐입니다.

기본적인 스탠스로 나는 창작물을 즐기는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만화가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부분(크리에이티브)에는 참견하지 않습니다.

그 재미를 표현하기 위해서 논리적으로 파탄났다거나, 알아보기 어려운 부분을 외람되지만 지적할 뿐입니다. '그런 의도에 대해서 이대로면 독자가 다른 감정을 품을 확률이 높다'는 식으로요.

그담에 내가 하는 제안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는 주관'이 아니라 '이렇게 하면 독자는 이렇게 생각할 확률이 높다'는 논리적 사고 뿐입니다.

아카사카

스스로 모든걸 결정하는 만화가는 사카이 씨가 담당을 맡아주면 정말 편해요.

사카이

아카사카 선생님은 논리적으로 파탄나는 일이 절대 없기 때문에 저도 편합니다.

만화가와 편집자는 이인삼각을 한다는 이미지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철저한 점은 의외네요.

요코야리

이렇게까지 비지니스라이크한 담당은 처음 만났어요. 근데 실제로 담당을 맡아주시니, 정말 일하기 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나한테는 사카이 씨 같은 사람이 맞는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아카사카

내 작품이나 능력에 자신감이 있고, 그대신 안 팔려도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편집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반면 여라가지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내주길 바라는 만화가 입장에서는 좀 모자란 느낌도 든다는 뜻이로군요.

사카이

그럴 겁니다. 아카사카 선생님이나 멘고 선생님은 좋게 말해주셨지만, 나한테는 '이런 것을 그려주었으면 한다'거나 '이런게 재밌다'고 제안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 걸 바라는 만화가한테는 쓸모없는 사람이라 여겨질 가능성은 물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논리적인 사고 뿐이라서, 만화가가 표현하고 싶은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생각을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가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요코야리

어떤 사람한테는 최고의 편집자이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한테는 그렇지 않다는 일은 흔히 있으니까요. 이런 문제는 정답이 없을 거예요.

작품 내용에 일절 참견하지 않는 자세는 어떤 신념에서 온 것인가요?

사카이

두사람에게 자주 말하는 것이지만 편집자는 회사에 소속된 샐러리맨입니다. 즉 일개 회사원에 불과합니다. 자신의 재능만을 무기삼아 적수공권으로 승부하는 만화가와는 근본이 다르니까요. 내 주관적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신중하게 합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타입의 편집자도 있는데 심지어 '내가 만들고 있다!'라고 여기는 편집자도 있습니다. 그건 그것대로 전혀 문제 없지만, 편집자는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질 방법이 없으니까, 저는 맹목적으로 자만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목표로 삼는 것은 최대한 마음 편하게 만화를 그릴 수 있는 환경을 준비해주는 것 뿐입니다.

아카사카

정말 겸허하달까, 철저하게 자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요.

요코야리

사실 AI아냐(웃음)

사카이

확실히 감정은 거의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요코야리

어? 진짜?(웃음)

사카이

최소한 일에 관해서는 그렇습니다. 궁극적으로 따지면 나는 내가 힘쓰고 있는 편집자의 역할은 언젠가 AI가 대체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이 생각하는 '재밌다' '재미없다'는 결국 경험이나 감각에 기초한 주관으로, 편향이 반드시 있죠. 만약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학습시킨 AI가 편집자를 대체한다면 인간 편집자보다 훨씬 우수할 거라고 봐요.

아카사카

봐요? 특이하죠?

그러네요(웃음) 그럼 작품에 대해서 '재밌다'거나 '시시하다'는 감상을 말하는 일도 거의 없나요?

사카이

아마 지금까지 만난 모든 만화가한테 '재밌다'고 말한 적이 없을 겁니다. 앞서 말했듯이 그건 개인의 주관에 불과하기 때문에 '재밌다'는 말에서 떠오르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고, 아주 애매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요코야리

에에에에!?

예를들어 신인이 가져온 원고처럼 명확하게 '재미없는' 작품이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지적하시나요?

