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쿠시고토 무라노 유타 감독 인터뷰 애니

Q.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면서 어떤 점을 의식하셨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잡맛을 섞지 않는 것. 창작자가 에고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원작을 충실히 재현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것. 다만 그것이 모든 컷, 모든 소재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분량 안에 들어가게 취사선택을 해서 최종적인 인상을 망치지 않도록 재구축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덤으로 히메 10세편과 히메 18세편의 세계관의 차이를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가 무척 중요했습니다. 만화에서는 컬러 페이지와 흑백 페이지로 구분됩니다만, 애니는 당연히 모든 것에 색이 존재하니까요. 이 둘에 차이를 만드는 기법으로 히메 10세편은 '반경 10미터의 기억'을 염두에 두고 구축했습니다. 10미터 이내에 존재하는 나와 당신...이외의 것은 무의식화시킨다는 뜻으로 배경 등은 실루엣처리하거나, 하얗게 날려버렸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물이더라도 더러움 같은 질감효과는 피하고, 만물이 깨끗하다는 이상적인 세계를 묘사했습니다.


소리에 관해서도 예를들어 카페나 야마테거리 등 본래 사람이 잔뜩 있을 법한 장소도 환경음에 의한 떠들썩함은 의도적으로 배제했습니다. 소위 닫힌 세계관입니다.

반대로 히메 18세편은 배경도 환경음도 질감을 리얼하게, 지금 거기에 존재하는 온기를 소중하게 그리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음영이나 포커스도 많이 써서,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배려했고, 캐릭터의 연기에도 차이를 내고 있습니다. 평면 디자인으로 완성되어 있는 쿠메타 캐릭터에 어떻게 그윽한 몸짓으로 실재감을 부여할 수 있을까가 히메 18세편에서 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Q.본작은 쿠메타 코지 선생님다운 회화극의 개그파트가 메인인데, 한편으로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서 고등학생이 된 히메가 부친인 카쿠시의 비밀을 알아가는 시리어스 파트가 묘사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개그 파트 메인인 히메 10세편과 시리어스 메인인 히메 18세편을 나란히 달리게 하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놓은 일이었지만 텐션이 너무 다른 탓에 작품으로 정리가 되기 힘들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서로간에 공통 테마를 지닌 에피소드를 끼워넣고자 합니다. 3화라면 '집에 대한 마음', 4화는 '모친과의 기억'처럼요. 일단 제일 먼저 최종화를 향해서 빼놓을 수 없는 히메 18세편의 묘사를 선별하고, 거기에 맞출 수 있는 히메 10세편의 에피소드를 결정하는 순번이었습니다.

Q.원작측은 어떤 주문을 하셨나요?

거의 없었습니다. 쿠메타 선생님도 기본적으로 '애니는 애니로'라며 맡겨주시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작품에서 하지 않는다고 정해놓은 약속사항은 지켜주었으면 한다고 하셨죠. 우주인이 나오거나, 개그라는 이유에서 거짓말의 레벨이 비약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까지의 쿠메타 작품과는 그점에 명확한 경계선이 있는 소재라고 느꼈습니다.

Q.시리즈 구성, 캐릭터 디자인, 음향 등의 스탭은 어떻게 결정하셨나요?

캐릭터 디자인이나 미술 같은 그림면에 관여하는 스탭을 정할 때 중시했던 것은 자신의 에고나 크리에이터로서의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쿠메타 선생님의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에 의욕을 지닌 사람일 것. 음향이나 시리즈 구성에 요구한 능력은 개그를 고급스럽게 완성시켜줄 구성력을 지녔을 것이었습니다.

등장인물의 골계미를 비웃는 저급한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당사자들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으니까, 그 미묘한 엇갈림이나 착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웃음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각본이나 OST도 그점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각 스탭 덕분에 제대로 코미디 속에 카쿠시 일행의 인간미를 맡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Q.원작만화는 12권으로 종료한다는데, 애니 최종화 방송과 가까운 시기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화와 애니를 연동시키는 목적이나 시리즈 구성에 관한 철학이 있다면요?

처음에는 쿠메타 선생님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저희들이 '애니 속에도 일정한 착지점을 발견하지 못하면 최종화를 맞이할 수 없다. 애니나름의 착지점을 모색하기 위해, 만화의 종착점을 가르쳐주세요'라고 부탁드렸더니 '그럼 만화도 거기서 끝낼게요'라고.

