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 이치시 「크리링을 말하는 것이냐? 예, 좀비입니다. 라이트 노벨에 필요없는 아이에 관해서」 라노베



「요즘 라이트노벨도 좀비가 유행한다면서요」

가끔씩 듣는 말인데, 유행하지 않거든.

진짜로 잘 팔리는 건 키무라 신이치 『이것은 좀비입니까?』뿐.


매상을 무시하고 『이거좀비』이래 출간된 작품의 수를 따져봐도, 두손으로 헤아릴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라이트노벨은 매달 100권 이상 출간되고 있는데도, 그런 거라고?)


심지어 가장 잘 팔린 좀비 라이트노벨인 
『이거좀비』는 조지 로메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후 좀비의 특징인


• 닥치는대로 인간을 습격한다, 먹는다.

• 두부를 파괴당하면 활동정지.

• 전염된다.

• 지능이 저하된다.


는 약속과도 동떨어져 있다. 좀비에 마장소녀인 아유카와 아유무는 소녀가 옷을 갈아입는 상황에 조우는 해도 잡아먹지는 않고, 폭발은 해도 죽지 않는 불사신에다, 전염되지 않고, 지능은 (아마도) 원래부터 낮다.


그럼 거꾸로, 칼같이 좀비물의 매너를 답습한 작품의 대표를 꼽자면, 오오키 렌지 『오브 더 데드 매니악스』가 있다. 로메로 좀비가 나오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각장의 타이틀은 전부 선행 작품에서 인용.


작중에서 얼간이 주인공과 히로인이 잭 스나이더 판의 달리는 좀비에 대해서 찬반 토론을 할 정도다.


하지만 그 정도고, 그 밖에는 좀비 영화 매니아가 읽고 기뻐할 만한 작품은, 이 장르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브매니』가 잘 팔렸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좀비 라이트노벨은, 좀비 매니아에게도 라이트노벨 애호가에게도 귀문(鬼門)인 것이다.

어째서 라이트노벨과 좀비의 상성이 나쁜 거냐고?

거기에 대해서 써볼게.


1.좀비영화와 라이트노벨의 니즈의 차이.


1 - 1 엔터테인먼트의 기본은 「재밌겠다+재밌다」


애시당초.

「좀비물」이나 「히로인이 유감」같은 요소(「속성」)를 넣는 것 만으로 대박을 친다면 아무도 고생하지 않는다.


속성 하나로 매상이 결정날 리가 없잖아.

크리에이터를 깔보지마.

독자 (시청자)를 깔보지마.


표층적이고 동시에 단기적인 속성의 유행을 따라가는 것보다, 캐릭터나 스토리의 연출에 관한 이론을 답습하는 쪽이 훨씬 중요한데, 본고에서는 지면 관계상 베스트셀러 라이트노벨의 연출 수순을 적는 것이 불가능 하다. (관심 가는 사람은 졸저『베스트셀러 라이트노벨의 구조』를 참조할 것.) 좀비물의 일반과 라이트노벨의 장르특성을 비교하기 위해서, 한단락만 써둘까 한다.


엔터테인먼트는, 타겟 관객 (관객이나 독자)이「재밌겠다+재밌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 KSF (key success factors = 성공요인)가 된다.


「재밌겠다」란 보기/읽기 전에 상정 관객이 품는「기대」를 말한다. 이게 없는 작품은 초속이 뻗질 않는다. 인지조차 되지 않는 작품은「기대」이전에 선택지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초속이 나쁜 작품은 대부분 뒷심을 발휘 못한다. 독자의 주목을 끌지 못한 작품은 안 팔린다. 그래서, 타이틀이나 카테고리 설정은 중요하다.


「재밌다」 는 독자의 만족을 말한다.「떡밥」에 가까운 카테고리에 혹해서 들어와준 사람을 그 나름대로 만족시키는 내용물을 선사하지 않는 작품은 입소문도 타지 않고 (타더라도 악평이 되고) 매상은 초속에서 점점 기세를 잃게 된다. 


「좀비」와 같은 속성은 주로 「재밌겠다」에 관여한다. 유행하는 속성 선택은 이목을 끄는데 도움이 된다. 속성 조합의 묘로「재밌겠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이거좀비』로 치자면 남자 주인공이 「좀비」+「마장소녀」, 히로인 하루나가 「마장소녀」+「체인소」


다만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착각이,「○○물」이 창작자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과, 그 같은 작품이 독자들의 수요를 얻어 잘 팔리는 사실과의 혼동이다. 「○○물」로 통하는 작품이 잔뜩 출간되어도 실제로는 거의 작품이 팔리지 않는 일은 자주 있다.

