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시키 이로하는 포기할 수 없다. 2/3 SS




64 :以下、名無しにかわりましてSS速報VIPがお送りします :2015/05/23(土) 19:58:57.67 ID:9c5l2D23o
【내가】 

봉사부에 가고 싶어하는 내가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지만 선배에 대한 내 마음이 어떤건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았다. 
끌리기 시작했다는거야 사실이지만 애초에 선배 같은 사람 전혀 타입이 아니다.
내가 바라는 나한테 어울리는 사람을 운운하는 게 아니라 뭐랄까 외모나 성격이…여러모로. 다정한 구석은 좋아하지만. 내가 실제로 마음에 드는 요소는 역시 하야마 선배처럼…호감가는 마스크를 하고 있거나 성실해 보이는 인상의 사람이다.

선배는…그 어느쪽에도 해당하지 않네요… 
성격이 성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도저히 성실하게 보이지 않는단 말이죠… 

하 왜 하필 이런 사람한테 끌리기 시작한 걸까요 나는… 

그래서 그 확인과 봉사부의 관계성 조사를 겸해서 상당히 억지 가득했지만 의뢰 형식으로 선배한테 데이트 신청을 했다. 의뢰하는데 하야마 선배를 빌미로 쓴 게 약간 마음 아팠으니까 연습을 하는 하야마 선배를 보면서 마음 속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이런 수라도 쓰지 않는 이상 이 인간은 정말 밖에 나오지 않는 모양이더라구요…정말 성가신 사람이네요…선배는. 이 때 안전패가 복병이라는 말을 하자 유이 선배랑 유키노시타 선배가 의미심장한 반응을 보였다.
유이 선배는 너무 알기 쉬우니까 뭐 새삼스러운 일이지만 역시 유키노시타 선배도 그런 건가요…? 으엑, 선배가 어째서 이렇게 예쁜 두사람한테 그런… 

하지만 그렇다면 선배한테는 아직 내가 모르는 장점이 있는 게 틀림없어요.
그렇다면 나도 조금만 더 선배를 알고 싶고 다가서고 싶어요.
그렇게 생각하며 데이트 장소에 향했다.
확실히 선배는 남들과는 달랐다.
지금까지 적당히 놀았던 남자들과는 모든게 완전히 달랐다.
결과는 10점이었다.
아니 하야마 선배가 아니니까 덤을 줘서 20점 정도.
애시당초 그렇게 멋진 선배가 둘이나 있는데 제 꼬드김에 쫄래쫄래 나오는 게 문제라구요. 데이트 하는 동안의 선배의 말들이나 행동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영화를 따로따로 보자고 하질 않나 정말 바보 아닌가요… 
그러니까 유이 선배랑도 유키노시타 선배랑도 연애적인 진전이 거의 없어 보였던 거군요… 

두 분의 그 심정을 이해합니다.
그래도…이러쿵 저러쿵 말은 해도 즐거웠을,지도.
데이트를 하면서 이런저런 꾸며낸 내 모습도 선보였고 생각외로 본바탕의 내 모습도 선보였다. 그럼에도 선배는 양쪽 다 나라고 인정하고서 무난하게 대해줬고 의외로 나에 대해서 세세한 부분도 살펴봐 주었다.
희안하게도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데이트 중에는 다음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구요 비슷한 낌새도 착실히 내비췄다. 음 이건 제가 한 말이지만 속이 보이네요.
마지막으로 선배도 참고하세요라며 잊지 않고 속내를 전했을 때 가슴이 따끔거리는 감촉을 느꼈다. 그 시점에서는 뭐지 싶었지만 선배와 헤어지고나서는 점수가 70점까지 올라가 있었다.
처음으로 내가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지켜봐준 남자였으니까.
지금까지 놀아본 남자는 나랑 헤어지는 순간 흥미를 잃었다는 듯이 끝까지 배웅해주는 일도 없이 자리를 떴다. 더는 안 보이겠지 싶은 타이밍에 돌아서면 내가 보게 되는 것은 늘상 뒷모습이었다.
그건 나한테 있어서는 무척 서글픈 일이었다.
애교를 부리지 않는 나한테는 관심이 없다는 것처럼 들려서.
그래도 오늘 헤어지면서 선배의 뒷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고작 그정도 이유로 50점이나 줘버리는 건 너무 무른걸까요?

하지만 나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론.
나는 상당히 선배한테 끌리고 있다. 
으음…큰일이네요…이러면… 

선배들이 바라는 진실된 것.
그곳에 내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까 내가 선배를 좋아하게 되어봤자 선배들 입장에서는 방해가 될 뿐.
나 스스로도 선배들 훼방을 놓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나는…선배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자기 감정을 억누를 수 있다면 편하겠지만 이미 그것이 불가능하다.
나는 제멋대로거든요. 조금만 더 가까워지는 것 뿐이니까 용서해주세요…선배님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수단은.
호의가 들키지 않도록 하면서 선배 곁에 있을 수 있는 것, 일까요… 

선배는 내가 노골적으로 호의를 내비치면 틀림없이 나를 피하려 들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봉사부에 가기 힘들어집니다. 선배들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없게 됩니다. 그건 곤란해요. 

나는 현재 완전히 선배의 연애 대상외 존재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으윽…현실을 확인하고 상상해봤을 뿐인데도 꽤 괴롭네요… 

내가 선배한테 귀찮지 않은 여자는 없다고 말하기는 했지만요.

죄송해요. 저도 여지없이 귀찮은 여자 대열에 포함되는 모양이네요.

그 때야 저는 그렇게까지 성가신 여자는 아니지만요,의 의미도 포함해 한 말이었는데 말이죠…그래도 선배도 분명 귀찮은 사람의 부류라고 생각해요.
과연 그렇구나.
선배가 말한 귀찮지 않은 사람이 애초에 없다는 말이 맞는 것이다. 인간은, 인간관계는 참 성가시네요 선배. 선배들이 바라는 진실된 것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정말 성가시다.
이런 나.
☆☆☆ 
이후로도 용건도 없는데 봉사부에 들어박혀 선배를 선배들을 보고 있노라면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강해져서 뭐라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얼마간의 텀을 두고서 다시 아직 의뢰는 끝나지 않았다는 구실로 선배한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내일은 치바가 아니라 선배 집 근처라도 괜찮다고 제안을 하자 곧바로 그렇게 하자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는 사람이 얼마 없는 곳에서 만나자는 생각도 해봤지만 전처럼 니어미스 하게 되는 일 자체가 좀처럼 없을…게 뻔하죠. 선배는 아는 사람 자체가 적어 보이니까.
그렇게 멀리까지 나가는 게 귀찮으신가요 이런 생각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솔직히 현재는 선배랑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의외로 어디건 상관 없는 지경이었다.
약속 장소에서 선배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음이 전혀 진정되지 않는다.
어, 어째서 이렇게 두근거리는 걸까요 나는… 

