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격투게임이 점프 작가에게 안겨준 충격 만화


http://news.denfaminicogamer.jp/game-gene/watsuki-interview



2016년 12월 2일, 17년전에 주간 소년점프에서 연재종료를 맞이한 <바람의 검심-메이지 검객 낭만담->이 연재 재개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북해도편> 켄신이나 야히코에 더해 시시오 마코토의 부하였던 세타 소지로나 신선조의 잔당도 등장하는 이야기를 작가 와츠키 노부히로가 그리는, 말그대로 정통 <바검>의 속편이다.

근년 <바람의 검심>은 재평가가 현저하다. <료마전>이나 <하게타카>의 오오토모 케이시가 감독을 맡은 영화판 3부작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다가라즈카 공연은 높은 평가를 얻었다. 어릴적에 점프를 통해 바람의 검심을 직격한 세대가 아버지나, 어머니가 되어,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발걸음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 역녀/歴女라는 단어도 생겨난 현대에는 애초에 젊은세대를 겨냥한 서브컬처 중에서 시대극은 단골 장르다.

바람의 검심은 폭넓은 세대의 사랑을 받는 실로 국민적 작품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연재 당시의 <바람의 검심>은 만화 매니아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물의를 일으킨 만화이기도 했다. 그것은 이 만화가 짊어지게 된, 만화사의 '우연'때문일까?

90년대 중반 부수 650만부를 넘기며 절정기를 맞이한 주간 소년점프는 급작스럽게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 같은 인기연재가 차례차례 끝나는 사태를 맞이한다. 그런 가운데 간판을 짊어지게 된 것이 이색적인 시대극 만화로 주목을 받은 이 <바람의 검심>이었다. 그렇다곤 하나, 애니메이션풍 그림체에 미형 캐릭터가 연달아 등장하는 시대극, 주인공이 '칼잡이'라는 과거를 지닌 어라운드 서틴 남성, 그리고 '불살'의 맹세 등 이 작품은 점프 만화 기존의 왕도와는 어딘지 벗어나 있었다. 이 작품이 간판을 짊어진 시대를 점프 암흑기라고 지금도 부르는 고참 만화 매니아는 적지 않다.

하지만 2016년인 지금 되돌아보면, 와츠키 씨의 그런 감수성은 당시의 새로운 서브컬처의 태동을 반영한, 현대의 우리들의 문화로 이어지는 것이었다고도 생각된다. 

그 점은 오히려 게임 매니아인 편이 더 와닿지 않을까? 예를 들어 스트리트 파이터2처럼 격투가의 행색을 하지 않은 snk의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의 가느다란 미형 캐릭터, 혹은 슬림한 꽃미남임에도 거대한 무기를 휘두르는 클라우드가 등장하는 FF7처럼, 와츠키 씨가 그릴법한 '중이병'틱 캐릭터 조형은 오히려 젊은 게이머의 열광적 지지와 함께 대두했다.

이것은 일례지만, 그야말로 젊은 날의 와츠키 씨는 그런 식으로 새로운 시대의 서브컬처 감성과 함께 달린 도전자였으며, 그렇기에 바람의 검심은 점프의 간판을 맡고, 그 후에도 계속해서 읽히고 있는 게 아닐까?

이번 취재는 그런 생각을 가슴에 숨기고 와츠키 노부히로의 팬인 편집부원들이 당시에 대해 질문했다. 물론 여기는 전파미/電ファミ니까 당시의 게임이 어떻게 와츠키 씨한테 영향을 주었는지에 많은 내용을 할애했지만, 90년대 서브컬처 전환기의 일막을 들은 취재로 읽어주신다면 좋겠다.

1)후타에노 키와미 동영상을 봤다!?

오늘은 와츠키 선생을 만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다들 들떠있습니다. 역시 <바람의 검심-메이지 검객 낭만담->의 특정 세대를 향한 영향력은 엄청납니다.

和月伸宏氏:
뭐, 그건, 90년대의 점프 작품이니까요.

예를 들어 어떤 세대는 청소시간에 드래곤볼의 카메하메파를 흉내내거나, 드래곤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의 아방스트랏슈를 우산이나 빗자루로 해보곤 하잖아요? 그 아래 세대가 되면 빗자루로 아돌을 날리고...

和月氏:
아니, 정말로 위험하니까 하지마세요. 그건 정말로, 진짜 위험하거든요.(웃음)

※1 아방스트랏슈
드래곤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에 등장하는 주인공 다이의 스승 아방 선생님의 필살기. 매우 특징적인 폼이라서 많은 아이들이 흉내냈다.


※2 아돌
사이토 하지메의 필살기. 찌르기를 극한까지 승화시킨 기술로 칼 끝을 상대에게 겨누고, 가볍게 오른 손을 얹은 상태로 돌진해 표적을 꿰둟는다. 당구를 치는 듯한 특징적인 폼이 먹혀, 당시의 많은 어린이들이 흉내냈다. 참고로 실재 사이토 하지메가 '왼손 한손 찌르기'를 장기로 삼았던 것은 사실이며 와츠키 씨도 이를 소년만화풍으로 어레인지한 것이라고 단행본 안에서 공언했다.