실제 매상을 보지 않고 출간되는 숫자만 보고 「유행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비슷한 작품수의 많고 적음은 비지니스적으로 참고가 되질 않는 지표이다.


또한 「○○물」을 한다면, 그 속성을 넣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테마성을 다뤄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중심축이 없는 얼빠진 작품이 된다. 좀비물이라면 극한상태에 있어서의 인간의 (좀비 이상의) 잔혹함이라든지, 여성형 안드로이드와의 러브 코미디라면 기계를 사랑해도 되는 건지, 그런 것들이다.


그와 동시에, 라이트 노벨이라면 라이트 노벨, 소년 만화라면 소년 만화, 헐리웃 영화라면 헐리웃 영화란 장르의 독자 일반이 바라는 니즈에 응해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감상을 마친 후에 「재미 없었다」「내가 보고 싶었던 거랑은 달랐다.」는 소릴 듣는다.)


붙여넣기 하듯 유행하는 속성을 베낀 작품의 대다수가 쓰레기인 건 「○○물」을 한 이상 반드시 써야만 하는 주제를 건성으로 넘겼거나 주제를 그리고자 한 나머지 유저 만족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좀비 라이트 노벨이 어려운 건, 좀비물이란 테마 설정이 주는「해야할 것」과, 젊은 오타쿠가 바라는 니즈 (「해줬으면 하는 것」)가 일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1 - 2 카테고리/세그먼트의 계층구조


소위 좀비물은, 가령 좀비영화를 예로 들자면, 유저의 심리적으로는

엔터테인먼트-실사영화-호러-(혹은 코미디)-좀비

란 계층구조 (카테고리 계급)으로 되어 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를 보고 싶은 사람 안에서도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이 그 중에서도 호러나 패닉물, 혹은 코미디를 보고 싶은 사람이, 그 중에서도 좀비를 보고 싶은 사람이 좀비 영화를 고른다.


하지만 라이트 노벨은

엔터테인먼트-오타쿠 컨텐츠-라이트 노벨

이란 카테고리 구조로 되어 있다.


엔터테인먼트 중에서도 오타쿠 컨텐츠를 선호하는 사람이, 오타쿠 컨텐츠 중에서도 만화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이 아닌 라이트 노벨을 택한 사람이 읽는 것, 인 것이다. 


그래서 라이트 노벨의 좀비물은

엔터테인먼트-오타쿠 컨텐츠-라이트 노벨-좀비

가 된다.


소위 좀비물과 라이트 노벨은, 고객층이 입구 시점에서 다르다.


이 계층을 무시하고 엔터테인먼트-호러-좀비 라이트 노벨이란 기세로 쓴 작품은 매상적으로는 99% 폭사한다. 라이트 노벨은 오타쿠 말고는 읽지 않는다. 읽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 「비 오타쿠면서 라이트 노벨을 읽는 층」을 믿고 써본들 파이가 너무 작아서 수지타산이 맞질 않는다.

그리 생각하고 쓰는 편이 나은 장르다. 오타쿠 적인 요소를 제한 호러 라이트 노벨은 독자한테 경원된다. STP (세그멘테이션, 타게팅, 포지셔닝)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


오타쿠 입맛에 맞는 호러가 애초에 파이가 얼마나 될까? 용기사07의『쓰르라미 울적에』과 같은 빅히트 작품도 있다. 하지만 주류인 러브 코미디나 배틀물과 비교하면, 그렇게까지 발매수도 시장규모도 크지 않다.

라이트 노벨로 호러를 쓰는 작가 중에서 가장 팔리고 있는 것은 코다 가쿠토라고 생각하는데, 코다 작품은 단 한번도 영상화 되지 않았다. 


그래서 라이트 노벨 독자 외 사람을 향한 상품으로써의 소구력은, 다른 미디어 믹스 된 라이트 노벨에 비교하면 아쉽게도 약하다. (이건 작품의 퀄리티 문제가 아니다. 장르 선택의 시점에서 고객의 수 상한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여타 호러 라이트 노벨 작가 (작품)은 말할 것도, 없다.


즉 라이트 노벨로 팔릴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 코미디 좀비 말곤 없다.

