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로부치 겐 '주인공이 뒈짓할수도 있지 시발들아'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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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로부치 씨 작품은 이 팬텀 오브 인페르노도 그렇지만, 흡사 배드엔딩처럼 애잔한 엔딩이 많아요. 그 이유는 뭔가요?

 애당초 제가 비장한 이야기를 좋아해서요, 죽으면 바로 끝나는 데드엔드란 식의 이야기는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일단, 죽으면 죽은대로 드라마가 성립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나는 '주인공의 생사는 이야기랑 별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죽었으니 나쁜 이야기'란 기조는 다소 받아들이기 어렵죠. 그야, 누구나 죽는 법이잖아요.

―― 히로인 아인은 어떤 의도로 탄생했나요?

 아인은 주인공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해야 할지, 처음에는 텅 비어있던 캐릭터가 주인공과의 교류를 통해서 내용물을 되찾아 가는 스탠스로 만든 캐릭터죠. 그래서 Xbox 360판은 아인의 이름을 붙여주지 못하게 된 점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입니다. 풀보이스라 어쩔수 없다는 측면도 있지만, 당시에는 아인의 이름을 플레이어가 붙여주는 부분에 의미적으로 무게를 실은 측면이 있었거든요. 그게 사라진 건 아쉽습니다.

 뭐, 그대신 타카가키 아야히 씨의 목소리가 입혀졌다고 생각하면 플러스이지 않을까 합니다. 어쩌면 아인은 구작에서 가장 이미지가 달라진 캐릭터일지도 몰라요. 스패츠가 아니라 스커트가 됐고,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에 맞춰 글래머가 되었고. 옛날에는 연약함의 상징으로 가녀린 디자인이었거든요. 성우도 미나미 오미 씨에서 타카가키 아야히 씨로 바뀌어, 그야말로 아인은 '여배우가 바뀌었다'는 의식입니다.

――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게 되겠지만 이어서 캘 디벤스에 대해서 들려주시겠어요?

 캘은 모티브가 된 영화 [레옹]의 에피소드를 통째로 때려박자는 생각에서 태어난 캐릭터죠 (웃음) 주인공을 살인기계로 만들어가는 아인과 대조적으로, 거기서부터 주인공을 캘이 원래의 인간으로 되돌린다는 아인과는 대극에 있는 포지션으로 만든 캐릭터입니다. 또 캘은 후에 표변하는 캐릭터인지라 목소리를 재능 있는 사와시로 미유키 씨한테 부탁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클라우디아 맥커넨도 모티브가 있나요?

 클라우디아는 '불야성도 넣자'는 생각에서 태어난 캐릭터입니다. (웃음) 소위 미소녀 게임의 약속패턴과 같은 '주인공한테 상냥한 캐릭터'가 아니라 '주인공을 이용해서 출세하는 무서운 여자'란 포지션이죠. 모험이 지나쳤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이런 캐릭터로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뭐 결과 올라잇.

 방금 말씀 드렸는데 '죽으면 안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란 이유도 있고해서, 연애극은 '남녀가 맺어져야 좋은 엔딩이다'란 발상은 저는 아니다 싶었어요. 엇갈리거나, 한쪽만 쓰러지거나 하는 것도 그건 그것대로 연애극으로 성립한다고 봐요.

 예전에 ToHeart의 나가오카 시호 엔딩을 보고 '어쩜 이리도 어른의 연애극이 다 있을까' 느꼈단 말이죠. 그런 시호 엔딩의 모험적인 시도에 등을 떠밀려 만든 것이 클라우디아 루트입니다. 가정을 가지는 것만이 행복일리는 없다는 게 제 안에 있었거든요.

―― 유일한 일본인 히로인 후지에다 미오의 탄생경위를 들려주세요.

 미오는 최초의 기획 단계에서는 없던 캐릭터입니다. 일본편이라 해야 할지, 애시당초 나중에 덧붙인 에피소드였단 말이죠. 미국편 다음에, 드라이를 끌어들여 대결하는 의도는 있었는데요, 도피처를 어디로 삼을지는 전혀 계획이 없었죠. 그래서 '아예 고향에 돌아가는 건 어떨까?' '학원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거기에는 '여기서부터 갑자기 미소녀겜이 되면 놀라지 않을까?'하는 음흉한 의도도 있었지만요. (웃음) 아 그리고 패키지에 세라복은 포함시키자는 아이디어는 원래부터 있었습니다.

―― 세라복을 넣으면 친숙해지니 말이죠.

 친숙함을 포함시키고자 시작한 일본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일본편의 플롯을 짜는 사이에 쟁탈전의 초점이 될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와서 '그럼 히로인으로 해버리자'는 흐름에서 파생된 캐릭터입니다. 그렇게 무대설정이 앞서고 '그런 상황에 몰린 주인공이 동경한다면 이런 캐릭터임에 틀림없다'고. 그런 방법론에서 만들어진 캐릭터인데요, 그리하여 블랙라군의 야쿠자편 캐릭터와 겹치게 됐다는 것도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라장을 헤쳐나와 일본에 돌아온 주인공에게 고향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해줄 수 있다면, 그건 흑발 롱헤어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범죄에 휘말릴 만한 사정이 있다면, 평범한 여고생으로는 안 되죠. 그럴거면 '집안이 야쿠자겠군!'하는 접근에서 만들었더니 그렇게나 겹치게 됐습니다. 당시 히로에 레이 씨도 팬텀을 플레이하지 않았을 텐데, 서로 똑같은 걸 목표로 했더니 똑같은 것이 되고 말았다는…싱크로니시티죠.


덧글

  • 황혼에지다 2014/09/23 14:37 # 답글

    ToHeart의 나가오카 시호 엔딩 : 공략 중에는 다른 미연시처럼 하룻밤을 보내는 걸로 끝나는데, 엔딩에서는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하면서 헤어지고 시간이 흘러 재회. 시호는 다른 남자와 사귀고 있는 상태였고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어 안녕~ 하는걸로 마무리.
  • 함월 2014/09/23 15:13 #

    대학 가서도 아카리와 진도가 안나가던 주인공 앞에 성공해서 스포츠카 타고 나타나서 응원하는 엔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희미하군요. 아닌가? 시호에게 다른 남자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로부치는 어른의 연애라고 감동했다지만 저로서는 아카리와의 아수☆라장 전개를 피하려는 꼼수라고 느껴지더군요. ㅡ_ㅡ
    시호가 인기가 없었기에 망정이지(실례) 인기가 있었다면 큰일이 났어도 크게 났을...
  • RNarsis 2014/09/23 17:43 #

    다른 남자친구 얘긴 없었습니다. PS판에서는 아수라장 피하려고 그랬다는 꽤 노골적인 암시가 추가됐고. 개인적으론 그런 암시조차도 희미한 PC판이 더 깔끔해서 좋았죠.
  • 의지있는 크릴새우 2014/09/23 17:48 #

    아마 시호가 과시용으로 잠깐 사귄 잘나가는 상급생과 혼동하신게 아닐까 싶군요. 도서실에서 반강제적으로 시호를 어떻게 해보려다 히로유키한테 얻어맞고 쫓겨나는 하시모토 센빠이...
  • Hineo 2014/09/23 14:52 # 답글

    인터뷰는 팬텀 오브 인페르노 이야기지만 포스팅 제목은 우로부치라면 할 수 있는 말일 것 같아서 웃음이 나오네요.

    그렇죠. 주인공도 뒈짓할 수 있지!(푹)
  • 붉은박쥐 2014/10/23 18:32 # 답글

    캘은 역시 레옹의 스토리를 때려박아 만든 캐릭터가 맞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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