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대불가사의 오버타임 1/4 라노베


신기하게도 이날의 방과후 문예부실은 긴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닫힌 창문 밖에서 스며들듯 들려오는 것이라고는 야구부의 위세만큼은 좋은 구호와, 취주악부의 어설픈 트롬본 연습, 작은 새의 희미한 지저귐과 나뭇잎이 봄바람에 나부끼는 소리 정도였고, 방안의 인간은 한때의 완전침묵을 지키고 있다.

나와 코이즈미는 긴 테이블을 끼고 마주서서 상체를 숙인채 탁상에 시선을 배회하고 있었고 나가토는 언제나처럼 방 구석의 파이프 의자에 앉아 사전 같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그리고 아사히나 선배는 

"........"

우아하고 느긋하게 오른손을 뻗어 앉아있는 우리들 자리 위에 놓인 카드뭉치에서 한장을 쥐었다. 뒤집혀 있던 그 카드를 느릿하게 뒤집곤 적혀있는 문자를 낭송하기 위해 벚꽃조개 빛깔 입술을 천천히 벌렸다.

"괴로운 마음~"

나와 코이즈미는 한층 더 앞으로 기울인 자세가 되어 두눈을 크게 떴다.

"무엇으로 말하리, 수로표처럼~"

여기서 아사히나 선배는 한박자 쉬고 나와 코이즈미를 살펴봤다. 늘상 입는 메이드 의상인데 몇번을 목격해도 다른 발견이 있는 아름다움과 가련함을 지금은 전할 여유가 없었다.

나와 코이즈미의 무반응을 살피고 문예부실 한정 메이드 아가씨의 후냐냥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목숨 다 바쳐서~"

다소 김빠지는 퍼니 보이스를 들으며 나와 코이즈미의 시선이 분주하게 테이블 위를 이동하기 시작한다. 목표는 여럿 늘어놓은 수십장의 패 중에서 단 한장. 입안으로 조그맣게 '목숨 목숨 목숨'이라 중얼거리며, 그러나 목적한 물건을 발견하기 전에

"꼭 만나고 싶어라~"

마지막까지 낭송을 마치고, 긴장이 풀린 듯 아사히나 선배는 손에 쥐고 있던 패를 책상에 살짝 내려놓고

"후우"

하고 근처에 있던 전용 찻잔을 들어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러나 나와 코이즈미는 아직도 하구의 패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와중이었다. 
나가토가 페이지를 넘기는 희미한 소리가 들리는 사이에

"자요"

코이즈미가 자진에서 해당하는 패를 터치하고 들어올렸다.

"이게 맞지요?"

약간, 쓴웃음 기미인 이유는 서로 몇번인가 오테츠키를 범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대답한 다음 나는 목의 결림을 풀듯이 머리를 돌리고

"그럼, 다음 가볼까."

재차 정숙이 찾아왔고, 마치 리플레이인 것같은 장면이 현출했다. 나와 코이즈미는 테이블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나가토는 묵묵히 독서에 매진하고, 아사히나 선배는 천천히 손을 뻗어 패를 쥐고는, 후욱하고 숨을 들이마시고

"가을 추수는~"

남자 두사람은 아직 무반응이다.

"짚으로 엮은.."

아사히나 선배 목소리가 곤혹스러운 색을 띠었다.

"보자, 원두막?"

"오두막"

즉각 나가토가 툭하고 던졌다.

"짚으로 엮은 오두막~ 으음...납루?"

"남루"라 답하는 나가토.

"남루한~"

나와 코이즈미는 계속 "....."인 상태다.

"내....소매....로?"

"가"라 답하는 나가토.

이미 나는 나로 시작하는 패를 찾고 있었지만 그 고생은 보답받는 일도 없이

"여기요"

또 코이즈미가 자진 안의 패를 손에 들었다.

아사히나 선배가 다음 패에 도전하려는 찰나 나는 손으로 정지시키고 코이즈미를 향해서

"관두자. 더 해봤자야. 그보다 귀찮아."

