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게게의 키타로 로 아베정권의 수도 민영화, 통계 조작을 풍자 애니


https://lite-ra.com/2019/07/post-4822.html

매주 일요일에 방송되는 게게게의 키타로가 일부 넷우익의 공격을 받고 있다.

'왼쪽으로 너무 치우쳐서 시청률 급락
'이 애니는 좌빨이 만들고 있냐?'
'반일 애국노는 원작자가 고인인 점을 빌미로 자기 좆대로 만들고 있음'
'조기종영 확정이군'

이는 6월 30일 방송회 '지옥의 4장(四将) 쿠로보즈의 함정'에서 수도 민영화, 아베노믹스, 통계조작 등 아베정권을 철저하게 풍자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먼저 수돗물이 오염되는 묘사로 시작된다. 어느날 갑자기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검붉게 물들어, 소름끼치는 악취가 나는데서 이야기에 막이 오른다. 그 검붉은 물은 아무리 정화장치를 써봤자 깨끗하게 만들 수 없었고, 또한, 몇 번을 조사해봐도 인간들은 그 원인조차 해명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터. 물이 오염된 것은 환경문제가 원인이 아니라 쿠로보즈란 이름의 요괴의 소행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쿠로보즈는 돈 욕심이 강한 생쥐인간을 이용해 이 세상을 지배할 계획을 꾸민다.

쿠로보즈와 손을 잡은 생쥐인간은 검붉은 물을 정화하는 상품 비비비 클리너를 개발하여, 월 500엔에 렌탈하는 사업을 차린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비비비 클리너였고 상품은 순식간에 세간에 퍼져나간다.

그리고 사람들이 비비비 클리너를 안 쓸 수 없게 된 무렵에 생쥐인간과 쿠로보즈는 렌탈료를 500엔에서 50만엔으로 단숨에 증액. 그렇게 사회는 대혼란에 빠진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생쥐인간은 수상 관저에 초대받아, 수상이나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면회를 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이런 대화가 나오는 것이다.

생쥐인간 '우리는 어디까지나 민간 기업이거든. 그리고 라이프라인에 관계된 일을 수수방관했던 건 당신들 높으신 분이잖소. 정 그러면 클리너 요금을 국가가 지불해도 됩니다. 뭐시기 믹스로 떼돈 벌고 있다면서요'

관저측 '아니. 그건 입맛에 맞게 통계 데이터를 조작했을 뿐이고...'

생쥐인간 '어쩔 수 없구만. 그럼 한가지 부탁이 있소이다. 한번 장관 의자에 앉아서 그 감촉을 느껴보고 싶어'

그리고 관저는 생쥐인간의 요구대로 장관 자리를 약속하게 된다.

물론 마지막에는 언제나처럼 생쥐인간의 꿍꿍이는 무산되지만, 이는 서두에 지적한 것처럼 명백하게 아베정권이 저지른 수도민영화, 통계 조작, 친구 우대에 대한 풍자일 것이다.

정권의 압력이나 아베 응원단, 넷우익의 공격으로 뉴스나 와이드쇼까지 위축되는 가운데, 이런 날카로운 자세로 정권비판에 나선 것은 괄목할만 하다.

하지만 사실 게게게의 키타로의 사회풍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2018년 4월부터 방송이 시작된 6기 게게게의 키타로는 파워 하라스먼트, 박봉으로 강제노동, 시종일관 책임회피를 하는 정치가 등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예리한 사회풍자로 가득했다.

작년 8월 12일 방송회에서는 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의 가해책임까지 발을 내딛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요괴를 흡수해서 피는 '요화/妖花'란 꽃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6기부터 등장하는 캐릭터 중학교 1학년 이누야마 마나와 키타로 일행이 남쪽 섬으로 향하는 장면이 묘사됐다.

일본에서 멀리 떨러진 남쪽 섬을 걷다가, 갑자기 일본어로 쓰인 비석을 발견하고, 이누야마 마나는 놀란다. 그 때 다음과 같은 대화가 나온다.

