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DYNAZENON 좌담회 ㄴssss.gridman


감독 아메미야 아키라 x 캐릭터 디자인 사카모토 마사루 x 프로듀서 시타 슌스케

여러분이 본작의 제작 결정 사실을 들은 것은 언제쯤인가요?

아메미야

아마 2018년의 SSSS.GRIDMAN 방송중이었을 겁니다. 아직 GRIDMAN UNIVERSE라는 말조차 없을 때였고, 같은 스탭을 갖춰주신다면 하겠다고 대답했던 것 같아요.

사카모토

저도 아메미야 씨랑 마찬가지입니다. 같이 회의 현장에 갔던지라.

시타

저는 당시 [프로메어]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SSSS.GRIDMAN의 다음 작품으로서의 보고는 받았지만, 내가 깊이 참여하게 될 줄은 생각 못했습니다. [프로메어]가 끝난 다음 회사에서 메인 스탭을 맡아보지 않겠냐고 말씀하셔서 참가하게 됐습니다. 그 시점에서 이미 설정제작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진 것은 언제쯤인가요?

아메미야

2018년 12월에는 얼추 굳혀졌고, 그후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사카모토

우선 합체 메카를 하자는 점은 결정되어 있었죠?

아메미야

처음에 합체 로봇이라는 요소만큼은 있었는데, 갓 제논도 다이나 드래곤도 아니었죠. 그리고 '히어로를 등장시키는 것은 중반부터. 다만 그 히어로는 다른 걸로'하자는 점은 정해놨던 것 같아요.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전작의 속편을 만들어줬으면 한다'는 식의 말을 들었는데요, SSSS.GRIDMAN은 속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그건 무립니다'라고 거절한 다음, 다른 기획의 합체로봇물을 제안했습니다.

사카모토

하지만 합체로봇물은 다루기 어려운 모티브이기 때문에 기획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아메미야

제의를 주신 쪽은 GRIDMAN2가 보고 싶었던 거니까요. 그래서 '알겠습니다. GRIDMAN의 범주에 있는 작품이면 문제 없는 거죠?'라는 이유에서 합체로봇의 규격에 다이나 드래곤을 슬라이드 시켰습니다. 다이나 드래곤을 주축으로 정한 이유는 SSSS.GRIDMAN에서 유일하게 하지 않았던 원작 [그리드맨]의 요소였으니까. 이번에는 일부러 그점을 메인으로 삼는다. 전문적인 표현을 쓰자면 '2호 로봇을 주역으로 삼아 시리즈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일종의 족쇄였습니다.

그 얘기를 처음 꺼냈을 때 다른 스탭의 반응은 어땠나요?

아메미야

어땠더라? SSSS.GRIDMAN의 라인 프로듀서 정도만 반겼던 거 같은데...현장에서는 그리드맨이나 신세기 중학생, 괴수, 모든 프라이어티가 균등했고, 어느게 더 높다는 식의 얘기는 없었어요. 그래서 2호 로봇을 주체로 삼게 되면서 '전작에서 하지 않았던 것을 하자'는 흐름이 생겨난 느낌일까요?

사카모토

창작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걸 만들고 싶지만, 시청자는 전작의 다음을 보고 싶은 법이니까요. 그 중간을 절충한 다이나 드래곤이 됐다는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합체 로봇에 집착하는 건가요?

아메미야

옛날에 트리거의 사장님한테 '합체 로봇 안 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번 작품의 제의를 받았을 적에 그 말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사장님은 [컴배틀러V]를 좋아해서 합체 로봇 애니메이션 기획을 만들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실은 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좋아하진 않습니다.

[트랜스포머]가 변형 로봇이란 사실은 알지만, 70년대의 합체 로봇은 확 꽂히는 게 없습니다. 그저 사장님의 말을 떠올리고, 좋은 기회구나 싶었죠. 그래서 다이나 드래곤을 모티브로 삼는다는 점을 결정한 다음에 '다이나 드래곤을 논할 거라면 미라가 없으면 시작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원작 [그리드맨] 18화에 등장한 '용의 전설'을 다루는 것이 정해졌습니다. '용의 전설' 하나만 갖고 만들 수 있다면, 앞으로 30시리즈는 만들 수 있겠다 싶었죠. 원작 1화 분량의 요소 하나로, 하나의 시리즈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원작 [그리드맨]의 미라를 통해서 가우마라는 캐릭터가 탄생한 건가요?

