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려라! 유포니엄의 촬영효과 ㄴ울려라 유포니엄


ttp://sazanami.net/20150705-sound-euphonium-kyoto-animation-shooting-process/


주변 감광



흐림 현상이 있는 사진을 찍을 때나 설계에 여유가 없는 렌즈에서 발생하는, 사진의 네 모퉁이가 어둑한 현상을 주변 감광이라고 한다.

예를들어 울려라! 유포니엄 1화의 중학시절 연주 회상 장면에서 이 주변 감광 현상이 드러난다.

주변 화질의 떨림



중앙은 핀트가 맞지만 네 모퉁이 쪽으로 향함에 따라 해상도가 떨어져 흐려지는 현상. 렌즈로부터의 거리가 핀트를 맞춘 지점과 똑같다면 평균적이고 균일하게 찍히지만, 이 렌즈는 중앙에 핀트를 맞추면 모퉁이는 렌즈로부터의 거리가 핀트를 맞춘 중앙과 같더라도 핀트가 맞지 않는 상면만곡(像面湾曲현상이 발생했다.

연주자를 옆에서 촬영한 컷.

마찬가지로 평범한 렌즈라면 옆에서 찍은 트럼펫은 어느 위치건 렌즈와 같은 거리이기 때문에 핀트는 균일하고 해상도의 차이가 발생할리 없지만, 이 컷은 왼쪽으로 갈수록 악기가 흐리게 보인다.

색수차

네 모퉁이를 잘라서 보면 지면의 하얀 도로표식이나 벽돌이 녹색이나 보라색으로 보이게 색에 균열이 생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배율 색수차라고 하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프리즘과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 색이 나뉘게 된 것이다.

울려라! 유포니엄 1화의 벚꽃이 흩날리는 하교신.

울타리를 살펴 보면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색수차가 발생해 있다.


과도한 수차를 촬영처리로 집어넣는 쿄애니의 기법


각화의 서브타이틀을 보면 각각의 수차가 이해하기 쉬울 듯 하다.

울려라! 유포니엄은 온갖 장면에서 주변 감광, 주변 화질의 떨림, 색수광을 여럿 조합해서 표현, 허당금이 아니라 허당렌즈도 초월한 쓰레기 렌즈잖아! 싶어진다.

정지화 촬영의 경우 이런 똥렌즈를 사용하는 디지털 설계는 현대에는 우선 있을 수가 없다. 틀림없이 올드 렌즈 매니아 같은 이상한 사람들 말곤 없을 것이다.

동화 촬영은 잘 모르지만, 예를 들어 광각 렌즈로 좌우로 선회할 때 네 모퉁이가 확 당겨지는 느낌이 든다며 굳이 어안 렌즈처럼 왜곡된 렌즈를 쓰는 경우는 본적이 있어도, 이렇게까지 지독한 렌즈를 다용하는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주변 감광, 주변 화질의 떨림은 핀트가 맞는 부분을 줄여서 주제를 또렷하게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고 색수차는 독특한 맛이나 온도를 내는 효과가 있다. 이를 조합해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수차를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은 과거 회상, 해가 기운 오전이나 저녁의 등하교, 대회 스테이지 위 등인데 과거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는 장면이나 분위기를 내고 싶은 대목에서 다용하여 공간에 무게감을 가져다 준다. 일반 촬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수차를 촬영 처리로 집어넣는 것이 쿄토 애니메이션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축소해서 알아보기 어렵겠지만 주변의 떨림 현상으로 인해 두사람의 머리카락이나 얼굴이 살짝 흐리다.

포커스를 맞춘 캐릭터의 얼굴을 흐리게 만든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도가 지나친 레벨인데, 스테이지에 선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맛보아봤을 일이 분명한 나를 비추는 라이트의 눈부심이나 열기와 지금까지의 연습의 성과가 바로 지금 시험받는다는 긴장감으로 시야가 좁아지는 그 감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일부러 흐림 현상을 넣었다고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수차와는 조금 얘기가 다르지만 악보가 비춰지는 컷은 무슨 영문인지 흐림 현상으로 악보는 거의 알아볼 수 없는 상태다. 여기서는 모두가 적어놓은 응원 메세지에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시선이 향하도록, 정말로 드러나지 않게 손을 써두었다.


