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조종해서 이야기를 만든다. 카구야님은 고백받고 싶어의 전략적 만화론 만화




Q.<카구야 님>은 전작 <ib -인스턴트 불릿>을 연재하는 중에 시작했는데 어떤 경위로 작품이 탄생했나요?

다른 볼일이 있어 슈에이샤에 찾아갔을 적에 우연히 <주간 영점프>의 편집장을 뵐 기회가 있었어요. 그 자리에서 '영점프에서 연재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자기 피알을 했는데 '그럼 담당만 붙여줄게'라면서 현재의 담당 편집자를 소개해주셨습니다. 그후에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가져가서 담당 편집자와 검토를 거듭한 결과 의외로 바로 연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Q.꽤나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셨네요.

당시에는 조만간 <인스턴트 불릿>의 연재가 끝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든요. 끝나면 무직이 되어버리잖아요. 그럼 난감하잖아요(웃음) 일이 있는 동안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어필을 했습니다. 

Q.연재를 준비하며 구상한 초기 플롯은 좀 더 살벌한 내용이었다고 하던데요?

그야말로 <인스턴트 불릿>과 같은 판타지에 계속해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말그대로 지옥에서 데스게임을 하는 듯한 플롯이었죠. 하지만 담당 편집자가 '조금 더 팝한 작품이 낫다'고 말했습니다. 당시는 마침 영점프에 팝한 러브 코미디가 없기도 해서, 그 노선으로 아이디어를 수정한 것이 카구야 님입니다. 그전까지 러브 코미디는 그려본 적이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장르는 아니었기에 그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죠.

Q.'서로에게 고백받고 싶어하는 천재 고등학생 남녀'라는 설정은 어떻게 생겨났습니까?

그건...집에서 훈제 요리를 만들다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Q.훈제?

나는 고교시절에 같은 나이의 여자랑 사귄 경험이 없어요. 그래서 교복 데이트를 체험한 적도 없고, 물론 학원 러브 코미디에 있을 법한 시츄에이션을 경험한 적도 전무하죠. 그런 생각을 훈제 요리를 하면서 떠올리니까, 왠지 서글퍼졌습니다.(웃음) 내가 꿈꾸었던 청춘과 현실의 갭이 너무 막심해서...

그렇다면 만화로 만회하자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 설정은 완전히 나의 소망이자, 망상이죠. 내 경우에는 창작의 근원은 그런 감정에서 생겨나는 경우가 많아요.

Q.카구야 님은 2015년부터 연재가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영점프가 아니라 증간호인 미라클 점프였죠.

네. '너한테 영점프는 아직 일러!'라는 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는 살짝 울컥했습니다.(웃음)

Q.역시 영점프에서 연재를 하고 싶으셨나요?

나는 <간츠> 세대인데, 줄곧 영점프의 독자이기도 했기 때문에 역시 만화가로서는 그곳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습니다. 

Q.처음 그리는 러브 코미디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고생한 점은요?

처음에는 엄청나게 고생했고, 고민도 많았습니다. 애시당초 '이거 진짜 재밌어지나?'라는 불안을 억누를 수가 없었어요.(웃음) 왜냐면 '서로 좋아하는 츤데레 간의 두뇌전'은 개인적으로는 흔한 구도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그런 진부함에 나름대로의 재미 포인트는 마련할 생각이었지만, 어쨌거나 러브 코미디는 처음이었으니까요. '정말 이걸로 괜찮을까?'라는 불안은 항상 있었죠.

그래서 독자 여러분이 '설정이 신선하다!'고 반응을 해주셨을 때는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Q.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만큼, 의외의 반응이었던 거군요.

네. 나로서는 '클리셰'라고 생각했던 것이 세간에는 그렇지가 않았구나, 싶었죠. 뭐 현재는 서브 타이틀인 '~천재들의 연애두뇌전~' 요소는 점점 희박해졌지만요.

처음에는 <데스노트> 같은 두뇌전을 메인으로 생각했는데 연재를 계속하는 사이에 '모두가 보고 싶어하는 것은 연애감정의 충돌이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요.

