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바 테츠야의 회상 "왈가닥 소녀의 창시자가 나임" 만화


당시 만화계는 왈가닥 소녀를 그리는 것이 터부였다. 종종 선배 만화가나 편집자가 '개그는 히로인과 같이 있는 산마이메 캐릭터가 맡고, 히로인은 늘 근심 어린 눈동자로 고개 숙인채 웃을 때도 나직하고 부드럽게 미소짓는 정도로 그려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 이걸 어기면 만화는 안 팔린다...고 생각을 강요했다. 대체 얼마나 많이 주의를 받았는지, 마침내 나는 참을 수가 없었다...무심코 반쯤 장난으로 <유카를 부르는 바다>의 유카쨩이 이걸 하게 해봤다.

아직 아빠의 얼굴도 모르고, 간절하게 아빠를 찾는 유카 앞에 범죄자인 아빠가 모습을 내보인다는 진지한 스토리의 만화다. 그 만화속에서 히로인 유카가 사소한 실패를 하는 작은 장면이 있었다. 그때 나는 유카의 뺨을 빨갛게 물들이고, 길다란 혀를 쑥하고 내밀어 '아차...'라는 대사를 치게 해버렸다.

엄청난 반응이었다. 대부분이 '좋았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뻤다. 내 독자적인 스토리 전개를 할 수 있게 되자, 펜도 저절로 움직였다. 소녀도 인간이니까. 깨끗하기만 하거나, 삭히고 있을 필요는 없다. 그이후...내 만화에는, 그리고 다른 소녀만화에도 소년을 걷어차거나 따라다니는 소녀가 차례차례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주 사소한 아이디어가 만화를 크게 바꾼 것이다.

치바 테츠야 자서전 <그래서 만화는 끊을 수 없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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