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이 하는 일-톱기사가 하는 일 2/2 라노베


다음날.

"여긴가...코베에 게임 개발실이 있었구나."

코베역에서 내려서 역앞에 있는 화려한 빌딩에 들어간 나는 수신처에서 직원에게 용건을 밝히고 약속이 잡힌 회사가 있는 층으로 향했다.

관서의 게임회사 하면 유명한 건 쿄토에 있는 그 회사다. 그 왜 포켓...므언이나 마리...으오로 유명한 거기.

"아무래도 거기만큼 큰 회사는 아니지만 생각보다는 번듯한 사무실이네."

이것도 용왕이라는 이름값 덕분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신출내기 기사한테 게임 감수 의뢰가 들어올 리가 없다.

"그나저나 회장이 신경쓰이는 말을 남겼단 말이지. 내가 잘 아는 사람의 의뢰라니...내가 아는 사람 중에 게임 업계 사람이 있었던가?"

애초에 나는 중졸이고, 동급생은 아직 고등학생이다. 지인이라고 해봐야 사회인은 장기 관계자밖에 없다.

대체 누굴까?

사무실 안에서 나를 기다린 것은─예상밖의 인물이었다.

"쿠즈류 선생. 우리 회사에 잘 왔다."

"어!? ...아키라 씨?"

깔끔하게 검은 슈트를 입은 스무살 여성.
이케다 아키라 씨다.
내 제자인 야샤진 아이의 보디가드 겸 보살핌 담당.
...일 터인데.

"왜 그러지 선생? 내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그렇게 이상한가?"

"아뇨, 그냥...하루종일 아이랑 붙어다니는 사람인줄로만..."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래서야 단순한 변태 아니냐."

크게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은데요...

"아무리 내가 아가씨 수행원이라고 해도 초등학교에 가계실 동안에는 동행할 수 없고, 그 시간에 놀고 있을만큼 우리 회사는 한가하지 않다."

"아아...그렇군요."

듣고보니 수긍이 갔다.

아이의 조부는 파칭코 사업이나 예능 프로덕션 같은 걸 경영하는 전직 야쿠...콜록콜록! 시, 실업가! 그래 실업가다.

아키라는 그곳의 사원. 일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젊은 감성을 활용해 사업을 해보라기에 게임회사를 세워본 것이다."

"아키라 씨 프로그램 짤 수 있어요?"

"아니? 나는 그런 건 전혀 모른다."

그럼 어떻게 게임을 만들지?

"다만 약속을 지키게 만들거나 자금을 회수하는 건 특기라서 말이지, 그같은 특기를 활용하고 있다. 게임 부분은 개발실에 일임했다."

"그,그렇군요..."

얘기가 갑자기 블랙한 방향으로 들어섰기 때문에 나는 냉큼 용건에 대해 말을 꺼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장기게임을 만드는...거죠? 물론 힘을 빌려드릴게요!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말씀해주세요!"

"음 그게 말인데"

"장기 부분 감수는 물론이고 CM에 나가라면 나가고 판촉 방송에서 장기를 두라면 둘테니 뭐든지 말만 하세요!"

"아니 선생 잠깐..."

"아 맞아. 제목은 어떻게 지을거예요? 쿠즈류 용왕 장기비전이나 쿠즈류 야이치의 장기지도...아니면 차라리 심플하게 쿠즈류 장기로 할까요?"

"어이"

"아 근데 스마트폰 게임이니까 제목은 카타카나가 나으려나요? 워즈나 크레스트나 로드 같은 단어를 조합해서"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지 않았나"

"네?"

"누가 장기게임을 만든다고 했지?"

"네?"

멍해 하는 나를 향해 아키라 씨는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왜 굳이 그런 매니악한 소재로 게임을 만들어야 하지?"

매,매니악?

무슨 소리지...?

"스마트폰 게임은 남녀노소가 사전지식 없이 가볍게 즐기는 게 이상적이다. 장기는 룰이 어렵고 플레이 시간도 스마트폰 게임치고는 길다. 컨텐츠의 상성이 나쁘다."