사카이

그런 건 테크닉 문제도 크기 때문에 우선 '스스로는 이 만화의 어떤 점이 재밌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어보고, 그것을 잘 전달하기 위한 테크닉을 충고해줍니다. 앞서 얘기했듯 논리적으로 어떻게 그리면 이해하기 쉬운가 하는 문제처럼요.

나한테 만화가의 재능을 간파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만화가가 전하고 싶은 내용을 끄집어내서 정리하는 감각입니다.

그러먼 만화가와 만화에 관한 설교를 하는 일도 없나요?

사카이

없다기보다 못합니다. 일도 사생활도 포함해서 애초에 만화 얘기로 누군가와 신나게 떠든 적이 거의 없습니다.

아카사카

현역 만화 편집자가 터무니없는 말을 해버렸어요.(웃음)

요코야리

졸잼!

이렇게까지 공과 사를 구분하는 편집자도 보기 드물텐데, 사카이 씨는 왜 슈에이샤에 입사하셨나요?

요코야리

진짜 그게 궁금할 지경이네요(웃음)

사카이

사실은 보디빌더가 되고 싶었는데, 대학재학 중에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포기했어요.

그러고 보니 사카이 씨는 체격이 엄청 좋네요. 계속 노력했다면 될 수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사카이

아뇨 될 수 없습니다. 타고난 골격이나 근비대 효율 같은데 압도적인 개인차가 있으며,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역시나 재능과 센스가 필요합니다.

그렇군요.

사카이

꿈이 깨지고 취활을 하게 됐을 때, 그럼 운동 관련한 일을 할 수 있는 스포츠 기자가 좋겠다 생각하고 신문사에 지원했는데 전멸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슈에이샤에 입사했습니다.

아카사카

슈에이샤에 입사하는 것도 상당한 난관이지만요. 헌터시험급이잖아요.

요코야리

맞아. 다들 선망하며 입사했다고 생각했어.

그럼에도 사카이 씨는 꿈이 깨진 끝에 오게됐다는 감각인 거군요.

사카이

그렇죠. 나름대로 할 수 있는데까지 해봤기에 나한테는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으니 후회도 없습니다. 일단 대학은 나왔지만 학자가 된다거나 사업을 할만큼 머리가 좋지도 못하고요.

그렇기에 만화가 분들은 물론이고 운동선수, 예술가, 개그맨, 탤런트, 연구자 등 자기 재능으로 승부하는 사람을 동경하고 존경합니다.

아무런 재능이 없는 인간이 만화가를 대하는데 있어서, 선을 넘지 않을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능이 있으니까 존경한다거나, 없으니까 존경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격을 걸고서 자신과 마주하여 싸우는 분들은 전부 리스펙트합니다.

요코야리

과연. 나는 사무업무도 접객업도 저마다의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카이 씨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 거군요.

사카이

그렇습니다. 역시 자기 사고와 근육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사람은 특별시하게 됩니다. 그건 내 좌절의 반동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면 편집자라는 직업의 보람이나 모티베이션은 어떤 점에 있나요?

사카이

만화가가 기뻐하는 얼굴을 보면 안도하게 됩니다.

요코야리

'기쁘다!'가 아니라 '안도한다'는 점이 사카이 씨다워요.

같이 히트작을 만들어보자는 야심은 없어요?

사카이

전혀 없습니다. 가령 작품이 히트하더라도 나는 '발목을 잡지 않고 잘 넘어갔다'는 마음이 훨씬 더 강합니다. 

'안도한다'는 소소한 감각을 얻기 위해서 격무인 만화 편집을 계속 할 수 있다니 오히려 초인처럼 느껴집니다.

아카사카

그렇죠? 역시 사이보그 아냐?(웃음)

사카이

저 자신은 만화편집이 힘든 일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디 그뿐일까 머리를 쓰지 않는 편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많은 충고나 의견을 내본들 마지막에 답을 내놓는 것은 결국 만화가지 내가 아니니까요. 결단하는 일이 없다니 이렇게 편한 일이 달리 또 없죠.