아메미야

그렇습니다. 원래부터 주인공 일행을 끌고 당겨서 로봇에 태우는 캐릭터는 완전히 다른 출신으로 할 것을 정해놨기 때문에 '다이나 드래곤을 모티브로 삼을 거라면, 미라밖에 없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2호 로봇을 주역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 작품에는 히어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히어로의 부재'를 그리는데 있어서, 이질적인 존재가 끌고 다니지 않으면 주인공 일행이 로봇에 탈 동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일반인은 그점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히어로의 부재'와 '돌이킬 수 없는 것'은 본작의 테마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드 나이트의 참전은 언제쯤 정하셨나요?

아메미야

다이나 드래곤보다 훨씬 전입니다.(웃음) 시리즈의 절반은 약점 보강이라는 요소로 결정했습니다. SSSS.GRIDMAN 때는 어시스트 웨폰이 개별적으로 그리드맨과 합체해서 인플레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SSSS.DYNAZENON은 처음부터 합체하는 4기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변화가 없는 점은 상업적인 측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주역 로봇이 처음부터 풀스펙 상태라서 후반에 파워업을 하든, 중간에 무언가 추가요소가 필요했어요.

메카가 4기라서 4명의 멤버는 정해져 있었다고 보는데, 다섯번째 멤버인 치세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아메미야

주역 로봇을 타는 4명이 남자 셋, 여자 하나였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스타일면에서 그림이 약한 것 같다'는 이유에서 서브 캐릭터로 여성을 배치했습니다. 그때는 아직 메인 스토리에 관여할지 여부도 미정이었고, 노나카 씨가 골드번 디자인을 완성한 무렵에 다섯번째 멤버가 되는 것을 정했던가?

괴수 우생 사상은 어떤가요?

아메미야

주인공측과 적측을 4대4 구도로 만들고 싶었어요. 당초에는 괴수 우생 사상 네명 다같이서 괴수를 조종하는 형태를 생각했습니다. 그들 네명도 본작의 테마인 '히어로의 부재'와 마찬가지로, 본작의 테마인 '부재'와 연관되어 있는데 괴수 우생 사상이라는 과장된 이름인 것치고는 괴수에 애착이 없다는 점을 그리고 싶었어요. 괴수를 조종하는 것이 형해화된 점이 포인트로 SSSS.GRIDMAN의 신조 아카네는 될 수 없습니다.

사카모토

스스로 창작하지 않으니까요.

아메미야

그런 점도 있고, 그들은 괴수에 애정이 없습니다. 아카네쨩은 괴수를 너무 좋아하니까요.(웃음) '괴수 우생 사상을 자처하는 주제에 그 진의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괴수를 이용할 뿐이지, 괴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그려냈다면 좋겠습니다. 그런 점은 쥬우가가 특히 현저하죠.

'부재'를 SSSS.DYNAZENON의 테마 중 하나로 삼은 이유는 뭔가요?

아메미야

이건 뭐 제작 사이드의 사정으로서 '봉인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가 있는데 '없으면 없는대로 할 수 있다'는 반골심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리드맨을 출연시키지 않더라도 할 수 있다!'라거나 '릿카랑 아카네가 없어도 할 수 있다!'라는 식의. 그런 기개가 'SSSS.GRIDMAN에서는 하지 않았던 시도를 한다'는 부분으로 이어진 일면도 있습니다.

SSSS.GRIDMAN 때는 유타와 릿카가 사귀는 부분까지는 그려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 감독님은 '히어로는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SSSS.DYNAZENON의 요모기와 유메의 연애를 그린 이유를 이해했습니다. DYNAZENON은 히어로의 부재이기 때문이군요.

아메미야

그렇습니다. 연애는 히어로가 하면 안 됩니다.

사카모토

요모기와 유메는 히어로가 아니기에 할 수 있는거죠.

