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카 마사요시x카야노 아이 대담 애니


Q.두분은 <그 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에 참여하게 된 것으로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카야노

저는 틀림없이 <아노하나>에서 멘마 역을 맡겨주신 덕분에 인생이 달라졌어요.(웃음) 히로인 포지션의 캐릭터는 처음이었거든요. 처음 사무소에 들어간 게 2010년이었는데, <아노하나> 오디션이 있었던 것도 2010년이었어요. 

봄에 사무소에 들어가고, 겨울에 오디션을 받은 기억이 나네요. 11년부터 애프레코가 시작됐는데, 그 해 봄부터 방송이 시작됐죠. 사무소에 들어간지 정확히 1년후에 <아노하나>가 방송된 모양새라 고마운 인연이죠. 이렇게 잘 풀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다들 말씀하시더라구요. 타나카 씨는 어떠세요?

타나카

오리지널 캐릭터를 담당하게 된 것은 <아노하나>가 처음이었다는 점이 크죠. 애니메이터는 자신을 죽이고 일을 하는 측면이 있거든요. 원작물이라면, 원작 그림이나 이미지를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요. 

카야노

역시 캐릭터 디자인이나 원화는 몇 번이고 고쳐 그리는건가요?

타나카

수정할 때도 있습니다.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이 때때로 귀신처럼 리테이크를 내리거든요. 

카야노

귀신(웃음) 제가 가진 애니메이션 제작 지식은 SHIROBAKO가 전부예요. 캐릭터 디자인이면 고스로리 씨 에피소드 밖에 모르는데요...

타나카

그 고스로리 님의 심경에 가까운 경험은 <토라도라!> 당시 맛보았습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많이 몰려서 사고가 정지됐습니다. 나는 여태 내가 그림을 잘 그리는 인간이라고 착각하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위축됐죠. <토라도라!> 무렵이 애니메이터를 가장 관두고 싶었던 시기입니다.

카야노

그 무렵이면 애니메이터 몇년차였나요?

타나카

8년차 정도 됐죠.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건 처음이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이었습니다. 리본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어요. 원작자와의 관계도 양호했고, 딱히 리테이크 없이 진행됐죠. 그 다음에 나가이 씨가 <토라도라!> 오퍼를 직접 하셨어요. 그 사람과는 그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언젠가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얘기는 했었습니다. 당시의 나는 무명이었지만, 나가이 씨가 꼭 맡아달라며 제의를 하셨죠.

카야노

근사하네요. 우정이나 신뢰가 보여요.

타나카

의리가 두터운 사람이거든요. 나한테 제의해준건 고마웠습니다.

Q.카야노 씨는 <아노하나> 오디션에 관한 추억이 있습니까?

카야노

오리지널 작품이란 점도 이유겠지만, 당시의 매니저가 스토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어떤 얘기인가요?'라고 물었더니 '뭐랄까, 성교육 이야기'라고 답했던 게 또렷하게 기억나요.(웃음)

타나카

그건 참...대체 무슨 줄거리를 읽었던 걸까요?

카야노

기획서에 있는 줄거리라고 생각은 하는데요...아마 남녀간의 달콤 쌉싸름한 청춘이나 그런 내용을 매니저는 착각했던 걸지도 모르겠어요.(웃음)

Q.애프레코 당시 대본을 읽으며 놀란 적도 있나요?

카야노

놀라운 일들로 가득해서, 매주 성우진이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 대본 밖에 없고, 다음 내용도 전혀 가르쳐주지 않았거든요. 제작진이 다음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걸로 미리 정해둔거 맞죠?

타나카

사전에 정해두고 자시고, 그 시점에서는 아직 결말이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쓴웃음) '멘마의 소원'도 좀처럼 확정되지가 않아서. 중반을 지난 시점에서도 결정나지 않았어요. 느닷없이 오카다 마리 씨가 '멘마의 소원말인데, 진땅을 울리는거면 어떨까!'라고 우쭐한 표정으로 말했죠.

다만, 이 작품은 다양한 캐릭터가 울기 때문에, 나랑 나가이 씨는 혹시 진땅이 이미 운 장면이 있는건 아닌가 엄청 조바심이 났어요. 그래서 그 시점에서 완성돼 있는 본편이나 그림 콘티를 살펴보고 '좋아, 문제 없어!'라고 확인을 하고나서 움직였죠.


카야노

유키아츠의 여장 전개로 말할 것 같으면, 그 날은 성우진이 야단법석이었어요. '대본 봤어?'라고(웃음) 성우들끼리도 연락을 취하면서, 대본을 아직 받지 않은 사람은 '빨리 봐! 꼭 봐!!'라고 말할 정도로(웃음) 유키아츠가 달아나다 잡히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걸 리허설용 VTR로 보다가, 성우들이 전부 뿜어버렸죠.(웃음) 특히 토마츠 하루카쨩이 엄청난 텐션이었어요.

Q.성우의 열연은 크리에이터의 작업 의욕으로 이어지나요?

타나카

그렇습니다. 애프레코는 그림 콘티 베이스로 이어붙인 본편 영상을 토대로 하는데요, 저희들은 그 자료를 받아서 작화 작업을 채워나가는 겁니다. <아노하나>는 성우의 연기에 지지 않도록 분발해야하는 것들로 가득했습니다. 