캐릭터는 '처음에 제시한 설정을 뒤집는다'는 것이 중요

Q.작품세계를 만들 때, 메인 캐릭터는 어떻게 구축하시나요?

메인캐릭터는 주인공 일행의 이름이 가리키 듯이, <타케토리 모노가타리>의 등장인물을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이건 내가 순전히 프린세스 스토리를 좋아해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공주님 하면 카구야 히메라고 생각하고 반영했습니다. 

Q.특히 메인 히로인 시노미야 카구야는 구혼자들에게 무리난제를 강요하는, 보통 수단으로는 안 먹히는 분위기가 닮았죠.

복잡한 사정을 품고 있는 공주님이라는 점이 딱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카구야와 짝을 이루는 시로가네 미유키는 처음에는 미카도라고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드래곤 퇴치에 나선 오오토모노 미유키를 더 좋아해서 그쪽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속성으로 따지면 카구야랑 시로가네는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어요. 똑같은 성격에, 똑같은 생각을 하는 서로 닮은 사이. 그래서 서로 반발하고 있죠. 쌍둥이처럼 쏙빼닮은 캐릭터를 이미지했습니다.

Q.그 이유는요?

그렇게 하면 1화에 캐릭터 설명에 필요한 페이지수를 아낄 수 있어요. '이런 설정의 녀석이 있다! 이쪽도 똑같습니다!'라고 그리면 절반의 설명으로 끝낼 수 있죠. 초반에 지리하게 설명하는 건 피하고 싶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편의상 비슷한 속성으로 만들었어요. 하지만 연재를 계속 함에 따라서 카구야는 나쁜 아이, 시로가네는 착한 아이로 완전 정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게 됐죠.

Q.그 분기는 노리신 건가요?

어쩌다 그렇게 된 측면도 있지만 '처음에 제시한 설정을 뒤집는다'는 것은 당초부터 노렸습니다. 역시 초반은 독자의 공감이 필수라서, 가능한 '클리셰'로 전개하지만, 그건 나중에 뒤집는 것을 전제로 만들고 있어요.

예를 들어 카구야랑 시로가네는 언젠가 코미디적인 측면에서 바보로 그리고 싶다는 꿍꿍이가 있으니까 처음에는 '천재'로 설정하자고 생각한다거나. 이이노 미코만 해도 칠칠맞은 내면이 있기에 표면적으로는 성실한 풍기위원 캐릭터로 설정했습니다.


▲65화부터 시로가네의 학생회장 자리를 위협하는 1학년으로 등장한 이이노 미코. 당초에는 성실한 우등생이었는데 이성이 다정하게 대해주면 바로 마음을 허락하는 쉬운 일면 등, 유감스러운 부분이 드러나게 된다.

Q.속성은 숨겨진 내면과의 갭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한 도구인 거군요?

코미디의 즐거움은 결국 진폭의 크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크면 클수록 재밌어지죠.

템플릿인 빈 그릇에 실제 체험이나 다른 사람한테 들은 에피소드 처럼, 가능한 리얼한 감각을 담아 넣는 방식을 좋아해요. 그렇게 키워낸 캐릭터는 이윽고 작품을 부숴버릴 만큼 강해지는 법이고, 그것이야말로 정말로 좋은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가 그리는 캐릭터는 처음에는 다들 템플릿처럼 얄팍한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10화 정도 쌓아올리면 마침내 진정한 매력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Q.그렇군요. 그렇다면 후지와라 치카나 이시가미 유우는 어떤 역할을 부여하셨나요?

후지와라는 카구야랑 시로가네에 대한 카운터죠. 두사람이 비밀리에 심리전을 벌이고 있을 때 나타나서, 천연을 꼴아박아 카오스를 가져오는 역할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시로가네, 카구야, 후지와라의 삼각관계로 스토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시가미는 거기에 방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만들었습니다. 말수가 적고, 존재감이 희박하기에 갑자기 등장했나 싶으면 바로 퇴장도 가능하고, 그것 자체가 개그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써먹기 편리한 존재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미코도 요긴한 캐릭터입니다. 걔가 등장한 다음부터는 마무리를 아주 만들기 편해졌어요. 불쑥 학생회장실에 들어와서 '그런건 이상해요!'라고 말하면, 이미 그것만으로 마무리니까요(웃음)


Q.연재 초기와 현재는 전개의 방식이 변화했죠.

