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온!이 끼친 영향은 무엇이었나 애니


케이온!이 방송된 날을 기억하는 사람이 지금 몇이나 될까. 이 작품이 방영된지 꼬박 10년이 경과됐다.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품(특히 심야시간대)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나 평가의 변화에 따라서 일본 팝컬쳐씬 또한 얼마간 변화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수많은 케이온!의 노래 중에서도 얼굴마담이라 할만한 op/ed 여섯곡으로 좁혀 리뷰를 하는 동시에 본작품이 어떤 영향을 현재에 남겼는지 그 핵심을 살펴보고자 한다.

1.정보량 과다 사운드와 그 파괴력

케이온!이 많은 사람에게 이름을 알린 계기는 애니메이션 본편은 물론이고 <Cagayake! GIRLS> <Don’t say “lazy”>(둘 다 사쿠라고 경음부 명의) 두 곡이 애니메이션씬을 뛰어넘은 대히트를 기록한 점이었다.

당시의 오리콘 데일리 랭킹의 1위, 2위를 독점, 위클리 차트에서도 좋은 순위를 기록하여 당시의 음악 방송에서도 다룰 만큼 '무언가 터무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점을 시사하기는 충분했다. 참고로 초회판은 어나더 자켓&픽처 레이블 사양이었고 악수권이나 이벤트 선행예약 같은 이벤트 관련 티켓을 포함한 판매형식이 아니었다는 점을 특필할 만하다.

케이온!의 많은 노래를 작곡한 Tom-H@ck과, 당시 케이온으로 처음 애니메이션 작품의 음악을 담당하게 된 음악 프로듀서 코모리 시게오는 대담을 통해 Cagayake! GIRLS를 작곡한 무렵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Tom-H@ck '당시에는 단순하게 걸즈 록밴드의 곡을 생각하고 만들었죠. 케이온!의 세계관을 아주 잘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코모리 시게오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도 잘 몰랐죠. 레코딩 시점에서 성우 분들도 아직 애프레코를 하기 전이었으니'

Tom-H@ck '스튜디오에서 완성한 느낌인 걸요. 미오쨩 목소리는 이런 느낌일까 같은 소릴 하면서 녹음했죠.' ( 『CUT』vol.270 2010년 8월호)

본작을 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전국대회를 목표로 삼거나 무언가 목표를 달성하는 식의, 스포츠 근성물의 측면은 거의 없는 이야기였다. 소위 나른푸근(ゆるふわ)한 세계관에 시청자를 이끄는 작품인데 그 세계관과 op/ed 6곡은 완전 정반대 같은 노래로 생각된다.

Cagayake! GIRLS는 넘실거리는 베이스라인, 심플한 리프나 와우 페달이 인상적인 기타 사운드에 J-pop틱한 걸즈 팝의 노래로 완성됐다. 한편 Don’t say “lazy”는 인트로의 드럼 연타로 시작되는 타이트한 밴드 사운드와, 어그레시브한 신디사이저가 자아내는 고양감의 두가지 요소가 섞여서 불온한 질감을 독특한 맛으로 승화시켰다.

Cagayake! GIRLS의 라우드&하드한 키타사운드는 아리나 계 록사운드와도 통하는 측면이 있었고 Don’t say “lazy”에 있는 일렉트로 사운드의 질감에서 느껴지는 클럽풍은 어느쪽인가 하면 노이지. 그 전까지의 애니송씬과는 일선을 긋고, 단숨에 현대적인 사운드가 되었다. 푸근한 작풍의 이 작품의 고삐를 죄는 존재로, 커다란 임팩트를 동반했다.

이 두 곡은 커다란 차트 액션을 했으면서도, 아주 고퀄리티의 팝송이었고, 애니송씬의 기준점을 한번에 파괴한 곡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2010년에 방영된 2기 케이온!의 OP/ED인 네 곡은, 이보다 더 위를 달리는 곡이었다.

<GO! GO! MANIAC>과 <Utauyo!!MIRACLE>은 <Cagayake! GIRLS>의, <NO, Thank You!>와 <Listen!!>은 <Don’t say “lazy”>의 업데이트와 변화선상에 놓여있는 곡이다.