"아니, 그래도...있긴 있잖아요? 스마트폰 게임 장기..."

그리고 꽤 히트도 했을 거다.

"그야 히트작이 있긴 있다만 그렇게 자주 대박이 날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발매되고 얼마 안 가 종료된 장기 어플도 잔뜩 있으니까."

"..."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는 아키라 씨. 놀라서 말도 안 나온다.

이 사람...철썩같이 멍청한 로리콘이라고 생각했는데 머리 좋구나...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장기룰을 외우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야...

"그,그치만...그러면 왜 감수 의뢰를 나한테?"

"선생의, 장기 외의 얼굴을 높이 샀다."

"내...장기 외의 얼굴...?"

뭐지 그게?

스스로 말하자니 한심하지만, 나는 진짜 장기 말곤 없다. 장기를 빼면 나같은 건 단순한 중졸에 멍청한 꼬맹이다. 세간에 도움이 되는 특기 같은 건 무엇 하나 없는데...

그런 나한테 아키라 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쿠즈류 선생과는 아직 그리 오랜 교유는 아니다. 하지만 짧지만 농밀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나 나름대로 선생을 높이 사고 있다고...선생이 지닌 장기 외의 재능을"

"그래서 내가 가진 장기 외의 재능을 살릴 게임이 뭔가요?"

"테마는...<유녀>다!!"

"당신도 나를 로리콘 취급하는 거냣!!"

장기보다 훨씬 매니악하잖아!
접근법에 따라서는 범죄라고!?

하지만 아키라 씨는 내 절규를 미풍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듯, 논리정연하게 특별히 나를 지목한 이유를 늘어놨다.

"선생은 게임의 프로고 유녀를 키우는 면에서도 확실한 실적이 있다.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는 하나 장기에 대해 거의 초보자였던 히나츠루 양을 단기간에 그렇게까지 육성한 수완은 똑같이 유녀를 보살피는 입장에서 정말 감복하게 된다."

"그런...걸 까요?"

확실히 프로 기사는 게임 공략도 능숙할테고 실제로 게이머도 많으니까, 장기가 아닌 게임과 콜라보할 때도 있다. 최근에는 <인랑>이라는 게임으로 무대에 서거나 TV게임 소프트의 플레이 영상을 공개해 선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랑 동세대인 칸나베 아유무 6단으로 말할 것 같으면 덱 같은 걸 짜서 싸우는 계통의 카드 파이트에서도 프로급 실력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고...

제자 육성에 관해 높이 사주는 것도 기쁜 일이다.
나 나름대로 그 아이들의 재능을 키워주고자 시행착오도 하고 있으니, 고생이 보답받은 보람이 있다.

"하지만 왠지 석연치가 못한데에"

"자자 선생. 기껏 코베까지 왔으니 기획서를 읽고나서 판단해다오"

"그것도 그렇네요..."

나는 비싸보이는 소파에 앉아 아키라 씨가 내민 기획서를 받아들였다.
손에 쥔 기획서 서두에 쓰인 타이틀은

<로리콘GO>

"......."

현기증이...

"이 게임의 기획서라고? 놀라지마라? 놀랍게도...현실과 게임이 링크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위치고정 기능을 이용해 도로나 공터에 다양한 유녀가 출현한다."

"...그래서? 그 유녀를 어떻게 하는 건데요?"

"볼을 던져 붙잡는다."

"아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웃!!"

소파에서 일어서 양손으로 X자를 만들면서 절규했다. 아웃 카운트 1.

아키라 씨는 불만이라는 듯이 물었다.

"음? 어디가 문제지?"

"문제의 다중구조라구요! 안 되는 이유가 밀피유처럼 겹겹이 쌓여 있어요!! 구제할 도리가 없어!!"

"처음에는 볼이 아니라 왜건에 밀어 넣어 포획하는 방법을 채용했다만"

"제정신 맞아요?!"