배우가 달라지면 제작방식도 변화하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양식미는 역시 후지와라가 기승전결의 '기'에 적임이죠. 그걸 계기로 카구야랑 시로가네가 멋대로 다투기 시작해서 '승'이 되고, 이시가미가 정론으로 패버려서 '전'을 만듭니다. 마지막은 미코가 마무리 짓는 '결'로 흘러가는 게 심플하고 깔끔한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Q.카구야 님하면 예를들어 '상대방쪽에서 영화를 보자고 말을 꺼내게 만들고 싶다'처럼 다양한 시츄에이션이 제시되고, 매번 캐릭터들의 새로운 감정을 그리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카구야 님은 감정을 전제로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질투심'이라면, 카구야는 어떨 때에 질투를 느낄지를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이벤트나 시츄에이션, 캐릭터 배치를 합니다. 일반적인 학원 러브 코미디라면 '문화제'나 '기말시험'처럼 이벤트를 전제로 에피소드가 구성된다고 생각하는데, 그점부터 이미 다르죠.

특히 네거티브한 감정은 종류가 풍부해서, 날마다 다양한 감정을 깊이 분석하면서 '아 이건 아직 다룬 적이 없군'이라는 생각이 드는 감정을 발견하면 작업실에 포스트잇을 붙여 비축해둡니다.


Q.하지만 이미 160화 이상 그리다보면, 아무래도 감정의 비축분도 얼마 남지 않게 되지 않나요?

그렇지도 않아요. 비슷한 이름이 붙어있는 감정이더라도, 그 감정을 품고 있는 캐릭터나 대상, 주위와의 관계치 등으로 인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시츄에이션에 따라서는 무한한 리액션이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얼마전 애니메이션 성우분들과 잡담을 했는데, 어쩌다보니 선물로 받은 체리가 화제에 올랐어요. 그것만으로 '아 이걸로 한편은 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Q.체리 소재로 한편?

흔히 '입속에서 체리 꼭지를 묶을 수 있는 사람은 키스가 능숙하다'는 속설이 있잖아요? 그런 얘기를 카구야랑 시로가네가 듣게 된다면, 틀림없이 '키스가 능숙하다고 여겨지고 싶은 욕심'이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카구야는 무척 재주가 좋은 아이라서, 아마 어려움 없이 한번에 묶어버리겠지만 오히려 '이녀석 키스 엄청 잘하겠네'라고 여겨지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묶었던 꼭지를 입안에서 다시 한번 풀어낸 다음, 못하는 척할 거라고 봤어요(웃음)

Q.상상이 갑니다.(웃음) 한편 시로가네는 좀처럼 묶지 못하겠군요.

시로가네는 자신의 서투름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그런 쓸데없는 짓은 안 해'라고 말하지만, 내심 엄청 조바심을 내겠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울컥하는 타입이기도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묶기 위해서 이런저런 책략을 짜낼 거라고 봐요. 꼭지를 엄청 씹어서 부드럽게 만드는 등, 쿨한척 가장하면서도 머리속은 엄청 바쁘게 돌아가는 느낌이죠.

Q.그 이야기는 앞으로 그릴 예정인가요?

다음에 그릴까 생각하고 있지만, 아마 지금 말한 전개는 아닐 거예요. 막상 그 때가 되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다른 학생회 멤버도 있으니까, 그쪽이 메인이 될지도 모르죠.


▲이 에피소드는 취재후, 163화 '후지와라 치카는 묶고 싶어'로 게재되었다.

Q.이정도로 계산된 네거티브한 감정을 그림에도 불구하고 독자가 캐릭터를 좋아할 수 있다는 측면도 흥미롭습니다. 그리면서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요?