엔터테인먼트-오타쿠-라이트 노벨-(코미디 계열)좀비

『이거좀비』는 그야말로 이런 물건이다.


1 - 3 니즈의 차이


나는 호러에 정통한 팬은 아니지만, 좀비물의 니즈는 예를들어 이하의 것들이 있을 테지.


1)놀라고 싶다+떨고 싶다


무서운 걸 보고싶어 하는 마음, 죽음이나 추함이 전염된다는 공포에 접근하거나 달아나는 긴장과 온화, 정보전달이 난처해지고 진실을 알 수 없는 의심암귀 상태가 되는 가운데 탈출을 하게 된다는 카타르시스.


2)질서를 재조합 하는 쾌락


기존의 사회 룰이 덮어쓰기 된 예외 상태/축제의 도래로 인한 해방감, 금기를 어김, 폭력의 해방.


클라이브 바커는 「좀비에 대한 우리들의 공포 근원에 자리한 것은, 말하자면 군중의 행동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람이 군중이 되었을 때의 비정함에 대한 공포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군중봉기의 흥분과 공포의 유사체험을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은 프랑스나 일본에서 학생운동이 폭발한 1968년에 개봉했고, 켈리 링크가 「몇가지 좀비 불측사태 대응책(Some Zombie Contingency Plans)」에서 「좀비는 차별을 하지 않는다」 「누구나 좀비가 될 수 있다. 특별할 필요가 없다.」고 써놓았 듯이 좀비 간에는 어떤 계급도 존재하지 않는 극도로 평등한 사회가 찾아오는 셈이고(그렇기에 무서운, 것이다만)


개인적으론

"좀비는 해선 안 되는 일을 저지르는 녀석이니까 죽여도 괜찮다."

"의심암귀에 빠트리거나, 극한상태라는 이유로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는 녀석은 죽어도 괜찮다."


등등의 이유로 정당화 된 폭력이 분출하는/좀비 측도 가차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점이 좋다.

그래서 호러 영화적인 공포를 재촉하는 노선의 
『유체안치소』 같은 작품이나, 휴먼 드라마를 강조하는 TV 시리즈 『워킹 데드』적인 전개는 내 취향과는 조금 다르다. (하지만, 내 감각은 대다수의 좀비팬과는 어긋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 라이트 노벨은 (오타쿠에게 있어서)


1)즐겁다.

2)드립이 된다.

3)꽂힌다.

가 최대 공약수적인 니즈이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오타쿠란 제 4세대 오타쿠 (1990년대 이후 태생)을 의미한다.


순서대로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우선 1)「즐거움」은 작중 인물이 대략 이하의 상태가 되는 것으로, 생겨난다.


힘의 증대

*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능력」의 증대

* 타인이 원하고, 호감을 갖는 「매력」의 증대

* 타인과의 관계성의 진전, 네트워크 형성

* 시각적으로 큰 「효과」, 신비한 효과를 가져오는 힘의 사용


포지티브한 감정의 발로

* 개인에 의한 긍정적인 감정의 「발산」

* 여러명이서 감정의 「공유」

* 긍정적으로 되는 등의 의지의 「성장」,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목적의식의 「발견」


웃기는 (포지티브한) 비일상적 체험, 쾌락

* 주인공 일행이 내적 조건의 변화가 아닌, 그 외부에 있는 세계나 인간이 주인공 일행에게 부여하는 변화.


자기 힘이 확장되어 있는 감각, 자신이 인정 받고 있다는 승인, 사랑한다거나 호감을 사는 포지티브함을 보여주거나,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 그리고 웃음, 비일상적인 경험에서,「즐겁다」는 감정은 생겨난다.


다음으로 2)「드립이 된다」인데, 이거는 이하의 요소를 넣어둘 것이 필요해 진다.


리얼이나 소셜 미디어에서 품평을 하고 싶어지는(화제로 삼고 싶어지는) 요소.


독자와 작가가 서로 오타쿠란 같은 취미의 커뮤니티에 속해 있는 사실을 확인하는 요소.


전자는 주로 읽기 전에 「재밌겠다」란 기대에, 후자는 읽고난 다음의 「재밌다」에 관계된다.


어째서 「드립이 된다」가 중요한 걸까?

