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카무이x빈란드 사가 작가 대담 1회 만화

<빈란드 사가> <골든 카무이> 서로의 작품을 읽게 된 계기는요? 그리고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유키무라 마코토

원래부터 영점프를 매주 읽고 있었어요. 당시 최근의 영점프는 물이 올랐다!고 주목하던 참에 <골든 카무이>가 연재를 개시. 읽기전부터 이미 '영점프니까 아마 재밌을 거야'라고 바이어스가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1,2화를 보고 제일 먼저 '조사를 했어...이 사람은 제대로 조사를 한다음에 연재를 시작했어!' '아마 더 준비해 놨을 거야! 이 만화는 재밌는 아이디어를 잔뜩 준비해 놨을 거야!'와 같은 인상을 받은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담당 편집자한테 '영점프에 지지난주부터 연재를 시작한 골든 카무이 읽고 있나요? 그건 반드시 재밌어질 겁니다.'라고 말했죠. 그랬더니 '유키무라 씨가 재밌다고 말하면 그 만화의 운이 나빠지니까 하지마요'라고 대답하더라구요. 왠지 모르게 나는 그런 사신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내가 호들갑을 떨면 저주받는다고. 아니거든! 보란듯이 대히트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말했더니 '유키무라 씨가 팬이 아니었더라면 골든 카무이는 지금의 3배는 잘나갔을 것'이라고 말하는 거야 그 인간. 어찌됐건 이른 단계에 골든 카무이의 매력을 알아본 것이 제 자랑거리입니다.

노다 사토루

감사합니다. 기쁩니다. 유키무라 선생님의 <플라네테스>가 당시 무척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때까지 판타지 성향의  SF밖에 몰랐기 때문에, 뭐라고 해야할까, 탄탄한 리얼리티의 SF라서 '엄청난 작가가 나타났다'란 느낌었죠. 유키무라 선생님이 그다음에 어떤 만화를 그릴지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빈란드 사가의) 1화를 보고 '이건 아주 힘든 영역에 각오를 다지고 발을 내딛으셨구나'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정도로 그림의 디테일에 철학을 가진 작가가 북유럽 역사물을 그리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짐작이 갑니다. 저도 그렇습니다만, 한번 궁금해지면, 러시아의 문고리는 어떻게 생겼는지까지 자료부터 찾게되는 일도 있거든요. 유키무라 선생님도 그렇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 만화는 대단하다!고 생각한 측면이 있다면요?

노다 사토루

빈란드 사가는 권을 더해갈수록 점점 묘사가 농밀하고 중후해집니다. 인물의 터치도 많아지고, 엑스트라를 구분해서 그리는 것도 굉장하고, 세밀하게 그려내었기에 전해지는 것이 잔뜩 있습니다. 특히 눈의 묘사가 좋아요. 도끼가 떨어지면, 도끼 모양으로 눈이 움푹 파인다거나, 수북히 쌓인 눈에 발자국이 제대로 그려져 있어요. 모든 컷이 그런 묘사에 꾀를 부리지 않습니다. 골든 카무이도 사실은 그런 눈을 그리고 싶었어요. 주간연재는 정말로 여유가 없어서 타협을 하고 말았죠...이런저런 타협을 마구 하고 있습니다. 스토리랑 상관없는 말이라 정말 송구스럽지만, 그런 꼼꼼한 묘사에 눈이 갑니다.

유키무라 마코토

제가 골든 카무이를 굉장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엔터테인먼트 정신이 넘쳐난다는 부분입니다. 아무튼간에 노다 씨의 '읽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주자'는 마음이 도처에 담겨있어서, 정말로 근사합니다. 하지만 노다 씨는 아마 본인이 가장 즐기고 있겠구나...그런 식으로 느껴집니다. 스스로가 즐기고 있기에 그게 독자한테도 전해지는 게 아닐까요.