죄송합니다...무심코 폭주를(쓴웃음)

和月氏:
뭐 개인적으로야 즐겨주신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 마음으로 줄곧 만화가를 계속하고 있는 거니까요. 다만 연재를 하던 시기에는, 정말 그저 집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리는 나날이었기 때문에, 그처럼 현실에서 놀이의 일환이 되었다는 얘기는 실감이 들지 않죠.

역시 소년만화 연재는 그 정도로 바쁜거군요.

和月氏:
그래서 오히려 다른 분들 작품은 실감이 나요. 유치원생이 실내화 주머니로 오다 선생님의 고무고무총!을 시전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부럽다~'는 심정이 들죠.

일동:

웃음

그래도 바람의 검심이 국민적인 컨텐츠라는 점은 최근, 실사 영화나 다카라즈카 흥행을 통해 증명된 느낌이 있잖아요. 심지어 애니메이션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니까요. 옛날에 니코니코 동화에서 7개국 비교 동화【※】 같은 게 유행했는데요...근데 이런 얘기를 작가한테 해도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만(웃음)

和月氏:
'후타에노 키와미, 앗!' 말씀이시죠?

맞습니다. 맞습니다.

※니코니코 동화에서 7개국 비교 동화

니코니코 동화에서 일세를 풍모한 MAD동영상들. 애니메이션 바람의 검심의 영어판의 영어판 목소리가 일본어판과는 너무나 이미지가 다르고, 극중의 고유명사를 억지로 단어로 발음했기 때문에 네타 소재로 인기가 폭발. 관련 동화가 양산되며 다양한 소라미미/空耳가 대사로 입혀졌다. 참고로 '후타에노 키와미, 앗!'은 그 영어 더빙판의 사가라 사노스케가 외친 대사.

和月氏:
당시에는 대폭소했습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즐겨주신다면 그걸로 OK'라는 입장의 인간이라서 저도 재밌었고, 모두도 즐겁다면 괜찮습니다.(웃음)

대인배시네요

和月氏:
아, 그치만 저작권 권리 문제는 (당시 편집자였던 사람을 가리키며) 이쪽 슈에이샤에 문의를...

하하하(쓴웃음)

2)점프의 역사로 보는 바람의 검심

오늘은 게임세대의 작가들이라는 기획으로 와츠키 선생님 말씀을 듣고자 합니다. 역시 와츠키 선생님의 단행본을 통한 SNK 사랑은 지금도 회자되니까요...

바람의 검심 단행본에는 각 캐릭터의 제작비화를 작가 본인이 밝혔다. 내용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아스카부터 아메코미, 그리고 SNK의 격투게임까지 모티브를 거침없이 피로하는 스타일로 '크리에이터 본인이 이렇게까지 하다니!?'라는 놀라움으로 가득한 내용이다.

和月氏:

뭐 요즘 시대에 하면 인터넷에서 사단이 나겠죠. 당시에는 '이렇게 멋진 것이니까,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무슨 주제나 된다고 그랬느냐는 얘기가 됩니다만.

그렇다곤 하나 지금에 와서는 90년대의 국내 게임 전성기에 게임이 다른 미디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 수 있는 일급 사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바람의 검심이 당시의 점프에서도 상당히 이질적인 작품으로 등장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아주 흥미로운 일이 아닐까요?

和月氏:
그런가요? 저는 그렇게 이질적이었다고는 느끼지 못하지만요.

그렇군요. 다만, 본인 앞에서 말하자니 조금 부끄럽습니다만...만화사에서 자주 거론되는 이야기를 확인하자면, 점프에는 당시 드래곤볼, 유유백서, 슬램덩크라는 3대 간판작이 있었고, 그것이 90년대 중반 점프 절정기에 단숨에 끝나버렸다는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간판작이 된 게 와츠키 선생님의 바람의 검심인데, 역시 다소 점프의 왕도만화와는 어긋나 있었습니다.

和月氏: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 바람의 검심은 그 세가지 중에서 따지자면 유유백서의 흐름 안에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전 <점프류!> 취재로 연재전에 켄신을 구상한 스케치북을 펼쳐봤더니 유유백서의 쿠라마 그림을 그렸더라구요.(웃음)

말씀대로 유유백서와 유사하다는 점은 특히 캐릭터 디자인 측면에서 느껴집니다.

점프류 수록 당시에는 '어라 이런 그림을 그렸던가?' 싶었지만요(웃음) 뭐 젊은 날에는 미형 캐릭터를 그리는 게 즐거운 법입니다. 그리고 점프의 배틀 만화는 기본적으로 배틀 중심입니다. 하지만 유유백서는 토너먼트도 벌이지만, 상당히 드라마 중시 작품이거든요.

도구로 형제만 해도 센스이 시노부만 해도, 역시 인상에 남아 있는 장면은 실은 그들의 과거에 관한 슬픈 이야기곤 하니까요.

和月氏:
그 점은 황금시대의 탑3 중에서, 드래곤볼과 유유백서의 큰 차이입니다. 그리고 당시의 나는 유유백서를 보며, '오오 배틀도 드라마를 그릴 수 있구나!'라고 감동했어요. 그래도 저 자신의 신인상 수상작도 포함해서 배틀은 착실하게 그리지만, 기본적으로 드라마를 중심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람의 검심은 100%, 토가시 선생님의 유유백서 흐름에 놓인 작품입니다.