시타

제가 참여했을 때는 히로인의 두근두근 차트 같은 게 이미 있었죠?

아메미야

있었죠. 전개의 리듬 같은 것을 그래프 형식으로 만들었죠.

시타

여기에 굴곡이 있고 여기서 확 달아오르고 하는 식의. 그걸 바탕으로 스토리를 구성한건가 궁금했습니다.

사카모토

전작의 반성점을 서로 토론했을 때 사내에서도 '유타와 릿카가 맺어지는 전개도 보고 싶었다'는 의견이 있었죠? 개인적으로는 그정도 거리감을 제일 좋아하지만요.

아메미야

그 두사람은 무리였지만, 다른 캐릭터라면 뭐.

사카모토

기왕 할거면 제대로 하자며 하세가와 씨도 꽤 의욕적이었죠.

아메미야

정신차리고 보니 커플 투성이었어.

사카모토

뭐 처음부터 '로봇과는 거리가 있는 요소도 있는 편이 낫다'고 말했으니까요.

메인 캐릭터 중에서 가장 시간이 걸린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사카모토

유메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메미야

가우마 아니었어?

시타

괴수 우생 사상 아닌가요?

아메미야

뭐 유메는 스타트 시점에서 형태가 없었으니까요. 이미지 같은 건 제안해 왔지만, 확 꽂히는 게 없었어. 요모기나 코요미는 처음부터 확고했지만.

사카모토

맞아요. 그래서 꽤나 '이것도 아냐, 저것도 아냐'라는 식으로. 가우마는 '양아치, 병약해 보임' 같은 워드가 있어서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았죠.

아메미야

유메는 '언니의 죽음'이라는 부분은 정해져 있었지만, 반대로 그것 이외의 부분이 아무것도 없었어.

사카모토

SSSS.GRIDMAN의 릿카와 아카네랑 겹치지 않도록 디자인하면서, 대략적인 노선을 몇가지 제시해서 '아메미야 씨의 이미지와 가장 가까운 유메는 어떤 건가요?'라고 물어봤더니 '조금더 다우너한 느낌으로'라고 답하셨죠. 하지만 시키는대로 그리면 히로인으로서의 캐치함이 없어지기 때문에, 어떻게 의견을 반영할지 꽤나 고민했습니다. 언니의 죽음을 끌어안고 있는 소녀가 미소녀 애니메이션 같은 외견이면 그건 그것대로 아닌 것 같았거든요.

아메미야

제일 처음 정해진 게 눈이었던가?

사카모토

눈은 처음에 결정됐죠. 정해져서 안심했지만, 그후에도 우여곡절이 있어서 끝까지 힘들었습니다.

유메는 오프닝을 비롯해 머리카락 연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메미야

'손이 많이가는 아이'라는 모티브가 있었기에 '계속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는 아이는 손이 많이 갈 것 같다'라는 뜻에서. 지혜의 고리도 그렇지만, 계속 뭔가를 만지작거리거나, 하나하나 신경 쓰는 점은 '어딘지 마음이 여리다'는 연출입니다.

릿카와 아카네는 알기 쉬운 특징을 부여했다는 것 같은데, 본작은 어떤가요?

아메미야

특징이라고 해야할까, 좋아하는 요소를 넣은 점은 똑같은데, 결정고에 이르기까지 이런저런 변경점도 있죠. '파충류' 요소라거나.

사카모토

초기 서브 타이틀 중에 '절멸왕'이란 게 있었죠.

아메미야

맞아. '멸종된 것'이 모티브였지, 절멸한 동물이나 공룡 같은 거.

사카모토

작품의 막연한 테마겠거니 생각하고 캐릭터한테도 공룡 요소를 넣었어요. 눈이 왠지 파충류 같다거나. 유메의 손톱이 살짝 긴 이유는 벨로키랍토르를 이미지했기 때문입니다.


아메미야

요모기도 랍토르의 이미지였는데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변경됐죠.

사카모토

요모기는 이런저런 요소가 겹쳐져 있기 때문에 딱 이거다 하는 것은 없습니다.

아메미야

요모기는 가장 호감이 가는 디자인을 의도했지?

