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라시 유우키-애니메이션 연출에는 손대지 마!① 애니

안녕하세요, 애니메이터 이가라시 유우키입니다.

제 1회는 뭐가 좋을까 고민했는데 읽는 사람이 관심 있는 화제는 역시 [영상연에는 손대지 마!]에서 내가 한 일이 아닐까 싶어서, 이런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이것은 원래는 동인지로라도 만들어서 몰래 팔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나도 [영상연]이 인기를 끈 바람에 동인지로 내면 혼날 것 같아서 도로 접었던 기획명입니다. 이런저런 일이 있는 사이에 코로나 재앙으로 인해 동인지 즉매회도 중지가 됐고, 언제 재개할지도 알 수 없죠.(무척 심각한 문제입니다) 애시당초 [영상연] 자체의 화제가 완전히 코로나에 먹혀버려서 참으로 괴로운 요즘입니다.

자 그럼 본제입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당초 기획보다 느스한 느낌으로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연출을 해본 사람의 감상'이라는 감각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애초에 나는 애니메이터 출신이라서 [영상연]에서는 상당히 직함을 초월한 일을 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이번에, 그 작품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지만요. 그것이 평소의 애니메이션 루틴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은 사전에 말해두어야 합니다. 모든 일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나는 특히나 '처음으로 해본 사람'이라서 루틴과는 다른 방식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됐습니다. 물론 그것을 허용해주는 현장 덕분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한 고생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 일을 순서를 따라 떠올려볼까 합니다.

◯마츠모토 씨의 소개

자세히 적으면 마츠모토 씨가 싫어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은 감추겠으나,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다소는 언급해야만 합니다. 이번에 [영상연]의 작업 자체는 마츠모토 씨 소개로 참가하게 됐습니다. 마츠모토 씨는 마츠모토 노리오 씨입니다.

어떤 작품으로 자리가 가까워져서 작품의 종반, 마츠모토 씨가 짐을 정리하러 온 날에 말을 걸어주셨고, '[영상연]의 콘티에 아직 빈자리가 있으니까, 이가라시 군이 해보면 어때?'라고 말씀하신 날을 지금도 선명히 떠올릴 수 있습니다. 나한테 있어서는 마츠모토 씨라는 애니메이터는 스타 선수 중의 스타 선수라서 이걸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한마디 대답으로 수락하게 됐습니다.

아니 참, 너무 단순했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콘티도 연출도 전해 맡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디 그뿐일까 작화감독도 해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 내가 왜 연출을 하려고 마음 먹었을까요?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을 하는 목표는 얼추 두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정점의 사람이나 스타 선수랑 같이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입니다. 빠심이죠. 또 하나는 '나 자신의 손으로 문화나 역사를 만들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요, 아마 미야자키 하야오 씨가 어딘가에서 '우리들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것을 만들고 싶다'고 쓰셨다고 기억하는데, 이 '우리들의 작품'이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일을 고르는 방식도 대체로 이 두가지 사이를 왔다 갔다합니다.

다만 어느 시기부터 이 '우리들의 작품'이란 것을 만들기 어렵게 됐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뜬금없지만, 나는 애니메이션 업계에 들어온 무렵, 상당한 낙오자였다는 자각이 있습니다. 입사한 회사는 하청을 하는 조그만 회사였고, 그림도 움직임도 서툴렀습니다. 요즘의 젊은 친구들이 훨씬 잘 그린다고 생각합니다. 당시부터 신인 애니메이션 업계인 간의 교류회도 활발했고, 유명한 회사에 입사해서, 무척이나 빛나는 사람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나는 자리 끄트머리에 앉아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참 한심하죠.

그런 엄청난 신인들이 좋은 타이밍에 집결해서 [우리들의 작품]이라 할만한 것을 만들지도 모른다. 나는 그 때 뭔가 할 수 있게 기술을 연마해두자. 그런 마음이 강했기 때문에 나는 계속 장인처럼 다양한 작품에 참가해서 배워왔습니다.(실제로 스스로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제법 올라운더인 애니메이터입니다. 그점은 의식하고 단련했습니다.) 실제로 그 무렵에 그 빛나던 사람들은 그런 열량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한사람, 또 한사람 사라져간 인상이 듭니다. 업밀하게 따지만 어딘가에서 무언가의 일은 하고 계시겠지만, 그것은 무척 미니멈한 작품규모로 분산되어, [우리들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계속 생각하는 건 나 뿐인건가...!라는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그들의 [우리들의 작품] 속에 내가 포함되지 않았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이건 개인적으로 무척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이 그저 자의식과잉이었을 따름입니다. 바보였던 거죠.

그런 연유로 [우리들의 작품]을 만드는 것은 나다. 그걸 위해서는 누군가가 중심이 되어야만 한다. 그것도 나다.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그제서야 드디어 연출이라는 작업의 기술도 익혀볼까 하는 마음에 이르게 됐습니다. 아주 많이 길을 돌아오고 말았죠. 정말 뭘 했던 걸까요.

서두가 길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그러면 또 나중에.


덧글

  • ㅇㅇ 2020/07/03 14:36 # 삭제 답글

    ??? : '그러니까 라노베 원작이니 뭐니 하는 것좀 들고 오지 말라고 스폰서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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