다만 소년만화하면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년이 주인공이고, 성장을 거듭하는 게 패턴 아닙니까. 그런데 바람의 검심은 과거의 상처를 떠안은 주인공이 완성된 최강의 검사로서의 스스로를 부정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죠. 이만한 변주는 우라메시 유스케한테도 없는 점이죠.

和月氏:
확실히 그런 측면은 있다고 봅니다. 참고로 켄신은 30살이었어요. 하지만 담당이 소년만화의 주인공이 30살은 안 된다고 해서.

그래서 아슬아슬 20대 설정이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메이지물을 그린다는 목적이 먼저였어요. 처음에는 단편으로 그린 전국시대 만화 평가가 좋았기 때문에 다음에도 시대극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거든요. 하지만 전국시대를 무대로 삼는건 여러모로 힘들다는 게 판명되어, '그럼 에도시대를 할까'라는 결론을. 그랬는데 이번에는 비주얼이 압박이더라고요. 총마게가, 도무지 비주얼면에서 멋있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그래서 총마게가 없는 시대극으로, 이번에는 막부 말기를 고려했어요. 하지만 막부 말기를 주제로 삼자면 이번에는 정치를 그려야만 합니다.

게다가 다양한 번이 등장해서, 너무 설정이 많아져요. 그렇게 난감해진 끝에 '그럼 이미 사무라이의 시대가 끝난 언저리의, 세이난 전쟁 무렵은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떠올린 게 실은 바람의 검심의 시대설정입니다. 거기서부터 주인공 나이를 역산했더니 30대가 되어버렸죠.(웃음)

로지컬한 프로세스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결과 주인공이 소년이 아니게 되었다! (웃음)

和月氏:

그렇지만 '20대 주인공으로 해달라'고 말한 담당 편집자는 시티헌터를 기획해, 성공시킨 분이세요. 그래서 무척 잘 이해해주셨죠. 소년이 주인공이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이 있었던 모양이더라고요. 그래서 GO싸인을 내주셨습니다.

3)바람의 검심의 인스피레이션은 어디서 왔는가

시티헌터로 성공을 거둔 분이 편집부의 중핵에 있었던 행운도 있었군요. 다만 신기하게 생각한 점이, 이 시대에 중성적인 외모의 주인공으로 시대극 작품을 하고자 든 와츠키 선생님 본인의 빠른 감각입니다. 어떤 영향이었나요?

和月氏:
그 점은 특별한 영향이 아니군요. 시대극의 리얼한 매력을, 저 자신의 애니메이션풍 그림체로 얼마나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한결같은 시행착오를 했습니다. 그저 내 안에 '이런 걸 나는 그린다'는 마음이 앞섰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릴적에 바람의 검심을 처음 읽었을 때 '어 시대극인데 나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 기억이 납니다. 당시는 마침 하라 테츠오 씨의 '카게무샤 도쿠카와 이에야스'를 연재하셨을 때였는데요 그런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랐다고 기억합니다.

和月氏:

그 점은 개인적인 도전이었습니다. 당시 훨씬 오타쿠 방면의 만화는 이미 애니메이션풍 그림의 시대극이 있었지만, 톤을 덕지덕지 붙이거나, 옷의 주름 표현은 건성이라 나는 좀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기모노를 그렸을 때 톤을 너무 많이 붙이면, 멋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선과 묵, 바로 그 베타와 선과 최소한의 톤으로 표현하고 만다는 점을 연재 당초에는 엄청 집착했습니다.

유유백서의 쿠라마를 참고해서 주인공을 동안 미형으로 설정한 점도 그런 도전의 일환인가요?

和月氏:
실은 처음 그린 전국시대 단편에서는 히코 세이쥬로의 모티브가 된 장신에 머리카락이 긴 남성을 그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등장시키자고 생각한 겁니다. 

다만 켄신은 딱히 미형으로 설정하진 않았어요(웃음) 애니메이션 1화에서 '미검사'라고 불리는 통에 '어어?' 싶었던 기억이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당시는 젊었으니 멋진 미형을 그리는 게 즐거운 나날이었던 점은 분명합니다. 그림체도 점점 변화하니까, 반년전에 그린 미형 캐릭터가 더욱 세련된 미형이 되었다는 실감도 있습니다.

와츠키 선생님도 단행본에서 밝히셨지만 사이토 하지메가 현실의 초상화보다 아득히 미형이라는...

和月氏:
최근 새롭게 발굴된 사진이 상당한 나이스가이라 안도했습니다. 전에는 우주인 같은 얼굴의 초상화였거든요(웃음)

다만 젊을 때는 그렇지만, 점점 미형 캐릭터에 질리게 되는 법입니다.

이거 만화가의 태반이 한번은 걸리는 병입니다. '미형은 너무 단순해서 그래도 재미가 없어'라고 말하게 됩니다.(웃음)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다시 '그렇게 단순한 얘기는 아니지'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봅니다.

4)작가는 다른 작품의 영향을 어떻게 소화하는가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고자 하는데요 와츠키 선생님 하면 만화로 자신의 캐릭터에 영향을 끼친 작품을 대놓고 오픈하는 스타일...

和月氏:
네, 겁 없는 시절이었죠. 이제는 도저히 못해요.(웃음)

시시오 마코토와 키바가미 겐쥬로로 말할 것 같으면...

和月氏:
그냥 대놓고 똑같으니 말이죠...