사카모토

사내에서 반응이 좋았던 디자인이죠. 아메미야 씨 러프 디자인은 머리카락이 부드러운 느낌으로 좀더 동글동글했습니다.

아메미야

지금보다 머리카락이 짧았는데 사카모토 군이 헤어핀을 달고 싶다는 이유에서 길어졌지.

사카모토

인싸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부드러운 분위기의 이목구비면 유타랑 겹치겠군'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몇가지 아이디어를 제출할 때 눈빛이 또렷한 디자인도 포함시켰습니다. 다만 멋을 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귀엽게 눈꼬리가 올라간 눈이라고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릿카의 눈 같은 느낌입니다.

아메미야

눈꼬리가 올라간 눈에 와일드한 헤어스타일에 인싸 캐릭터면 시청자의 사랑을 받지 못해.

사카모토

그야말로 처음에는 머리가 훨씬 삐죽삐죽한 꽃미남 스타일었죠.

아메미야

로봇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좀 부담되는데 싶은(웃음)

사카모토

그래서 좀 자제했습니다. 평범하게 반에 녹아들어 있는 아이입니다.

아메미야

최종적으로 유메랑 사귀게 된다는 이유에서 어그로가 끌리면 안 되기 때문에 '착한 아이'란 점이 전해지도록 배려했습니다.

가우마의 얼굴은 원작 [그리드맨]의 미라가 베이스인가요?

아메미야

아니아니(웃음)

사카모토

미라 요소는 붕대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눈밑의 다크서클은 아메미야 씨가 '건강하지 못한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점도 있어서 초기부터 그랬죠. 그리고 갭 요소로 '양아치지만 연약하다'라는 것도 야메미야 씨 취향이죠.

아메미야

그렇지. 척 보기에도 '로봇은 안 탈 것 같이 생겼다'라고 해야할까.

코요미는 어떤 이미지로 디자인했나요?

아메미야

뭔가 할 것 같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녀석. 코요미는 가장 내 취향이 드러났다고 해야할까요? 배려하지 않고 묘사할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개인적인 도피처를 준비해 놓고 싶었다고 할까요? '귀여운 캐릭터'나 '멋진 캐릭터'한테는 꽤나 신경을 쓰기 때문에 '코요미 정도는 자유롭게 굴리게 해줘! 네명이나 있겠다 한명 정도는 괜찮잖아!' 뭐 이런.

사카모토

아메미야 씨가 유일하게 시청자에게 아양떨지 않은 캐릭터죠.

아메미야

맞아. '니들이 안 좋아해도 좋으니까 하고 싶어!'라는 캐릭터. 버섯 머리도 원래는 SSSS.GRIDMAN 때 우츠미로 하고 싶었는데 '그만두는 편이 낫다'는 말을 들었지. 그다음에 학교 선생님을 버섯 머리로 그리려고 했는데 그때도 '여성들 반응이 별로일테니까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했고. 여기저기를 전전한 끝에 코요미한테 도달했지.

치세의 디자인은요?

아메미야

'사탕을 깨물어 먹는다'와 '연하'라는 점은 정해놨지. '사탕을 깨문다'는 것은 '타인에게 얕보이고 싶지 않다'는 반항의 상징적인 이미지입니다. '보르와 차별화 시킨다'는 말도 나왔던가?

사카모토

주로 색상이죠. 처음에는 치세도 금발이었는데 '이러면 보르랑 너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살짝 록한 느낌의 빨간색을 입혀봤습니다. 암커버는?

아메미야

처음에는 없었지. 설정이 생겨난 것은 훨씬 나중 일입니다.

보르 문제도 있고해서 일러스트를 발주할 때 노파심에 치세의 성별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아메미야

면목 없습니다.

사카모토

저는 확실하게 보르는 남자, 치세는 여자로 그리고 있으니까요.(웃음)

아메미야

가슴도 작으니까 말이죠. 겨드랑이를 노출하곤 있지만요.

사카모토

처음에는 겨드랑이도 감추고 있었죠. 훨씬 펑퍼짐한 복장이었습니다.