잡지 편집자는 스스로 지면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또 다르겠지만, 최소한 만화 편집은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만들지 않기 때문에 솔직히 꽤나 꿀빨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만화가 잘 팔린 경우에는 전부 만화가의 공적이기 때문에 그런 순간에 우연히 내가 담당 편집자로 가장 가까이에 있어봤자 선망의 대상으로서의 나 자신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시속 165km의 스트레이트를 던질 수 있게 된다거나, 보디빌딩 챔피언이 된다거나.

그러므로 내가 의식하는 것은 그저 만화가의 방해를 하지 말자는 것과 샐러리맨으로서의 내 행위가 회사에 적자가 되지 않을 것 뿐입니다.

그런 가치관이군요. 참고로 영점프 편집부에 사카이 씨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많이 있나요?

사카이

들어본 적은 없는데, 거의 없지 않을까요.

아카사카요코야리 

그렇겠죠.(웃음)

사카이

각자 저마다의 생각을 갖고서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저는 타인의 편집론에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도 누구한테 배운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느낀 점입니다.

만약 시속 165km 스트레이트를 던질 수 있다거나 보디빌딩 챔피언임에도 불구하고 편집자 일을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꼭 말씀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요코야리

제가 선명히 기억하는 일이 아이디어 회의 때 아카 선생과 '○○가 부럽다'는 얘기로 열을 올렸더니 '두분 다 그렇게 질투를 할 수 있다니 굉장하네요'라고 말했어요.

아카사카

'질투가 그렇게 대단한 일이야? 다들 하는 거잖아'라는 생각이 들지.

사카이

그래도 그건 재능으로 승부하는 사람들한테만 허락된 특권이지, 저같은 샐러리맨 따위가 질투를 하다뇨 주제넘는 일이라고 해야할지, 어리석다고 해야할지.

요코야리

안 그렇거든! 질투는 모든 인간의 권리거든!(웃음)

아카사카

가끔 자학인척 예리하게 찔러대는 게 아닐까 싶어(웃음)

요코야리

맞아맞아. 사카이 씨랑 대화하다보면 내가 아주 욕심많고 더러운 인간이라 생각 될 때가 있거든(웃음)

[최애의 아이]에 대해 묻겠습니다. 아카사카 선생님은 이미 [카구야 님]을 집필 중인데, 추가로 한편 더 동시 연재를 하게 됐죠. 담당 편집자 입장에서는 어떤 판단으로 go사인을 낸 건가요?

사카이

아카사카 선생과 멘고 선생의 재능이면 작품이 잘팔릴 확률이 높아질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동시에 두작품의 주간연재가 가능할 것이냐 하는 점은 일말의 불안이 있었죠. 주간연재 한편의 이야기를 만드는데 4~5일 정도 시간을 들이고, 작화에 나머지 시간을 쓰는 만화가도 많거든요.

그래서 원래 아카사카 선생 레벨이면 편집회의는 패스해도 괜찮았을텐데 3화 분량의 네임을 그려달라고 부탁한다음, 일부러 회의를 했습니다.

아카사카

맞아. 처음에 3화 분량 네임을 그렸었죠.

그건 아카사카 선생님의 진심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에? 혹은 정말로 동시 연재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싶어서?

사카이

둘 다입니다. 아카사카 선생님은 프로페셔널한 분이라서, 하게 된다면 마감을 어기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일개 인간이 그런 게 가능할지 믿어지지가 않아서요. 그래도 카구야 님의 마감을 지켜가면서 3화 분량의 네임을 완성시키셨기에 '아, 가능하구나'라고 생각했죠.(웃음)

아카사카

원작만 맡는 거라면 아마 한편 더 가능합니다.(웃음)

사카이

쩝니다. 그렇게 편집회의에서의 평가도 과거 톱클래스로 높았기 때문에 그 재능에는 정말이지 전율하게 됩니다.