※시시오 마코토
바람의 검심의 등장인물로 교토편의 마지막 적에 해당한다. 전신에 화상을 입어 붕대를 감고 있다. 화상을 입기전 모습이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에 등장하는 키바가미 겐주로와 매우 닮았다.

그렇죠(웃음) 인터넷에도 고찰 사이트가 몇 갠가 남아있습니다.

和月氏:
그런 일이 용서되는 시대였던 점도 크다고 봅니다. 다만, 역시 작가는 영향을 어떻게 소화하는가 여부입니다. 타인의 영향을 받는 건 별 수 없는 일이고, 세간의 아이디어는 항상 무언가와 무언가의 조합입니다. '나는 그 어떠한 것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어!'라고 말하는 놈은, 반드시 거짓말쟁이. 그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말은 직접 모티브를 밝히기 전까지는 들키지 않을 정도로는, 스스로 소화시켜야만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통용되지 않게 됩니다. 나는 그야말로 검심을 그리면서 그런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분명 연재 종반쯤 되면 '책이나 영상에서 축적된 이미지의 집합을 통한 재구성은 역시나 한계가 있다'고 쓰여있기도 하고, 실제로 후속작인 무장연금 등의 작품은 전처럼 모티브를 알기 쉬운 캐릭터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和月氏:
검심 이후로는 정말로 마음에 새기고 있는 점이니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는 오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그같은 인식에 이르기 전, 어떤 의미에서는 와츠키 선생님의 본인의 만화관을 완성하고자 노력하던 시기에 게임을 통해 받은 충격을 묻는 인터뷰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당시의 사무라이 스피리츠나 네오지오를 가져 왔습니다. 당시 자주 플레이하신 작품이 있나요?

和月氏:

(2~4탄 사이를 가리키며) 이거는 반갑네요

딱 바람의 검심이 연재 개시를 한 무렵의 작품이군요. 사무라이 스피리츠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습니까?

和月氏:

전부터 관심은 있어서 관련서적은 구입했어요. 그랬더니 마침 바람의 검심 연재를 시작한 무렵이었나? 엄청난 게이머 스태프가 게임센터에 데려가 주었죠. 그렇게 재미를 붙일 타이밍에 네오지오가 등장해 단숨에 빠지게 되었죠.

그전부터 아케이드 게임을 즐기셨나요?

和月氏:

아뇨 실은 그 날이 처음이었어요. 24살에 게임센터 데뷔였습니다.(웃음) 나는 촌놈이라 게임센터는 불량배의 소굴이라는 이미지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게임을 할 돈도 없었죠. 만화가가 된 다음에도, 어시스턴트 생활 중에 만화를 그리는 데 열중했기 때문에 스트리트파이터2가 유행하는 걸 곁눈질로 보면서도 가지는 않았습니다.

(중략)

당시 살았던 마을에는 게임센터가 셋 있었습니다. 그 중 둘은 번창하고 한 곳은 파리가 날렸는데, 그게 당시 작업장 근처였어요. 나는 스태프가 일어나기 전, 아침 시간에 몰래 빠져나가 원코인만 플레이하곤 했죠.

(중략)

슬슬 게임에서 받은 영향에 관한 화제로 되돌아가고자 합니다. 게임과 만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다는 말씀을 하셨죠.

和月氏:
예를 들어 드래곤볼의 카메하메파가 스파2의 파동권보다 먼저입니다. 그거 하나만 봐도 점프의 유서깊은 전통으로 존재했던 배틀만화가 격투게임에 끼친 흐름은 있죠. 물론 나도 그같은 점프 배틀만화의 흐름에 있는 시대극으로서 바람의 검심을 구상했고, 이번에는 격투게임에 영향을 받은 셈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측면에서 영향을 받으셨나요?

和月氏:
우선 움직임이나 디자인의 멋짐입니다. 실은 바람의 검심 초기에는 '버철 메이지'틱한 세계관이었는데, 역시 그렇게까지 이상한 쪽으로는 폭주할 수 없어요. 내 애니메이션풍 그림체를 시대극에 맞추려고 노력한셈이니,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범주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했으니 말이죠.

확실히 촙만은 비교적 평범합니다

和月氏:

그러던 차에 사무라이 스피리츠를 플레이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방법도 다 있구나!하고요. 최초로 놀란 점은 키바가미 켄쥬로죠. 하오마루나 타치바나 우쿄나 야규 쥬베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언저리가 사무라이 캐릭터의 '멋있는' 범주의 한계라고 봤거든요. 하지만 키바가미는 완전히 이질적힌 멋으로 등장했어요.

디자인 자체는 유별나지 않지만 세사람과는 다른 라인의 멋을 지닌 사무라이 캐릭터가 나와 '이런 방법도 있구나'라고 느꼈죠. 내 상상을 뛰어넘은 영역에서 등장한 캐릭터였습니다. 감동했습니다.

그 때부터입니다. 내가 바람의 검심 캐릭터를 점점 시대극의 틀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메이지 시대에 리젠트 머리를 하거나, 선글래스를 써도 된다. 그것도 된다. 그렇게 믿을 수 있었던 힘은 사무라이 스피리츠 덕분입니다.

그리고 시로이 에이지 씨의 묵화도 '오오 뭐 이렇게 멋있어!'라며 영향을 받았죠.

SNK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중 하나죠.