오브


이어서 수차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유포니엄 13화 연주시에 때때로 하얗고 둥근 구슬 같은 것이 잔뜩 나온다.

이건 공중의 먼지나 렌즈에 달라붙은 때가 렌즈로 인해 흐리게 비춰지면 하얗고 둥글게 보이는 오브 현상이다.

고스트와 플레어



태양 등의 강렬한 광원을 향했을 때(역광) 렌즈나 경동에 빛이 반사되어 빛이 겹치는 현상을 플레어라고 부르는데, 전체적으로 하얗게 보여서 콘트라스트가 저하된다. 이게 둥근 구슬 등의 형태로 찍히면 고스트다.

유포니엄의 연주 장면에서도 오브에 플레어나 고스트도 또렷히 찍혀 있다. 사진 촬영 때는 고민의 원인이 되는 반면 잘 이용만 한다면 분위기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처럼 울려라! 유포니엄에서도 스테이지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효과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오브, 플레어, 고스트는 울려라! 유포니엄이나 쿄토 애니메이션 작품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제작에서도 일반적으로 쓰이지만, 다른 수차와 구별하기 위해서 노파심에 해설.


피사계 심도로 표현하는 전후와 좌우 관계


포커스가 맞는 범위를 넓게, 피사계 심도를 얕게 하면 핀트를 맞춘 부분을 주제로 돋보이게 만들뿐만 아니라, 한부분에만 포커스를 맞춘 인간의 시선과 비슷해져서, 자연스러우면서도 동시에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묘사가 되는데, 울려라 유포니엄은 이걸 보다 효과적으로 구사한다.


솔로를 부는 레이나 좌우로 트럼펫 파트의 요시카와 유코 선배와 나카세코 카오리 선배가 늘어서 있고, 얼마 있다가 나카세코 선배 쪽으로 슥하고 핀트가 맞춰진다. 최종화 말고도 가끔씩 비슷한 장면은 있는데 세사람 저마다의 확집이나 나카세코 선배의 추억이 기억에서 되살아나는 것 같아서 무척이나 좋은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앞뒤로 늘어선 쿠미코와 슈이치.

쿠미코는 슈이치를 전혀 이성으로 의식하지 않았지만 슈이치는 줄곧 뒤에서 쿠미코를 의식하며 지켜보고 있다. 쿠미코한테 핀트가 맞춰진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슈이치가 뒤에 찍히곤 하는 신은 이를 암시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스테이지를 앞에 두고 긴장하는 쿠미코를 상대로 "그렇게나 연습했으니까"라고 말을 건다. 이 때는 항상 앞뒤로 늘어선 슈이치와 쿠미코가 좌우로 서게 됐고 쿠미코가 슈이치를 이성으로 의식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아닌가, 두사람이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는걸 표현한 게 아닐까 싶었다. 다만 이전에도 벤치에서 둘이서 앉아 있는 장면도 있으니 뭐라 확언할 수는 없지만.

이런 식으로 취주악은 그냥 앉아서 연주하면 끝이라서 움직임을 주기 어렵지만, 전후와 좌우의 세우기로 핀트를 맞추는 위치나 핀트의 이동을 선보여 취주악부 내의 관계를 상징하거나 서로를 지켜봐주는 장면이 풍부해서 피사계 심도의 얕음을 그저 공간감을 느끼게 만들거나 자연스럽게 보이게 만드는 방법 외의 표현방법으로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걸 매번 보면서 즐거웠다.

애니메이션 제작현장에서 이같은 수차나 피사계 심도를 가미하는 작업을 촬영 처리에서 행할 때 얼마나 손이 들어가는지는 잘 모르고 애프터 이펙트를 쓰면 비교적 간단할지도 모르겠으나 이만큼 빈번하게 쓰면 꽤 큰일일거라고 생각한다. 작화도 최종화까지 하나도 무너지는 기색 없이 끝까지 소신 있는 촬영표현을 선보여준 점이 쿄애니의 쿄애니다운 면목 아닐까.