오늘날에는 사람들의 구매 프로세스에서, 기업이나 매스 미디어가 발신하는 정보 뿐만 아니라, 유저 사이에서 유통되는 평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토 나오유키는 인터넷 보급을 배경으로, 소비자가 스스로 정보를 수집, 발신, 타인과 공유하는 행동을 인지한 덴츠(電通)가 제창한 AISAS, 즉 Attention→ Interest→ Search→ Action→ Share가 소셜 미디어 발전과 동반하여 「SIPS」로 변화하고 있다, 고 말했다. 


SIPS란 Sympathize→ Identify→ Participate→ Share & Spread의 과정을 뜻한다.


니코동이나 트위터 상에서 화제가 되는 오타쿠 컨텐츠는 이 행동 프로세스에 맞아 떨어지는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다. 이상한 타이틀이나 JOJO 드립은 「드립이 되기」위해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꽂힌다」인데, 이것은 감동적이다나 눈물샘을 자극한다 같은 요소이다.

라이트 노벨은 밝고 즐거워 보이는 표지의 러브 코미디나 배틀물만 눈에 띄기 때문에, 제대로 읽어본 적도 없는 사람한테 「시리어스 전개가 필수다」고 말해도 믿어주질 않고, 평소엔 놀려대기나 하는 캐릭터가 막상 중요할 때는 동료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읽고서 「캐릭터가 붕괴됐다」 따위의 말문이 막히는 생뚱맞은 소릴 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인데,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에피소드를 삽입하지 않는 작품은 베스트 셀러는 되지 못한다.


2 좀비와 라이트 노벨이 미스매치가 되는 이유


평소에 보이지 않는 걸 보고 싶다, 는 마음은 좀비물도 라이트 노벨을 읽는 사람도 마찬가진데, 오타쿠가 보고 싶은 것은 인간의 얼굴 가죽을 뜯는 좀비가 아니라, 소녀가 입는 체크 스커트 아래 있는 줄무늬 팬티다.


니즈의 차이를 확인하게 된다면, 좀비 라이트 노벨이 어째서 귀문인지 알게 될 테지.


1)「드립이 된다」밖에 조달할 수 없다.


여동생이나 소꿉친구가 좀비란 설정은「드립이 된다」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런 히로인과 연애하고 싶은가? 하고 싶지 않다. 즐겁지도 않거니와 꽂히는 얘기로 만들기도 어렵다.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에서 「그럼 우리들 좀비로 만든거나 마찬가지잖아!」라고 쿄코가 말하지만, 쿄코나 사야카는 부패하지도 않고, 잡아먹지도 않고, 지능도 있으니까 「이런 몸 갖구선, 안아달라고도 말 못해!」이렇게 말해도, 아니, 완전 괜찮거든, 이라 생각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생고기를 탐하는 썩어 문드러진 사체의 이성을 사랑할 수 없다.


2)성악설의 작품은 호감을 사지 못한다.


대부분의 독자는 라이트 노벨을 읽으면서 떨고 싶은 것도 아니고, 진정한 인간불신을 보고 싶은 것도 아니다. 라이트 노벨은 해피 엔드가 사랑 받는데, 좀비물에선 뒷맛이 찝찝한 결말이나 공포를 남기는 결말이 사랑 받는다.


라이트 노벨에서는 성선설이 사랑받지만, 좀비물은 성악인간이 우글우글 들끓어야 비로소 재밌어진다. 애시당초 인간관이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쪽 밖에 보지 못하고 조합하려 들거나, 혹은 라이트 노벨 독자 입맛에 맞춰 평화롭게 만들어 버리니까, 좀비 라이트 노벨은 라이트 노벨로도 좀비물로도 미묘한 작품 투성이인 것이다. ( 오오키 렌지의 『오브 더 데드 매니악스』는 좀비물=성악설의 인간과, 라이트 노벨=성선설의 인간의 충돌이 제대로 그려져 있는 점이 예외적이다.)


3)그로테스크 묘사 필요 없어


좀비물의 태반은, 호러든 코미디든, 적지 않은 그로테스크 묘사를 동반한다. 이건 오타쿠 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인간이 보자면 맥빠지는 요소다. 좀비물로 할 것 같으면 카니발리즘이나 내장의 노출, 의심암귀 끝에 인간 끼리의 살인이 따르는 법이다. 하지만 표준적인 좀비영화가 그리는 폭력묘사 마저, 최대공약수적인 라이트 노벨 독자가 허용한다/선호하는 수준을 초월해 있다.