아메미야

맞아. 서브컬처적인 느낌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유메가 트레이너를 입고 있어서 노출이 너무 없기 때문에 치세로 균형을 잡은 걸지도 몰라. 뭐 노출을 하면 그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배웠습니다. 릿카가 됐건 아카네가 됐건 역시 볼륨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잃고나서야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나이트와 2대는 외관 측면에서 SSSS.GRIDMAN에서 몇 살정도 가산된 이미지인가요?

아메미야

이천살?(웃음) 처음에 '어른이 됐다'는 정도의 얘기는 나눴던가.

사카모토

개인적으로는 고등학생 정도의 '어른이 되기 직전' '요모기보다 살짝 연상' 정도의 이미지였는데 감독님은 '좀더 어른에 가깝게'라고 말씀하셨죠.

아메미야

외견으로 따지면 신세기 중학생과 괴수 우생 사상쯤일까? 슈트를 입고 있는 것은 신세기 중학생의 영향이라고 해야할까, 흉내라고 해야할까. 나이트는 모양부터 잡고 시작하는 타입이라서요. 중요하는 것은 행위이지, 출신이 아니니까 모양부터 잡고 시작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어요.

사카모토

개인적으로는 요모기보다 살짝 연상인 두사람이 까치발을 들고 양복을 입고 있다는 느낌을 내는 편이 재밌겠다 싶었어요.

나괴수 우생 사상 4명의 설정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나요?

아메미야

시즈무가 살짝 달라진 정도입니다. '적이 네명 있고, 그중에 한명이 이반해서 아군이 된다'는 식의 설정도 처음에는 있었죠.

사카모토

캐릭터적으로는 '늘 미소짓고 있는 의문의 소년'이 왕도였겠지만, 감독님이 '그건 하고 싶지 않아. 오히려 웃지 않아'라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시즈무다움'이 확고해졌습니다. '의미없이 미스테리어스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느낌일까요?

아메미야

이미지라고 해야할까 분위기는 어디까지나 일반인. 시즈무 개인의 설정은 극중에서 묘사된 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조리(理)를 귀찮다고 여기고 있으며, 10화의 괴수가 만든 것과 같은 세계로 만드는 것이 이상이었다. '모두가 자유로워질 수 있는데, 왜 다들 부자유를 선택하는가'를 고민하고 있으며, '부자유도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는 요모기 일행의 주장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한 것은 자손을 남기기 전에 괴수와 일체화했기 때문이죠.

원작 [그리드맨]의 '용의 전설'과 본작의 괴수술사의 과거가 미묘하게 다른 이유는 5천년 사이에 정보가 왜곡됐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5천년 전의 인간'이라는 부분도 일부러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되살아나서 현대에 상당히 적응한 다음으로 설정했습니다. 그것은 '현대에 적응할 만큼 괴수에 흥미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직업군인이 아닌 직업 괴수 우생 사상이란 느낌. 신세기 중학생과 마찬가지로 본편에서는 사생활을 그리지 않았는데, 평소에는 제각각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생활비의 수입원 같은 것은 보이스 드라마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4대4의 구도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괴수 우생 사상의 멤버는 요모기 일행과 대비하는 형태로 탄생했나요?

아메미야

아뇨, 대비된 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팀의 인원수지, 캐릭터 개개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즈무가 요모기와 유메, 무지나가 코요미와 접촉은 했지만 딱히 대응시키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가우마와 쥬우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묘사는 있지만요. 쥬우가는 언뜻 '유능한 느낌'이 나지만, 근본적인 부분에서 모자랍니다. 가우마를 동경하는 시점에서 스펙이 뒤떨어지는 거죠.

'동경하는 동안은 뛰어넘을 수 없다'는 느낌? 무지나는 '남자만 늘어나면 텁텁하다'는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무지나는 의외일정도로 시청자들이 호평해줬기 때문에 '그럼 더 많이 등장시킬 걸 그랬다'고 생각했죠. 스토리상 그녀를너무 돋보이게 만들어도 안 되지만요.

최종화는 괴수 우생 사상을 물리치고 끝났는데, 그들은 죽었나요?