"그러네요."

냉큼 코이즈미도 동조하곤

"조금은 더 박진감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어렵군요."

하악에 손가락을 가져다대며 이번에는 진짜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경기 카루타에 도전하기에는 우리들 수준의 교양과 풍류로는 실례야. 하다못해 조금 더 기억력을 갈고닦은 다음에 하자."

지금까지 코이즈미와 실컷 보드게임이니 카드게임을 해왔지만 드디어 소재가 바닥이 난 모양인지 이번에 코이즈미가 지참해온 것은 낡아빠진 백인일수였다. 언제나처럼 시간 떼우기가 되려나 싶어 카루타 따기에 도전해 봤지만 전술한 대로, 나도 코이즈미도 노래를 암기해두지 않았고 하구를 낭송해야 비로소 따야할 패를 찾아나서는 초보자 오브 더 초보자스러운 면모를 발휘하는 지경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무슨 영문에선지 '눈부신 햇살 따스한 햇살 품은 화장한 봄날 들뜬 마음 그대로 꽃은 지고 마는가'라는 백인일수만큼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코이즈미도 마찬가지라 이것만큼은 확보할 수 있겠다며 찜해놓은 사냥감을 녀석한테 빼앗기고 더더욱 의욕이 사라진 것도 솔직한 심정이고, 아사히나 선배의 사랑스러운 실수를 듣고 있는 건 훈훈하지만, 게임의 진척도를 원만하게 만드는 의미는 갖지 못했고, 요컨대 낭송자도 플레이어 두사람도 엉망진창이라 이같은 상태로 속행은 후지와라노 테이카에게 미안해진다.

기왕 할거라면 다음에는 츠츠이 야스타카의 裏小倉(츠츠이 야스타카의 백인일수 패러디)라도 해보자. 그편이 재밌을테고 포복절도, 분위기도 살 것이 분명하다.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똑 읽어봐다오. 분명 웃음이 터질테니까. 부실의 책장 한구석에 <버블링 창세기>가 섞여 있는 걸로 보아 나가토도 동의해줄 것이다. 뭐 이녀석의 웃는 얼굴은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코이즈미는 잠시 손에 쥔 패를 만지작거리다가 가벼운 한숨과 함께 테이블에 내려놓고 늘어놓은 패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 동작이 어딘지 미련이 남은 것처럼 보여 조금 의아한 기분이 들었는데 번뜩 깨달았다. 이 일년간의 기억을 돌이켜본 결과 아무래도 이녀석한테 게임다운 게임으로 져본 기억이 없다는 사실을.

방금전 패따기 경쟁, 그대로 계속됐다면 우세했던 코이즈미가 이겼을지도 모른다.

즉 이 부실에서 벌인 킬링타임 놀이라곤 해도, 제로섬 승부에서 어쩌면 대 코이즈미 전 첫 검은별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 내가 아사히나 선배가 타준 차를 홀짝이며 살펴본 결과, SOS단 소속 전 수수께끼의 전학생은 평소와 똑같은 싹싹한 남자로 되돌아와 있었다. 패를 정리하며 생글생글 "어떤가요. 모처럼이니 중넘기기(坊主めくり)라도 할까요? 아사히나 선배도 함께. 나가토 양은 어떠세요?"

"됐어."라고 나가토는 즉답하고, 그저 손가락 끝만 움직여 다음 페이지로 넘겼다.

"그건 무슨....넘겨? 꼬맹이?(坊主) 아, 중(坊主)! 승려 말씀이시군요?"

척 보기에도 시간적 포리너 같은 어긋난 기미의 납득을 하고 얼굴을 환하게 반짝였다.

"몇가지 지역룰이 있는 모양이지만 이번에는 보편적인 걸 채용하도록 하지요."

코이즈미가 룰을 설명하는 한편에서 나는 사람 없는 단장석을 바라봤다.