아무튼 너무 의식하는 것도 좋지 않다.
어디까지나 나도 선배도 예행연습이란 명목이니까 너무 이상한 태도는 보이지 말아야겠지. 선배가 피하게 된다면 눈 뜨고 볼 수도 없다. 그런 상상을 한 것만으로도 가슴이 조여오는 것 같았다. 이렇게 괴로운 일이었나요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는 게… 

유이 선배랑 유키노시타 선배를 떠올려 본다.
두사람은 봉사부에서 어떤 심정으로 지낼까.
싫어지거나 하지는 않을까. 그러지 않겠지. 
내 협소한 가치관과 선배들을 동일시 하는 건 무례한 일일지도 모른다.
고개를 젓고 선배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자 머리를 리셋한다. 아무튼 오늘은 내가 먼저 말을 꺼낸거니까 즐겁게 만들어야 하고 나도 즐겨야 하니까.
아, 선배다.
이미 걷는 자세부터가 초비굴해서 바로 알아보게 된다니까요…이 얼마나 서글픈 발견방법인지. 그래도 제대로 와준 사실이 기뻐서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이 된다.
「여어. 오늘은 빨리도 왔네. 기다렸냐?」 

「네. 엄청 기다렸어요.」 

「…그거 요전번의 보복이냐?」 

「그렇다니까요. 선배는 기다리게 만들면 시끄럽잖아요.」 

사실은 긴장한 탓인지 애매한 시간에 깨서 너무 일찍 출발했을 뿐이라는 점은 비밀로 해두자.
「아 그러냐.…그래서 오늘은 어디 갈건데.」 

변함없이 노 플랜이신가요…선배들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말했는데 알긴 아시나요?

「하아…여전히 답이 없으시네요…걸으면서 생각해 볼까요」 

「오냐 좋다.」 
왜 이렇게 잘난듯 구는걸까요 이 인간… 

나란히 서서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높은 힐의 부츠를 신고와서 평소보다 선배 얼굴이 가깝다.
그리 잘생기지 않았다고 그렇게나 생각했던 얼굴이 지금은 정한(精悍)한 얼굴로 보이기조차 한다. 어머 나 좀 봐…틀림없이 병입니다 이거…혹은 마약. 정신 차리고보니 듬뿍 절어버렸다는 느낌.
「생각났어요 선배. 오늘은 영화를 봐요. 같이. 같은 영화를. 둘이서.」 
같은 영화를 봤으니까 보고나서도 내용에 대해서 서로 얘기할 수 있는건데.

「두번이나 말하지마…보고싶지도 않은 영화를 봐야만 하는거냐…」 

「아뇨 선배가 보고 싶은걸로 괜찮아요. 저는 의외로 가리는 장르가 없거든요.」 

뭐 같이 보는 상대에 따라 다르지만요.
「어어 그러냐…그러면 뭐…」 

「그럼 가볼까요」 

「그랴…」 

여전히 담담한 느낌이지만 목적지가 정해지자 선배는 나를 리드하며 걸었줬다. 심지어 걷는 속도도 나한테 맞춰가면서. 잠자코 따라갈 뿐이지만 그게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했다.
지금까지 어떤 남자랑 걷더라도 이런 감정이 드는 일은 없었다. 그런 나 자신의 변화에 놀라움을 느꼈다. 의외로 내 인생에도 여러가지 것들이 기다리고 있구나.
「말이 너무 없는거 아니냐.」 

「아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선배한테 재미있는 토크를 기대하지 않으니까요.」 

「맞아. 나한테 그런걸 기대해도 곤란해.」 

득의양양 말하는 선배는 아주 조금 즐거워 보였다.

「대놓고 인정하는 것도 좀 그런데요…그래도 선배가 침묵해도 별로 신경 안 써요 저는.」

「…그거 고맙다.」 

「제가 마음씨가 착해서 그런거라구요. 감사하셔야 돼요?」 

살짝 올려다보는 눈매로 꾸민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잘 해냈을까? 

「오냐 오냐. 티 난다 티가 나.」 

선배는 뺨을 붉히고 비스듬하게 시선을 피했다.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는걸까? 잘 모르겠지만 그런 행동을 한 내가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둘러대듯이 무난한 질문을 해봤다.
「…그, 그래서 뭐 보실건가요? 선배」 

「어, 어어…극장 가서 생각해보마…」 

「…네」 

왠지 어색해 하네…나도 그렇지만. 

그보다 제 잘못일까요 이건. 선배는 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았으니 달라진 쪽은 나다. 그래도 뭐 데이트 같겠다 이것도 괜찮을지…도. 

그이후 영화를 보고 점심도 먹고 잠시 쇼핑을 했다가 카페에 갔다. 
첫번째 데이트와 별 차이 없지만 나는 전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선배도 나랑 다니는 게 두번째라서 적응했는지 아주 약간의 진보가 보여서 놀랐다. 아니 이게 보통인거지만…선배는 바탕이 평범하지 않으니까요.
선배가 보고 싶다고 말한 영화는 다소 난해한 미스테리물이었고 선배의 옆얼굴을 본 시간도 많았던 나로서는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용에 대해서 이것저것 질문하자 선배답지 않은 달변으로 이래저래 설명해주었다.

나는 영화 그 자체보다 그 이후의 선배 얘기를 듣고 있는 쪽이 즐거웠지만 선배도 그런대로 만족한 모양이라 다행입니다.

오늘의 점심은 라멘이 아니라 놀랍게도 선배가 먼저 의외의 가게, 오무라이스 전문점을 제안했다. 이유가 '여기는 코마치랑 와본 적이 있다'라는 점이 서글펐지만 뭐 급제점은 되니까요. 하지만 여자는 파스타니 아보카도니 오무라이스 가게 같은데 가면 군소리 없잖아?라는 태도가 눈에 보인 점은 감점이에요 선배.

여러모로 즐거웠지만 그 시간도 조금 있으면 끝. 돌아가는 길에 전에는 없었던 헤어짐의 쓸쓸함을 느꼈다.
「…그래서 오늘은 몇점이냐?」 

「음…75점…쯤 될까요!」 
「우와 지난번의 10점에서 엄청 많이 올랐네…뭐가 그리 좋았던건지 모르겠다만…」 

「선배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어요. 달라진 쪽은 저…인거겠죠.」 

「그러냐…」 

하야마 선배가 아닌 몫의 마이너스 10점이랑 내가 불러서 그냥 나온 몫의 마이너스 50점은 이번에는 없으니까요. 언동의 마이너스 40점은 그대로지만요.

그래서 전보다도 즐거웠으니까 플러스 15점.