和月氏:
바람의 검심에서도 묵으로 휙하고 그렸는데 적어도 나는 만화에서는 그런 걸 본적이 없었어요. 저 개인적인 경우에는 역시 사무라이 스피리츠의 영향입니다. '이런 것도 되는건가!'라며 그 비주얼의 센스에 쇼크를 받았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코미케에서 시라이 씨 동인지까지 사바렸습니다.(웃음)

그럼 배틀 시의 스탠딩 포즈를 정하는건 어떤가요? 격겜은 가일만 해도 그냥 평범하게 막으면 될 텐데, 포즈가 다소 이상하곤 하잖아요? 이건 와츠키 선생님 뿐만 아니라 배틀을 그리는 만화가들한테 큰 영향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和月氏:
그야 당연히. 격투게임은 그 성격상 싸우는 것 외에는 드라마를 좀처럼 짜기 어렵습니다. 인상적인 대사도 그렇게 많이 하는건 아니고, 뭘 그리건 '대전배틀의 범주'로 표현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포즈 하나로도 캐릭터성을 가질 필요가 있죠. 그게 정말로 대단합니다.

점프에서는 좌우지간 '캐릭터를 살린다, 캐릭터가 최고의 매력이다'라며 철저하게 주입합니다. 그러던 차에 격겜은 그야말로 '싸우는 방식 하나로 이렇게까지 캐릭터의 개성을 낼수도 있구나'라는 점을 제시하죠. 스피드타입, 트리키타입, 하나 하나의 통상기술은 약하지만 큰기술은 강한 타입처럼 바리에이션도 있어요. 이런 특징을 입히는 방식은 그전까지는 그다지 없었어요. 이 이후의 점프만화 뿐만 아니라, 배틀계 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작품이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과연. 실은 이번 인터뷰 전에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작가 카마치 카즈마 씨를 취재했을 적에도, 역시 우리 세대는 격투게임의 영향이 크고, 속성의 능력으로 배틀을 하는 발상은 바로 거기서 온 게 아닐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和月氏:
아마 정확할 겁니다. 판타지나 RPG는 속성이 직업이 되니까요. 이는 캐릭터에 끼치는 영향이 커서, 전사에서 마법사로 잡체인지를 할라치면 캐릭터가 변화하는 것이나 다름없잖아요? 하지만 격투게임은 물속성이나 불속성 같은 형식으로 대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로 캐릭터를 구성하죠. 그 조합방법도 포함해서 격겜은 정말 현명해요.

그 점은 바람의 검심을 그리면서도 의식하셨죠?

和月氏:
네. 격겜의 영향도 있지만 '만능 캐릭터는 재미없다'는 제 생각이기도 했습니다. '이 캐릭터는 이거다'라며 알기 쉬운 능력이 있고, 기술 하나에도 캐릭터가 보이는 편이 즐겁잖아요? 하나의 인간한테 몇가지나 최강 레벨의 특징을 부여하는 건, 히코 세이쥬로를 일부러 그렇게 한 정도입니다.

뭐 그점은 애니화 다음에 격겜 제작도 되면 좋겠다...는 욕심도 살짝 있었지만요(웃음)

구체적인 기술 만들기 부분에서의 영향은 있었나요? 뭐 시시오 마코토의 홍련완은 명백하지만...

和月氏:
그건 대놓고 보이죠(웃음) 죄송합니다.

발상의 과감함은 적극적으로 반영했습니다. 하오마루의 호월참은 원래는 말이 안 되지만, 멋있잖아요? 그럼 됐지 뭘!

연재 당시 저도 옜날 검술을 조사해봤어요. 그런데 이름은 다양해도 보기에는 굉장히 수수해서. 실전에서는 굉장히 강할지도 모르겠으나, 임팩트가 만화로서는 약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필살기 부분은 격겜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죠.

※호월참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의 주인공격 존재 하오마루의 필살기. 그 자리에서 호를 그리듯 칼을 휘두른 다음, 다시 한번 휘두르며 뛰어오르는 대공기 기술.

심지어 이따금 격겜틱한 프레이즈가 나오죠. 대공처럼.

※대공
격겜 용어로, 상대의 공중공격에 대항하는 걸 의미한다.

和月氏:
아아...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아웃이죠.(웃음)

지금부터 퇴고해도 된다면, 전부 고치고 싶습니다! 당시는 바빠서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았을 뿐이거든요...

하지만 그런 프레이즈가 시대극에서 튀어나오는 감각도 동시대성이 느껴졌던 거 같아요. 엔터테인먼트는 정확함보다 기세가 중요한 장면도 있잖아요? 구두룡섬을 돌진기라고 말해본다거나(웃음)

和月氏:
소년만화니까 허용되는 범주이기는 했던 걸까...(쓴웃음)

참고로 기술을 말하자면 '초능력'은 등장시키지 말자고 정했었습니다. 엉터리더라도 이론은 설정한다(웃음) 기는 나오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기합의 범주. 기를 날려 공격하는 건 NG. 어디까지나 신체능력의 한계지점에 있는 힘으로 그렸습니다.

그래도 공중에서 이단점프를 하는건...

和月氏:
그건 노리고 했습니다.(웃음) 당시 바람의 검심도 막바지였던 시기였던지라 '그냥 저지르자!'며 모험을 했죠. <괴!! 남숙>의 민명서방처럼요, '진지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전부 거짓말'이라는 가락을 시도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지나쳤죠. 이거는 '이론을 설정할 수 없다'고 해야할지 '이론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영역이 되어버리죠.