"리얼리티를 추구했거든"

"너무 리얼해! 경찰이 가만 있지 않을 거야!"

쿠지락스 선생님처럼 될거라고!

"그래. 바로 그런 우려가 있어 볼을 던져 잡는 걸로 바꾼 거다. 그밖에도 길을 걸으면 유녀의 알을 품어 부화시키는 방법도"

"부화!? 유녀가 알에서 나오는 건가요!?"

"맞아. 여러모로 생각해봤지만 이런 표현을 하는 게 가장 온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어린애가 플레이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너무 노골적인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

그래?
오히려 노골적이지 않나?

"그, 근데...뭐예요 그 게임? 유녀를 잔뜩 모아봤자...평범한 사람이 그걸 재밌다고 느끼지 않을 것 같은데요..."

"너무 많이 모은 유녀는 <호텔>에 대기시킬 수 있다."

"...."

"거기에 같은 종류의 유녀를 대량으로 모아 '시설'에 보내면 롤리팝 캔디가 된다. 육성시키고 싶은 유녀한테 그 롤리팝을 주면 '진화'하여 보다 강력한 유녀가 되는 것이다!"

"진화시키면 어떻게 강해지는 건데요?"

"훨씬 어려져 귀여움이 증가한다."

그거 진화가 아냐. 유아퇴행이라고.

"그런 수순이 귀찮다고 느낄 어른 플레이어는 간단하게 유녀를 '사는 행위'도 가능하다."

"야야야야야야야야임마아아아아!"

"왜 그러지 선생? 왜 그렇게 흥분하나?"

표현! 표효요요요여여여현!!

"유녀를 '산다'는 표현은 쓰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과금요소를 넣지 않으면 장사가 안 된다."

"그럼 조금만 더 표현을 뭉뚱그려 주세요! 그 뭐냐...용돈을 준다...거나.."

"그게 더 이상한 표현 아니냐?"

"그건 그래! 그치만 유녀랑 돈을 결부시키는 시점에서 뭘 어떻게 해도 저속해지잖아요!"

아웃 카운트 2. 더는 물러설 데가 없다.

"그럼 '오브'를 사는 걸로 바꾸지. 그리고 그 오브를 써서 유녀를 입수하거나 파워업 아이템을 입수할 수 있다는 구조는 어떠냐?"

"뭐...그 정도라면..."

단계를 거쳐 위법성을 약하게 만드는 건 이론적으로 돈세탁과 똑같다.
아슬아슬한...정말로, 아슬아슬한 공방이기는 한데...
이 정도로 신경 쓴다면 어떻게든 릴리즈는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아웃카운트에서 아슬아슬 버틸 수 있는데...

"그래서? 그외는 어떤 시스템이 있나요?"

"공원이나 초등학교는 '로리 스팟'이라고 하는데..."

"끝났어 멍청아!"

나는 손에 든 기획서를 통째로 바닥에 던졌다. 그 기세로 몸이 卍자가 되었다.
아웃카운트는 셋. 게임 종료다. 완전 콜드게임이다.

"왜지? 현실의 유녀한테 카메라를 들이대면 문제겠지만, 비실재 버철 리얼리티라면 문제 없지 않나?"

"공원이나 초등학교에 변태가 모일 거 아니에요!!"

초등학교 주변을 스마트폰을 든 아저씨들이 대집합 하는 광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이 게임 뚜드려 맞을 미래 말곤 보이지 않는다.

"아무튼 안 돼요! 이런 게 발매된 순간 난리가 나 서비스 정지 요구를 해댈거예요!"

"음...화제가 될거라는 생각은 했다만."

화제야 되겠지. 안 좋은 방향으로!
아키라 씨는 아직도 미련이 남은 듯, 샐쭉한 입술로 반론을 시도했다.

"히키코모리가 된 로리콘들이 집밖에 나와 사회복기를 하는 계기가 된다면 세상을 위한 일도 되지 않겠냐?"