헤어져야 할 장소가 가까워졌다. 여기서부터 나는 역쪽으로 선배는 보관해둔 자전거 쪽으로 걸어간다.
「고마워요 오늘도 참고가 됐어요.…선배도, 참고로, 삼아주세요.」 

전과 같은 말인데도 그전과는 감정이 전혀 달랐다. 이런 말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버렸다.
「어어…고맙다」 

「그럼 또」 

「조심해서 돌아가라」 

작별 인사를 하고 역을 향해서 걷는다. 이제는 안 보이겠지 싶은 거리가 되고나서 돌아봤더니. 선배는 역시나 아직 나를 봐주고 있었다. 사소한 일일지 몰라도 굉장히 기쁘다. 
가슴 부근에서 손을 살짝 흔들자 선배도 작게 흔들어 응답해줬다. 다시 역을 향해 걸으려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안 되겠어. 조금만 더 선배랑 같이 있고 싶어.

선배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자 결심하고 몸을 돌려 달리려 든 순간 오른발 부츠의 힐이 벗겨저 화려하게 자빠지고 말았다. 

「꺅!」 

아파…아프다고! 너무 아파! 오른발이 완전히 삔 모양이다. 
왜 하필 이럴 때 힐이 벗겨지는데...! 아파아파아파 너무 아파…주위 사람도 힐끔힐끔 보기는 하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구경거리가 된 것만 같아서 비참한 기분이 들어 눈물이 글썽거렸다. 으윽…꼴사나워…이런 나…주저앉은 자세로 아픔과 수치심과 싸우고 있자니 선배가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서, 선배… 

「괜찮냐 잇시키」 

「엄청 아퍼요 선배…도와주세요…」 

「길 한가운데니까 일단 이동하자. 설 수 있겠어?」 

「저 혼자서는 무리예요…」 

「어깨 빌려줄테니까 자.」 

선배는 몸을 숙여 내 팔을 잡고는 저기 어깨에 두른다. 훨씬 두근거릴줄 알았는데 아프고도 너무 아파서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선배의 손이 내 허리 부근을 만지자 화들짝 놀라 움찔하고 말았다.
「어, 어딜 만지시는건가요 선배!」 

「안 만지면 받쳐줄 수가 없잖냐…무지 주목받고 있으니까…조금만 참아」 

그렇게 말하고 선배는 내 몸을 받쳐 나를 들어올리면서 일어섰다. 오른쪽 발은 아파서 지면에 닿지 않았으니 한발로 서있는 꼴이다.
「저기 있는 벤치까지만 가자.」 

「네…」 

내가 징징거려서 선배도 걷기 힘든 것 같았다. 나도 한걸음 걸으면 그 충격 때문에 발이 아프다. 아파아파아파아프다고…간신히 앉을 수 있는 곳까지 이동하자 선배는 나를 천천히 앉혔다.
「발 삐었냐? 부츠 좀 벗어봐」 

「알았어요…」 
약간의 자극에도 격통이 느껴지기에 부츠를 벗는 일 하나도 엄청난 고행이었다. 근데 선배 그 각도면 치마 안이 보이지 않나요… 

「우와 엄청 부었네…부러진건…아니겠지?」 

「부러지진 않은 거 같아요…아마도. 그래도 너무 아파서 못걷겠어요…」 

어깨를 빌리더라도 엄청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택시를 탈 수밖에 없나요… 

「음…병원도 이미 닫았을 시간이니까…잠깐 기다려봐」 

선배는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다급히 달려갔다.

「잠시만요 선배 어디 가시는건데요!」 

잘 모르겠지만 방치됐다. 우으…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구요…그리 생각하고 있으려니 선배는 자전거를 타고 금세 돌아왔다.
「어서 타. 우리집에 가자 가까우니까.」 

「네? 왜요…?」 

「왜냐니 우리집이면 습포 같은 것도 있겠다 편하게 앉아 있을수도 있잖냐.」 

「하하…그래도 나쁘지 않네요 그런 거…」 

그보다 말이죠 선배 집이라니 아직 마음의 준비가…아니 선배랑 좀더 있고 싶었으니까 그건 상관 없지만요.
… 
「부모님은 여행 가서 없으니까 신경쓰지마. 코마치는 있지만.」 

「아 코마치는 있는거군요…아쉬운 것 같기도 하고 안심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뭔 소리를 하는거냐…어쩔래 싫으냐?」 

「아, 우으, 아…갈래,요.」 

어째 기세에 밀린 것 같은데 선배는 나를 집에 데려가 무슨 짓을 할 생각이신가요!? 그런 일은 절대 없겠죠 그런 일은…하아… 

「오냐 그럼 가자. 자.」 

그렇게 말하고 선배는 방금전과 같은 자세로 어깨를 빌려주었기에 나는 간신히 자전거에 앉을 수 있었다.
「가자」 

「네」 
천천히 자전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배 몸에 기대면 편하겠지만 창피해서 도저히 그럴수 없으니까 나는 짐받이를 붙잡고 앉았다. 근처에 굴러다니는 남자가 상대면 가벼운 보디터치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면 나도 이렇게 되어버리네요…내 순진한 감정을 자각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 변해도 너무 변했잖아… 

선배의 등 역시 남자네요. 몸은 가늘어도 넓어요.

음…방금전부터 단차를 지나가는 진동이 생길 때마다 다르가 아픈데 말이죠… 

「죄송한데 선배 진동은 가급적 삼가주실 수 없나요…」 

「아니 처음부터 신경은 쓰고 있다만 아무리 애써도 다소는 말이다…미안하다」 

「배려를 하고 계셨던거군요…정말 죄송해요…」 

무례한 말을 하고 말았다. 반성을 해야하겠지만 선배가 배려해준 사실을 알고나니 기쁘다는 감정이 앞섰다. 위험하네 이거
…뭐가 위험하냐면 대체 뭐가 위험한 걸까요…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선배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다리 아직도 아프냐」 

「네…제대로 걸을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곧 도착하니까 우리 집에서 쉬어라. 돌아가는 방법은…뭐 그때가서 생각해볼까…」 

「그렇게 할게요…」 

선배 집에 도착한 것 같았다. 먼저 내린다음 선배가 자전거를 잠그는걸 기다렸다가 다시 어깨를 빌려서 현관문을 연다. 우와 선배 집이다…의미도 없이 두근두근거리게 된다. 뭔가요 이거 뭔가요 이거
… 
「코마치 잠깐 여기 좀 와주라」 

「으이? 잘 놀다왔어? 오빠」 

거실에서 나온 코마치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나랑 선배를 둘러 보고 눈을 깜박였다.
「이 이게 뭐야 오빠…」 

「잇시키다 이벤트 때 만난적 있겠다 아는 사이잖냐」 

「응. 을고는 있는데…왜 어깨동무 하고 있어?」 

「아아, 이녀석 다리를 삐어서」 

「하앙 그랬구나…」 

코마치가 그제서야 이해를 했는지 나한테 말을 걸었다.
「저희 오빠가 잘못했어요. 누추한 곳이지만 어서오세요」 

「갑자기 와서 미안해 코마치」 

「아뇨 아뇨 천만해요! 책임은 제대로 져야죠! 구급상자 가져올테니까 기다리세요!」 

「코마치 지금 내가 다치게 만든 게 전제이지 않았니? 그거 이상하잖아?」 

투덜투덜 말하는 선배를 곁눈으로 보면서 어떻게든 부츠를 벗은 다음 선배 어깨를 잡고서 거실까지 이동해 소파에 앉았다. 하 지친다
…여기가 선배가 평소에 시간을 보내는 장소구나… 
「잇시키. 냉찜질은 코마치한테 부탁해. 내가 하는건 뭐냐 좀 그러니까…」 
선배가 부끄럽다는듯 그렇게 미적거렸다.