좀비 묘사에 리얼리티를 내고자 하면 할수록, 독자는 기피하게 된다. 『하이스쿨 오브 더 데드』는 만화도 애니메이션도 가슴 작품으로의 측면을 십분 그리는 반면, 그로테스크 묘사는 철저히 소프트하게 설정되어 있다. 에로도 그로테스크도 지나치지 않는 정도가 중요한 것이다.


소설로 좀비를 묘사할 때, 예를들어 살이 썩고 피나 장기를 질질 흘리면서 걷고 있으니까, 당연히, 토사물보다 더한 악취가 풀풀 나야 마땅한데, 괜시리 후각을 자극하는 묘사를 해본들 불쾌할 뿐이다.


필립 너트맨의 좀비 소설 『WET WORK』에서는 내장이 너덜너덜 해진 몸에서 피와 분뇨와 담즙이 뒤섞인 냄새가 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것은 독자가 스플래터 펑크인 것을 인지하고 있으니까 괜찮은 것이다.


라이트 노벨은 아니지만, 좀비 소설인 아이작 마리온 『웜 바디스』을 예로 들어보자. 이 작품은 좀비가 된 주인공이, 어느 남자의 뇌를 먹자 그 남자의 기억이 흘러들어와, 남자의 연인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비련의 러브 스토리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묘사의 밀도 컨트롤이 되어 있다. 좀비가 인간의 뇌를 먹는다면, 두피가 벗겨지고 피가 튀고 철분이나 뼈의 칼슘이 공기에 노출되고, 뇌척수액이 보이니까, 인간이 일상생활을 보내는 것 만으론 결코 맡아보지 못할 냄새가 날 것이며, 뇌를 먹었다면 혀로 무언가 식감과 맛을 느끼고, 자극과 향락에 전율했을 것이다. 하지만 「러브 스토리」를 겨냥한 소설에서는, 그같은 묘사에 도전하지 않는다.


라이트 노벨로 좀비물을 하는 경우에도, 묘사의 밀도를 조절하고,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 않는" 정도로 정보를 통제해야만 한다.


베스트 셀러 라이트 노벨 작품은 폭력 표현의 밸런스가 절묘하다. 그로테스크 하지 않게, 지나치게 잔혹하지도 않게······예를 들어 팔이나 몸통이 베여도 절단면이나 장기의 모습, 고통을 자세하게 묘사하지 않고, 스마트 하게, 소년 만화적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좀비물 라이트 노벨은 최대 공약수적인 라이트 노벨 독자가 꺼려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결과, 그건 안 팔린다.


4)주인공이 약하다니······


「압도적으로 팔린다」는 사실을 지상 명제로 삼을 경우 배틀물 라이트 노벨의 어필 성공/어필 실패를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어필 성공

* 후련하다. 경파. 먼치킨.

* 지적. 적도 아군도 논리나 성장이 있다. 일진일퇴 하며 물리친다.

* "우정 노력 승리" 소년 만화적 전개

* 나쁜 녀석을 혼내준다, 잘못을 바로 잡는다.


△어필 실패 (하지 않는 편이 나음)

* 수수함. 주인공 너무 약함. 전투 방식이 원패턴.

* 그로테스크 함. (내장이나 뼈가 튀어나옴, 흩날림, 썩는다. 목, 팔, 몸통이 뎅겅) 

* 집요한 고통, 잔학 묘사, 너무 긴 설명.

* 주인공 사이드의 폭력을 정당화 시킬 이유가 없다. 구원이 없다.

* 클라이맥스에 시시한 결말.


이다.


라이트 노벨에다 호러 계열 좀비를 평범하게 하고자 든 것만으로 어필 실패에 해당하게 된다. 


묘사에 관해서는 3)에서 기술한 대로인데, 좀비물에서는 인류가 약한 위치에 놓여져, 방어전을 강요당한다. 하지만 라이트 노벨에서는 기본적으로 특수능력을 지닌 '나 쩔지?!' 같은 최강 주인공인 편이 사랑 받는다. 적보다 강한 존재일 것이 요구된다. 


그래서 스콧 G 브라운 『내 좀비 라이프』처럼 좀비 시점의 박해당하는 광경을 그리는 문예적인 작품은 라이트 노벨로는 상업적으로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측이 좀비를 압도적인 전력으로 물리칠 뿐이어선 흥이 나질 않는다.


좀비물로 라이트 노벨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이 파워 밸런스와 독자의 쾌락/욕구의 조절이 어렵다.