표지에 담겨있는 장난기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아시리파 씨가 바다표범이나 다람쥐랑 왠지 멋있게 전우인 척 하는 거 같은 거. 잡아먹기 전의 그것(웃음) 장난기죠. 정말로. '살인호텔이야 전원집합'의 그 일련의 에피소드는 장난기의 결정체잖아요? 대야가 떨어진다거나. 마지막의 그, 건물이 무너지며 나올 때의 스기모토의 옷이 찢어지는 꼴! 그런 부분을 각별히 신경써서 재현하는 게 굉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잘한 부분에도 제대로 노동력을 소비해서 드립을 넣는 점이 대단해요. 스기모토 일행이 제7사단 본부에서 비행선을 타고 달아날 때, 코이토 소위가 한순간 공중을 헤엄치는 컷이 있잖아요? 그 한 컷은 물론 없어도 이야기는 따라갈 수 있지만, 그런 컷에 공간을 주고 넣잖아요. 나는 골든 카무이의 그런 점을 아주 좋아합니다.

유키무라 씨 말씀처럼 노다 씨는 '장난' '즐깁시다'란 마음가짐을 많이 의식하시나요?

노다 사토루

회화극에 흔히 있는 '얼타고 태클을 걸어'라는 식의 방식보다는 그림이나 동작에 익살을 넣는 걸 좋아해요. 코이토가 허우적 허우적거리는 건 애니메이션 <명탐정 홈즈>나 <미래소년 코난>의 이미지인데, 특정 장면을 따라하는 건 아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씨 같은 옛날 애니메이션은 그같은 다이나믹한 중력표현을 가끔 사용했거든요. 캐릭터의 필사적인 모습이나, 호담함 같은 게 느껴져서 좋아요.

사실 오마주는 되도록 쓰지 않는 편이 좋지만요. 대히트한 작품이 있는 전제의 개그는 비겁합니다. 그리고 완전히 오리지널인 장면까지 '그 부분은 그 작품의 패러디네'란 소리를 듣게 된 것 같아서. 오리지널리티가 없는 작가 같아서 바라던 바가 아닙니다.

골든 카무이는 요리, 식사신도 매력의 하나입니다. 유키무라 씨는 특히 인상적이었던 요리가 있을까요?

유키무라 마코토

많이 있지만 가장 절실하게 먹고 싶다!고 생각한 건  범고래 타츠타아게입니다. 그건 진짜 맛있을거 같아! 뇌는...만약 아시리파 씨가 험악한 얼굴로 쳐다보면 먹겠습니다. 음식의 그림이 아주 리얼하죠. 요리법도 상세하고. 그건 상상으로 그리시는 건가요? 아니면 한번 취재 겸 만들어본 다음, 사진을 찍으시나요? 어느쪽이건 대단합니다.

노다 사토루

메이지 시대에 태어난 여성의 인터뷰 문헌이나 도토(道東)에서 나고 자라서 아이누와 친밀하게 지냈던 일본인이 쇼와 초기에 아이누에게 전해들은 '다양한 동물을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먹었는지'에 관한 내용의 문헌이 있는데요 그런 걸 참고하거나, 아칸호(阿寒湖)의 아이누 요리점을 취재하거나, 아이누 사냥꾼의 사슴사냥을 취재하거나. 최근에는 카라후토에 가서 니브흐족 사람한테 부탁해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달라고 한다음 촬영을 했죠. 박물관이나 대학의 연구자 분들의 후의로 사진이나 자료를 잔뜩 얻었습니다. 닭고기의 맛이 적혀 있는 오래된 문헌 같은 거요.

바다거북은 치치지마(父島)의 바다거북 요리를 제공하는 선술집 사장님한테 조리법을 물어봤죠. '복갑을 자르는 방식이 잘못됐다'며 파충류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시는 분이 지적해서 수정한 적도 있고요. 현대의 비슷한 요리를 참고삼아 상상으로 그리기도 하고, 여러 방법입니다.

각자 서로의 작품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이 있다면요?

유키무라 마코토

이것도 많이 있지만 그거네요. 대설산에서 에조 사슴 뱃속에 들어가 추위를 견디는 장면. 아시리파 씨랑 스기모토가 같이 들어가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지 못한채 계속 전장에 남아있다'고 말하는 스기모토를 보며 아시리파 씨가 감동적인 말을 하죠.(눈물)

좋은 장면이에요. 좋아합니다. 전쟁, 폭력, 살인 묘사는 만화나 영화에서는 엔터테인먼트로 소비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폭력 엔터테인먼트가 되느냐, 아니면, 피할 수 없는 현실의, 또한 인간의 한 측면으로 숨기지 않고 폭력을 그려내느냐. 이런 장면이 있으면 작품의 의미가 상당히 달라진다고 봅니다. 익살을 수놓으면서도 해야할 일은 한다. 쩔어요 골든 카무이...!