덧글

  • 계란소년 2015/09/30 13:18 # 답글

    재밌는 시도긴 하지만 본래 애니메이션에 존재할 리 없는 광학적 결함을 일부러 꾸역꾸역 넣는 게 과연 가치있는 일인진 좀 의문스럽네요. 실험 정도면 모르겠지만...
  • 의지있는 크릴새우 2015/09/30 13:41 #

    http://ask.fm/LawofGreen/answer/131109027279 조금 얘기는 다르지만 실제로도 트위터에서 애니팬들의 이런저런 질문에 정성껏 답변을 해주는 BLOOD THE LAST VAMPIRE 감독 키타쿠보 히로유키는 각파트에 미리 지시하면 파트 내에서 충분히 낼 수 있는 효과를 전부 촬영한테 돌려버리기 때문에, 각 파트 담당자가 어차피 내 작업물은 마지막에 가서 촬영 파트에서 다 건드릴텐데...라며 의욕만 떨어진다며 박하게 평가하더군요.
  • 계란소년 2015/09/30 13:41 #

    워, 자기 작업물을 덧칠한다는데 대한 반감은 생각 못 했네요.
  • PFN 2015/09/30 15:03 #

    쿄애니는 저런거 예전부터 조금씩 해왔음요.
    이미 십년전 작품부터 DOF는 일상적으로 썼고 쿄애니 빛 쓰는거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었음
    저런 세세한 장인정신이 쿄애니만의 깊이를 만들었죠
  • 계란소년 2015/09/30 15:15 #

    존재하지 않는 광학적 결함을 일부러 묘사하는 건 장인정신의 범주에 넣긴 힘드네요.
    이건 솔직히 연출적으로 별로 도움이 됐다고 생각되지도 않고요.
  • PFN 2015/09/30 15:18 #

    게임 후처리에 저런거 존나 많이 들어가는데 그런건 어찌 생각하시는지
    애니 후처리는 어떤 점에서 달라지는거죠?
  • 계란소년 2015/09/30 15:37 #

    게임에서의 플레어 효과 같은 것도 좋은 기법이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실제로 렌즈와 카메라로 촬영되지 않은 물건이 거기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일부러 따라하는 건 사실 웃긴 일이죠. DOF 같은 건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달의 용도라도 있지만 실사 분야에서는 오히려 피하려고 애쓰는 것들을 일부러 넣으려 하다니요. 이것도 일종의 스큐모피즘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재미는 있지만 거기까지죠.
  • PFN 2015/09/30 15:43 #

    아예 그런 후처리 전체를 부정하시는 입장이신거군요
    음..
  • 계란소년 2015/09/30 15:47 #

    컴퓨터 그래픽엔 컴퓨터 그래픽이, 셀화(이제 셀은 아니지만) 애니메이션엔 셀화의 특징과 적합한 표현법이 있습니다. 다른 매체에서 영감을 얻을 순 있지만 그걸 그저 따라하려고 하는 건 뱁새가 황새 따라가는 겪이죠. 포토리얼리즘 정도까지는 이해하겠는데 플레어나 렌즈 수차 같은 건 솔직히 그냥 트리비아적 재미 이상도 이하도 안 된다고 봅니다.
  • 홍차도둑 2015/10/04 09:51 #

    가치있는 일이죠.
    현재같은 상황에서는 사람들은 자신의 눈으로 본 것 외에도 '카메라'라는 매체를 통해 보는 이미지가 상당히 많으니까요. 그걸 통한 '느낌의 전달'이라는 부분에서 되려 카메라의 그런 광학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영상이 더 느낌 전달에선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영상적으로 볼 땐 '렌즈의 광학적 문제'는 좋은건 아니지만 되려 사진쪽에서도 그런 결함들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감성사진'을 일부러 만들어서 올리는 정도고 그런 이미지에 점점 익숙해지는 현대로선 되려 저런 표현이 더 '감성'전달엔 나을수도 있지요.
  • 아이지스 2015/09/30 13:21 # 답글

    사진 쪽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 만들었네요
  • 지벨룽겐 2015/09/30 13:47 # 답글

    피사계 심도야 명확한 연출의도 장치로 쓰였지만, 다른 장치들은 그냥 넣어보고 싶어서 시도한게 아닌가 싶네요.
  • 바람뫼 2015/09/30 17:19 # 답글