종업벨이 울리자마자 나한테 자기 가방을 떠넘기고는 '먼저 가있어!'라며 남국에 생식하는 요란한 새처럼 소리치곤 교실에서 선풍처럼 사라진 단장 스즈미야 하루히가 지금 여디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딱히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왜냐면 아무리 신경 써봤자 신경을 쓰는 만큼 헛수고란 사실을 나는 절절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신경 쓰면 괜히 더 피곤해질 뿐이고, 그렇다면 일이 생긴 다음에 피곤해지면 된다. 만의 하나의 확률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수도 있고. 음 내 생각이지만 꽤 그럴듯한 명억지다.

코이즈미가 셔플하는 그림패 중 하나가 불쑥 삐져나와 테이블 아래를 미끌어져 내 앞까지 날라왔다. 운좋게도 공주 카드였다.

봄이 지나고 아침이 온 듯하다 가구산에서 새햐안 빛깔 옷을 널어 말린다 하네

벚꽃은 진작에 녹화하여 산을 구성하는 풍경으로 녹아들었지만 여름이 오기까진 멀었고 아직 바람에는 냉기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곳이 등산 코스 중턱에 있는거나 다름없는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교 2학년이 된지 2개월 가까이 지나려 하고 있었고, 5월도 종반을 맞이해 라스트 스퍼트를 하는 오늘의 이 무렵, 어찌 되었건 SOS단은 평상운전이었다.

아직도 오지 않는 하루히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나와 코이즈미와 아사히나 선배 셋이서 완전한 운게임인 중 넘기기에 일희일비한 뒤로 시간은 얼마 흐르지 않았다. 

아직 아무도 중을 뽑지 못하였고, 따라서 세사람의 수중에는 몇장의 패만 존재하는 준비단계. 여기서부터 누구 운이 최종적으로 가장 좋은지를 경쟁하는, 어떤 의미로는 완전히 패의 흐르멩 맡긴 속편한 승부가 본격화하려는 참에


부실의 문 부근에서 무언가 소리가 났다. 

"하웃?"

아사히나 선배가 움찔하고 문쪽을 돌아봤다.

그나저나 노크인 걸로 치기에는 어깨부터 부딪힌 것같은 둔탁한 소리인데.

툭, 툭.

이번에는 문 아래쪽에서 소리가 났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문에 몸통박치기를 한 다음 발끝으로 노크를 하는 독특한 습관의 소유자인듯 했다. 그리고 그 누군가 씨는 SOS단에 볼일이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 기특한 인물은 그리 많지 않을테지.

이웃한 컴퓨터 연구부가 나가토한테 프로그래밍을 배우러 청하러 온 것이 아니라면, 키미도리 선배, 사카나카에 이은 고민 상담자 제 3호나, 아니면 코이즈미 조직의 동료인 학생회장이 알라바이 만들기나 다름없는 방문을 왔거나, 츠루야 선배라면 노크도 없이 하루히 이상으로 당당하게 들어올테고,라고 내가 생각에 몰두하는 사이

똑똑똑.

신발 끝 노커는 조바심이 나는듯한 리듬을 새기기 시작했다.

"아, 네~"

허둥지둥 아사히나 선배가 자리에서 서서 에어프론 스커트를 나부끼며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렇게 열린 문 너머에 있는 인물은

"네~ 하루는 있는감?"

매우 싹싹한 물음을 던지는 그 모습을 보고 부자연스러운 노크의 의문이 풀렸다. 그녀석은 몇권이나 되는 책이나 파일 같은 종이뭉치를 어루안고 있었고, 양손이 가득해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발로 차는 건 좀 아니다 싶지만.

"부실에 들어가도 괜찮겠는가?"

그렇게 말하면서 아사히나 선배의 메이드 차림을 찬찬히 살펴보곤

"으흐음?"

