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뇌코일] 이소 미츠오 신작 구상 인터뷰 애니

신작의 '구상'을 막 발표한 애니메이션 작가를 인터뷰? 물론 스포일러는 할 수 없고,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어떻게든 될 거라고 봤다. 이소 미츠오는 다양한 얼굴이 있으니까.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이소 이전과 이소 이후로 나뉜다'고까지 리스펙트 받는 작화기술로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 다수의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은 지고의 애니메이터. 혹은 2007년에 NHK 교육TV에서 [전뇌코일]을 발표,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우수상에 빛난 애니메이션 연출의 정예. 혹은 [전뇌코일]의 세계관을 엮어낸 오리지널 각본으로 일본 SF대상이나 성운상을 쟁취한 희대의 SF작가.

[전뇌코일]은 SF가 아니다.

Q.왜 SF가 아니시라고?

[전뇌코일]은 과학을 메인테마로 그릴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SF를 쌓아올린 세대에게 항상 존경의 염을 느끼고 있으며, 수많은 힌트를 얻고는 있지만 애시당초 이야기를 만드는 것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야기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고, 인간의 뇌가 세계를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발명한 것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하니까요.

Q.유발 노아 하라리의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에서 논하는 인지혁명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네. 인간의 뇌에 에피소드 기억이란 게 있잖아요. 예를 들어 '그 사람은 악인이니까 번개를 맞고 죽었다'라는 식으로 인과관계를 위조하면 자그마한 이야기로 쓱하고 머리에 들어오죠. 그게 사실인지 어떤지는 관계 없이 말이죠.

Q.성묘를 빼먹으면 벌을 받는다...와 같은 거 말인가요? 인연 같은.

맞아요. 인과관계는 이야기의 최소단위입니다. 시나리오를 쓰다보면 직면하는 문제입니다. 나는 이야기성이 없는 것은 쓰지 못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사건은 일으키지 못해요. 의미를 담게 됩니다. [전뇌코일]은 복선 같은 이야기성에 머리를 쥐어짰는데, 그런 이야기는 인간이 기대하는 형태로 현실을 가공한 것으로, 엄밀하게 따지면 현실은 아닙니다. 인간의 소망이나 기대에 맞춘 거짓말을 하는 것이 이야기의 역할 아닐까요. 과학은 그런 인간의 기대를 배제한 객관성에 기초하고 있는 것일테니, 그런 의미에서는 잘 만들어진 이야기일수록 과학에서 멀어지는 법입니다.


Q.과연. 애시당초 근년들어 우리들은 SF적인 아이디어를 몽상할 여유가 없을 만큼, 현실의 테크놀로지의 일진월보에 마구 쫓기는 감각이 있습니다. 창작자의 입장이 바뀌었다는 느낌이 있으신가요?

SF라고 불리는 장르에 관에서는 그렇죠. 상상으로 떠올릴 법한 일들은 바닥이 난 것과 대조적으로 일찍이 SF에서 논해졌던 아이디어가 차례차례 현실화되어 픽션을 따라잡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똑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면 진기하다고 요란을 떠는데 그걸 픽션으로 만들면 고리타분하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Q.그런 가운데 픽션을 논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행위죠.

지금도 상업우주활동이나 드론, AI와 같은 새로운 요소가 있지만 그것들을 담아서 이야기를 완성시킨 작품은 아직 얼마 없습니다. 그것은 그런 요소에 아직 결말이 없기 때문으로, 현실의 이야기로 완성되지 않은 겁니다.

Q.[전뇌코일]은 그점을 멋지게 클리어해서, 10년 이상이나 작품이 빛바래지 않고 있습니다. 전반의 드라마에서 전뇌 안경의 리얼리티를 정성들여 묘사하여, 시청자와 전제조건을 공유했고, 후반은 판타직하고 대담한 전개입니다.