"로리콘은 밖에 나오지 않는 게 세상을 위한 일이라구요"

"듣고보니 그렇군"

아키라 씨는 시원시원한 태도로 기획서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곤

"그럼 다음 기획서다. 실은 이게 진짜 기획이기도 하다."

"뭐야...나참! 아키라 씨 미리 말을 해달라고요!"

"하하하. 미안하다. 선생을 놀려주고 싶어서 말이지."

"이녀석. 하하하!"

한바퀴 굴러 화목한 분위기가 됐다.
그 미친 기획은 업계에서 말하는 '버리는 기획'임이 틀림없다.
통과시키고 싶은 기획이 있을 때, 누가 봐도 안 될 기획을 먼저 내밀어 허들을 내린다음 진짜를 꺼내면 진짜 기획이 통과되기 쉬워진다는 수법이다. 빠삭하지? 일단 사전에 조사해 왔거든.

"그래서? 다음은 무슨 게임이죠?"

"리듬 액션 게임이다."

"또 장기에서 벗어난 기획이네요..."

도대체 왜 나를 지목한건지 전혀 모르겠다...아니 로리콘GO 단계에서 이미 몰랐지만 말이다...

이럴거면 스승님을 부르는 편이 낫지 않나? 요즘은 하루종일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있겠다, 그 사람도 일단은 명인한테 두번 도전도 해봤고.

개운치 못한 마음을 품은 채, 나는 아키라 씨한테 질문했다.

"그래서? 제목은요?"

"<로리 라이브!>다"

너무 안이해...!

"아니면 <차일드 마스터>라도 상관 없다만, 요컨대 그런 게임이다."

"이해했어요. 대충 이해했어요."

방향성이 명확하다는 건 좋은 일이다.
고객을 모으기 쉬울 게 분명하다.

"실은 이미 캐릭터 모델링까지 작업이 진척돼 있다. 모델링은 기획서보다 이 동영상을 보는 편이 낫겠지."

아키라 씨가 노트북을 조작해, 화면을 내게 보여줬다.
나는 그 화면을 들여다 봤다.
드레스를 입은 소녀 캐릭터가 상당히 리얼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와아...이건 귀엽네요!"

무심코 그런 말이 나올만큼 화면 안의 소녀는 귀여웠다.
5살 정도일까?
앳된 모습에 살짝 드센 기질도 보여 내 취향이다.

"이 뚜레끼! 가까이 오히먀!"
"말타기 놀이 햘거야. 빨리 엎드려!"
"따,땩히 너 같은 건, 또뜡하지 않거뜬!"

혀짧은 말투도 아주 매력이다. 심쿵심쿵한다.

근데 이 유녀...

"어쩐지 아이를 닮았는데요. 이목구비도 그렇지만, 목소리나, 사소한 몸짓 같은게"

"아가씨 맞다만?"

"네?"

"아가씨의 유치원 시절 사진을 써서 모델링을 만들었다. 모션도 홈비디오로 촬영한 당시의 아가씨 동영상을 자료로 삼았다. 물론 목소리도 유소년기의 아가씨 것이다."

"어, 어째서 그런 짓을!?"

"그야 당연히 언제 어디서나 아가씨를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아키라 씨는 주먹을 꼭 쥐고 단언했다.
아아...
역시 이 인간은 글렀다...

"이 게임의 기획이 떠오른 것도 아가씨가 초등학교에 가계실 시간대에 '아아 빨리 아가씨를 뵙고 싶다...' '아가씨랑 더 많이 노닥거리고 싶다...' 같은 생각을 하면서 시간 때울 용도로 스마트폰으로 리듬 게임을 하다가,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가 아가씨라면 완벽하겠다고 망상한 게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순 자기 욕망 뿐이잖아요..."

뭐 그래도 그런 욕망에 충실한 게임이 대박을 치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다시 화면 안의 버철 리얼리티 아이 아가씨를 유심히 관찰했다.