「아 네…」 

저도 그건 창피해서 무리입니다… 

거실에 불편한 침묵이 흐르고 있으려니 코마치가 구급상자를 챙겨 왔다. 

「기다리셨슴다. 근데 두 사람은 왜 그렇게 멀찌감치 떨어져 있나요…?」 

「아핫, 아,아무 것도 아니야 코마치!」 

코마치가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러신가요 그러신가요…오빠야 염좌는 먼저 냉찜질부터 하는게 좋은거 맞지?」 

「어어 부어올랐으니까 그게 맞지. 붓기가 가시면 찜질을 하는 편이 낫다고 한다만」 

「그럼 우선…차갑게 식혀야겠네요! 얼음 준비할게요. 학생회장…언니는 앉아 계세요」 

「이로하라고 불러도 돼 코마치.」 

「그럼 이로하 선배라고 부를게요」 

「응」 

코마치를 향해 미소 지었다. 참 다부진 여동생이군요…척척 행동하고 귀엽고 애교도 있고 사람도 잘 따르고. 코마치가 있는데 선배는 왜 저 모양인걸까요 정말이지
… 
「근데 이로하 선배. 냉찜질 해야되니까 스타킹은 벗는 편이 낫지 않나요?」 

「그러네…」 

정말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주는구나 코마치…힐끗하고 눈으로만 선배를 본다.

「…나는 방에 가있으마. 코마치 저녁 먹을 때 불러줘.…혹시 괜찮으면 잇시키도 저녁 먹고 갈래? 만드는 사람은 내가 아니지만.」 

「와오! 코마치는 완전 괜찮아요. 오빠랑 둘이서만 먹는 밥은 이제 지겨우니까」 
「아니 그건 역시 너무 폐를 끼치는 게…」 

「아뇨 아뇨. 하나도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이로하 선배만 좋으시다면,이지만요.」 

코마치도 꽤 강압적이네…무슨 생각인걸까.  그래도 모처럼 선배가 꺼낸 말이니 먹고 갈…까나. 

「그, 그럼 호의에 기대서…」 

「와이! 코마치 맛있는 걸로 만들게요!」 

「그러면 난 내 방에 있으마」 

「네네. 다 하면 다시 부를게 오빠.」 

코마치가 얼음을 봉지에 넣고서 간이 찜질팩을 만드는 사이 나는 스타킹을 벗었다. 선배 집에서 옷을 벗고 있다고 생각해보니 괜시리 긴장된다. 얼굴 빨갛지 않겠지… 

「이로하 선배 받으세요. 15분 정도 차게 식히면 좋다나봐요」 

「고마워 코마치. 미안해 신세를 져서.」 

「아뇨아뇨 개의치마세요. 오빠가 신세를 지고 있는 모양이니까요. 그래서 오빠랑은 무슨 관계신지…?」 

코마치야 눈이 왠지 무서워! 

「어 무슨 관계냐니…선배랑 후배?」 
「오늘 데이트까지 했는데 그 뿐인가요?」 

코마치는 아니잖아요?라는 의미가 담긴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으음…티가 나는 법…인걸까?」 

「네. 이로하 선배의 태도를 보면요. 어렴풋,하지만요.」 

얘가 예리한 것뿐일까 다른 사람이 보기에 다 표가 나는 걸까…과연 어느쪽일지… 

「…아마 선배를 좋아하는 걸지도…」 

「어머나. 그렇게 솔직하게 말해주시면 듣는 제가 다 부끄
럽네요…」 
코마치는 양손을 볼에 갖다대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재밌네 얘… 
「그래도 나로는 무리란 사실도 알고 있으니까. 그냥 지켜볼 뿐이야.」 

「그런가요? 오빠 상당히 의식하는거 같던데요.」 

「아하하 나도 그 생각은 잠시 했어. 선배한테는 더 소중한 게 있으니까…」 

「…유이 언니랑 유키노 언니 말인가요?」 

「코마치도 이미 알고 있구나…그래 맞아」 

「그치만 그치만 응원이 필요할 때는 코마치는 응원해 드릴게요! 맞다 메일 교환해요!」 

들썩이는 코마치를 보면서 휴대폰을 꺼냈다. 예상외의 전개에 선배 집에 오게 되어 들뜨기도 했지만 코마치와의 대화하면서 아주 잠시 잊고 있던 일을 떠올렸다. 아무리 선배를 좋아하더라도 내 마음을 선배가 받아들여주는 일은 없다. 

방금전부터 계속 차갑게 식히고 있는데 발목의 아픔은 가시지 않았다. 욱씬욱씬거리는 것은 발인 것일까 마음인 걸까. 나조차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
【내가 먼저】 

메일 교환을 마치고 코마치는 저녁 준비에 착수했다. 나도 도와야하겠지만 이 다리로는 방해만 된다. 그냥 얌전히 있자…코마치는 솜씨좋게 요리를 차례 차례 완성했다.

「우와 굉장하다. 나도 과자만 만들게 아니라 요리연습도 해야겠다」 

「부모님이 늘 늦으셔서 익숙해졌어요. 그럼 오빠 불러올게요. 이로하 선배는 앉아계세요 오빠가 오면 같이 식탁에 가요.」 

「응 고마워.」 

너무 완벽해 코마치. 이런 여동생은 나도 꼭 갖고 싶어요. 어 선배랑
………………아니아니 발상의 비약이 너무 심하잖아! 이건 거의 망상이죠 망상. 점점 변해가는구나 나…성격도 그렇고 약삭 빠른 점이 귀여운 내 캐릭터가 점점 희미해져 간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편한 차림으로 갈아입은 선배가 거실로 돌아왔다. 
오늘은 더 이상 외출할 생각이 없는 걸까요…근데 코마치는?
「잇시키 다리는 어떠냐. 다소는 나아졌냐?」 

「간격을 두면서 식히고 있는데요 아직 부어있네요. 그래도 아까보다는 아프지 않아요」 

「걸을 수 있겠냐?」 

「그, 글쎄요…살짝 시도해 볼게요」 

소파에서 일어나 보려고 했다. 

「아팟! 아파! 너무 아파…」 

바닥에 오른발을 내딛은 순간 격통이 밀려와서 소파에 다시 주저 앉고 말았다.

「역시 그렇게 간단히 좋아지지는 않는군」 

「그런가 봐요…」 

「그럼 다같이 밥을 먹어볼까요. 오늘은 일식입니다.」 

거실에 돌아온 코마치가 활기차게 입을 열었다.