실은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은 전반부의 일상이 아니라 '틈새 교차점'이 나오는 후반입니다. 원래부터 나는 일상이 아니라 이질적인 것, 미래의 것과 인간이 조우하는 비일상의 순간을 그리고 싶었어요. 후반에 전복시키기 위한, 전제로서의 일상이 필요했죠. 20세기말은 전제를 과거작품에서 인용해서 즐기는 작품이 많은데 그런 선현들의 작품과 다른 도전으로 하나의 작품에 전제와 역설을 자급자족하고자 했죠. 하지만 이점은 그다지 평가받지 못했죠.

Q.팬된 입장에서 그런 말씀을 들으니 [전뇌코일]이란 작품을 즐긴 큰 요인 중 하나였다고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애초에 모든 전제를 100% 자급자족할 수는 없습니다. 보는 쪽의 부담도 있어서 어느 정도는 세간의 공통인식에서 가져올 필요가 있습니다. 그랬던 것이 요즘은 그것도 유동화되어서, 전제 자체가 낡아졌습니다. 시대가 커다란 갈림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Q.갈림길?

네. 현실의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이건 쥘 베른 등이 등장했던 SF의 여명기와 상황이 닮았어요. 그 무렵도 시대의 갈림길로, 증기기관이나 자동차, 비행기처럼 새로운 것이 눈앞에서 달리고 있는데 좀처럼 이야기에는 등장하지 않았죠. 그걸 보고 자란 작가들은 창작에 그런 소재를 채용하려고 분투했죠.

당시 창작된 이야기는 대부분이 신이나 악마에 관한 이야기들 뿐으로, 예를 들어 카렐 차페크가 [절대성의 공장]으로 원자력을 신의 빛으로 비유하거나, 신세대와 구세대의 이야기가 뒤죽박죽 뒤섞여 있었습니다. 그 시대에는 새로운 가치관에 위기감을 느끼는, 신의 벌을 진심으로 두려워하는 세대가 있었고, 그것은 신과 과학의 대립 묘사로 여명기의 SF에 이따금씩 나오는데요, 그 갈등이 끝난 현대의 독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진부한 표현으로 느껴지죠.

하나의 시대의 여명기는 아직 그 누구도 기승전결의 기밖에 본 적이 없죠. 그래서 인생을 논할 수 있는 인간이, 아직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아요. 인생을 논할 수 있을만큼 시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SF의 여명기에 창작의 대상이 된 과학기술의 이야기는 20세기 중반, 나치스 독일의 신병기가 대두하고, 파멸적인 결말을 제시하기 전까지 승전이 갖춰지지 않았죠. 결까지 갖춰진 것은 냉전의 끝자락이잖아요? 그때까지를 참고삼아서 드디어 '결'까지 쓸 수 있는 세대가 등장하죠. 그래서 20세기말이 되어서야 간신히 총괄된 창작의 이야기를 논할 수 있게 되었죠.

Q.작품 안에서 100% 자급자족한다, 즉 작가가 공상에 너무 의존하면 이야기에 리얼리티가 없어진다. 그런 한편으로 현실의 세계에 요소를 구하면, 아직 기승전결이 갖춰지지 않은 모티브가 많이 있다. 힘든 환경이네요.

현재의 드론은 아직 '기' 밖에 없죠. 조심해야 할 것은 완성도를 추구한 나머지, 이같은 '기'밖에 없는 소재에 지난 세기의 승전결을 붙이기 십상인 점. 21세기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그점은 어떤 방법을 써서도 피하고 싶습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저도 20세기 사람입니다만(쓴웃음) [지구외 소년소녀]에서 그리고자 하는 내용은 자칫하면 30년 이상 이른 내용입니다. [전뇌코일]도 10년은 이르다는 소리를 들었고, 이번에는 그야말로, 30년이다 뿐일까 사후 재평가를 목표로 삼아볼까 합니다.

Q.겸손이시군요. 그렇게까지 고심하는 점은 무척 성실한 태도라고 솔직하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멋대로 확신했습니다. 이소 작품은 역시 이번에도 재밌을 것이다. 높은 레벨의 작품이 탄생한다는 기대가 이미 마구 높아졌습니다.

