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삽화빨 소설 무엇? 라노베




"100년 안에 다들 나를 셜록 홈즈를 창조한 이로만 기억한다면, 내 인생은 실패한 것이다." 아서 코난 도일

아서 코난 도일은 실패한 내과 의사이자 끔찍한 재난을 불러오는 안과 의사였다. 그가 자신의 문학적 유산이 되기를 바랐던 역사소설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조차 거의 읽히지 않았다. 또 요정이 실제로 존재한다거나 마술사 친구 후디니가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납득시키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출판계의 판도를 영원히 바꿔놓은 한가지 일에서만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탐정을 창조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 것이다. 무덤으로 갈 때 이름에 '경'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생전에 뭔가 굉장한 일을 한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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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도일은 결혼 직후부터 미스터리 소설을 쓰기 시작했지만 셜록 홈즈가 세상에 나타나자마자 즉각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홈즈가 한 최초의 모험인 <주홍색 연구>는 1887년 비튼의 크리스마스 연감이라는 책에 실렸다. 3년 뒤 코난 도일은 영국을 떠나 비엔나로 가서 안과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안과 의사가 되어 풍족하게 살아보겠다는 그의 희망은 환자 부족으로 인해 좌절됐고, 의사로서 두 번이나 실패를 맛본 그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다시 글 쓰는 일로 돌아갔다.

그는 역사소설 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싶어 했다. 하지만 1889년에 쓴 서사적인 작품 <마이카 클라크>와 뒤이어 나온 다름 작품들 모두 평단과 대중의 멸시를 받았다. 그러다가 1891년에 <스트랜드>라는 새로 발간된 잡지에서 홈즈의 모험을 연재물 형식으로 게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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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어 전쟁 당시 영국의 정책을 집요하게 옹호하는 글을 썼고, 이렇게 웅변적이고 맹목적인 애국주의를 행동으로 옮긴 덕분에 1902년에 기사 작위를 받았다. 그는 의회에 진출하려고 두 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나중에는 오직 강신술에 대한 믿음과 죽은 자들과의 의사소통, 그리고 요정의 존재에만 모든 관심을 집중했다. 이는 오랫동안 이성적인 결론을 내리는 데만 익숙했던 작가에게 있어서 이상야릇한 방향 전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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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도일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면 홈즈는 그 외모도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모습과 판이하게 달랐을 것이다. 1887년 주홍색 연구가 출간되었을 때 도일은 자신의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에게 삽화를 맡겨야 한다고 고집했다. 찰스 도일이 그린 그림은 전문적이지 못하고 무성의했다. 그 그림에서는 홈즈가 프랑스 화가 앙리 드 틀루즈 로트렉과 닮은 키 작고 뚱뚱하고 수염이 난 남자로 묘사되어 있었다. 이 책이 잘 팔리지 않은 이유가 이런 꼴사나운 삽화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스트랜드의 편집자들은 몇 년 뒤 홈즈 이야기를 잡지에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위대한 탐정의 외양을 변모시키기 위해 일류 삽화가인 시드니 파젯을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젯은 도일의 아버지가 만들어낸 못생긴 멋쟁이라는 홈즈 이미지를 퇴짜 놓았다. 

"홈즈는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를 여자들에게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1890년대 신사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모든 여자가 흠모하고 모든 남자들이 그의 완벽한 옷차림을 따라 하고 싶어 할 만한 셜록 홈즈를 그려낼 것이다."

결국 파젯이 그린 여위고 각진 얼굴에 매력적이고 깔끔한 옷차림을 한 셜록 홈즈의 모습이 그를 오늘날과 같은 국제적인 우상으로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코난 도일 이 분, 럭키 밀키홈즈였다고 합니다.

덧글

  • 아인베르츠 2017/07/02 23:55 # 답글

    위대한 편집자를 받들어라!
    자본주의-빔!
  • Scarlett 2017/07/03 12:42 # 답글

    파젯이 정말 큰 역할을 했군요. 그 시절에도 등장인물의 성적 매력이 소비자를 끄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는게 신기하네요.
  • Anata to tomo ni 2017/07/03 23:12 # 답글

    말 그대로 남녀 모두에게 사랑 받는 홈즈를 그려낸 시드니 파젯 ㅎㅎ
  • 2017/07/04 14:1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유이 2017/07/06 20:11 # 답글

    재밌네요... 예나 지금이나 생각은 비슷하군요. 로빈슨 크루소처럼 정신나간 듯 긴 타이틀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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