아메미야

어떨까요? 그점을 선명하게 묘사하면 '요모기가 사람을 죽이게 되는 게 아닌가?'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런 의문이 남은채로 일상생활로 돌아가봤자 납득하기 힘든 시청자가 생겨납니다. 그래서 그들의 전말은 얼버무리기로 했습니다. 만약 작품이 엄청나게 인기가 생기면 '죽는 줄 알았네...'를 써먹을 수 있고요.

스토리에 대해 묻고자 합니다. 본작은 전투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특촬에서는 약속과 같은 연출이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컴퓨터 월드에 있는 상태다'라고 생각한 분도 있는 모양입니다.

아메미야

그렇게 보였다면 면목없습니다.

사카모토

그점을 묘사하면 아무래도 그쪽이 주체가 되어버리죠. 일단 극중에서도 피해상황의 묘사는 있지만요.

'특촬에서는 약속이더라도 애니는 다르다'고 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그래도 피해상황을 파고들면 어두운 이야기밖에 안 되죠.

아메미야

요모기 일행이 거기까지 생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 '괴수를 상대로 이겨봤자 엄마는 재혼해버리겠지'라는 식으로 시야가 좁은 어린애인채로 남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그 세계가 현실이라면 아카네도 존재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메미야

그런 분은 원작 [그리드맨] 2화를 꼭 보세요. 극중에서 '세계는 잔뜩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두개가 아닙니다. 잔뜩 있습니다. 기왕 아카네쨩을 등장시킬 거라면, 실사로 하고 싶어요. SF였다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애니는 SF가 아니니까요.

사카모토

감독님이 만들고 싶은 건 인간드라마죠?

아메미야

맞습니다. 인간드라마가 되지 않을법한 협소한 이야기입니다.

사카모토

자기 고민은 스스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아메미야

맞아요. 인간의 고민은 로봇이나 괴수는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괴수를 물리쳤다고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메가 카노와의 이별을 스스로 해결한 것도 그렇습니다. 요모기가 도와주게 되면 '남자의 도움이 없으면 안 되는거야?'라는 소리가 되어버립니다. 요모기는 그저 지켜볼 뿐. 오히려 함께 있어준 것만으로 충분하죠. 한편으로 로봇이나 괴수가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도 있습니다. 요모기 일행이 싸움 속에서 얻은 것은 함게 싸운 동료였으며, 특히 가우마한테 있어서는 그게 커다란 의미입니다.

최종화는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기는 형태로 막을 내렸는데 이것도 예정대로였나요?

아메미야

요모기와 유메가 커플이 되는 것은 정해놨지만, 당초에는 요모기가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 END이었습니다. 그러면 너무 무겁다는 이유에서 해피 엔드가 됐습니다.

사카모토

요모기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잃는다'는 식의 결말이었죠.

아메미야

유메가 곁에 있어주는 대신에 다른 모든 것을 잃는다는 식의 전개였습니다. 요컨대 괴수와의 전투로 인한 대가입니다. 하세가와 씨는 '도중에 다이나제논의 파일럿이라는 사실을 들킨다'는 전개도 하고 싶으셨다는 모양입니다. 정체를 들키는 것은 특촬에서는 황금패턴인데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완결나더라도 원래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죠.

가우마가 없어진다는 점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최소한 그것 이외의 캐릭터는 해피엔드로 만들지 않으면 위험할 것 같았어요.


당초에는 요모기의 친구 아와키의 친척이 전투에 휘말려 사망하고, 요모기가 학교에 있기 불편해진다는 스토리도 있었지만 '이건 아무래도 좀...'하는 이유에서 폐기됐습니다. 아와키만 딱히 아무것도 없는 것은 그 흔적입니다. 당초에는 '요모기의 인간관계를 끊는 계기'가 되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최종화라는 이유에서 코요미가 취직활동을 하기 시작한다는 점은 절때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33살이겠다,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어요. 치세는 아직 13살이겠다 모라토리엄의 범주니까 좀더 연장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이유에서 학교에 돌아가지 않는 형태가 됐습니다. 스펙이 높다면 자기답게 사는 것도 괜찮고요.

코요미에게 새출발을 시킨다면, 좀더 젊은 설정이어도 좋았을텐데요.(웃음) 33살 설정은 이나모토와 맞춘 의미도 있나요? 