그야말로 이쪽은 '네!?'하는 심정이었습니다. 애니는 만화와는 별개의 물건이라는 이유에서 억지로 어중간한 결말을 내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던 게 본심이지만, 애니의 사정에 맞춰 만화그 끝나버리면 이렇게나 가슴 아픈 일은 또 없다고 동요했습니다.

다만 원래부터 쿠메타 선생님도 장기연재를 할 예정은 아니라고 하셨고...상당히 이른 단계에서 쿠메타 선생님에게 최종화 러프 네임을 받았고, 거기에 귀결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의 시리즈도 구성했습니다. 히메 18세편의 미스터리 풀이를 거의 동시에 맞이하니까, 원작팬 분도 신선한 두근거림으로 애니 최종화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Q.메인 캐릭터에 대한 인상이나, 묘사하면서 의식하거나 고안한 점이 있다면요? 먼저 고토 카쿠시(CV : 카미야 히로시)에 대해서

카쿠시는 존경할 수 있는 주인공입니다. 개그 만화의 주인공에게 '존경'이라고 하면 좀 딱딱하다고 느낄 사람도 있겠지만요. 카쿠시는 만화가로서도 아버지로서도 무척 프로페셔널합니다. 딸바보 기질이 있지만 혼내야 할때는 제대로 혼내는 사람이고, 만화가로서도 함축적인 격언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개그 작품을 다룰 때 창작자가 의식해야만 하는 점으로 '등장인물이 나보다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게 있습니다. 주인공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많은 만큼, 그걸 그리는 인간이 무심코 '이녀석의 도량,캐파시티는 내 재량에 달렸다'고 착각하는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여기서 웃기는 얼굴을 그리면 웃음이 터지겠지. 이 캐릭터는 그런 캐릭터야'라고 창작자가 위에 서있기 십상입니다. 카쿠시에 대해 스탭은 그런 마음을 품지 말았으면 했기 때문에 그림콘티나 영상체크는 엄격하게 봤습니다.


Q.카쿠시 캐스팅에 신경 쓴 점이나, 성우의 연기를 들은 인상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카쿠시는 쿠메타 작품을 잘 파악하고 있는 점과 CM에서 한번 연기를 했다는 점에서 제작위원회 사이에서도 카미야 히로시 씨의 이름이 필두에 올랐습니다. 다만 저는 그런 이유로 정하는 것은 싫었고, 카미야 씨에게도 실례라고 생각했습니다. 제대로 내 안의 카쿠시와 대조해보지 않으면 납득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과거의 연결고리는 일절 고려하지 않고 오디션을 봤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역시라고 해야할지, 과연이라고 해야할지, 카미야 씨가 완벽하게 내 안의 카쿠시를 포착해주셨기 때문에 부탁드렸을 따름입니다.

그당시 카미야 씨와 둘이서 대화를 나눴는데 '쿠메타 선생님의 작품에 내가 주인공 목소리를 입히는 것으로 절망선생과 비교하는 의견이 나오는 건 피할 수 없다. 그런 비교에 대해서도 최종적으로 노조무와 카쿠시가 다른 인격이라고 볼 수 있게 제대로 감정을 담을테니, 무언가 걸리는 점이 있다면 전부 말씀해주세요'라고 하셨습니다. 돌이켜보면 내가 카쿠시고토는 절망선생과 다른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하고서 진지하게 받아들여 준 것은 다름아닌 카미야 씨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씀은 정말로 기뻤습니다.


Q.고토 히메(CV : 타카하시 리에)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히메는 이 작품의 인력입니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힘들기 때문에 카쿠시는 폭주하기 십상이고, 우리도 그점에 공감하기 쉬워집니다. 아버지에게 있어서 10살짜리 딸은 미스터리어스하게 비춰진다는 점이 카쿠시고토의 핵심이라서 애니도 물론 그점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애니메이터는 당연히 그림을 그릴 때 캐릭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인지를 생각하면서 작화를 하기 때문에, 한발짝 삐끗하면 표정으로 감정이 스트레이트하게 너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도 되는 경우도 있지만, 히메는 100% 이해하지 못한 정도인 편이 함축 있는 표정이라서 낫습니다. 시청자 측이 읽어내고자 혈안이 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틈을 만들어서 리얼한 아이다움을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Q.히메 캐스팅에 신경 쓴 점은요?