해변에 던져진 해파리를 맨발로 밟는 듯한 소리를 흘리고는

"소문으로 듣기는 했지만....불가사의 첫번째는 여기에 있지 않는가."

호기심으로 가득찬 손님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은 아사히나 선배였지만 본인도 그에 못지 않게 신기한 걸 본다는 표정을 상대방에게 내비쳤다. 주뼛주뼛거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저기, 어떤 용건이신가요?"

아, 진짜 메이드 같은 반응이다. 좋은걸.

"당신들의 보스한테 부탁받은 물건을 가져왔다. 아니 부탁받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가져왔다. 왜냐면 나는 친절하기 때문이다."

끌어안고 있던 물건과 함께 부실에 발걸음을 옮겨, 나가토, 코이즈미, 나 순서로 시선을 옮기며

"자 캼. 빨리 이 자료를 받아다오. 내 양손은 자유를 원하고 있다."

어디에 캼이란 녀석이 있냐고?

"쿈 같은 부르기 불편한 닉네임은 좋아하지 않아."

엄청 동감이다만, 마찬가지로 캼도 사절이다.

나가토와 코이즈미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나는 일어서서 그녀석이 들고있는 산더미같은 짐을 받아들었다. 상당한 분량이라 묵직하다.

"대체 이 분은...?"

"아, 같은 반 친구예요."라고 나는 대답했다. "나랑 하루히랑 같은 2학년 5반에 있는 녀석입니다."

어느새 코이즈미의 시선도 그녀석에게 집중돼 있었다.

"그래서 하루히한테 뭘 부탁받았다고?"

서적과 인쇄용지의 혼합물을 무너지지 않게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가장 위의 책 제목으로 <고금괴담집>이란 게 보였다. 그 아래는 <고금저명하집>에, 이건 아동서인가 <학교의 괴담>? 그밖에도 좋은 예감이 들지 않는 제목뿐이다. 이번 하루히는 그쪽인가.

"오늘의 점심시간이었다."라며 방문자는 인왕자세 그대로 "어쩌다 마주친 화장실 앞에서 그녀가 질문해왔다." 

뭐라고?

"학교의 칠대 불가사의를 알고 있느냐,라고"

왜 그런 걸 너한테 물어본거냐.

"나는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그것은 내가 미스터리 연구부의 멤버였기 때문일테지."

그러고보니 새학기 초 자기소개 시간에 미스터리 연구 소속이니 뭐니라 했었지. 하지만 학교의 칠대불가사의랑 네 부활동이 어떻게 이어지는 거냐고.

"정확한 프레이즈는"

여기서 아마, 하루히의 성대모사를 시도한 것 같았다.

"이 고등학교에 칠대불가사의는 없대? 너는 모르겠지만, 미스터리 연구부 대대로 전해지는 거 뭐 없어?였다."

조금 비슷한 게 왠지 분하다.

"정말 칠대 불가사의라고 말했냐? 칠복신을 잘못 들은 게 아니고?"

"칠복신이 아니었던 건 확실하다."라며 그녀석은 진지하게 "고교의 칠대불가사의라는 문장 그 자체가 너무나 이해불능이었지만 지금은 파악했다. 하루는 소위 괴담을 원하는 것이라 판단했다. 아마도 그녀는 미스터리를 오컬티즘의 동의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

그건 아닐거다. 입학 당초 부활동 순례를 할적에 미스터리 연구부가 살인사건에 전혀 조우하지 않은 사실로 분개했으니까 말이다.

"오오, 분명 그 에피소드는 선배를 통해 들었다."

같은 반의 미스터리 연구부 부원은 오버 액션 기미로 고개를 흔들며

"나는 아직 참가하지 않았지만 미스터리 연구부는 여름과 겨울에 합숙을 간다. 하지만 합숙지인 섬이 폭풍을 맞이하거나 스키장의 펜션이 눈으로 갇히는 일은 아직 키타고 미스터리 연구부 역사상 존재하지 않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야."