심플하게 '독자한테 헤이트 감정을 만들지 않는다'는 점을 의식합니다. 반드시 호감을 살 필요는 없지만, 미움을 사서는 안 됩니다. '좋아하지 않는다'와 '싫다'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번 미움을 사면 '얘는 좀 아니지'라는 마음이 들어서 호감을 살 찬스는 한없이 제로가 되어버립니다.

다만 장기연재의 좋은 점은, 오래하면 할수록 애착을 가져주시기 때문에 어떻게든 감점을 회피하면서, 착실하게 가점을 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카구야는 내면에 블랙한 부분도 있으니까, 연출면에서 신경을 쓰고 있지 않나요?

이미 1화에서 허들을 제시했기 때문에, 그게 허용된다면 이것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카구야는 실제로도 '싫다'는 의견도 들려오기 때문에 그런 분들께는 송구스럽지만, 후지와라를 사랑해주세요(웃음)


▲1화부터 블랙한 내면을 피로하는 시노미야 카구야. 시로가네한테 솔직해질 수 없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가운데 다양한 페르소나가 나타나는 복잡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Q.후지와라 치카는 모놀로그가 없기 때문에 본심은 수수께끼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죠.

아니 후지와라는 있는 그대로의 성격이라서, 아무런 어둠도 품고 있지 않습니다. 모놀로그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은 초기의 발상인데, 당시에는 아직 어딘가에 의문을 남겨두는 편이 낫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정도까지 장기연재를 하게 됐으니 이미 그럴 필요도 없어진 것 같아요.

지금의 후지와라는 정말로 모두의 히로인이라고 생각하며 그립니다. 부디 안심하고 좋아해주세요.

Q.카구야님은 그림체도 스토리도 남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카사카 선생님이 상정한 독자층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일로 지친 OL의 마음을 풀어주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오타쿠를 겨냥한 작품을 그릴 생각은 아니지만, 애석하게도 나 자신이 오타쿠라서 OL을 겨냥하고 그릴 생각이지만, 결과적으로 오타쿠존에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쓴웃음)

하지만 그정도 스탠스가 딱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타쿠가 오타쿠를 노리고 그리면 일반층 여성은 감흥을 느끼기 어려워지니까요.

Q.일상계 러브 코미디가 아니라, 캐릭터의 관계변화를 정성들여 그리는 점에서는 스토리 만화라 할 수 있죠.

카구야 님은 캐릭터들이 왁자지껄한 모습을 즐기는 방향이 아니라, 코미디로 제대로 웃기고, 동시에 자극적인 무언가를 제공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그 온리에,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작품을 계속해서 그리면 아마 내 마음이 망가져버릴 겁니다. 

Q.시리어스한 장편 에피소드를 끼워넣는 것도 스토리 지향의 표출이죠.

내가 만화를 그리는 모티베이션은 '누군가에게 소중한 것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큽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누군가의 구원이 되고 싶습니다'

그에 비하면 '웃기고 싶다'나 '귀여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 같은 건 우선도가 낮은데, 어디까지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물론 내 마음과는 관계없이 당연히 캐릭터들의 리액션을 기대하고 읽는 분도 있으실테니, 만화가로서 요구되는 것도 제대로 그리고 싶습니다.

Q.항상 코미디와 시리어스의 균형을 생각하고 있으시다?

처음으로 전후편으로 그린 장편 에피소드 '불꽃놀이 소리는 들리지 않아'가 의외로 호평이었기에 독자가 '가끔씩이라면 장편을 해도 돼'라고 허용해준 느낌이었습니다.

반대로 이시가미의 과거 에피소드는 열광적인 이시가미 팬을 낳은 한편으로 '카구야님한테 그런 걸 바라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어서, 너무 무거운 것도 좀 생각해볼 문제라고 반성했죠. 그런 균형을 조정하면서도, 앞으로도 그런 이야기를 그리고 싶습니다.


Q.통상편이 코미디이기에 시리어스편이 보다 인상적이죠.