빈란드 사가에서 인상적인 장면은요?

노다 사토루

초반 부분이지만 바이킹이 토요일에 목욕을 하는 걸 알고 있는 영국인이 습격하는 게 좋았어요. 그 민족의 문화풍습을 이야기의 전개에 이용하는 점이 아주 이상적인 창작법입니다. 골든 카무이는 매번 담당 편집자한테 듣는 말이 '단순한 문화소개 만화가 되지 말 것'입니다. 그리고 비요른이 그런 결말을 맞하게 되는데, 그 전날에 아셰라드와 '다리의 상처는 좀 어때?'란 대화를 나누는 대목. 스포일러는 싫어해서 자세히는 말 못하지만, 살아남은 고참병사 간의 언뜻 드라이해 보이지만, 그런 느낌의 관계를 좋아합니다.

만화가로서 서로에게 부러운 점은 있을까요?

유키무라 마코토

굉장하다고 생각하는 점과 거의 똑같지만, 역시나 익살로 가득한 점입니다. 돌이켜보면 나한테는 그게 없구나...싶거든요. 나는 필요한 것만 그리는 버릇이 있다고 자각은 하고 있습니다. '필요'란 스토리의 진행에 있어서의 필요입니다. 핸들에 장난기가 없어요. 여유가 부족해요.

골든 카무이처럼 필요없지만 재밌다는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무열매를 먹거나 사냥을 하거나, 맛있는 밥을 만드는, 재밌는 샛길을 좀 더 만들었어야 한다고, 골든 카무이를 읽으면서 이런식으로 웃음을 담아 그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합니다.

노다 사토루

유키무라 선생님의 경파한 점을 좋아하는 독자도 많을 거예요. 골든 카무이는 금괴의 수수께끼를 푸는 것을 메인으로 그리고 싶은 만화가 아닙니다. 각각의 인간이 인생의 역할을 찾는 이야기를 생각하고 그리고 있습니다. 군상극처럼 그리고 있기 때문에 저마다의 캐릭터를 일정부분 묘사하지 않으면 어중간한 이야기로 전락할 단계까지 커버린 것 같습니다. 사실은 나도 아주 성급한 성격이라, 그리고 싶은 걸 그리고 나면 빨리 끝내고 싶을 정도입니다만.

골든 카무이에서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은 누구인가요?

유키무라 마코토

나는 타니가키입니다.

노다 사토루

저도 타니가키입니다. 유키무라 선생님은 빈란드 사가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이 누구인가요? 아셰라드는 말할 필요도 없이 좋은 캐릭터라고 해야할까, 유키무라 선생님의 인격이 가장 진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제멋대로 추측했습니다. '귀'처럼 프로페셔널한 기술장인을 좋아해서 남몰래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가차없이 지독한 꼴을 당해서 웃었습니다.

유키무라 마코토

아셰라드를 칭찬해주시면 기쁩니다. 저도 역시 아셰라드는 상당히 애착이 갑니다. 그는 내면에 상반된 여러 성질이 잠들어 있는데, 내가 그렸지만 뭐라 형용하면 좋을지 알 수 없는 묘한 인간으로 컸다고 생각합니다. 악인인지, 선인인지. 아버지인지, 적인지. 바보인지, 머리가 잘 돌아가는지 모를 녀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조금 특별한 등장인물입니다. 내 인격이 반영되어 있는지 여부는, 스스로를 객관시하는 게 서툴러서 잘 모르겠어요. 어떨라나...

인간 외의 생물과 우코챠누프코로를 해야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노다 사토루

그 질문은 하지말죠. 하지만 유키무라 선생님이 이렇게 머리가 이상한 질문을 했다는 사실은 남겨두겠습니다.

유키무라 마코토

황당한 질문을 해서 죄송합니다.(웃음) 너무나도 아네하타 시톤의 캐릭터가 강렬했던지라. 탈옥수가 정말이지, 매번 기상천외한 개성을 발휘해서 정말 감탄하고 있습니다. 그런 인물을 어떻게 떠올리는 건지...굉장합니다. 참고로 내가 인간 외의 생물과 꼭 우코챠누푸코로를 해야한다면 산란하러 강을 거슬러 올라온 연어 무리에 알몸의 몸을 투신할까 생각합니다.


핑백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