사카이 씨는 '작품에 대해 자기 의견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슴하셨는데 [최애의 아이]의 플롯을 보셨을 때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느끼셨나요?

사카이

카구야 님 때랑 마찬가지입니다만, 아이디어 시점에서 이미 잘 팔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애의 아이로 전생한다'는 점은 알기 쉬운 동시에 신선한 도입부기도 했습니다. 발상의 기대치가 높은 작품은 세상에 잔뜩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게 단순한 초반만 반짝하는 케이스도 많죠.

하지만 아카사카 선생님은 예를들어 지난 인터뷰해서 말했듯, 주인공을 야쿠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바꾼다거나, 브러시업을 하는 단계에서 이것말곤 없다는 최선의 대답을 매번 확실히 준비합니다. 그게 정말 대단한 점이라고 느낍니다.

저따위가 아카사카 선생의 재능을 논한다니 주제넘는 일이지만요.

요코야리

괜찮아, 오늘은 그런 기획이니까.(웃음)

사카이

그, 그러네요. 그래도 [최애의 아이]의 중요한 포인트는 역시 멘고 선생님의 존재입니다. 아카사카 선생님의 네임을 최대한 아웃풋해주시는데, 거기서 생겨나는 그루브감이 최대의 매력입니다.

요코야리

이거봐봐. 이렇게 맨날 나를 추켜세워주거든요.

사카이

진짜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만화가와 편집자의 상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았습니다. 한편 맡은 작품을 다수 히트시키는 소위 민완편집자도 있죠. 사카이 씨가 보시기에 히트작을 낳는 편집자는 어떤 점이 달랐나요?

사카이

민완 편집자는 단순히 시행 회수가 많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담당하는 만화가가 많으면 많을수록 히트할 확률이 올라가니까요. 신인 만화가를 포함하면 주간소년 점프에는 주간 영점프의 100배나 되는 만화가가 있으므로, 편집자 개인의 자질과 전혀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히트 확률은 올라갑니다. 물론 울트라C의 어프로치를 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그점이 기초가 되어준다고 생각해요.

애초에 '히트작을 낳는 편집자'라는 개념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민완편집자라는 말을 듣는 분도 엄밀하게는 '히트작을 낳는 만화가'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편집자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그것을 전제로 시행 회수를 거듭할 수 있는 편집자는 우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카사카

사카이 씨는 린 시에이 씨(체인소맨, SPY×FAMILY 등을 담당)를 칭찬할 때가 많죠.

사카이

칭찬이라 말하니 송구스럽지만, 존경은 합니다. 특정한 하나의 부서에서 결과를 내본들 우연성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부서의 선배 후배나 동료가 짜놓은 기획을 물려 받아서 공을 세운 게 누군지 애매한 일도 편집자들 사이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린 씨는 여러 부서를 옮겨다니면서도 스스로 결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명백하게 우연이나 운이 아닌 특수한 능력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코야리

린 씨도 여러 기업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슈에이샤에 입사해서 만화 편집자가 된 분이시죠. 그점은 사카이 씨랑 비슷한 타입인 걸까?

사카이

린 씨랑 닮았다니 당치도 않아요.

린 씨는 아마 틀림없이 나랑 다르게 창작물을 즐기는 재능의 소유자로, 편집자라는 일도 즐겁게 느끼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이 없다면 시행 회수를 계속 늘려나가는 일은 불가능하겠죠.

요코야리

내가 존경하는 분은, 물론 사카이 씨도 존경하지만, 영점프에서 꼽자면 오쿠마 핫코 씨(골든카무이, 우마루 등을 담당) 역시 타율이 완전 다르거든요. 오쿠마 씨도 조연 역할에 철저한 타입이라 그점은 공통점이네요.