「오냐. 잇시키 이래서야 오늘은 걷는 게 힘들겠다. 저녁 먹고나서 택시 부를까. 그걸로 괜찮지?」 

「어라 이로하 선배 묵고 가는거 아니었어요?」 

「어?」 

「앙?」 

선배랑 내가 동시에 놀란 목소리를 냈다.
「왜 그렇게 되는거냐 코마치…뭣보다 이녀석이 어디서 자면 되는거냐고.」 

「오빠 침대가 아닐까?」 

「그럼 나는 어쩌고.」 
「그래서 코마치 오빠 방에 이불 깔아놓고 왔는데?」 

대,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사고랑 행동력이니 코마치야… 

「…바보냐 너. 무엇보다 잇시키가 자고갈 이유가 대체 어디에 있냐고.」 

「이로하 선배는 못걷고 택시비는 비싸니까. 그리고 코마치가 이로하 선배랑 하고 싶은 얘기가 있거든. 목표가 고등학교 학생회장이니까. 그러니까 코마치의 손님이라 이거야.」 

「그러냐…그럼…네가 잘 보살펴줘라. 나는 모르는 일이다.」 

「안 되지 오빠도 있어야 돼. 코마치는 이로하 선배 부축을 해줄 수가 없는걸」 

「크윽…그럼 최소한 자는 장소는…」 

「오빠 방이 아니면 이불을 깔수가 없잖아. 이로하 선배 혼자 자면 밤에 화장실 가고 싶어지면 어떻게 할건데.」 

「윽…으음…」 

서, 선배가 밀리고 있어…저기 근데 제 의사 확인도 한적 없고 저는 의견 한번 낸 적 없는데요…그런데 얘기는 착착 진행되어 갔다.

「그런 이유에서 내일 아침까지 우리집에서 쉬는걸로 아시겠죠? 이로하 선배?」 

코마치는 선배한테 안 보이게 나를 향해 윙크했다. 약삭 빨라! 아니 그보다 너무 강제적! 뭐냐고 얘! 아마 방금전 내 말을 듣고 코마치 나름대로 응원해 주는 걸테지
…선배가 나를 봐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선배랑 같이 있는 게 싫지는 않으니까. 으음… 
「싫으면 사양말고 말해라. 코마치의 헛소리에 억지로 어울려주지 않아도 된다.」 

기껏 코마치가 억지로 차려준 밥상이기도 하고 선배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걸까…엄청 부끄럽지만. 

「선배한테…민폐죠…?」 

언제나의 의식하고 하는 행동이 아니라, 부끄러워서 약간 고개를 숙인 탓에 자연스럽게 올려다 보는 모양새가 되어 있었다.

「미, 민폐냐고 물으면 그 정도는 아니라고밖에 말할 방도가 없다만…」 

「와이. 그럼 정해진거네요! 이로하 선배 맘편히 있다 가세욧!」 

아하하 뭐랄까 이제 그냥 그런 심정이네요. 될대로 되라지란 느낌.

일단 대부분 자동적으로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저녁식사가 시작됐다. 코마치가 만든 메뉴는 닭찜이랑 고등어 소금구이랑 시금치 무침이랑 된장국. 뭐냐고요 이 한 가정의 저녁식사 느낌은. 코마치 레벨 높다… 

긴장감을 느끼면서도 선배 집에서 저녁을 함께 먹는 시간은 행복하고 즐거웠다.
저녁식사 후 얼마 있다가 선배는 목욕을 한다고 말하고 자리를 떠서 나는 뒷정리를 하고 있는 코마치랑 거실에 남겨졌다. 집에는 친구 집에서 자고 간다고 연락 해놨지만 어쩌면 좋담 여러모로. 갈아입을 옷이라거나.

「이로하 선배 목욕하는 동안 코마치가 쇼핑 갔다올건데요 필요한거 있으세요? 칫솔이랑 속옷은 코마치도 생각했는데요…」 

아이 참 정말 코마치는 완전 코마치.
「정말 고마워 코마치. 화장도구는 갖고 있으니까 리무버랑 화장수는…빌려써도 될까?」 

「네네. 엄마 것도 제 것도 부담없이 쓰세요」 

「그럼 대충 그거면 될거 같아. 근데 갈아입을 옷은 어쩌지. 나는 그냥 이대로도 괜찮은데 옷도 갈아입지 않고 선배 침대에서 자는…거 싫어하지 않을까?」 

선배 침대에서 자다니…가만 생각해보면 엄청난 일을 하고 있네요 저… 

입밖에 꺼내는 것만으로도 창피합니다.
「어 그러네요. 어쩌죠. 오빠 저지도 괜찮나요? 오늘 막 세탁한거면 남아 있어요.」 

「그게…괜찮을까…」 

「괜찮아요. 이로하 선배가 벗으면 바로 세탁할게요! 오빠가 변태행위를 하게 두지 않아요!」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응…선배가 괜찮다고 하면 그걸로 부탁해…」 

「그럼 준비해둘게요」 

「코마치 왠지 이런 일에 익숙한데? 혹시 나처럼 누가 묵고간 적이 있는거야?」 

「아녀. 그런적 없어요. 오빠가 여자를 집에 데려온 일 자체가 처음이에요.」 

「그렇구나」 

그래 처음이구나…뭐라고 해야할까요 저 지금 굉장히 기뻐요. 혼자서 헤실헤실거리고 있으려니 선배가 목욕을 마치고 돌아왔다. 왠지 어질어질 눈이 풀린 것이 볼도 홍조되어 있었다. 머리카락이 찰싹 달라붙어 있어서 조금 귀엽다. 바보털은 건재했다.

이건 신선하네요…사진 찍어두고 싶다…고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 고개를 돌렸다.

「너무 대놓고 보지마라…너는 목욕 어쩔래. 할거냐?」 

「어 하면 안 되나요?」 

「안 된다기보다 염좌로 부었으니까 몸을 덥히는 것도 별로잖아. 한다고 쳐도 샤워로 만족해라.」 

「과연…그럼 그렇게 할게요.」 

「오빠가 이로하 선배한테 욕실 위치 안내해줘. 코마치는 쇼핑 다녀올거야. 타올이나 갈아입을 옷은 있다가 갖다 드릴게요.」 

「알았다. 그럼 잇시키 갈까.」 

「네에.」 
선배의 어깨를 잡고 일어서서 그대로 간신히 욕실까지 이동했다.