히메는 10세 소녀의 리얼한 감정을 얼마나 무구하게 연기할 수 있느냐를 신경 썼습니다. 그래서 오디션에는 성우 분들 말고도 아역도 다수 참가했습니다. 흥미롭고, 아이다운 멋진 연기다 싶은 아역도 있었지만 반면 쿠메타 선생님 작품의 가락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인지, 18세편 히메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인지 하는 스킬면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일 능숙하게 양쪽을 연기한 것이 타카하시 리에 씨였습니다.

애프레코 중에도 '성우가 귀여운 애니속 유녀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10살 소녀가 되어주세요'라고 전달했습니다. 처음에야 히메를 파악하는데 고생하는 모습이었지만, 바로 적응해주셨습니다. 애프레코 중에도 자진해서 '죄송해요, 지금 살짝 교태부렸어요'라고 리테이크를 신청할 정도였습니다.(웃음)

Q.토마루인 사츠키(CV : 하나에 나츠키)에 대해서 부탁드립니다.

당사자는 지극히 악의가 없다는 점이 토마루인의 제일 성가신 점입니다. 사고회로가 유토리라서 업무에 대해서 얼마나 열중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 토마루인을 묘사하면서 유념한 점은 대하는 방식을 사람에 따라 구분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주로 카쿠시에게 모럴 하라스먼트한 말을 하는 토마루인입니다만 대화의 톤을 상대방에 따라서 구분해버리면 갑자기 하라구로 캐릭터라고 할까요, 성격이 나쁜 인간으로 보이게 되거든요. 토마루인은 성격이 나쁜 게 아니라 배려심이 부족할 뿐이니까, 그점을 구분해 연기하는 것은 명확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토마루인의 캐스팅은 힘의 완급과 목소리에 배어나오는 젊음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토마루인 자체가 신입이니까 너무 베테랑이지 않은 젊은 목소리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토마루인 오디션을 볼 무렵에는 이미 카쿠시 역에 카미야 씨가 결정되어 있었기에 호흡을 주고 받을 때 카미야 씨 상대로 압도되지 않을 사람일 것도 중요했습니다. 하나에 씨의 연기는 그런 조건에 딱맞았는데, 본인한테야 심지가 있겠지만 주위에는 일절 전해지지 않는 토마루인의 한심함이 드러나는 점도 아주 좋았습니다.

Q.스미타 라스나(CV : 야스노 키요노)에 대해서 부탁드립니다.

아주 우수한 어시입니다. 만화가가 꿈인 것은 아니지만, 쿠메타 선생님도 '이런 사람이 최종적으로 가장 출세한다'고 하셨습니다. 어시들은 에피소드에 따라서 객관적인 입장에 서거나 카쿠시에게 넘어가거나 각각의 역할에 변동이 있지만 라스나만큼은 캐릭터로서의 바닥이 드러나지 않게 배려했습니다. 카쿠시에게 맞춰주어 바보같은 짓을 할 때도 비교적 어딘가에서 냉철하게 부감해서 보는 분위기를 잃지 않도록 신경썼습니다.

라스라의 캐스팅은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웠습니다. 만화를 읽은 것만으로는 푸근한 이미지로 말하는지, 똑부러진 누님처럼 말하는지 판별이 가지 않았어요. 쿠메타 선생님도 딱히 캐스팅에 대한 요망은 없었기 때문에 한사람, 한사람 몇 번이고 비교해 들어가며 숙고했습니다.

야스노 씨가 연기하는 라스나 목소리가 가장 여유가 있었습니다. 비교적 한계까지 몰리는 일이 많은 카쿠시에게 한마디 하는 입장으로 이 목소리로 부드럽게 태클을 넣는 것은 재밌겠구나 싶어 결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야스노 씨의 포근한 목소리에 완전히 매료되어, 당초에 완전 다른 뉘앙스로 하려고 생각했던 내레이션 목소리까지 부탁드리게 됐습니다.

Q.카케이 아미(CV : 사쿠라 아야네)에 대해 부탁드립니다.

카쿠시를 제외하면 최고의 격언메이커입니다. 라스나와 마찬가지로 카쿠시의 행동을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지만, 실은 그 누구보다 호응을 잘 해주기도 하기 때문에 그 갭도 그녀의 매력입니다. 애니에서는 차회예고에 격언 같은 대사나 소리치는 대사를 사용할 때가 많은데, 깨닫고 보면 아미의 대사만 쓰고 있습니다. 결코 말수가 많은 캐릭터는 아닌데, 그 한마디에 무게가 있는 캐릭터인 거겠죠.