"기분 냐뺘. 가까이 오지먀. 이 뚜레끼!"

"......"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 댄 순간 유녀한테 매도당했다.
확실히 이건 아이로군. 변함없이 붙임성이 없네...
하지만 그러면서도 차츰 미소를 보여주게 되거나, 싫다고 말하면서도 부탁을 들어주는 등, 조금씩 거리가 줄어드는 양상에...참을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으음...
이건...

"솔직히........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냐! 입니다!"
"역시 이해해 주는구나!"

꼬오오오옥!하고 굳세게 악수를 나누는 나와 아키라 씨.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 귀여운 걸 어떡해.

그 오만하고 건방진 아이 아가씨도 이렇게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시기가 있었구나...
심지어 그 아가씨를 자기 입맛대로 키울 수 있다면...
내 취향의 의상을 입히고, 내 취향의 노래를 부르게 하거나 춤을 추게 만들 수 있다면...

"뭐야 이거!? 최고잖아!?"

아이를 다루는데 죽을만치 고생을 했기에, 다양한 망상...아니! 꿈이 펼쳐진다!

"아키라 씨! 이건 팔릴 거예요!"

"당연하지! 아이 아가씨를 독점할 수 있다고. 안 팔릴리가 없지 않느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진정해요! 네!? 조금...조금만 진정하세요!!"

흥분한나머지 코에서 피로 된 이슬이 철철 흘러내리기 시작한 아키라 씨는 비공에 티슈를 쑤셔박고 거친 숨을 내쉬며 물었다.

"서, 선생...어떠냐. 나랑 함께 최고의 게임을 만들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아키라 씨 당신을 따라가겠어요."

"가자"

"가자"

그렇게 됐다.

x                                                                                           x

그날 이후 우리들은 사무실에 틀여박혀 게임 제작에 몰두했다!

"선생. 장기 연구는 괜찮은 건가?"

"장기 연구는 언제라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유녀는 어릴 때만 아껴줄 수 있어요."

"역시 선생은 인간 쓰레기로군....하지만 싫지는 않다"

히죽하고 눈으로만 웃음을 주고 받으며, 우리들은 계속 손을 움직였다. 1분 1초도 헛되이 쓰고 싶지 않다. 왜냐면 유녀는 성장하니까...

개발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게임을 만들거나, 아이의 어떤 몸짓에 뿅가는지 논하거나, 돈지루를 만들거나, 아이한테 어떤 의상을 입히고 싶은가로 떠들썩하거나, 게임을 만들거나, 돈지루를 만들거나, 아이가 말해주었으면 하는 대사를 놓고 진짜 주먹다짐을 하거나, 돈지루를 만들어 화해를 하거나...아무튼 사무실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고 계속 일하는 나날.

다양한 장애물과 직면했지만...

"제길! 아가씨한테 어떤 란도셀이 가장 어울릴지 정할 수 없어!"

"여깄어 아키라 씨. 란도셀 최신 카탈로그야!!"

"선생 큰 공을 세웠다!"

그럴 때마다 기사회생의 한수를 두어 길을 개척했다!
게임제작도 장기랑 마찬가지다. 끈질기게 버틴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의 수를 계속 추구하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장애물도 넘어설 수가 있다!

그리고 마침내

"...마스터업이다!"

개발을 시작한지 며칠이 경과했을까...
이미 시간의 감각조차 잃어버린, 잠기운과 과로로 몽롱한 상태.

하지만 새벽녁에 플레이 화면을 본 순간, 그런 피로가 전부 보상받았다...대국에 이겼을 때 같은, 타이틀을 획득했을 때와 비슷할 만큼의 달성감을 맛보았다.

"이게 서비스 된다면..."

"틀림없이 스마트폰 게임의 역사가 바뀔 거예요..."

아키라 씨와 나는 힘차게 악수를 나눴다.
우리들이 만든 게임은 완벽했다. 모든 면에서 빈틈이 없었다.