「사용법 알지?」 

「네. 우리 집이랑 별 차이 없어서 괜찮아요.」 

「그럼 나는 거실에 있을테니 무슨 일이 생기면 불러라. 무슨 조치를 취해줄 수 있을거란 생각은 별로 안 든다만…」 

「아 네…부르지 않을거에요 아마…」 

「그럼」 

탈의실에 혼자 남았다. 오, 옷을 벗어야 하겠지…아와와와 엄청 부끄럽고 엄청 긴장되잖아 뭐야 이게 뭐냐고 이게…천천히 내키지 않는 동작으로 옷을 벗는다. 누가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하나 벗을 때마다 수치심이 배가되었다.
 속옷을 벗는데도 굉장한 저항감이 들었지만 까치발로 서서 어떻게든 벗은다음 욕실에 들어갔다.
접질린 부분에 뜨거운 물이 닿지 않게 발을 뻗고서 샤워를 하다가 욕조가 의식되기 시작했다. 선배가 몸을 담군 욕조………………모, 몸을 담그는건 다리에 안좋으니 무리지만……손 정도야……천천히 손끝을 욕조에 담가 보았다. 

……으음……평범한 목욕물이네요…그, 그게 당연하지만…… 

……………… 

얼굴도 담가볼까나…아, 아주 살짝만… 

천천히 욕조에 얼굴을 갖다 댔다. 

나 완전 변태 같잖아…변태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겠죠… 

실행 직전에 정신을 차렸다. 위, 위험했어… 

쓸데없이 땀만 흘렸네…얼른 몸을… 

「야 잇시ㅋ…」 

「꺄아아악!!!」 

「으악! 뭐 뭐냐고」 

문이 움직인다. 

「열지마요! 아무 일도 아무 일도 아니거든요!」 

「아, 알았다…그래도 너무 요란떨지마라…이웃집에 들리면 어쩌려고…」 

「왜 왜 선배가 있나요! 엿보려고요!? 내 옷을 뒤지려고 오셨나요!? 죽을래요!?」 

「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거냐…내 옷을 세탁기에 넣는 김에 문제는 없는지 물어보려고 했던거 뿐이다만…」 

「그러신가요…그런거면 문제 없으니까 빨리 나가주세요…」 

「어어 그래 미안하다…」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아… 

어떤 표정으로 나가면 좋을까요 정말… 

이 이상 욕실에 있다간 현기증이 올 것 같으니까 서둘러 몸과 머리를 씻고 나가야지…내가 욕실에 있는 사이에 코마치가 타올과 칫솔과 갈아입을 속옷이나 옷을 챙겨주었다.
 
속옷을 입고 선배 저지에 발을 넣는다. 당연하게 사이즈는 맞지 않아서 허리끈을 당겨서 조절한다. 브라는…차는 편이 낫겠죠.…아마 방에 갈적에 선배 어깨를 빌리게 될테니…상의를 걸치고 냄새를 맡아 본다. 선배 냄새는…별로 나지 않네요… 

그래도 다른 집의 냄새가 난다. 근데 나 쌩얼인데…원래부터 화장이 진하지 않으니까 괜찮겠지 뭐…신기한 기분. 대체 왜 이렇게 됐을까요 정말이지
…이렇게 마음이 동요하기만 한 날은 내 인생에서 처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욕실에서 나온 다음 셋이서 가끔은 둘이서만 거실에서 수다를 떨거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선배랑 코마치는 무척 사이가 좋아보여서 보고 있는 나도 기분이 좋았다. 선배는 집에서는 이런 식이군요.
말도 제대로 하고 학교에서는 별로 본적이 없는 표정도 지었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선배의 모습을 보고 더 많이 좋아진 내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벌써 이런 시간이네요. 슬슬 잘까요?」 

「어어…그렇군 자야겠지…」 

마, 마침내 이 시간이…선배의 방… 

「그,그럼 갈까…계단 오르게 만들어서 미안한데…코마치도 거들어라.」 

「네넵. 이로하 선배 가요.」 

「응…」 

셋이서 어떻게든 2층까지 올라가 선배 침대에 몸을 던지듯 누웠다. 헉헉 피곤해…한쪽발로 거동하기 무지 힘드네… 

「그럼 코마치는 코마치 방에 갈게요. 오빠 이상한 짓 하지마. 이로하 선배 우리 오빠가 무슨 짓을 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크게 비명질러주세요.」 

「듣기 불편한 소리하지마라…게다가 이 상황 네 책임이잖아. 빨리 사라져.」 

「예이 예이. 그럼 잘자요.」 

「잘자 코마치.」 

간신히 그 말은 했지만 두근거림이 전혀 멈추지 않는다. 선배의 방에서 단 둘이서. 새삼스럽지만 뭡니까 이 상황…선배 집에서 묵게 됐고 욕실에 들어가고 선배방의 침대에 앉아있다. 완전 그거잖아요. 자고가는 데이트적인 그거 아닌가요
…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길줄은 상정도 못했지만요… 

「그럼 잘 자라. 무슨 일이 생기면 말하고.」 

선배는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불을 끄고 이불로 몸을 덮었다. 뭔가요…긴장한 내가 바보 같잖아요…바보! 선배는 바보.

「……잘자요 선배.」 

나도 침대에 드러누어 이불을 덮었다. 아, 선배 냄새가 난다…고동이 격해지고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선배한테 들리는 게 아닐까 싶어졌다. 우으
…이래서야 잘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잠을 청한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잠이 들 조짐이 없었다. 선배의 잠자는 숨결은 들리지 않는데 벌써 잠든걸까… 

「선배…벌써 주무세요?」 

작은 소리로 말을 걸어봤다.
대답은 없다.
잠들지 못하는건 나 혼자군요… 
너같은거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하는 것만 같아서 이 사실이 몹시 슬펐다.

「…………깨어있다.」 
깜짝 놀랐다. 너무 시간차가 있는거 아닌가요… 

「대답 너무 늦는거 아닌가요…」 

「자는척 할까 생각했거든…」 

「왜 그런 점만 바보처럼 솔직하게 말하는 건데요…상처입었어요」 

「…미안하다」 

「어차피 사과할거면 처음부터 그런 짓은 하지마세요…」 

그직후 둘다 달리 할 말도 없어서 한동안 말없이 시간이 흘렀다.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잊어버렸다. 아무튼 무슨 말이건 해야
…한다고 생각한 참에 선배가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하아…이래서야 잘 수 있을리가 없잖냐…커피 마실건데 너도 잠이 안 오면 마실거냐?」 

「네? 아 네. 마실래요…」 

음 커피를 마시면 괜히 더 잠이 안 오지 않나요…? 

「그냥 앉아만 있어 내려오지 않아도 돼. 내가 갖고 올테니까 기다려.」 

선배는 그렇게 말하고서 불을 키고 방을 나섰다. 선배 방에 나 혼자 남겨졌다. 책상 속 같은데를 보고 싶다.
…대충 둘러보는한 사진 같은건 없네요…의식을 하자 선배 방에 있는 이런저런 물건에 관심이 가기 시작해서 두리번 두리번거리는 사이에 선배가 돌아왔다.
「옛다 받아라」 

무성의하게 머그컵을 건넸다. 