이누야마 마나 '이거 일본어...이렇게 먼 곳에 어째서?'
눈알 아버지 '이건 전사자 위령비란다. 전쟁에서 일본의 군대가 이 섬에서 싸우고, 그리고, 많이 죽었지'
이누야마 마나 '전쟁...'
눈알 아버지 '태평양전쟁. 학교에서 안 배웠니?'
이누야마 마나 '들어본 적은 있지만, 어째서 이런 남쪽 섬까지'
키타로 '그 옛날 일본은 커지고자 했어. 그리고 미국, 영국, 프랑스 지금은 사이좋게 지내는 나라에 전쟁을 건거야'
눈알 아버지 '마나쨩 세대는 믿겨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생쥐인간 '정말 끔찍한 시대였다고'
이누야마 마나 '미국과 전쟁한 사실은 알았지만, 그냥, 일본이 일방적으로 침공받아 진 걸로 생각했어'
눈알 아버지 '아니 일본도 타국을 침공하고, 전쟁을 했단다. 그런 시대였지. 그로부터 벌써 70년 이상. 전쟁의 기억도 희미해져가고 있는 것인가...'

아베 정권이나 자민당의 압력으로 현재는 TV는 고사하고 교육의 현장에서도 제대로 가르칠 수 없게 된 일본의 가해책임에 발을 내딛은 게게게의 키타로는 큰 가치가 있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이 에피소드를 방송했을 때도 넷우익의 비판이 쇄도했다. 하지만 게게게의 키타로에 참여한 스탭은 그런 잡음에 굴복하는 일은 없었다는 뜻이다.

앞서 인용한 익명 게시판 내부의 넷우익은 미즈키 시게루 사망후 방송된 이번 게게게의 키타로를 '반일 애국노는 원작자가 고인이 된 것을 빌미로 자기 좆대로 만든다'고 했는데, 상식이 있는 독자라면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이같은 전쟁이나 정권의 부정에 저항하는 자세가 곧 미즈키 시게루 만화의 핵심이다.

미즈키 시게루는 요괴만화와 더불어 전쟁을 테마로 삼은 만화를 여러번 발표하여 잔학행위 그 자체는 물론이고 군대내의 폭력을 동반한 이지메가 횡행하는 등 인간성의 부정을 정당화하는 측면을 포함해서 전쟁을 철저하게 부정했다.

그같은 비판정신은 전쟁에만 겨눠진 것이 아니다. 과다노동을 강요하는 사회나, 발전이란 미명 아래 자연파괴를 밀어붙이는 환경문제 등 미즈키 시게루는 만화를 통해서 인간사회의 이상함을 계속 풍자,지적했다.

현재의 일본사회에 있는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이야기를 통해서 비판하고자 하는 현재의 게게게의 키타로는 미즈키 시게루의 정신을 확실하게 물려받은 시리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걱정되는 것은 이같은 표현이 갈수록 할 수 없게 되는 것이 현재의 미디어 상황을 둘러싼 사실이다.

며칠 전에도 아베 정권 비판에 발을 내딛은 얼마 없는 프로그램 '우에다 신야의 새터데이 저널'이 방송 개편 시기도 아닌 부자연스러운 타이밍에 종영된 참이다.

게게게의 키타로 같은 픽션에 대한 압력도 시작됐을지 모른다. 상황은 팍팍하지만 게게게의 키타로 제작진은 앞으로도 비열한 압력이나 공격에 굴하지 않고, 모쪼록, 미즈키 시게루의 유지를 표현하는 작품을 계속 만들기를 바란다.


덧글

  • 존다리안 2019/07/07 12:54 # 답글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국내에서도 전력의 경우는 많은 부분 입찰가를 적게 부른 쪽의 전력을 많이 쓰고 높게 부른 쪽의 전력을 덜쓰는 방식으로 유지됩니다. 상당부분 민영화되었다 봐야죠.

    일본쪽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국내 전력사업같은 단계별 전환 정책이 아닌 급거 도를 지나친 정책을 폈다면 문제될 수 있겠지요.

    근데 눈알아버지 과거가 궁금해지네요. 설마 태평양전쟁 참전자였나? (미즈키 시게루 본인의 페르소나?)
  • 이글 2019/07/07 18:08 # 답글

    붉은 수도물과 통계조작... 이거 완전?
  • 함부르거 2019/07/08 10:32 # 답글

    http://waterlotus.egloos.com/3454770

    미즈키 시게루 선생 만화 중에 종군위안부를 다룬 게 있지요. 더도 덜도 말고 딱 자기가 겪은 일을 진솔하게 그려 내서 오히려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리얼리스트셨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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