※민명서방
주간소년점프에서 연재한 괴!!남숙에 등장하는 가공의 서적. 작중의 초인적인 무술이나 필살기에 대해 이 책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해설하여, 묘하게 설득력 있는 연출을 했다.

뭐 게임에서는 흔한 일이지만요(웃음) 참고로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의 캐릭터 디자인도 담당하셨는데, 개발자와 교류가 있었던 겁니까?

和月氏:

아뇨 없습니다. 세번째 시리즈인 사무라이 스피리츠 참홍랑 무쌍검을 만든 다음 독립을 했는데, 그 사람이 제 아내 친구였습니다. 그 분이 사무라이 스피리츠 제로를 만들 때 제의를 해주셨던 거죠.

그런 경위가 있었군요

和月氏:
이건 소문 레벨입니다만, 바람의 검심을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고 편집부에 찾아왔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편집부는 단칼에 거절했다고(웃음)

그야 와츠키 씨 귀에 들어가면 편집부 입장에서야 곤란할테니 말이죠

和月氏:

나는 그 말을 듣고 '왜 그런 짓을 한거야!!'라고 절규했습니다. '만들고 싶었어!'라며(웃음)

그런 카더라는 들은 적 있습니다. 진상 검토는 안 했어요.(웃음) 다만 <막말낭만 월화의 검사> 때 바람의 검심의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싶다는 얘기가 있었다고는 했어요.

실제로 설정면에서 굉장히 유사한 캐릭터가 있으니 말이죠. 구두룡섬이나 아돌 같은 것도 나오고.

和月氏:
명확히 바람의 검심 영향을 받아서, 나는 기뻤습니다. 왜냐면 내가 엄청난 영향을 받았으니까요. 당연히 '고마워'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 아닙니까?

뭐 격겜쪽에서는 나 때문에 화가나서 '복수해주마'라는 심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취재를 위해 바람의 검심을 다시 읽어보니 90년대에 등장한 격투 게임이나 에바나 당시의 아메코미붐을 탐욕 넘치게 흡수한, 정말로 화려한 작품이라는 감상이 들었습니다. 당시의 서브컬처 에너지를 느꼈어요.

和月氏:
그리 말씀해주시니, 역시 '그냥 무서운 줄 몰랐을 뿐입니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만. 다만 영향 받은 부분을 노골적으로 말해버리면, 서로 파워를 잃게 된다는 생각은 들어요. 권리 문제도 있으니까요, 좀처럼 큰 목소리로 말할 수 없는 시대지만, 피차 한쪽 눈을 감고서 영향을 주고 받는 게 가장 좋지 않으려나...하고 최근에는 생각합니다.

당시에 관한 얘기를 좀 더 나눠도 될까요? 와츠키 선생님이 그런 식으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에서 느낌이 온 작품을 탐욕스럽게 반영하면서 시행착오를 한 시기는, 그야말로 바람의 검심의 인기가 크게 오르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어떤 기분으로 창작을 하셨나요?

和月氏:
그야말로 눈앞의 만화를 그리는 걸로 고작이었기 때문에, 주위는 관계 없습니다...그랬지만, 역시 점프가 정상에서 추락했을 때의 간판, 점프 암흑시대의 간판이라는 이유에서 '별거 아냐, 별거 아냐'라고 말하는 목소리는 들려오거든요. 그건 좀 괴롭다...고 생각하긴 했습니다.

과연, 역시 들려오기 마련이군요. 뭐 만화 오타쿠는 그런 표현을 자주 하죠.

和月氏:
그건 송구스러울 따름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 혼자만의 책임은 아닌데...라고 생각합니다.(웃음)

토가시 선생님이나 토리야마 선생님한테 하면 되는 문제지, 와츠키 선생님한테 따지면 안 되는 일이죠.

和月氏:
맞아요.(웃음) 그보다 먼저 점프 편집부에 말해주세요. 만화의 책임은 만화가가 지겠지만, 잡지의 책임은 편집부가 짊어져야 되니까요.

근데요, 역시 되돌아보면, 터무니 없는 곳에 있었다고도 생각합니다. 결국 바람의 검심은 소년만화의 왕도는 아니거든요. 원래는 소위 간판을 짊어질 만한 작품이 아닌 건 분명합니다.

유유백서의 흐름 안에 있다는 점은, 드래곤볼이라는 왕도를 걷는 간판 작품이 있고, 그 반대편의 역할을 맡아야 하는 거니까요. 그것이 바람의 검심의 마땅한 포지션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표면의 간판이 되어버렸죠.

애초에 점프의 만화가를 음과 양으로 나누면 나는 음입니다.

음/陰」...인가요?

和月氏:
예를 들어 같이 작업을 해도 원피스의 오다 선생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역시 양입니다. 만화 얘기를 하면 드래곤볼을 좋아하고 근육맨도 아주 좋아하죠. 그는 그같은 점프의 왕도를 좋아해요. 그런데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유유백서를 좋아하고,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좋아하는 완전한 음에 있죠...

거기다 아메코미도 좋아하고(웃음) 뭐 실은 저도 그 두작품이나 아메코미를 아주 좋아합니다만.

