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이 중고생 여성 독자한테도 먹히는 이유-이다 이치시 라노베


2002년 개인 사이트에서 연재를 시작한 소드 아트 온라인이 2014년에 접어들어서 라이트 노벨의 메인 스트림의 자리에서 인터넷발 소설의 선구자적인 성공 사례로 규정되리란 사실을 10년전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나스 키노코의 공의 경계가 2004년에 책으로 간행되어 베스트 셀러가 되었는데, 원래는 1998년에 웹에 공개했던 작품이니 소아온보다 앞선 인터넷발 소설의 히트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공의 경계는 인터넷 연재 단계에서는 유명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아마도 시류를 의식한 것은 아니겠으나 두 작품의 공통점은, 몇 해정도 흘러 뒤늦게 시대의 파도와 맞물려 엄청나게 팔렸고 추종자를 낳았다는 점이다. 주인공이 "검은 옷을 입은 최강검사"인 판타지란 점에서 소아온과 똑같은 요시미 히로미의 레인은 인터넷 연재로 출발해 2005년에는 책으로 간행되어 누계 100만부의 작품으로까지 성장했지만 출판사가 신흥 출판사인 알파 폴리스였기 때문에 (아마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노하우나 자본이 없었고 시대의 총아가 되지 못했다.


작품이 가진 힘은 물론 필요하겠으나, 잘 팔리기 위해서는 운도 중요하다. 2000년대 초두에 출발한 소아온은 레인과 마찬가지로 2005년 무렵에 책으로 출판되었더라도 잘 팔리기야 했겠지만, 2010년이라는 연대적인 스위트 스폿에 딱 들어맞은 측면도 있다.

그것은 중고등학생 여성독자도 남성향으로 인지되어 왔던 라이트노벨을 읽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니 근데 부기팝도 키노의 여행도 하루히도 읽혀왔잖아!,라는 반론은 그 말이 맞다. 다만 옛날과는 포인트가 다르다. 소아온을 중고생 여성 독자층이 읽는 이유는 여자는 꽃미남을 좋아한다+여자는 귀여운 여자를 좋아한다는 두개의 크나큰 수요를 모두 채워주기 때문인 것이다.

단순히 주인공이 강하다는 요소만 찾자면 2002년부터 간행된 전설의 용사의 전설만 해도 2004년에 스타트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만 해도 어떤 의미로는 그렇다. 배틀물에서 주인공이 강한 건 당연하다. 문제는 외견과 성격이다.

2000년대까지의 라이트노벨 주인공은 개드리퍼or나른해 함or삐딱함or성욕이 넘침의 경우가 많았다. 소년 취향을 의식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그같은 남자 주인공을 수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꽃미남에 최강에 스토익하고 에로에 목마르지 않는 소아온의 키리토 같은 타입이 바람직하다. 여자 시점에서도 멋진데다가 남자라고 해서 딱히 이런 녀석을 싫어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여자는 귀여운 여자를 좋아한다는 거대한 수요에 대해서 소녀향/여성향 컨텐츠는 부응하고 있지 못하다. 얘기를 들어보면 중고등학생 여자는 여자애가 귀여우니까 아이돌이나 일상계 작품이나, 일반적으로 남성향으로 여겨지는 니세코이 같은 러브 코미디 만화나 라노베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여성향 라이트노벨의 히로인은 평범한 소녀인 내가 꽃미남한테 사랑받는다는 패턴이 많다. 남성향 작품과 비교해보면 히로인이 귀엽지도 않거니와 바리에이션도 풍부하지 못하다. 물론 남성향 러브 코미디에 흔히 있는 남자한테 아양을 떨거나, 필연성도 없는데 주인공한테 성적인 어필을 하는 값싼 여자 캐릭터는 여자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소아온은 어떠한가. 여성 캐릭터는 많다. 그러나 육체를 무기로 키리토한테 접근하는 일은 없다. 다들 키리토의 본처 아스나의 존재로 인하여 비련으로 끝나는 애절한 심정을 토로할 뿐이다.

그런 이유에서 소아온은 현재 남자만이 아니라 여자들 사이에서도 폭넓게 읽히고 있다.

투고한 시기는 오래됐는데, 지금, 시대의 입맛에 딱 들어받는 작품으로 수용되었다. 이는 역사의 우연이다.

현재 태반의 소설 투고 플랫폼에서는 세련된 태그 관리로 읽었으면 하는 독자층을 연령,성별,취향,기호별로 처음부터 어느 정도는 효율적으로 좁힐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소아온처럼 몬스터 히트작으로 등극하는 작품은 오히려 생겨나기 힘들어졌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곤 해도 수백만부 단위로 팔려야만 좋은 작품이란 법도 없으니 다음호 부터는 아직 영상화 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는 작품을(드디어!)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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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겨울금붕어 2014/07/11 22:50 # 답글

    소아온 자체는 읽지 않았지만 동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덧글 남기고 갑니다.
    확실히 여성향, 특히 역하렘 작품의 여주인공은 여자가 봤을 때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저는 오히려 남주나 주변 여캐들이 호감형인 경우가 많은 하렘물을 더 좋아하기도-ㅂ-;;
  • NoLife 2014/07/12 09:08 # 답글

    작중의 히로인들이 대부분 싸우는 히로인 타입이라는 것도 여성독자에게 짜증을 부르지 않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작중에서 키리토가 무쌍을 찍긴 해도 전투에서도 여성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죠.
  • 코로로 2014/07/15 10:43 # 답글

    그냥 주인공이 멋있고 유행해서 라고 봄.

    애초에 여성향 자체의 파이가 작기 때문에 여성 시청자는 남성향 애니를 볼수밖에 없죠
  • shaind 2014/12/06 10:41 #

    주인공이 멋있는 애니도, 유행하는 애니도 항상 존재해왔고, 여성향의 파이가 작은 것은 원데이 투데이도 아닌데 왜 소아온에서는 다른 보통의 남성향 애니와는 다른 현상이 관찰되는가 하는 것이 문제겠죠.
  • 코로로 2014/12/06 13:21 #

    주인공이 할리퀸에 나오는 남자 캐릭터 같아서겠죠.
  • 코스모스 2014/08/24 23:29 # 삭제 답글

    잘보고 갑니다 그럴듯하군요
  • aslak 2014/10/07 02:30 # 삭제 답글

    여성 중에서는 귀여운 걸 좋아하는 분들이 상당수있나 보군요.
    좋은 통찰을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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