과도한 기대를 받는 편이 무섭습니다.(웃음) 특히 우주는 접점이 없는 사람은 정말 전혀 없으니까요. 하지만 현재의 사람들은 우리세대랑 비교해서 즐기는 능력이 아주 탁월하고, 그런 사람들도 즐길 수 있도록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습니다.

Q.이번 이야기는 우주가 무대. 낡고 새로운 테마를 선택했다는 인상이 드네요.

엔터테인먼트니까 관심 있는 사람은 보고, 관심이 생기지 않는 사람은 보지 않는 걸로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일본의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유행의 성쇠 순번으로 오와콘이라는 말을 듣기 쉬운 위치에 있죠.

Q.그런 한편으로 현실에서는 최근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5월, 북해도에서 일본의 민간 로켓이 고도 100KM를 돌파, 우주공간에 도달한 것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이런 관심도는 결국 유통되고 있는 정보량이나 개인적인 페티시즘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중후장대함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심 없는 사람도 있고, 줄어드는 시대도 있는가 하면 증가하는 시대도 있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주관이지만 진자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세기 후반, 과학이나 미래를 긍정하는 쪽으로 진자가 흔들렸다면, 아마 20세기 전반부터 시작해서 철완 아톰이나 도라에몽으로 피크에 달했던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래에는 뭐든지 실현할 수 있다,고 꿈을 계속해서 담보로 삼을 수 있었고, 우주도 그런 상징의 하나였죠. 하지만 원자력 사고나, 경제적인 부담으로 이탈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지지했던 페티시즘을 가진 사람들도 나이를 먹어갑니다. 그래서 진자가 역방향으로 기울어서, 과학기술을 부정하는 문맥만 유통됩니다. [터미네이터]와 같은 디스토피아 SF가 유행합니다.

특히 작금의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과학기술은 촌스럽다는 소리까지 듣습니다. 우수한 후배 중에서 말이죠, 우주 촌스러워, AI 촌스러워, SF 촌스럽다고 면전해서 말한 사람이 있어요.(쓴웃음) 하지만 슬슬 그같은 편견 쪽이 나이를 먹고 피로해진 것 같아요. 그런 것에 질렸습니다. 과학이나 미래에 부정적인 진자는 피크를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Q.2000년대에 접어들어 '이과 기피' '이공계 기피'와 같은 단어가 생겨난 한편으로 최근에는 JAXA, 하야부사 같은 단어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죠. 무드가 바뀌어 가는, 지금이 그 타이밍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20세기랑 달라서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우주는 무수히 있는 취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아직 살짝 허들이 높은 경향이 있어서 최그의 시청자는 긴 문맥의 이야기는 잘 어울려 주지 않게 됐다고들 합니다. 20세기에 유통됐던 스토리 중에서도 우주물은 가장 스팬이 긴 스토리입니다. 

'목숨을 건다' '국가의 명운'처럼 그같은 20세기의 중후장대한 이미지가 강한데, 서양인이 주역인 이야기가 많아서 일본이 활약하기 좀 힘들죠.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20세기의 이미지를 잊고서 캐주얼한 우주를 그리고 싶어요. 남녀 막론하고 아이들도 봐주면 좋겠고, 최근의 세대는 우주에 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개중에는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고 우주에 갈 법한 무리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유튜버 같은 무리(웃음) 좋아요나 팔로워를 늘리기 위해서라면 갈 것 같지 않나요? 뭐 실제로는 안 갈 거라고 생각하지만, 본작에서는 지금보다 우주에 가는 허들이 내려가 있어서 SNS를 구사할 것 같은 아이들이 활약합니다. [전뇌코일]에 지지 않을 정도의 해킹 배틀을 장대한 천체쇼와 양립시키면 어떻게 될 것이냐? 여러모로 궁리하면서 20세기적이지 않은 이미지의 우주를 그려내고자 합니다.

Q.[전뇌코일] 이래의 침묵은 12년간 계속됐는데 다음 소재가 '우주'로 결정된 이유가 있을까요?

뭐 침묵한 건 아닙니다만(웃음) 우주를 그리고자 결정한 이유는 많이 있습니다. 우선은 아무도 안 하게 됐으니까. 너도 나도 하는 장르를 새삼스럽게 따라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아서요. 개인적으로도 줄곧 숙제라고 생각했어요. 언젠가는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까지 있었죠. 