아미는 처음부터 이런 목소리일 것이다 하는 명확한 비전이 있었습니다. 오디션을 볼 때는 전원의 이름을 가리고 비교해서 듣는데 100% 위화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쿠라 씨의 목소리였습니다. 사쿠라 씨 본인도 쿠메타 작품의 팬이라서 아미를 파악하는 게 무척 빨랐습니다. 웃는 소리 하나면 해도 이 장면에서는 어떻게 연기하면 웃길지, 그리고 그게 제대로 아미다울지...하는 점을 순식간에 판단해서 감동했습니다.

Q.로쿠조 이치코(CV : 우치다 마아야)에 대해서 부탁드립니다.

카쿠시 이상으로 착각이나 폭주하기 십상으로 무척 쿠메타 작품다운 인물입니다. 주로 코미컬한 장면에 많이 등장하는데 교사로서의 예리한 시선도 가지고 있어서 카쿠시도 깨닫지 못할만한 히메의 본질을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의식한 것은 기세의 좋음입니다. 뒤돌아보는 것도 달리는 것도 정성들여 나카와리를 해서 작화하는 것보다 기세로 파박 움직이는 일이 많도록 신경썼습니다.

이치코 선생님은 라스나랑 비슷할 만큼 선고에 고민했습니다. 당초에는 '카쿠시 빠순이인 사람'과 '히메의 교사' 중 어느쪽 목소리를 내세워야할지 끝까지 고민했습니다. 교사로서 아이들을 위하는 다부지고 좋은 선생님인데 카쿠시랑 얽히면 무너지는게 옥에 티라는 선생님상으로 정하면 유감스러운 느낌도 강하게 드러나서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치다 씨의 휙휙 바뀌는 텐션의 연기가 흥미로워서 그쪽에 제 해석이 끌려갔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항상 막대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죠. 우치다 씨한테 끌려가길 다행이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7화에서 카쿠시와 엇갈림의 응수 등은 정말 재밌게 연기해주셔서 애프레코 룸 안에서 다들 뿜었습니다.

Q.녹음현장을 지켜본 감상은? 또 최초의 녹음 같은데서 성우들에게 말을 건 적은 있습니까?

최초의 녹음에서는 '새로운 마음으로 부탁드립니다'라고 전달했습니다. 쿠메타 작품의 애니화하면 어쩔 수 없이 절망선생을 연상하게 되지만, 이건 다른 작품이니까 흉내를 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라고요. 녹음하면서 받은 인상은 카미야 씨는 한번 CM으로 카쿠시를 연기하셨고, 다른 작품에서 쿠메타 작품에 출연한 사쿠라 씨 등은 순조롭게 쿠메타 특유의 말의 리듬을 파악한 인상이었습니다. 그외에도 다들 실력있는 분들이라서 비교적 바로 적응했다고 생각합니다.

개그물은 배우들의 경험치가 힘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흡의 리듬이나 대사에 대한 직감이 아주 중요한데 다들 능숙해서 녹음 중에 자주 웃음이 터졌습니다.

Q.작중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있다면요?

담임인 로쿠조 이치코 선생님일까요? 카쿠시 이상으로 착각이 심한 인물인데, 교사로서의 시점은 날카롭고, 아이들을 위하는 좋은 선생님입니다. 이런 양면성을 지닌 캐릭터를 좋아해요. 개그물이라는 시점에서 봐도 전개에 기세와 의외성을 부여해주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도 써먹기 편해서 좋아합니다.

Q.화면 만듦새로 의식하거나 고안한 점은 어떤 것인가요? 개인적으로는 만화의 표지나 컬러 페이지와도 통하는 상쾌한 청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만화 원작물을 감독하는 건 처음인데요, 일전에 다이치 아키타로 감독님 밑에서 연출을 하던 무렵에 '만화 원작물을 다룰 때, 정답은 전부 원작속에 있지 멋대로 해석을 넣어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못을 박으셨습니다. 앵글이나 색조는 물론이고 그 컷에 배경까지 그려져 있는가, 캐릭터만 그려져 있는가, 그러한 모든 것에 작가의 개성이나 해석이 담겨 있으니까, 그 의도를 읽어내는 노력을 하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래서 카쿠시고토는 그런 방정식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쿠메타 선생님이 선호하는 구도나 아이레벨의 높이, 컷쪼개기를 할 때 무엇을 우선하는가. 거꾸로 우선도가 낮고, 솔선해서 거짓말을 하는 포인트는 어떤 점인가를 만화에 구멍이 뚫릴만큼 읽고 분석했습니다.