특히 최종화는 반복해서 보며, 그 연기에 그림을 잘 담아내도록. 심지어 나가이 씨가 그리는 그림 콘티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능숙하거든요. 만화처럼 가벼운 터치의 캐릭터를 그리는데, 전달하기 쉬워요. 그걸 베이스로 삼으면 절대 잘못되는 법은 없다는 생각이, 제 안에서 굳건해졌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는 그림만으로 가능한 것도, 목소리만으로 가능한 것도 아니라서 양쪽 다 높은 퀄리티를 자아낸 것은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카야노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정말 기뻐요!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Q.카야노 씨한테 있어서 <아노하나>는 첫경험으로 가득하죠.

카야노

그렇죠. 첫라디오, 첫히로인, 잡지 취재를 받은 것도 처음, 극장판을 통해 무대인사 여행을 하는 것도 처음. 히로시마 무대인사는 타나카 씨와 함께했습니다.

타나카

그 때는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카야노

그 무대 인사는 타나카 씨 싸인회 행사였죠?

타나카

처음에는 저 혼자만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혼자서 가는게 무서워져서, '카야노 씨 부탁드립니다!'라고 무대인사 3일전에 다급하게 부탁을 드렸죠.

카야노

저는 원래부터 <아노하나> 무대인사을 위한 스케줄 기간을 확보해두었으니까요. 스태프나 팬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다고 매니저와 얘기했어요. 주말은 전부 <아노하나>를 위한 일정으로 남겨두고 싶었어요. 괘념치 마시길! 그것도 그 날은 재밌는 이야기도 할 수 있었구요.(웃음)

타나카

<아노하나>의 무대인사는 기본적으로 어딜 가도 카메라가 있어요. 하지만 히로시마의 그 무대인사에는 카메라가 없었죠. 그럼 무슨 말을 해도 문제없다는 느낌으로(웃음) 어차피 이게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여러모로 진심 토크를 했죠. 관객들보다 우리가 더 들떠 있는게 아닐까 싶을만치.

카야노

그런 비화, 다른데서는 하지 않는다고 해야할지, 못한다고 생각해요.(웃음) <아노하나>의 판권 일러스트는 수영복이 많은 편이죠?

타나카

나가이 씨가 '본편에서는 수영복은 NG'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 반동이었을까요. 피부 노출은 방영중에는 삼가라고 해서. 방영이 끝나자마자 '마음껏 그려주마!'라는 감각이었습니다.(웃음)


Q.그밖에 아노하나에 관해 궁금한 점 더 없습니까. 카야노 씨.

카야노

멘마 폰트가 있잖아요? 그거 어떻게 만든건가요?

타나카

그건 스태프가 글자를 쓰고, 나가이 씨가 오디션을 봤습니다. 저는 고르지 않았지만요.

카야노

멘마 폰트는 실제로 컴퓨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잖아요? 나는 <아노하나 라디오> 진행자를 담당했는데, 대본이 전부 멘마 폰트였어요.(웃음) 무척 읽기 힘든 글씨였지만, 귀여운 글씨라 불평을 할 수 없었어요.

타나카

멘마는 し를 잘 못쓰죠. 멘마의 습관으로는 し가 1이 됩니다. 아마 오카다 마리 씨 각본에 그런 내용이 있었을 겁니다.


카야노

매번 글씨 오디션이 있는건가요?

타나카

오디션이라고 말하면 과장이 심할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눈에 뜨인 사람에게 '당신 느낌이 좋으니 한번 써봐'라고 하죠. 특히 <아노하나>는 최종적으로 멘마와의 의사소통은 글자로 밖에 할 수 없기 때문에 극장판에서도 편지를 쓴다거나, 글자의 노출이 많았거든요.

Q.무척 화기애애한데, 타나카 씨는 애프레코 현장에 많이 가보셨나요?

카야노

한번 왔던가요? 역시 본편 작업과 병행하느라 올 짬이 안나는 건가요?

타나카

그렇습니다. 특히 TV시리즈는 갈 시간이 없습니다. <아노하나>는 특히 내가 해야하는 일들이 많았어요. 원작이 있으면 애니메이터나 스태프한테 '우선 원작부터 읽어봐'라고 말하면 공통언어가 생겨납니다. 그래서 얘는 이런 캐릭터다 하는 점을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리지널은 나랑 나가이 씨가 그린 것 외에는 정보가 없으니 말이죠. 초기에는 그 정보를 축적하는데 고생했습니다. 그래서 1화 때만 애프레코 현장에 가보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죠. 최종화는 꼭 가고 싶었지만, 판권 일러스트 마감이랑 겹쳐서 단장의 슬픔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Q.타나카 씨가 단념하신 최종화 애프레코 현장은 어땠나요?

카야노

아침부터 이상한 분위기는 감돌았어요. 끝나는구나 하는 심경과, 무거운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감정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죠. 근데 쪼그만 무렵의 진땅을 연기한 타무라 무츠미 씨가 우리 몫도 대신해서 울어주었어요.

타나카

현장에는 가지 않았지만 그녀가 엄청나게 울었다는 정보는 저도 접했습니다.

카야노

아 물론 다들 리허설에서도, 실제 녹음 작업에서도 글썽글썽 울었지만, 항상 끝자리에서 티슈 상자를 안아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거든요.(웃음) 그래서 가장 빠르게 작품을 봐준 관객 같은 느낌이 들어요. 끝난 다음에는 정적이 흘렀지만, 즐거웠다는 분위기도 있었어요...정말로 <아노하나>에 참여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덧글

  • MEPI 2016/04/21 20:16 # 답글

    역시... 바로바로 만들면 이런 점이 좋다고 할까... 마지막화는 누구나 펑펑 울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8ㅅ8
  • 멘마아츠 2016/04/22 03:06 # 삭제 답글

    아노하나 구리다고 디스하던 끄릴새우님이 아노하나 포스팅을 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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