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터데이를 불러줘 미술 인터뷰 1/2 애니

Q.두분의 역할을 말씀해주세요

후지이 

제 업무는 미술설정, 3D모델, 3D레이아웃 이 세가지입니다. 미술설정은 말하자면 미술판 캐릭터 디자인이고 프롭(소도구) 이외의 것, 예를들어 이번에는 방과 외관, 거리 등 대다수의 것들의 설정에 손을 댑니다.

시나리오가 올라오고, 감독이 콘티를 그리기 위한 자료로서의 미술설정을 만듭니다. 이런 연기를 하고 싶으니까, 여기에는 이게 필요합니다...라는 발주가 있고, 그 발주를 받아서 착수합니다. 거리의 설정은 감독이 사전에 정해놓고, 보내주신 사진 참고자료 등을 베이스르 삼아서 시나리오나 연기에 맞춰 디테일을 만들었습니다.


우사미

저는 미술감독으로서 그림 콘티가 올라오고, 미술도 올라온 상태에서 그럼 이런 느낌으로 색을 입혀주세요라거나, 여기를 보여주고 싶으니까 이 방향에서 내려오는 빛으로 리얼하게 그려주었으면 한다는 등, 감독의 주문을 표현했습니다.

미술감독은 '분위기'를 만드는 게 업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술설정이 만들어준 세계에 색을 입히고, 여기에는 오래된 목재가 어울린다거나, 전체적인 분위기, 방의 분위기나 거리의 분위기를 정하는 것이 미술감독이고, 그전까지의 자잘한 설정을 정하는 게 미술설계이지 싶습니다.

후지이

나는 흑백의 세계, 미술감독은 컬러의 세계라는 느낌입니다.


약 20년전의 토쿄. 시대설정, 무대설정에 대한 철학


후지이

무대는 2001년, 세타가야선 연선이죠. 원작을 좋아하는 감독이 '세타가야선 연선'이라고 핀포인트 지시를 했습니다.(2화부터 2002년~이라는 설정)

처음에는 감독이 아직 구성으로 고민을 하던 시기라 몇 차례 같이 로케헌을 가는 사이 실제로 그 장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취재를 하면서 원작의 세계관을 어떻게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런지 시행착오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TV나 신호기를 낡은 형식으로 설정하거나, LED를 구식으로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우사미

맞습니다, 자동판매기의 taspo를 지워달라거나. 담배 상표를 되도록 옛날 것으로 해달라거나. 시대가 살짝 예전인 설정이라서 아무튼 참고자료를 찾는 게 큰일이었습니다.

나도 학생시절부터 원작을 읽었기 때문에 똑같이 일개 팬의 입장에서 감독이 표현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이해가 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셀이었지만, 구식 게임의 3D모델도 만들었죠.(웃음)

후지이

셀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막 정교하게 만들지는 않았지만요(웃음)

우사미

정말 이 작품은 '진짜 공들이네'라는 생각이(웃음) 이렇게 공들여 만드는데 이거 정말 TV시리즈야?싶고

후지이

극장판 수준으로 공을 들이죠(웃음)

리쿠오가 근무하는 사진 스튜디오를 로케헌 중인 후지와라 감독. 
사진의 촉감 차이를 애니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스튜디오의 스탭을 취재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시나코 맨션의) 아날로그 TV의 설정화

후지이

거리의 설정은 감독이 사전에 정해놨기 때문에 발주 단계에서 이 부근을 메인으로 만들어주세요라고 하거나, 외관은 사진 참고를 메인으로 이 부근을 확장시켜 주세요라고 하거나, 감독의 지시를 베이스로 만들었습니다. 방안은 일단 감독이 이미지를 그려주시고, 그걸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치수 등으로 튜닝해서 만들어 나갔습니다.

리쿠오의 방 스케치와 그걸 바탕으로 만들어진 3D 모델

애니메이션은 하고자 하면 극단적인 것이 가능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게끔 감독의 의향을 따라서 '현실적으로 보이느냐 마느냐'란 것을 조정하면서 미술설정과 3D모델을 동시에 만들었습니다.

등장인물이 서로 가까운 곳에 살기도 해서 거리의 3D 모델은 돌려쓰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생활범위나 행동에서 역산을 해서 실제 무대가 된 로케지에 더하고 빼고, 조정을 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은 뒷문에서 연기를 시키고 싶으니까 뒷문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있었죠. 이런 모양은 어떨까요?라고 손을 댔습니다.


우사미

처음에 감독님은 '최대한 사진처럼 리얼하게 표현해주었으면 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게 지나치면 예스터데이를 불러줘란 작품이 지닌 '손그림 느낌'이 손상된다는 과제도 동시에 있었습니다. 그 균형감을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

실은 리얼하게 만드는 것과 손그림 느낌을 내는 것은 서로 맞물리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절충할 것인지 감독님과 보드를 보면서 '조금 더 브러시의 터치가 필요하겠어' '이 이상 해버리면 리얼리티가 사라지겠군...' 등등의 의견을 나누면서 터치를 추가하고 제하고...조금씩 착지점을 정한 감각입니다.

우선은 어떤 '브러시'로 할지를 고민했습니다. 손그림 느낌의 질감이 나는 브러시가 나을지, 수채화 같은 브러시가 나을지 고민했는데 최종적으로는 살짝 연필 느낌이 나게 하고 싶었어요.


그 느낌을 내봤더니 '아, 좋은 느낌이군'이란 말이 나와서 이 방향성으로 나아갈까 생각했죠. 토우메 케이 선생님의 화집은 제일 많이 참고했습니다. 특히 회상신은 감독님의 강한 집착이 있어서 손그림 느낌을 많이 의식했습니다.

최근의 작품은 리얼한 표현을 하기 위해서 리얼한 질감의 텍스처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가능한 텍스처는 쓰지 않고 질감도 전부 손으로 그리도록 지시를 했습니다. 나뭇결은 텍스처 표현으로는 나무가 되어버리지만, 그걸 최대한 브러시로 표현하고 싶다거나. 또 타타미의 결도 텍스처로 표현하면 너무 세밀해지기 때문에 그걸 브러시로 칠하기도 했고요. 이 작품은 디테일을 지워내는 작업이 많았죠.

요즘 시대는 효율성이 엄청나게 요구되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게 작업면에서 과연 정답인가 생각하면서...(웃음) 스탭도 이런 손그림 작업이 처음인 사람이 많아서 다른 작품과 비교해도 어렵고, 이질적이라고 했어요.(웃음)

어려운 점이 터치는 '얼룩'이 되면 안 됩니다. 대다수의 스탭은 디지털 세대로 자랐는데, 특히나 물감을 쓰는 표현을 거치지 않은 사람은 무엇이 터치고, 무엇이 얼룩인지 정답을 모르는 장면도 많았어요. 다같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애니메이션 예스터데이를 불러줘에 걸맞는 터치를 완성시켰습니다.

보통 적은 작품은 4~5명이서 미술을 만드는 일이 많은데 이번에는...15명 정도 있죠. 일반적인 인원수의 2~3배입니다.(웃음) 회사에서도 힘을 쏟아준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1화에서 리쿠오와 하루가 대화하는 공원. 
자세히 보면 지면이나 계단의 콘크리트에 손그림의 뉘앙스가 추가되어 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