청색 묘사도 당연히 원작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촬영처리를 할 때 제대로 원작의 이미지인 청색이 될 수 있게 배경작업 단계부터 색조는 계산되어 있습니다.

Q.오프닝에서 의식하거나 고안한 점은?

OP은 '쿠메타 선생님다움'과 '쿠메타 선생님답지 않음'의 양립을 목표로 했습니다. 도비라에나 단행본 표지를 봐도 알 수 있듯 쿠메타 선생님의 레이아웃은 무척 세련되게 그려져 있죠. 그걸 꼭 반영하고 싶었고, 원작에 없는 그림도 쿠메타 선생님이 선호하는 앵글을 참고로 그림 콘티를 구성했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쿠메타 선생님답다'고 받아들여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쿠메타 선생님답지 않다'는 점은 소위 상쾌함입니다. 제멋대로 카이조, 절망선생 등의 쿠메타 작품을 접한 사람일수록 쿠메타 선생 작품에 기대하는 것은 세간에 대한 조소를 머금은 시니컬하고 블랙한 노선일 겁니다. 그건 그것대로 틀리지 않았지만, 내가 카쿠시고토의 원작을 접하고 제일 먼저 받은 느낌은 그 가치관의 전환이었습니다. '이런 작품을 그리는구나, 쿠메타 선생님...'이라는 감상. 그 첫 감촉을 소중하게, 제대로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Q.엔딩에서 의식하거나 고안한 점은? 그리고 오타키 에이치 씨의 <너는 천연색>을 엔딩곡으로 고른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카쿠시고토도 그렇지만 남국 아이스하키부 같은 초기작품에 이르기까지, 쿠메타 선생님의 작품은 어딘지 나가이 히로시 씨나 와타세 세이조 씨의 80년대 아트를 참고한 부분이 있습니다. 쿠메타 선생님 본인도 일전에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프로듀서가 <너는 천연색>은 어떨까라면서 추진해주셨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조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얘기가 나온 다음에 다시금 노래를 들어봤는데 40년전의 노래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멋졌고 신기하게도 작품과도 어울렸습니다. '이건 어레인지가 아니라 원곡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는데 프로듀서도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었는지, 텐션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기왕 할거라면 어중간한 애니메이션 같은 배경이 아니라 완전히 나가이 히로시 씨가 지닌 아트 이미지로 하자. 이번 엔딩은 10GAUGE의 요다 노부타카 씨에게 디렉터를 부탁드렸는데 흘러넘치는 영상 이미지가 전부 흥미롭고, 무척 흥분되는 미팅이었습니다.(웃음)

Q.실제로 영상을 본 감상과, 방송후의 반응에 대해서는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

'원작만화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막상 해보면 아주 어렵다는 걸 배웠습니다. 예를 들어 쿠메타 선생님 원작에서 스피드선이나 집중선 같은 효과는 일절 쓰지 않죠. 무척 실사영화적이라고 할까, 인물의 분위기나 대사의 리듬으로 매혹시키는 스타일입니다.

애니도 그걸 답습하고 싶지만, 개그의 기세를 내기 위해서는 역시 그러한 효과선을 쓰지 않으면 화면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표현매체가 다르기에 완전히 외관을 일치시킬 필요는 없다지만, 추구하는 보람이 있는 테마라고 느껴씃ㅂ니다.

방송후의 반응은 '언제나의 쿠메타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달랐다!'는 의견과 '다르다 싶었지만 언제나의 쿠메타 작품이었다!'는 목소리가 뒤섞여 있다고 하더군요. 이 작품은 그 두가지를 공존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솔직하게 기쁩니다.

Q.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애니의 앞으로의 볼거리 소개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애니도 후반에 접어들면서 이제부터 이야기의 핵심에 다가가는 전개가 많아집니다. 카쿠시와 히메가 도달하는 부녀의 행복의 형태를 정성들여 그리고자 합니다. 기대해주신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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