타이틀은 즉 <아이(天衣)돌 마스터>로 지어, 스마트폰 유저 눈길이 가기 쉬운 느낌을 취하면서 동시에 아이 아가씨를 강조했다.

자금 및 시간적인 여유 때문에 캐릭터도 아이 하나 뿐이었다.
그 대신 의상도 노래도 모션도 좌우지간 호화.
의상 디자인은 로리 묘사에 정평이 난 인기 일러스트레이터한테 발주했고 노래도 록에서 아이돌, 급기야 동요까지 유녀가 불러서 '귀엽다!'는 생각이 들 만한 걸 전부 넣었다. 완벽해!

스마트폰을 조작하면서 나는 말했다.

"사전예약도 호평이에요! 데모 영상을 트윗하면 이 귀여움이 전세계에 방출될 거야...세계가 변할 거예요."

트윗의 문장을 짜내는 손가락이 떨린다.
그 어떤 대승부를 펼칠 때도 좀처럼 떨린 적 없는, 이 손가락이...

아키라 씨는 벌써부터 차기작 구상을 논하기 시작했다.

"이 게임으로 모은 자금과 기술을 기반으로 다음에는 VR에 도전하자! 아가씨를 3D공간에 재현해서 만질만질 할짝할짝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쩔어! 아키라 씨, 당신 쩔어 제기랄!"

그런 걸 만들면 대체 얼마나 많은 폐인이 생겨날까!? 진짜 이거 로리콘 제조기인뎁쇼?! 씹덕으로 품종개량되어버리는데요!?

우리들은...로리콘 호이호이라는 이름의 결코 열어서는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게 아닐까...?

"좋아. 그럼 즉시 아가씨한테 발매 허가를 받으러 가자!"

"네?"

무심코 한 옥타브 올라간 목소리를 내버리고 만 나는, 믿기지 않는 심정으로 아키라 씨한테 확인을 했다.

"네? 잠깐만요? ...아직 아이 허가를 받지 못했어...요?"

"당연하지. 이런 기획을 아가씨한테 말해봤자 화를 살 뿐이지 않느냐."

그, 그야 그렇지...!

'하아? 기분 나쁘게 뭘 네 멋대로 만들고 있는 거야? 책임지고 죽어'

같은 말을 들을 것 같다.

응? 어라?

게임 제작에 몰두하느라 깨닫지 못했는데...이거 외통수 아냐?

"왜 불안한 표정이냐! 이렇게 완벽히 아가씨를 재현했다고!? 마음에 들어하실 게 분명하다! 그렇지!"

"그렇...지요!"

아아! 나는 뭘 불안해 했던 걸까?
기획서로는 결코 전해지지 않을, 우리들의 뜨거운 마음.
화면상에 구현화된 그 마음은...틀림없이 아이한테도 전해질 것이다!




"하아? 기분 나쁘게 뭘 네 멋대로 만들고 있는 거야? 싫어."

게임 화면을 보여준 순간, 아이는 오물을 보는 눈으로 우리들에게 그런 말을 내뱉었다.
아키라 씨는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바닥에 쓰러진 아키라 씨를 부축하며, 나는 필사적으로 아이를 설득했다.

"아, 아니...잠깐만 아이! 이건 나랑 아키라 씨랑 그리고 전세계의 유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꿈의 결정이라고!"

"끔찍해. 책임지고 죽어."

"...."

일도양단. 댕겅 잘린 나는 말문이 막혔다. 바닥에 드러누운 아키라 씨 얼굴 주위에는 태양처럼 빨간 피웅덩이가 확장되어 간다...

개발중에는 왠지 모르게 텐션이 올라 '굉장한 걸 만들고 있다!'는 기분이었지만...이렇게 냉정하게 제 삼자의 말을 듣고 보니 실재하는 유녀 데이터를 써서 제멋대로 유녀 육성 게임을 만들다니, 진짜 혐오스럽다...

