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이 하는 일 9권의 패러디 감상


p10 봄과 수라(修羅)


미야자와 겐지의 시집 제목에서 따온 챕터 제목. 나니와의 백설공주와 코베의 신데렐라의 격돌이 중심 스토리인 까닭인지 9권의 챕터명은 인어공주, 비밀의 화원, 신데렐라 등 전부 전래동화와 관련되어 있기도 하다. 챕터명과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고찰해 보는 것도 이번 9권의 묘미 중 하나. 사족으로 오역이라고 콧김 씩씩거릴 사안까지는 아니지만, 국내에는 '봄과 아수라'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기 때문에 고유명사를 놓쳤다고 볼 수 있는 번역.

p14 <코베의 신데렐라>

타이틀 보유자인 츠키요미자카 료, 쿠구이 마치를 연이어 격파하고 타이틀 도전권을 획득한 야샤진 아이의 쾌진격은 하세가와 유우키 여류 2단의 일화를 차용했다. 하세가와 유우키는 데뷔전에서 당시의 여류왕위(용왕이 하는 일에서는 여류제위로 변경)를 격파하며 여류기사 사상 최초로 데뷔전에서 타이틀 보유자를 격파한 기록을 새기고, 준결승에서 사이다 하루코 여류 5단, 도전자 결정전에서 시미즈 이치요 여류 6단을 꺾어 타이틀 도전권 획득과 동시에 여류 2단으로 승단. 프로데뷔 후 4개월만인 4전째에 타이틀 도전권을 획득하며 최단기록과 (여류장기계의 초창기를 제외하면) 최고속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이 때의 파죽지세 같은 활약으로 얻은 별명이 바로 마이나비의 신데렐라.

다만 이후로는 슬럼프에 빠져 타이틀 획득은 커녕 도전권도 얻지 못하고 있는 답보 상태. 긴코한테 연패하고 멘탈 나간 텐쨩이 '열 살이니까 다음 기회도 있을 거란 보장이 어딨냐'며 몸 비튼 장면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하는 인물 아닐까.



하세가와 유우키 여류 2단의 역대 성적

p27 짜잔! 하면서 화장도구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며 울●린 같은 포즈를 취한 아키라 씨

그 포즈

p43 절벽가슴 종족 주제에, 잘난 척 하기는...


테르마이 로마이의 주인공 루시우스는 타임슬립하여 현대일본에서 만난 일본인들을 얼굴이 평평하다 하여 평안족이라 부른다. 

p73 츠텐카쿠 아래편에 있는 왕장비 앞에서 사진촬영이 행해지고 있다.
다이쇼 시대의 명인 사카타 산키치를 기리는 비석.

p75 쌍옥 클럽

종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노포 장기도장 산케이 클럽. 정석밖에 모르는 야샤진 아이의 체질을 개선키 위해 날빌 체험학습을 시켰다.

p75 안 들려? 바보야? 죽지그래?

제로의 사역마의 히로인 루이즈 프랑소와즈 르 블랑 드 라 발리에르가 내뱉은 매도발언 '개야? 바보야? 죽는거야?'에서 바보야? 죽는거야?만 따와서 정착한 드립. 정상적인 언어체계를 가진 사람이라면 '개새끼야 병신새끼야 죽어버려'라고 직설적으로 쪼아댔을 문장이 어떤 연원에선지 의문형이 되어 청자의 기분을 잡치게 만드는 욕설의 본래 기능을 상실한 대신 묘한 중독성을 얻었다.


제반지식이 없다면 일본인도 이상하게 들려야 정상인 어색한 일본어란 점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안 들려? 바보야? 죽지그래?'는 본래 의도와는 어긋난 번역.

p85 내가 하루살이면 당신은 하루살이가 들끓는 음식물 쓰레기인 거네(아이)

1949년 키무라 요시오 명인 vs 마스다 고조 9단의 대국 전야제에서 생긴 논쟁. 소위 쓰레기 파리 논쟁(ゴミハエ論争)

두부를 만드는 제조법은 크게 기누고시와 모멘고시로 나뉜다. 모멘고시 두부가 맛있다는 키무라 명인의 말에 그건 당신이 가난한 집에서 자라서 기누고시의 맛을 모르는 막입이라 그렇다고 응수한 마스다 9단. 장기실력이 좋다고 맛잘알인 것까지는 아니라는 골자로 한 발언의 일부이다.