나는 시리어스편을 '대장편 도라에몽'이라고 생각합니다. 풋내나는 생각이지만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하나?'라거나 '올바르다는 것은 무엇이냐?'처럼 그런 중2병적인 정의감이 고조됩니다.

내가 카구야 님에서 그리고 싶은 것은 라이벌이나 선배와 후배, 남녀의 우정 같은 다양한 인간관계의 모양으로, 가끔 진지하게 그걸 충돌시켜서 리얼한 무언가를 제시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런 나라도 유의미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요.

Q.기질적으로 완전히 스토리 만화가시네요.

뭐 독자에 따라서는 '그걸 카구야 님으로 하지마'라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요.

내 아버지가 게임 프로듀서를 하셨고 <천지창조>나 <가이아 환상기> 같은 작품을 만드셨기 때문에 그 DNA도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아버지가 만든 게임은 내 작품과 어딘가 닮았는데, 역시 같은 피가 흐르는 것이구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Q.앞으로의 전개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은데 신캐릭터 등장예정이 있나요?

신캐릭터는 가능한 삼가고 싶지만, 등장시키고 싶은 캐릭터는 잔뜩있습니다. 무엇보다 <타케토리 모노가타리>에 등장하는 구혼자가 아직 남아 있으니까, 앞으로의 노르마로 언젠가는 등장시켜야 하겠...죠.

다만 남자 신캐릭터는 어려워서 언제 등장시킬지를 포함해서 검토중입니다. 아마 3학년으로 진급한 다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Q.하야사카 아이처럼 아직 수수께끼가 많고, 더 깊이 풀어낼 여지가 있는 캐릭터도 있죠.

그렇죠. 하야사카는 결국 어느 것이 메인 인격인지도 아직 불명이니까요. 애초에 시로가네랑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만든 캐릭터였습니다. 히로인 포지션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어서.


Q.언젠가 메인으로 활약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하야사카를 깊이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7권 후 정도에 본성을 드러낸 진 하야사카가 되어 메인 캐릭터로 활약할지도(웃음)

Q.라스보스 같네요. 왜 7권 후인가요?

방금전 신캐릭터 이야기와도 관계되어 있는데, 지금은 3학년편을 앞두고 이런저런 밑밥을 까는 단계입니다. 그전에는 코야스 츠바메 선배의 졸업도 있고, 그렇다면 그녀를 짝사랑하는 이시가미의 인간관계도 다시 그릴 필요가 있죠.

3학년이 되면 반도 바뀌기 때문에 앞으로는 학생회실만이 아니라, 교실 안에서의 이야기가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진 하야사카도(웃음) 물론 어디까지나 현 단계에서의 추측이라서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요.

Q.결말은 상정하고 계신가요?

3학년편이 시작된다는 것은 후반전에 돌입한다는 말이니까요. 아무래도 지금까지랑 같은 페이스로 1년간을 걷는 것은 살짝 '피곤함'이 있죠. 살짝 페이스를 올려서 1권에 한달 정도 페이스로 전개하려고 생각합니다.

Q.타케토리 모노가타리를 베이스로 삼았기 때문에 배드엔딩을 예상하는 팬도 있을 거라고 보는데요...

결말은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배드엔딩의 느낌을 감돌게 하는 작품은 매력적이지 않나요? 물론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아도 괜찮고, 나는 그렇게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Q.그러면 현시점에서는 엔딩을 어떻게 할지는 생각하지 않으신 거군요?

결말이 아니라, 연출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별 최종화를 만들어, 그 이후에는 그 캐릭터는 일절 등장시키지 않는다는 살짝 특수한 방식으로 막을 내리고자 합니다. 순서대로 캐릭터가 사라져가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분기와 같은 감각이죠. 이쪽은 세계가 분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방식으로 끝을 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말 그렇게 될런지는 전혀 결정해두지 않았지만요(웃음)

Q.오등분의 신부가 14권으로 완결된다고 발표되어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맞아요! 하루바 선생님에게는 제멋대로 '이 배신자! 더 연재하라고!'라고 생각 중입니다.(웃음)

같은 주간연재에 라이벌이라고 생각했고, 일개 독자로서도 아주 좋아하는 작품이었거든요.