그다음으로 요코다 켄이치한테 이런저런 기획을 보여줬을 때, '이걸 하고싶다'고 말해준 것도 컸어요. 그리고 2020년대는 미국의 상업우주활동이나 중국의 우주진출 등, 우주의 10년이 될 거라고 예상해서 그런 시의적절한 순풍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디스토피아 피로함이 최근들어 거의 한계라서, 슬슬 외면하지 말고, 한번은 과학기술이나 미래와 마주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보편적인 테마입니다.

다만 20세기의 과학예찬 그대로 돌아가는 의미는 아닙니다. 과학을 통해 많은 은혜를 받고 있지만, 이야기성 등 인간성의 모든 것을 담보할 수 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사이언스 픽션이라는 단어도 말이죠, 위화감이 있어요. 사이언스 한마디에 모든 것을 담보할 수 있다고 여기는 단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작품은 SF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스스로는 SF인지 어떤지 모른다고 답합니다. 아마 SF로 분류되겠지만요.

Q.이소 씨는 일찍히 작화감독으로 건담(0080 주머니속의 전쟁)의 메카 페치한 세계관에 손을 댔고, 그런 한편으로 스튜디오 지브리에도 원화맨으로 참가한 경험도 있습니다. [전뇌코일]은 그 중간에 있는, 균형잡힌 작풍으로 느껴집니다. 과학예찬과 인간찬가, 그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았습니다.

나는 건담도 지브리도 둘 다 좋아하거든요. 요코타 켄이치도 그래요. 딱히 모순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뭐 건담이 우주를 대표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느 시기 주변을 둘러다보면 특히나 애니메이션 업계는 많이 한쪽으로 치우치고만 것 같아요. 왜 이렇게 우주는 관심을 갖지 않게 된 걸까?라고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내 기호와 주위의 기분에 갭이 있었죠.

[전뇌코일] 당시도 그 시대의 사람이 유입되기 쉽게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많이 신경 썼습니다. 그후로 12년은 세간의 분위기를 신경 쓰며, 너무 신경 써서 만들 수 없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대체로 안 팔리고, 팔리는 것은 대부분 그다지 관심이 안 가요. 내가 보고 싶은 게 없어서 도중에 손이 멈추게 되죠. 애니메이션을 둘러싼 상황이 너무 싫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주변에 맞추는 한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내가 보는 주변이란, 무척 협소한 범위구나 싶었죠.

우주물을 만든다고 말하자 특히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왜 이제와서?라는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그런 것이기에 오히려 생명을 불어넣고 싶어집니다. 애니메이션 업계의 유행 따위 알바냐! 우주는 138억년전부터 줄곧 눈앞에 있잖아!라고 생각하게 됩니다.(웃음) 편견을 가지지 않고 보면 흥미로운 무대고, 눈치보지 않고 만들고 싶습니다. 우주에는 말이죠, 마침 공기도 없거든요.(웃음)

Q.그나저나 제목이 좋네요. 두근두근거리게 만드는 뭔가가 있습니다.

비교적 불쑥 튀어나왔습니다. 이건 괜찮군 생각하면서 직접 로고까지 속공으로 만들어 요코타 켄이치한테 보여줬더니 이거 [플라네테스]의 서브 타이틀 중에 있네요라고 말해서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웃음) 그 친구가 [플라네테스]에 작화로 참가한 편 중 하나였습니다. 이 작품의 선견성에는 새삼 머리를 숙여져서, 리스펙트도 담아 이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Q.[플라네테스]하면 상업우주를 아마 처음으로 그린 SF애니메이션사에 남을 명작이죠.

맞습니다. 상업우주물의 선구자로 항상 의식합니다. 다만 시기면에서 국가간의 경제격차 같은 것이 우주개발의 배경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일본인을 그리는 무대로서의 한계도 느껴졌습니다. [지구외 소년소녀]는 이것과는 살짝 다른 우주를 그립니다. 인터넷이나 AI가 깊이 개입한다거나, 등장인물도 프로페셔널이 아니라 아이들로, 다른 동기로 우주나 미래와 엮이게 됩니다.