키무라 '자네가 아직 어려서 맛을 잘 모르는군'

마스다 '입에 들어가면 녹아내리듯 혀끝에 닿는 쾌감을 명인이 모르는 거 아니고?'

키무라 '그건 촌사람이나 하는 소리지' 

마스다 '잘난척 하는데, 장기는 명인일지라도 그 길의 전문가가 본다면 키무라 명인의 지식 같은 건 쓰레기나 다름없어'

키무라 '뭐 임마. 쓰레기라고? 명인이 쓰레기면 넌 뭔데'

마스다 '글쎄올시다. 쓰레기에 모여드는 파리 아닐깝쇼'

p99 그딴 기사는 지워어어어어어어!! 다시 써어어어어어!!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 '리라이트' 지워어어어!! 리라이트해!!!

p103 스튜우동


실존하는 괴식

p109 장기판에서 떨어진 오른쪽 향차가 말받침 위에 놓여 있었어요!

1974년의 여류 프로명인위전. 감기에 걸린 세키네 키요코는 스웨터를 입고 대국을 했는데, 소매에 걸려 떨어진 향차를 딴말로 착각하고 썼다가 반칙패를 당했다.

p128 그 사람이 정말 대단한 점은 출산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타이틀전까지 진출한 데다가, 예전보다 더 뛰어난 장기를 뒀다는 거야.

2015년 마이나비 여자 오픈, 우에다 하츠미 여류 3단은 임신 중임에도 승리하고 올라가 도전권을 획득했다.

p220 싱글벙글 삼간비차다. 정확한 명칭은 아직 없다.

2017년 기왕전 예선 스가이 타츠야 7단 vs 코바야시 7단 대국에서 스가이가 피로한 신전법. 싱글벙글 중비차처럼 전개하다가 삼간비차로 휘젓는다. 이 새로운 전법을 들고서 왕위전에 등장한 스가이는 하부 요시하루 왕위를 상대로 타이틀을 빼앗았다.

p224 그래? 마, 나는 안 할 거대이.

싱글벙글 삼간비차를 본 쿠보 토시아키 9단의 발언.

p271 마치 야샤진 아이 피해자 모임 같군요/소라 긴코 피해자 모임이기도 해

하부 요시하루 3관을 상대로 특히나 상대전적이 나쁜 기사들을 '하부 요시하루 피해자 모임'의 회원으로 부르는 밈. 미우라 히로유키 9단(9승 33패),  야시키 노부유키 9단(4승 23패), 타카하시 미치오 9단(2승 23패) 등. 현재 하부와 10국 이상 대국을 하고서도 승패 마진에서 앞서는 것은 사토 아마히코 명인이 유일.

p274 너무 꼴사나워. 기초부터 다시 배우는 게 나은 거 아니야?

2008년 명인전 제 3국, 모리우치 토시유키 명인 vs 하부 요시하루 2관. 하부의 열세 국면을 본 카토 히후미 9단이 한 말. 기초부터 다시 배워. 세수하고 다시 배워.(出直しだ。顔を洗って出直しだ이 말로 인해 검토실에서는 웃음꽃이 피었다. 

패색이 짙은 긴코한테 들리지도 않을 온갖 매도를 퍼붓는 여류기사들의 예측과 달리 귀신같이 역전승을 거두었듯 이후 하부도 '50년에 한번' 있을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훗날 하부는 카토한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 장기가 무슨 말을 듣는지 잘 알았습니다.'

덧글

  • ㅇㅇ 2019/07/02 12:38 # 삭제 답글

    오늘도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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