    이런 낌새(?)를 처음 알아챈 것이 '일상'의 아이캐치였는데...그 때는 "어 재밌는 표현이네?"정도의 감상이었습니다.
    유포니엄은 처음에는 조금 거부감이 들었지만 보다보니 익숙해지더군요. 현장감이 느껴진다는 착각도 들고...
    일부러 후진[...]카메라를 쓴 느낌을 낸 건 '아...나도 학창시절에는...'하는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려고 한 걸까요?
  • 픽갓=교애니 2015/09/30 19:23 # 삭제 답글

    카메라 렌즈 흉내를 내는 것은 픽사도 하는 일입니다. 가디언 2009년 존 라세터 인터뷰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옵니다. http://www.theguardian.com/technology/2009/feb/12/interview-john-lasseter-pixar

    But it's not real because our eyes don't see motion blur. It's a limitation of the [film camera] lens. This understanding of the limitations of how films are actually made, and then modelling that within the computer, is classic Pixar.
  • 픽갓=교애니 2015/09/30 19:32 # 삭제

    1984년에 작업한 단편에 들어간 모션 블러를 설명하는 대목이죠. 앤드류 스탠튼의 팀도 실제 파나비전 35mm렌즈를 가지고 실사영화 촬영감독과 함께 일하며 촬영을 배우고 월-E에 반영했다고 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30년이 넘게 꾸준히 추구해 온 스타이루인 것이죠...
  • 홍차도둑 2015/10/01 01:44 # 답글

    플레어 등의 효과는 이전에도 많이 쓰였던지라(햇살 표현 등에서 말이죠)...
    그리고 고전 회화에서도 보면 몇몇 작품들 특히 페르메이르('진주목걸이를 한 소녀'로 유명한 화가)의 경우는 그런 '사진적 표현'을 많이 한 작가이지요. 고전 회화에서도 많이 시도된 만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다만 너무 과도하면 답글에 나온 애니메이터들의 절망 등은 있겠네요...안노 히데아끼도 열심히 그렸더니 실루엣으로 처리해서 좌절했다고 한 적도 있으니까요...

    되려 여러 영상미라는 부분으로 이런 '광학적 문제'있는 렌즈가 아닌 오래된 렌즈나 특이한 현상 나오는 렌즈가 각광받는 경우도 있긴 하죠. 여기 나온 효과중 플레어-고스트뿐 아니라 주변부 화상의 여러 '저하'효과는 실은 렌즈설계 문제라서...^^ 최신 렌즈들은 그런 '수차'들을 줄이려고 별별 방법을 다 쓰니까요. 되려 그런 '문제'점들이 '감성적'으로 좋다고 해서 일부러 왜곡해서 렌즈를 만들다가 현재 트렌드를 늦게 따라가게 된 렌즈회사도 있긴 합니다. ^^ 토키나라고...

    피사계 심도에 따른 표현 부분은 영화를 비롯한 회화에서도 흔히 쓰는 방법입니다. 흐리는 것 말고 되려 또렷한 것으로 해서 유명한 장면도 있죠. '시민 케인'의 팬 포커스 장면 몇은 그래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표현한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하니까요.

    뭐 그런 부분까지 감안하면서 하는 부분들이야 호사가의 즐김 외에도 영상미에 공헌한다면야 좋죠. 하지만 다른 반동이 많이 나온다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만...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도 보면 저런 카메라 '렌즈'로만 만들어 나오는 효과가 무지 많아서 호오...신카이 마코토 감독 카메라로 많이 찍나봐...했는데 작업환경 보고 '그럴만 하구나' 싶었어요. 딱 페르메이르처럼 렌즈로 본 걸 자기 분야의 '영상'으로 옮기더군요.
  • 유나 2015/10/01 17:19 # 답글

    이런 부분이 쿄애니의 매력이지 싶습니다.
    이전에 빙과를 다루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쿄애니가 일상물에서 만들고자 하는 화면은 '이와이 슌지' 감독이나 일본 청춘영화계에서 만들어내는 아날로그+아마추어리즘이 감조되는 '예쁨'인것 같더라고요.
    80년대 대학생들이 만들어내는 아마추어 영화같은 감각이랄까...
    개인적으로는 샤프트가 만들어내는 영상과 같이 그 회사 특유의 매력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저는 꽤나 좋아해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