Q.그러고보면 [전뇌코일]도 아이들이 대활약하는 이야기. . 작은 스케일의 인간드라마를 정성들여 전개하면서도 약동적으로 묘사되는 아이들의 비주얼에 감명 받았습니다. 이소 작품은 아이들이 키드라이버죠.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직감으로 행동하잖아요? 그래서 어른이라면 배제하는 이질적인 사정도 가치관 안에 받아들이곤 합니다. 초등학생 정도까지는 부모의 프레임의 범주로 행동합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부활동에서 선배한테 괴롭힘을 당한다거나, 다양한 이물질이 강제적으로 프레임 안에 들어옵니다.

아마 인간에게도 프레임이 있어서 방금처럼 부모나 선배나 등장인물이 형태를 만들어줍니다. 어릴 때는 부모에게 받은 프레임으로 변통할 수 있었지만, 중학생 정도 되는 시기에 망가져서, 그때 세계까지 날아가게 됩니다.

Q.세계인가요.

구조를 알 수 없게 됐으니까, 성적인 고민과 세계의 붕괴를 동렬에 두고 논하곤 합니다. 소위 중2병입니다만, 우주는 그런 기분도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일본은 중2병 같은 것은 부정적인 정의만 있고, 수치라고까지 여기지만 본래 '나는 훨씬 더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자신감의 원천이곤 합니다. 올바른 쓰임새가 있을 겁니다. 그걸 병 취급하며 중2병이라 이름 붙여버리죠. 하지만 과연 그게 고쳐야할 병인 걸까요?

Q.살짝 바보인채로 어른이 되는 게 허용되지 않죠. 리스크를 피하는 방법을 몸에 익혀나갑니다.

계속 중2로 있는 것을 일본의 사회는 허락하지 않죠. 하지만 해외에는 중2인채로 어른이 된 사람이 많이 있는데, 그상태 그대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아요. 그런 인재를 일본은 배출하기가 힘들어요. 그건 범죄나 폭력의 억지로도 기능해서 부정할 수는 없지만, 동시에 가능성도 제거하고 맙니다. 자신감의 원천을 절제해서 병으로 접근해 치료해버리죠. 원래는 ㅂ 병이 아니라 본능이라고 보거든요. 그점도 우주에 못가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Q.요즘 젊은이가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 이유로 '무언가를 하기전에 반드시 검색한다'는 행동 패턴의 존재를 지적하는 분도 있습니다.

어른도 포함해서, 그것도 안 돼, 이것도 안 돼라며 정보를 직접 모아서 가능성을 좁혀버리는 사람이 많죠. 리스크를 피하는 것도 인간의 지혜겠지만, 일본은 지금 그쪽으로 진자가 너무 기울어있지 않은지. 지구가 좁아져서 모험할 장소가 줄어든 것도 작용한다고 봅니다. 중2의 쓰임새를 잘 알 수 없죠. 그런 자들이 향하는 방향의 하나로 우주같은 극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리스크 높은 장소에 무계획적으로 뛰어들면 죽게 되니까, 그 대목에서 인간의 지혜나 과학기술이 필요해집니다. 쓰임새가 있으면 가치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런 인간의 지혜나 미래를 다시 한번 긍정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

Q.구상을 발표해보니 반응은 어떠셨나요?

예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꽤 있구나하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멋대로 작품의 가능성을 짓밟는 것은 그만두자고 결심했습니다. 리스크를 겁내고, 도전을 막는 것과 같은 그런 쪽이 앞으로는 리스크가 높은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점도 이번에 떨쳐내고 싶어요.

Q.멋지군요. 떨쳐낸 작품을 보고싶습니다.

떨쳐낼 겁니다. 자잘한 것들은 내버려두고 우주까지 날아갈 겁니다. 지구에 돌아올 수 있을지 어떨찌, 지금은 고민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항상 머리를 쥐어짜 고민하는 작업도 계속합니다. 뭐 그런 이야기가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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