Q.마침내 신부가 누구인지도 밝혀지고 있습니다.

나는 만화가의 시점에서 초반부터 '그 아이'말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역시 그렇군'이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그리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된다는 감각이 있는데, 그점에는 엄청 공감이 가서, 하루바 네기 선생님한테는 일방적인 심퍼시를 느낍니다. 그렇구나...정말 끝나버리는군요. 쓸쓸합니다.


Q.작년 1~3월에는 TVA도 방송됐습니다.

애니메이션 스탭의 노력으로 정말 좋은 작품을 만들어 주신 점에 솔직하게 기쁜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Q.원작자 입장에서 애니메이션의 어떤 점에 감동하셨나요?

감성적인 장면이 무척 돋보였습니다. 원작에서 힘을 기울인 장면은 제대로 비중을 주었고, 오히려 그것 이상으로 완성시켜주신 하타케야 마모루 감독님의 수완은 엄청나다고 생각했고, 성우 분의 연기도 확 꽂혔습니다.

그리고 꼭찝어 말하면 설마 '칭칭편'이 그렇게 폭발적으로 재밌어질 줄은 예상도 못했습니다. '과연 그런 게 영상빨을 잘 타는 이야기구나'라는 발견을 하게 됐습니다.

반대로 '시험편'에서 내레이션이 '거짓말이다!'라고 연발하는 건 원작과 인상이 다르게 보여서 '이건 만화니까 가능한 연출이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전체적으로 근사한 장면이 많아서 원작자 입장에서는 정말 대만족이었습니다.

Q.애니메이션 3화 엔딩은 화제였죠.

그건 머리가 어떻게 됐어요(웃음)

심지어 그 엔딩 애니메이션은 1인 작화라고 하더라고요. 그림 콘티/연출/작화를 담당한 나카야마 나오야 씨를 직접 만났을 적에 피곤한 목소리로 '진짜로 힘들었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프로듀서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던데, 그것도 미쳤죠. 하지만 정말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통상 엔딩도 정말 좋아하는데, 처음으로 완성영상을 봤을 때는 비행씬이 너무 예뻐서, 우쭐한 마음에 '이건 (동시기에 방영된 모작품에) 이미 이긴 것 아닌가요?'라고 말했더니 바로 뒤에 양쪽 다 출연하는 성우 분이 계셨고...

Q.어머나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이봐 이봐!'라고 혼을 내셨습니다(쓴웃음) 그 때는 심장이 덜컹했죠.

Q.참고로 아카사카 선생님은 애니메이션에는 어떻게 참여하셨나요?

시나리오나 그림콘티 체크 및, 성우 오디션에 참가했습니다. 그래봤자 나는 성우는 잘 몰라서 순수하게 목소리만 듣고 저 나름대로의 의견을 냈습니다.

Q.그렇군요. 4월부터 2기가 방송됩니다. 기대하는 점은?

1기의 퀄리티가 높았던 만큼, 허들이 아주 높아졌죠. 다음에는 '무슨 치카'가 될지 기대됩니다.

Q.2기부터 신캐릭터 이이노 미코가 등장합니다.

미코는 내가 그리는 캐릭터 중에서도 서서히 매력이 개화하는 타입이니까, 여러분이 좋아해주실지 어떨지, 작가 입장에서 불안합니다. 그저 기도할 뿐입니다.


덧글

  • S-3 2020/01/31 12:47 # 삭제 답글

    방영시기와 출연성우가 겹치고 비행씬이 있는 작품...황야의 고토부키 비행대인가.
  • 의지있는 크릴새우 2020/01/31 13:29 #

    당연히 성우랑 장르가 겹치는 도메스틱 그녀라고 생각했는데...그런 발상은 없었다...!
  • ㅇㅇ 2020/01/31 16:56 # 삭제 답글

    작업실에 저 모니터 그래픽 전문으로 하는 모니터 아닌가...
    가격은 둘째치고 저정도의 장비가 필요한가 의문까지 드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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