사카이

내가 오쿠마 씨를 논하는 것도 송구스럽지만, 오쿠마 씨는 만화도 좋아하죠. 나는 만화가랑 즐겁게 만화 잡담을 나눌 수 없지만, 오쿠마 씨는 그게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아카사카

지금 든 생각인데 사카이 씨는 애초에 만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거야?(웃음)

사카이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다만 창작물을 즐기는 재능은 없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즐길 수 있는 만화가 거의 없어요. 그래도 카구야 님이나 최애의 아이를 비롯해 내가 담당하고 있는 만화는 전부, 매주 즐기고 있어서, 아주 감사할 따름입니다.

창작물을 즐기는 재능이 있다면 만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좋아지고, 다양한 타입의 만화가와 즐겁게 대화를 할 수 있겠지만 나는 감성이 아주 낮아서 한정적인 말밖에 못합니다. 한편 아카사카 선생님과 멘고 선생님은 두분 다 멀티 링걸로 만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아주 높으신데, 나한테도 맞춰주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같은 일본어로 말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재밌다' '귀엽다' '즐겁다' 등의 말에 대해 떠올리는 이미지가 저마다 다른 것처럼, 사고회로는 사람마다 전혀 다르다는 점은 자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 있나요?

사카이

테니스의 왕자는 엄청 좋아합니다. 멋진 캐릭터가 잔뜩 등장하는 작품이 좋아요. 후후후(웃음)

요코야리

'후후후'래(웃음) 역시...상당히 특수한 것 같아. 사카이 씨 같은 사람은 정말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아카사카

한번이라도 사카이 씨랑 같이 일하면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어쩌면 이 특수성 때문일지도 몰라.

사카이

나는 내가 제일 평범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아카사카요코야리

그건 아냐!(웃음)

감사했습니다. 오늘은 만화가에게 있어서의 편집자의 중요성이나 관계성을 전달하는 특집인데, 이건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인 것 같군요.

요코야리

정말 그래요!

사카이

후후후. 일단은 조회수도 생각해서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을 법한 내용을 말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웃음)

아카사카

아니 평소부터 이런 느낌입니다.(웃음) 오늘은 좀 마일드할 정도예요.

사카이

오늘은 슈에이샤의 홍보 담당도 동석하고 있으므로, 너무 과격한 말은 할 수 없어서요.

평소에는 훨씬 과격한 말을 하는 건가요?

요코야리

하죠(웃음)

아카사카

텐션이 높을 때는 '편집자 같은 건 전부 평등하게 무능해!'라고 말하거든요(웃음)

요코야리

아하하하(웃음) 무서워라.

사카이

그,그만하세요. 대다수의 편집자는 아무런 재능이 없으니까 평범하게 취직해서 샐러리맨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지 않을까?하는 의미입니다.

그점을 착각하는 편집자가 많은 것도 사실인데, 예를들어 인격을 걸고서 싸움에 임하고자 원고를 들고 찾아오신 신인만화가 분을 낮잡아보곤 거만하게 XX군이라 부르는 놈들처럼요. 나는 겸허하게 업무에 힘씁니다. 

아카사카

자학도 지나치면 무차별공격이 되는 법이지(웃음)

요코야리

괜찮아요. 우리들은 언제나 사카이 씨의 편이니까요. 무슨 일이 있으면 지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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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ㅇㅇ 2021/07/13 22:46 # 삭제 답글

    좋은 번역글 감사합니다^^
  • 산오리 2021/07/14 17:15 # 답글

    왠지 사카이씨... 머지 않아 편집장이나 사장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자신의 능력의 한계 파악, 시장 상황에 대한 냉정한 평가, 안다/모른다의 명확한 이해는 사업가로서 매우 중요한 특성인데
    그런 부분들이 보이네요.

    > 사카이: ... 세상에 즐길 수 있는 만화가 거의 없어요. ...

    "대부분의 만화는 히트치지 못할거다"라고 느끼고 있달까... 좀 무섭게 들렸습니다.

    > 아카사카: 원작만 맡는 거라면 아마 한편 더 가능합니다.(웃음)

    휴재 좀 적당히 하시고 그런 말씀 하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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