"데이터도 전부 폐기해야해?"

아이는 아키라 씨가 보존해놓은 자기 사진이나 동영상도 버릴 생각이었지만, 그것만큼은 나도 같이 지면에 파묻힐 기세로 오체투지를 해 허락을 받았다.

"....혼났네요."
"....혼나고 말았군."

그로부터 며칠 후.
나랑 아키라 씨는 코베역에서 남쪽으로 걸으면 바로 앞에 있는 선착장 벤치에 나란히 앉아, 출항하는 유람선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 폭풍 같았던 나날을 떠올렸다.

아이가 노했기 때문에 아키라 씨의 사업은 돈사.
사무실도 퇴거했고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렸다...바다에 떠오르는 거품처럼...

"...하지만 이걸로 된 걸지도 모른다."
"네?"

어째서....?

시선으로 그렇게 묻는 나를 향해, 아키라 씨는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유람선을 계속 바라보며 천천히 이유를 말했다.

"그 게임을 망상...어흠! 구, 구상을 하기 시작했을 때는 아가씨가 스스로의 껍질에 틀어박혀 계실 무렵이었다."

"아..."

그 말을 듣고 깨달았다.
아이는 부모님을 여의고...그뒤로 혼자서 장기에 몰두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가씨는 감정을 직접 드러내실 때가 많아졌다."

꾸지람을 들었는데 기쁘다는 듯이, 아키라 씨는 말했다.

"양친이 존명하셨을 때처럼 미소 지어주시는 일은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화를 내주시는 것만으로도...나는 기쁘다."

"아키라 씨..."

나는 떠올렸다.
처음으로 그 아이랑 반상을 두고 앉았던 날을. 둘이서 신세계의 도장에 다닌 날들을. 연수회 시험에서 케이카 씨나 아이랑 싸운 아이를.

장기에 이기고 기뻐하고, 장기에 지고 분해한다.

누군가와 실제로 반상을 두고 마주했기에 얻을 수 있는 것이, 분명하게 있다.

혼자서는 맛볼 수 없는 다양한 감정을, 아이는 다시금 장기를 통해 맛보게 되었다...장기를 가르쳐주었던 부모님이 살아있었을 시절처럼.

아이가 다른 게임의 관심을 내비치지 않았던 것도...지금은 장기로 머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보면, 오히려 기쁠 지경이다.

"그러니까...고맙다 선생. 그리고 앞으로도 아가씨를 잘 부탁한다."

"...저야말로."

톱기사로서 하는 일은 아직 나한테는 버거울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번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스승으로서, 아이를 키운다는 일은 실패할 수 없다.
그것만큼은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그 누가 하지말라고 막더라도...포기할 생각이 없다.
언젠가 그 아이가, 어엿한 여류기사가 되는 날까지.
게임으로 만든 꾸며낸 미소가 아니라, 정말로 웃어줄 날이 오기 전까지.

그것이─용왕이 하는 일이니까.

국민 여러분 안심하고 U149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덧글

  • Wish 2018/02/04 12:53 # 답글

    로리콘GO라니...

    이 괴랄한것은 대체...
  • 않이 2018/02/04 13:33 # 삭제 답글

    이게 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읽고 갑니다.
  • ㅇㅇ 2018/02/04 13:51 # 삭제 답글

    아 너무 무섭다...
    그릴새우 센세 기껏 화제의 복귀작 들고 온게 비지니우스 페도물이라니 반성하시고
    어서 신작들 빨리 빨리 대국적으로 내놓으셔야...!
  • 더스크 2018/02/04 14:07 # 답글

    용왕이 하는 일은 아냐 응 그렇네
  • 코로로 2018/02/04 16:09 # 답글

    야이치 쿠지락스 애독자라는것이 이번 단편에서 가장 중요한 설정 투하인듯.
  • 다루루 2018/02/05 10:43 # 답글

    제발 이런 쓰레기같은 내용을 가지고 억지감동결말 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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