和月氏:
네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웃음) 아니 정말로 우리는 근본부터 다른 성질의 인간입니다. 아는 작가들한테도 대부분 좋아하는 작품을 물어보곤 하는데 그 음과 양의 차이는 별수없이 있더군요.

그렇군요...지금 든 생각인데요 확실히 검심 이후에 그린 <무장연금>이나 <엠버밍>은 음의 만화로 분류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오히려 바람의 검심은 양의 이미지가 있는데요...

和月氏:

그런가요?

물론 캐릭터의 심리를 깊게 풀어내면 음이지만, 오히려 소년만화의 밝은 건강함 같은 것이 작품에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和月氏:
...그럴까요? 다만 그렇다면 당시의 내가 억지로 양쪽으로 끌고간 걸겁니다. 그 당시의 상황 속에서, 열심히, 열심히, 그런 결과가 된 측면은 있을지도 몰라요.

그점은 생각지도 못하게 간판을 짊어진 20대의 와츠키 씨가 역시 당시의 점프 상황을 짊어지고 몸부림친 결과일까요? 만화 단행본의 코멘트를 다시 읽어보니, 후반에 갈수록 와츠키 씨가 소년만화의 간판을 ㅈ림어지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던 거 같아요.

和月氏:
으음 그건 저도 잘 모르겠군요. 다만...그렇군요, 언젠가 '그 시기에 바람의 검심이 없었다면 점프의 부활은 더 늦었을 것이다'라고 편집부가 말해준 적이 있어요. 그 때, '기쁘다, 고맙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이 작품을 연재한 의미는 있었을지도 모른다. 만화가를 하길 잘했다고 여긴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검심 이후의 와츠키 선생님을 살펴보면 아무튼 소년만화에 대한 집착이 강해요. 차기작인 GUN BLAZE WEST도 주인공 캐릭터가 왕도적인 소년만화다움에 구애됐구요.

和月氏:

뭐 검심은 내가 생각하는 소년만화다운 작품은 아니었던 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거기에 도전해봤지만...

그리고 그 다음인 무장연금도 마지막 소년만화!라고 공언했죠. 바람의 검심의 그 설정으로 프로의 세계를 공략한 사람이 이렇게나 소년만화다움에 집착하나...라고 생각했어요.

和月氏:
아니, 나는 역시 소년만화를 좋아해요. 나는 원래는 음쪽의 인간이지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양을 고르고 싶어요. 스트레이트한 꿈과 희망은 그리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꿈과 희망을 보고 싶어요. 그런 마음이 내 기저에는 확실하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언제까고 소년만화를 그리는 건 일종의 동경심일 겁니다(웃음) 역시 내가 왕도의 소년만화를 그릴 수 있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정한 왕도를 그리지 못하는 쪽이란 사실을 이해하고 있기에, 선망하는 겁니다.

(중략)

하지만 '적도 아군도 없어!'라는 측면은 실은 무장연금이 아닌 와츠키 씨 작품에도 자주 보입니다.

和月氏:

내가 '적을 물리치고 만세' 이러는 전개가 질색이기 때문입니다. 그 점은 내 작가성일지도 모르겠어요. 기본적으로 '선'이 되었건 '악'이 되었건 '신념을 관철하는 것'이나 다양한 싸움 속에서 '보다 높은 경지를 향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선악을 이쪽에서 정하고 쓰러트려버리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요. 

그런데 말이죠 역시 왕도란 무언가를 후벼 파는 것이라 하더라도, '적을 물리치고 만세'로 독자는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도 믿습니다. 오히려 적과 자주 맞거울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켄신이 시시오를 이겼다고 해서, 우리가 올바르다는 사실은 되지 않는다고 작중에서 강조하는 겁니다.

참고로 와츠키 선생님은 본인의 작가성은 어떤 점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和月氏:
그게...전혀 모르겠어요. 다른 만화가는 꽤나 분석할 수 있지만요. 자신에 관해서는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요. 그걸 알았더라면 나는 만화가로서 더 많은 히트를 했을 겁니다.(쓴웃음)

그러면 와츠키 씨가 보시기에 지금 말씀하신 본인의 소년만화관을 물려받은 작품은 있나요?

和月氏:
그게 짐작가는 게 없네요. 물론 나루토의 키시모토 선생님은 점프의 일본풍을 계승해 그렸다고 하셔서 아주 기뻤습니다. 실제로 나루토의 1화와 켄신의 최종화는...

바통터치죠, 그야말로.

和月氏:

그렇죠.

점프 만화라는 측면에서는 어라운드 서틴의 주인공이 동란기가 끝난 다음의 세계를 지키는 작품으로 은혼도 있습니다만.

和月氏:

아뇨, 그건 소라치 선생님의 천재적인 개그 센스가 있기에 가능한 만화입니다. 오히려 나는 도저히 못 그려요.(웃음) 그런 의미에서는 직계의 후속만화는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속편)

그렇기에 왜 이제와서?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줄곧 속편을 그리는 건 싫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데요...

和月氏:
아니 속편이 싫은 건 아니고 말이죠...저한테 있어 줄곧 검심은 벽이었어요. 나는 검심 덕분에 만화가 생활을 이어나가는 최고의 성벽을 손에 넣었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내가 만화가로서 활동하는 것을 지켜주는 벽을 말이죠.