「고,고맙습니다. 선배」 

「오냐…」 

다시 방안에 침묵이 찾아오고 커피를 마시는 소리만 들렸다. 어색하다…무슨 말이건 해야겠다… 

「저기…선배. 아까 욕실에서…보지 않았죠…?」 

문은 욕실 안이 보일만큼 열리지 않았으니까 괜찮지 싶지만 일단 확인은… 

「머, 멍청아. 안 봤어. 정말로…그래도 그 뭐냐 내가 만약 봤다고 하더라도 내 잘못은 아니다. 비명이 들리면 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할거 아냐 보통은…」 

「그, 그건…죄송했어요…갑자기 말을 걸어와서 놀란 바람에…」 

「…흐음. 그래도 꺄아악!은 아니지.…소악마 어필을 하던 너는 대체 어디 간거냐」 

선배는 어이없다는 투로 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우와 나 비웃음 샀어…완전 창피해… 

「죄송하게 됐네요 저답지 않아서…」 
「아니 딱히 상관없지 않냐. 양쪽 다 너니까.」 

「그래도 꾸미지 않은 성격의 저는 귀엽지 않아서…저는 좋아하지 않아요」 

게다가 사람들의 호감을 사지 못할테니까.
「그러냐? 나는 그쪽이 좋은데 말이지…뭐 그거야 네 마음이지.」 

…네? 선배가, 나를, 좋아해? 네? 

「……핫! 지금 노골적으로 꼬시는 것 같아서 살짝 기뻤지만 아주 잠시 차분하게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가져도 될까요? 죄송해요」 

하아 선배한테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착각할뻔 했다.…위험했어…얼굴 빨개지지 않았을까…진정해라 나. 단숨에 쉴새없이 말을 했더니 호흡이 거칠어져서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언제나의 나를 떠올리는거야.
「또 멋대로 차였군…뭐 이제는 익숙하니까 상관없다만…」 

「저기 선배. 오늘은 여러모로 정말 감사드려요. 그래서 다음에는 어디 갈까요?」 

「아직도 다음이 있는거냐…」 

「물론이죠. 100점이 될 때까지 할거라구요.」 

「그거 끝날 것 같은 기분이 안 든다만…」 

「아핫 선배 빨리 만점을 따지 못하면 계속 안 끝나요. 아 다음에는 데스티니 랜드라도 갈까요?」 

「그건…안 돼.」 

좀처럼 선배가 내보이는 법이 없는 확실한 태도의 거절. 놀라움과 공포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아 그 뭐냐. 너한테는 그다지 좋은 장소도 아니잖냐.」 

「아 네…생각해보면 그러네요」 

「뭔가 좀 가벼운걸…그 일을 이제는 마음에 두지 않는거냐.」 

아주 살짝 어이가 없다는 것처럼, 경멸하는 것처럼. 이런건 싫다.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그건 그 때 이미 끝난 일이고 이제는 선배말곤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마음에 두지 않는다고 답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그런 짓을 하는 여자로 여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억지로라도 담아두고 있는 것처럼 말할 수밖에 없다.
「아니 아뇨. 신경쓰지 않는건, 아니에요…아마도…」 

「…그러냐. 그래도 너는 나랑 다르게 노는데도 익숙하니까 기분전환도 잘 할 수 있는걸지도 모르겠다.」 

선배의 별뜻 없는 그 한마디는 이제까지 그 어떤 사람이 했던 말보다도 내 가슴에 아픔을 가져왔다. 선배한테는, 선배한테만큼은 대충 골라 사귀거나 하는 가벼운 인간이라 여겨지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일이겠다 이미 그리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를 좋아하게 되지 않더라도 이것만큼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지금의 내가 그런 가볍고 적당한 마음으로 선배를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만큼은.
「…확실히 지금까지는 그랬을지도 모르지만…저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아요. 적당한 마음이, 아니에요.」 

「…하야마도 행복한 놈이구만. 너같은 녀석이 일편단심으로 생각해주니」 

「아니에요. 하야마 선배는 이제…됐어요.」 

「뭐?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만…그럼 뭘 위한 예행연습인거냐?」 

「그건 그게…」 
이대로 계속 얼버무려봤자 나는 더욱 더 선배가 좋아질게 뻔하니까 언젠가는 들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아무 것도 전하지 못한채로 외면 받으며 봉사부에 가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건…처음에는 살짝 다른 이유였지만 제가 선배랑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랬어요. 제 태도도 갈수록 달라지고 있고 선배도 의외로 예리하니까…확실히 전하지도 못한채 선배가 나를 피하게 되는 것도 싫으니까, 지금, 고백할게요.」 

작게 심호흡을 한다. 

「나는 선배가 좋아요.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요.」 
들키면 안 된다거나, 말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들키지 않게 하는 게 이제는 무리다. 선배 앞에서는 지금까지의 나처럼은 더 이상 있을 수 없게 되었으니까. 하야마 선배 때도 그랬지만 나는 뜨거워지면 직정적이게 되나 보다. 장소의 분위기 같은데 휘둘리는 나는 가짜다.
이제는 물러설 수 없다. 설령 그 앞길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더라도. 편한 길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멈출 수 없다. 역시 이런거 하나도 나답지 않다. 선배의 그 말을 들은 다음부터 점점 변했다. 이제껏 해왔던 일을 할 수가 없다. 이게 진정한 나인걸까? 
지금까지처럼 상처 입지 않게끔, 진심이 되지 않는척 적당히 행동해서 얼버무리며 산다면 편할텐데. 하지만 그래서야 그런대로의 것들만 손에 쥘 수 있다. 선배들이 했던 말은 아마도 그런 뜻이다. 이런 타이밍에 희미하게나마 나 나름대로의 해답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네 진심이에요.」 

「……하야마는 이제 정말 괜찮아?」 

「하야마 선배는…좋아하는거랑은 다르구나…하는 사실을 의외로 금세. 단순한 동경 같은거였다고…그 때 한 고백은 저 나름대로의 매듭이었어요.」 

「…그러냐」 

「그게 전부예요?」 

「…말해야만 해?」 

「사실은 저도 이미 알고 있지만 일단은…」 

왜 나는 자진해서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하는걸까. 잃어버리면 되찾을 수 없는 것도 잔뜩 있는데. 이런거 물을 필요도 없이 알고 있는데도. 분수에 맞지 않을걸 탐하지 말라고 언제나 고통이 배회한다. 그래도 틀림없이 이 고통에서 달아나면 그 자리에는 갈 수 없다. 나는 이 아픔과 제대로 마주해야만 한다. 
선배는 고통스럽게 고개를 숙인채로 나한테 알렸다.
「……지금의 나한테는 무리야. 미안해.」 

예상한 대로의, 뻔한 대답이 돌아왔다. 다행이야 그렇게 말해줘서. 선배한테는 나같은 것보다도 훨씬 소중한 게 있으니까요.

「그러시군요…그래도 괜찮아요. 선배라면…그렇게 말할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냐」 

「아니 정말로…괜찮아요…그렇게 말씀해주지 않으시면 오히려 환멸을 했을거라고 해야하나…」 

「…그럼 울음을 그쳐주라…」 

그 말을 듣고나서야 처음으로 볼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미 알고 있었는데 어째서. 