Tom-H@ck은 GO! GO! MANIAC 제작당시 히라사와 유이 역의 토요사키 아키의 목소리와 연기를 이해한 상태에서 '키 같은 걸 완벽히 파악하고서 어택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키'로 했다고 한다. 일반적인 팝송의 BPM이 120에서 150 정도, 록밴드의 노래나 1기의 OP/ED이 160에서 190전후였는데 GO! GO! MANIAC은 250, Utauyo!!MIRACLE은 32으로 놀라울만치 빠른 속도로 리듬을 킵하고 있다. 눈에 띄게 BPM이 올라간 음악 속에서 기타나 신디사이저는 리스너를 끌어당기는 리프를 연발, 귀가 즐거운 부분이 많게 제작되었다. 정보량은 보다 많이, 하이볼티지한 노래가 되었다.

ED의 두곡은 에펙티브하게 울리는 신디사이저를 최소한으로, 오프닝 두곡과 비교해서 스트레이트하고 8비트에 충실한 록사운드로 회귀했다. 아키야마 미오를 연기한 히카사 요코가 노래하기 편한 키로, 그리고 멜로디에 가사를 너무 많이 담지 않게 의식해서 오프닝과는 상당히 다른 성질이다. 2기의 4곡도 좋은 차트액션을 거두어 케이온! 애니메이션 본편 뿐만 아니라, 음악면에서도 큰 주목을 모았다.

2.일본 록밴드씬에 끼친 영향과 공진

음악정보량을 꽉 눌러담은 사운드는 RADWIMPS,9mm Parabellum Bullet,凛として時雨,맥시멈 더 호르몬 등의 당시의 일본 록씬의 사운드와도 공통된 점이었다. 이들은 모두가 메탈/포스트록/하드코어 같은 문맥을 독자적으로 해석한 밴드였다.

이들이 이 시기에 4박자 비트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은 스스로가 쌓아올린 강렬하고 과다한 음악정보량을 리스너의 귀에 스무스하게 전달하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케이온!의 OP/ED도 리스너한테 가사를 전달하기 쉽게 만들기 위함인지, 눈에 띄게 소리를 빠트린 파트가 뚜렷하다.(특히 히라사와 유이 보컬곡 3곡) 기타사운드나 신디사이저를 컨트롤해서, 정과 동의 완급을 준 사운드메이킹은 명백하게 얼터널티브록 이후의 사운드 메이킹과 통하는 측면이 있다. 물론 이건 당시의 일본 록씬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경향이었고,시대의 공진점(共振点)으로 보면 흥미롭다.

또 하나의 특필할 점으로 00년대에 록밴드가 애니송과 타이업하는 일이 아주 많았다는 점을 들고 싶다. 상기한 네 그룹뿐만 아니라 ASIAN KUNG-FU GENERATION, FLOW, The Pillows, BEAT CRUSADERS도 빼놓을 수 없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 이 시류는 한층 더 강해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애니메씬・애니송씬에서 보낸 하나의 대답이 케이온!이었다는 식으로 분석하는 것은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닐 것이다. 록팬이 애니송을 듣고, 애니송을 듣는 애니메이션/애니송팬이 록밴드를 듣는, 팬이 서로간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상기한 밴드를 카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케이온!의 노래를 카피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많을 테니까.

3.애니송・애니메이션씬에 끼친 영향

00년대의 애니송씬/성우씬을 돌이켜보면 2005년〜2008년은 지금으로 이어지는 '물결'의 최초의 시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2005년에 마법선생 네기마!의 주제가 <해피☆마테리얼>이 히트한 것을 계기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의 테마곡 <모험이죠? 그렇죠?> <맑음 맑음 유쾌>, 러키☆스타의 테마곡 <가져가! 세라복>이 주목을 받은 것 외에도 마크로스F는 May’n과 나카지마 메구미가 천원돌파 그렌라간은 나카가와 쇼코가 주제가나 삽입곡을 맡으며 화제가 됐다. 또한 미즈키 나나, 사카모토 마아야, 타무리 유카리가 큰 지지를 얻기 시작, 아리나나 홀투어를 시작한 것도 2005년~2008년의 3년간에 집중되어 있고, 거기다 애니송씬의 일대 이벤트인 애니썸머가 첫 개최된 것도 2005년이다.