하지만 그런 반면 나는 그 벽을 나가는 게 정말로 힘들었어요. 무엇보다도 만화가로서의 검심 이상의 것을 그릴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기대가 언제나 내 주변에 있었죠. 물론 모두가 기대하는 거야 기쁘지만, 역시 상당히...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10년이나 지나고, 모두가 영화나 다카라즈카를 즐겁게 보는 걸 보면서, '이제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으음 그렇지만 바람의 검심의 마무리는 의사한테 앞으로 비천어검류도 쓰지 못하게 될 것이라 통보받은 켄신에게 카오루가 '수고했어'라며 어깨를 두들겨주면서 끝나잖아요? 어떤 의미로는 모든 것을 끝마친 결말로 보이는데요?

和月氏: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당시 내 안에는 그 뒷이야기로, 이번에 그릴 북해도편의 초안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시기에 나에게는 소년만화로 검심을 끝낼 수 잇는 미래가 보이지 않았죠.

역시 검심은 속죄의 이야기거든요. 이대로 연재가 계속되면, 켄신은 그만큼이나 사람을 죽인 이상, 죽을 수밖에 없다, 아니 죽지 않더라도 최소한 행복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가슴 한구석에 있었고, 여기까지가 소년만화로 끝낼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분위기를 감돌게만 했을 뿐, 그리는건 피했죠. 실제로 그 뒷이야기를 만화로 그린다면 켄신은 내일의 죠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 비천어검류는 쓸 수 없는데, 불살의 맹세를 지키면서 계속 싸워나가야 하잖아요? 그렇다면 역시 켄신은 싸움 속에서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카오루가 '우선은/とりあえず 수고했어'라고 말하며 끝맺은 겁니다.

카오루의 우선은에는 그런 의미가 담겨 있었던 거군요.

和月氏:
그리고 그 말을 입에 담은 카오루는 켄신이 그렇게 되어가리란 사실을 알고 있는 겁니다. 모든걸 알면서, 그렇기에 그녀는 '우선은'이라고 말한 겁니다.

그 당시의 내가 생각한 켄신의 최후는 어떤 의미에서는 남자로서 이상적인, 멋진 결말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나도 내일의 죠는 아주 좋아하구요. 하지만 최소한 검심은 그런 게 아니다,라고 당시의 나는 생각했죠.

그런 생각이 바뀐 이유는 뭘까요?

和月氏:
20대 때는 진지하니까 생각도 꽉막혀 있고, 독선도 심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 점점 적당주의가 됩니다. 그러면 시야가 넓어져요.(웃음)

그렇게 40살을 넘긴 내가 부감해서 다시 한번 검심을 봤을 때 '정말 이 결말말곤 없나?'라고 생각하게 된거죠.

그 '우선은' 수고했어를, 진정한 '수고했어'로 만들 수는 없을까? 계속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너머를 그리자면, 내 안에 있었던 검심의 라스트 이미지를 뛰어넘을만한, 어떤 의미로는 켄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결말이 필요합니다. 그게 줄곧 보이지 않았던 거죠...

하지만 행복하게도 영화나 다카라즈카에 참여하면서, 1년 반정도 머리 한구석으로 생각했더니 이마당에 와서 골격이 보였던 거죠.

그리고 내 나이는 지금 40대 중반입니다. 어떻게든 10년후까지는 만화가 일을 하고 있을 이미지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모르겠어요. 체력의 한계도 올 겁니다. 내 안에는 아직 아이디어는 있죠. 하지만 그걸 전부 그리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머리속에 있는 다양한 만화 중에서 내가 만화가로 있을 수 있는 동안 그리고 싶은 것은 무언인가를 생각해보니 그게 검심의 북해도편이었습니다.

어떤 이야기인가요?

和月氏:

힌트는 바람의 검심 다카라즈카판에 있습니다,라고만 말해두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와츠키 씨 나름의 의욕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和月氏:
뭐 재밌게 봐주신다면 좋겠습니다.(웃음) 성장한 캐릭터는 성장한 나름의 매력을, 새로운 캐릭터는 새로운 캐릭터의 매력을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소년만화는 엔터테인먼트라는 점을 정확히 준수하며 재밌게 그리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점프SQ.연재인데, 역시 소년만화군요.

和月氏:

음, 어른이 되어도 소년만화는 읽을 수 있으니까요. 아마 소년만화는 '소년이 읽으니까 소년만화'가 아니라 '소년의 마음을 좋아하는 사람이 읽으니까 소년만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스무살이 넘었으니 이제 청년만화를 읽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시대는 아니잖아요?

그런 의미로 나는 완전히 괜찮다고 봅니다. 그런식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소년만화는 사라져버리니까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게임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和月氏:

사무라이 스피리츠 또 안 나오려나...?

일동:

웃음


덧글

  • 크설리 2016/12/31 21:34 # 삭제 답글

    블로그 인장이 바뀌었군효
  • RuBisCO 2016/12/31 23:20 # 답글

    90년대. 비디오게임에 있어서도 개화기가 되는 시절이죠. 눈부시게 발전하는 하드웨어의 덕으로 영상,음향,시나리오 등의 인간의 체험전반을 망라하는 종합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난 시기였고 거기에 따라 엄청난 투자와 인력이 유입되기 시작한 시기.
  • ㅇㅇ 2017/01/01 08:50 # 삭제 답글

    사실상 격투게임 홍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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