사카모토

아메미야 씨 개인적으로 '중학교 시절의 환영' 같은 것을 그리고 싶어했던가요? '중학교 시절에는 록하고 환하게 빛나던 아이가 어른이 된다음에는 살짝 찌질해져 있었다'는 느낌의.

아메미야

찌질하다고 여길만큼 미련을 버리지도 못했고, 재회하곤 '무슨 일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차에 괴수와의 전투로 남편이 다치고, 그걸 꼐기로 남편과 사이가 돈독해지게 되죠. 어딘지 처량하다고 해야할까,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무언가를 잃는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 속에 나쁜 일이 있고, 나쁜 일 속에 좋은 일이 있다'도 본작의 컨셉 중 하나로 '아주 지독한 일을 겪었지만 이게 있으니까 뭐 됐나'하는 느낌이죠. 5화의 수영장편도 그렇습니다. 표면적으로 즐거워 보이지만 실은 불온한 일들밖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카모토

요모기는 모든걸 타고났는데 요모기를 제외한 4명은 무언가 결여되어 있다는 소리도 하지 않으셨나요?

아메미야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요모기는 무언가를 계속 잃고, 다른 4명은 손에 넣는다'는 식의 아이디어도 있었죠.

사카모토

10화에서 요모기만 괴수가 만들어낸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은 것도 미련에 남는 일이 없어서?

아메미야

좋게 말하면 긍정적이니까, 그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당초 예정으로는 그때부터 요모기는 유메 이외의 것을 상실하는 과정에 놓일 예정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메가 곁에 있어준다면, 더는 아무것도 필요없잖아?'라는 것이 지론인데요, '그건 너무 엄격하다'고.

오프닝에서도 요모기만 안고 있는 것이 없어서 장난감(다이나 솔저)를 손에 듭니다. 하지만 최종화에서는 완구를 잃고, 유메의 손을 쥐게 되는 거죠. 나는 아주 가슴아픈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시청자들은 '좋은 이야기다'라고 여겨주신다면 기쁩니다.

사카모토

평범한 사람의 감각으론 좋아하는 아이를 당해낼 수 없다니깐요, 장난감으로는(웃음)

시타

'장난감을 졸업해라는 메시지다'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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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 다이나제논을 사준 분들에게 그 말은 불성실하죠.

아메미야

시즈무도 요모기한테 손을 뻗었는데 말이지. '너는 괴수술사의 재능이 있어'라고. 하지만 요모기는 가지 않았어. 이것도 괴수팬 입장에서는 가슴아픈 이야기입니다.

그러고보면 나이트 역의 스즈무라 씨는 라디오에 출연하셨을 적에 '감독님이 딱히 배경설명을 해주지는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메미야

의도적으로 설정을 확실하게 다져놓지 않은 부분도 있거든요. 예를들어 이 자리에서 '전작으로부터 2천년 후의 세계입니다'라고 말한다면 앞으로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가는데 있어서 그 설정에 구속당하게 된다면 작품을 만드는 족쇄가 되고 맙니다. 

애초에 그들은 괴수니까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막연하게 SSSS.GRIDMAN과 본작 사이에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는 구상은 있지만, 앞으로 무언가를 만들 때 방해가 된다면 그것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최종화 마지막에 발표된 신작에 관해서는 아직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습니다. 시청자들의 응원 여하에 따라서 종이연극이 되느냐, 헐리우드급 대작이 되느냐...

매번 잃기만 하는 시리즈입니다만, 시청자 분들은 무언가 얻는 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SSSS.GRIDMAN으로 완전히 끝날 작품이었는데, 시청자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또 새롭게 1쿨 작품을 무사히 보내드릴 수 있었습니다. 속편을 바라는 목소리가 있는 한,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 그 목소리의 크기에 따라서 규모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덧글

  • ㅇㅇ 2021/06/30 16:44 # 삭제 답글

    읽고나니 남는게 없는 인타뷰..
  • 무지개빛 미카 2021/06/30 17:21 # 답글

    "난또까 비무"의 저 장면은 오래 기억될 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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