시야의 끄트머리에서 코이즈미가 양손을 들고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이 보였다. 양쪽 다 조우한 우리들이지만, 여름은 둘째치고 겨울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안 그러냐 나가토,하고 시선을 향하자 놀랍게도 이 삼라만상에 대해 무간심한 것같은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마저 독서를 일시정지하고 초대하지 않은 미스터리 연구부 부원에게 전파전체와도 같은 눈동자를 기울이고 있었다.

"뭐 그건 됐어"라고 말한 나. "미스터리 연구부의 부활동 어필은 잘 이해했다만, 그래서, 하루히 질문에 너는 뭐라 대답했는데?"

미스터리 연구부 부원은 막힘 없이

"나는 그 발로 부장 선배 교실로 가, 이 하이스쿨에 전승되고 있을지도 모를 칠대 포크로어의 유무를 물었다. 그런 것은 없다는 대답을 얻은 나는 시무룩하게 돌아와 즉각 하루한테 그렇게 전달했다. 그녀는, 아 그러셔,라고만 답하고 외면했다."

즉 키타고 자가제 학교의 칠대불가사의는 없다고 보면 되는거지? 그렇다면 얘기는 그걸로 끝이잖냐. 왜 네가 괴담운운하는 책이니 뭐니를 끌어안고 오는 처지가 된 거냐.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나는 선배들한테 이걸 가지고 가라고 제언을 받았다. 따라서 나는 여기에 왔다. 짐을 끌어안고."

고맙게 민폐인 선배들이다.

"그녀는 칠대불가사의를 원하고 있으니 도와주도록 하지. 그 보탬이 될 만한 참고문헌이다. 미스터리 연구부 장서의 일부도 있고 인터넷에서 긁어모은 지식의 프린트도 있다."

그렇게까지 정성을 다해주니 미안한 걸. 기껏 가져왔는데 미안하지만 빨리 전부 가지고 돌아가주지 않겠니. 하루히가 보기 전에.

"왜지? 이것들은 하루를 위해 지참해왔는데, 그녀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 캼, 너는 말하는 것이냐."

이쪽은 이쪽의 사정이 있답니다. 미스터리 연구부원은 모르겠지만. 

그녀석은 팔짱을 끼고 나를 바라봤다. 그 두눈의 색에 살짝 압도된 차에

"그런데 너는 언제까지 나를 미스터리 연구부 부원이니 그녀석이라 부를거냐? 내 이름을 알고 있을텐데."

1학년 때부터 안 쿠니키다나 타니구치면 모를까 2학년으로 올라가 새롭게 반친구가 된 녀석의 이름을 전부 외우기엔 2개월 남짓한 기간은 너무 짧군.

"하앙?"

신용하지 않는다는 기색이 느껴진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그리고 너는 올해 전학온 학생이잖아."

"그러하다."

덤으로 빨리 말하면 혀를 깨물 수밖에 없는 길어빠진 이름이잖아. 점점 더 외우기 힘들어진다.

"그러면 퍼스트 네임의 애칭으로 부르면 된다.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구."

아니, 그건 왠지 내키지가 않아.

"의미불명이로군"

기가차다고 말하는 기색으로 그녀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그렇고" 나는 이 때다 싶은 타이밍에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셈이냐. 볼일 봤으면 돌아가주지 않을래. 그래 칠대불가사의니 뭐니하는 자료에 대해서는 하루히를 대신해 고맙다고 말해두마. 땡큐. 그럼 잘가."

바이바이하고 손을 흔들어 봤지만 동급생인 미스터리 연구부 부원은 한쪽 다리에 덩굴이 얽힌 플라밍고처럼 꿈쩍이질 않았다. 이름을 부르기전까지 있을 생각은 아니겠지.

"아니 용건이 아직 하나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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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David Sun 2018/11/11 14:42 # 답글

    연연 수사가 이어지고 돌려말하는 이 문체 오랜만이구몬 홀홀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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