「어? 어라…뭐, 뭐죠 이거…」 

「아니 나한테 물어본들 말이다…」 

「아니 선배는 정말로 잘못한 게 없다고…생각해요…」 
흐르는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점점 오열에 가까운 목소리로 바뀌어 간다.
부어오른 발의 아픔이 머리까지 올라온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가슴이, 마음이 아프다.

「저, 더 이상은…흑…봉사부에, 갈 수 없는, 거 맞죠…」 

차인다는 사실을 직감해도 괴롭지만 그 장소에 가지 못하게 된다는걸 생각하면 훨씬 더 괴롭다. 이 고통은 아마도 거기서 기인한 것이다.

「…왜냐고. 딱히 상관 없잖아.」 

「그치만…선배를 좋아하면…선배는 나를 피하실거고…유이 선배도 유키노시타 선배도…」 

「나는 딱히 피하지 않을거고…유키노시타도 유이가하마도 그런 짓은 안 하겠지…그녀석들이 무슨 말 하던?」 

「아, 아뇨…딱히 아무 말도…」 

분명 무슨 언질을 받은 것은 아니다. 선배가 외면할거라고 생각한 것도 내가 멋대로 그리 생각한거고 유이 선배랑 유키노시타 선배만 해도 그렇다.

「네가 싫다면 그걸로 된거다만…또 놀러 오라고.」 

겸연쩍은듯 그렇게 말해주는 선배의 얼굴에서 서툰 나름의 다정함을 느꼈다. 살짝, 아주 살짝, 마음이 편해졌다.

「…왜 선배는 저를 다정하게 대해주는건가요…」 

「…딱히 네가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을 정도로 싫은 것도 아니니까 나는…만약 그랬다면 오늘도 같이 외출하는 일은 없었겠지. 내 안에서는 최근의 봉사부 경치 안에 너도 포함되어 있거든.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도 아닌 그저 부정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구원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역시 이건 마약이나 다름없는 것이구나 싶었다. 간단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선배 혹시 그거 꼬시고 있…지는 않네요. 죄송해요…」 

「뭐랄까 네가 고분고분하면 나까지 덩달아 이상해진다만…」 

「무슨 말씀을. 지금 당장 추스르는건 무리라구요…」 

「…딱 한번만 말할거니까 잘 들어. 나는 너를 귀여운 후배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 유키노시타도 유이가하마도 그래. 그러니까 너무 신경쓰지말고 놀러 와라.」 

「그런…가요…」 

「그래. 뭐 걸리는게 있으면 유키노시타나 유이가하마한테도 물어 보라고.」 

「…네. 저 근데 저 차였는데요…선배를 계속 좋아해도 될까요? 거절이나 피하거나 하지 않아요?」 

「괜찮냐고 물어도 말이지…그건 내가 정할 일도 아니니까…아무튼 지금처럼이라면 피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한다만.」 

…그야 자기가 찬 상대방이 지금까지 이상으로 달라붙어도 난처하겠죠. 그러면 나는 지금까지처럼 행동하면 된다…는 의미일까.

「슬슬 자자.」 

「…네」 

선배는 내가 든 머그컵을 받아들고는 책상에 올려놓고 불을 껐다. 방안에 어둠이 가득차고 선배의 모습은 희미하게만 보이게 되었다. 

「잘 자라」 

「잘 자요. 선배.」 

시계의 촛침이 움직이는 소리만 들려온다. 자기 전에 딱 한가지만 물어볼까 생각했다. 지금이라면 물어볼 수 있다. 지금이 아니면 물어볼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선배」 

「뭐냐. 그만 자자고.」 

「딱 하나만…선배는 어느쪽이신가요?」 

구체적인 말은 무엇하나 담기지 않은 애매한 질문.
그래도 선배는 이걸로 제대로 이해했을터.

「…잘 모르겠다고. 정말로…」 

「그러신가요…」 

선배의 목소리는 연약했고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충 그런 상태인걸까. 그렇다면 이 이상 질문에 의미는 없다. 그만 포기하고 잠을 청하려 하자 선배가 입을 열었다.
「…나는 더는 잃고 싶지 않아. 그 광경을.」 

「하지만 선배…」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마 무리라구요.
계속 이대로라는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전하려고 했지만 입에 담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더라도 전해졌다.

「…그런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만…그래도 아직 문제가 남아 있으니까…지금은…」

「알았어요…괜한 말을 해서 죄송해요. 주무세요.」 

알지는 못했지만 말을 끊었다.
문제란 게 대체 뭘까.
하지만 그걸 물어볼 수 있을만큼 지금의 나는 선배들과 가깝지 않다.
선배와는 오늘 딱 한걸음 가까워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유이 선배랑 유키노시타 선배와는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먼저 그 두사람한테 다가가려는 시도를 해야하겠지.
확실하게 말을 하는거다.
몇번이고 그리 해왔으니까 틀림없이 지금의 선배들이 있는거다.
나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야만 한다.
그곳에 다가가기 위해서.
작은 결의를 마음속으로 하고서 마음이 정리되자 좀전에 선배한테 차인 쓸쓸함이 다시 표면에 드러났다. 귀여운 후배란 말을 들은건 기쁘지만 역시 저는 그걸로는 부족해요…선배. 

선배의,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요.
이룰 수 없는 소원을 포기할 수 없어서 눈물이 났다.
눈꼬리에서 흐른 눈물은 똑바로 흘러내려 옆머리 부근을 적셨다. 분하니까 선배 방에 무슨 흔적을 남겨두자.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엎드려 누었다. 그대로 선배 배게에 얼굴을 묻고서 소리 죽여 우는 사이에, 어느 틈엔가 잠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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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김들 2015/05/28 22:55 # 답글

    ㅇ,,,,이로하아ㅏ아ㅏㅏㅏㅏ!!!
  • 매직동키라이드 2015/05/28 23:05 # 답글

    이로하스 커엽ㅠㅠ
  • 2015/05/28 23:4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5/28 23:4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케이 2015/05/29 00:12 # 삭제 답글

    이로하 괜찮게 느껴지네요..^^
    정독으로 읽는데 한참 걸렸는데.. 참 재미있었습니다.
    이런것도 좋네요..^^
    잘 봤습니다..
  • areaz 2015/05/29 09:53 # 답글

    학생회장 선거 의뢰 때만 해도 뭐지 이 ㅆㄴ은.. 같은 느낌이었는데.. 대격변이군요.
    과연 하치만은 선택할 수 있을지.. 앞으로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 하늘의꿈 2015/05/29 10:41 # 답글

    재밌게 읽었네요. ss중 제일 재밌었던것 같아요.
  • ArKaeins 2015/05/29 14:40 # 답글

    이로하스가 승리자가 되어야만 합니다..
  • LostRed 2015/05/29 21:08 # 답글

    아니 이게뭐야
    으아아아아아아아아이로하스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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