해피☆마테리얼의 히트는 인터넷상의 축제 같은 측면이 있었지만, 이듬해 이후의 흐름은 노이즈 마케팅 같은 히트가 아니라 하나의 음악 장르로 인식된 창세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그같은 2000년대부터 2010년대를 아우르는 시기에 왜 케이온!은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남다른 존재가 된 것일까. 

그것은 애니송씬의 캐릭터송의 충실함과 관련 이벤트에 있어서의 음악의 중요시를 선취한 점에 있다.

예를 들어 사이타마 슈퍼 아리나의 이벤트 케이온!! 라이브 이벤트〜Come with Me!!〜는 그 때까지 발매된 주제가, 삽입곡, 캐릭터송의 라이브 파트와 낭독극과 캐스트 토크가 포함된 충실함을 자랑. 아리나 클래스에서 이같은 애니메이션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었던 점은 케이온!이 음악을 중요시했고 풍부한 캐릭터송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후 2010년대의 애니메씬에서 캐릭터송이 대량으로 발표되는 흐름과 이어진다.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작품을 기점으로 한 비지니스는 여러 갈래가 있지만, 캐릭터송 제작과 판매는 작품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측면에서 팬들의 소구력을 가진 컨텐츠로 탈바꿈한 것이다.

물론 모든 작품에 캐릭터송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작품은 삽입곡/ost등에 더해서 캐릭터송 제작과 판매로 애니메이션 자체도 보다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2010년대의 '캐릭터송 증대의 조류'는 '성우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다 증가시켜 '성우가 가수로 데뷔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케이온!이 애니메이션씬에서 히트하는 작품을 바꾼 것도 다루고자 한다. 애초에 이 작품은 호분샤의 망가 타임 키라라 관련잡지에서 연재중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 작품으 히트를 기점으로 선구자인 히다마리 스케치 외에 주문은 토끼입니까?, 금빛 모자이크, 학교생활!, NEW GAME!, 유루캠△ 같은 키라라 계열 잡지의 일상계 4컷 작품이 차례차례 애니화. 심지어 망가 타임 키라라와 관련된 스마트폰 게임 키라라 판타지아가 발매될 정도다. 일상물이라 칭하는 작품군과 작풍은 약 10년 이상 조류가 흘러 하나의 장르로 인식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케이온!이 없었다면 이같은 작품군이 크게 지지받고, 또한 애니송씬의 트렌드를 크게 바꾸는 일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덧글

  • ㅇㅇ 2019/07/03 15:06 # 삭제 답글

    딴건 몰겟고 유이 기타! 하면서 돈 부었다가 며칠 못가고 폭사한 흑우들은 많을것 같다는 갓리적 킹심
  • 뇌빠는사람 2019/07/03 16:40 # 답글

    지금 생각해도 내가 이걸 왜 끝까지 봤나 싶긴 한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냥 소소하게 여자애들만 나와서 꺄륵낄낄대는 거 보는 것도 괜찮았던 거 같습니다. 음악 나오는 부분은 그냥 딴 짓 했고... 일본 음악은 분명 번역 자막이 나오고 있는데도 가사가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 나인테일 2019/07/03 17:15 # 답글

    이미 하루히에서 한 번 실험을 해보고 성공이 증명된 방식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엔젤비츠 역시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작품 자체나 음악이나 케이온보다 퀄리티가 좀 딸리는군요.
  • 엑스트라 2019/07/03 19:16 # 답글

    그 당시, 소녀시대의 일본 데뷔 싱글 오리콘 차트 순위의 복병으로 울나라 기사에 나왔던 기억이, 그만큼 인기도 있었고 작품의 에이스 아키야마 미오땅의 가창력은 제게 큰 충격을 선사했죠.
  • 도밍고 2019/07/03 21:49 # 답글

    개돼지를 낳았지요 멍멍 꿀꿀
    덕분에 인생이 멍멍꿀꿀
  • AD 2019/07/09 04:15 # 삭제 답글

    그리고 케이온 이후 미소녀 일상물은 범람하고...
  • ㅇㅇ 2019/11/06 15:11 # 삭제 답글

    시로바코 보면 성우들 회의할 때 음반 장사가 중요하게 거론되는 걸 보면 과연 케이온 이후 시대군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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