4)좀비는 말하지 않는 적이므로 소설로는 배틀이 달아오르지 않는다.


좀비물의 쾌락인 「폭력의 해방」에 관해서도, 라이트 노벨이 힘든 이유는, 라이트 노벨에서는 말하지 않는 존재를 쓰러트려도 높은 만족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라이트 노벨에 있어서 「말하지 않는 적과의 전투」는, 주로 주인공 측 내면의 갈등이나, 능력이나 관계성을 그리는 튜토리얼적인 설명을 위해 쓰인다.


반대로 「말하는 적」과의 전투는, 근본적으로 적과의 「신념 전투」다. 내면이 없고 신념이 없는 존재와 싸워 물리치는 것보다, 신념이 있는 존재와 토론하고 이기는, 배틀이 카타르시스가 크다. 


단 신념을 지닌 존재를 그리기 위해서는, 적측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개시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서, 그 나름대로의 페이지 수를 잡아 먹는다. 자칫하면 밸런스를 무너트려 주인공 일행의 이야기 밀도가 약해질 부담을 지게 된다.


대부분의 좀비 영화에서도, 대 좀비보다 인간 간의 싸움이 달아 오른다. 좀비란 대화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념으로 싸우고, 무력으로 싸우는 순서를 밟지 않으면, 인간은 언제까지고 좀비의 머리를 샷건으로 갈기고 파열시키는 단순한 쾌락 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거기에 「납득」이 있어야 한다.


「쾌락」+「납득」은, 「재밌겠다」+「재밌다」와 나란히 엔터테인먼트의 기본이다.


그래도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수용자가 수신하는 비쥬얼 표현이니까(주체적으로 페이지를 넘기지 않아도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벤트의 연속으로 생각하게 할 여유도 주지 않으면, 납득감을 어느 정도 무시하고도 어떻게든 된다. 


소설은 그게 무리다. 주인공이 핀치에 몰리는 패턴의 이벤트를 몇개고 연속시켜 놓은 들, 「이녀석들 왜 싸우고 있더라?」라든지 「신념이 없네」란 생각이 들면 계속 읽는 게 고통이 되어, 만족감은 떨어진다. 


로메로 본인의 의한 소설화조차 좀비물을 소설로 하면 영화보단 뒤떨어지게 되는 것은, 로메로 작품에는 좀비란 존재가 신념이 없기 때문이며, 그리고 신념을 부여한 순간, 공포가 옅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3 오로지『이거좀비』만 성공한 이유


좀비와 라이트 노벨이 물과 기름이란 사실은 이해하셨으리라 본다.


그리고 『이거좀비』가 잘 먹힌 이유는 다음과 같다.


1)주인공을 썩지 않고 의식도 있는 좀비로 설정, 히로인들도 마장소녀나 흡혈닌자 같은 별난 속성의 소유자로 설정했다.


러브 코미디를 하는데 한쪽이 인간, 다른 한쪽이 좀비로는 궁합이 나쁘다. 『이거좀비』는 주인공을 좀비로 삼고, 히로인도 마장소녀나 흡혈닌자란 보통의 인간이 아닌 존재로 해놓았기에(그렇다곤 하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히로인은 인간인 히라마츠 씨지만.) 균형이 맞는다.


작자도 본 잡지 게재된 인터뷰에 말하고 있듯, 좀비인 아유무가 햇빛에 약하고, 흡혈귀들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약간의 변칙(템플릿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는다.)이 있는 점도 좋다. '햇빛에 약하고 지성이 있는' 흡혈귀 틱한 좀비는 『시귀』에서 유래했는지도 모르겠으나.


2)그로테스크 묘사를 삼가고,  눈물샘 자극하는 전개를 준비해 두었다.


『이거좀비』는 배틀도 폭력을 철처하게 소프트한 묘사에서 그치고 있으며, 호러에 딸려오기 마련인 그로테스크 씬이나 잔혹한 폭력 묘사는 피하고 있다.


또, 코미디 계 좀비면서도 빈틈없이 「꽂히는」전개를 준비해 두었다. 『이거좀비』는 매권 반드시 프롤로그+4화+에필로그란 구성을 띄고 있으며, 2화까지는 일상 파트에서 러브 코메디를 전개하고, 3화와 4화에서 시리어스 전개를 하고, 에필로그에서 일상 파트로 돌아온다.


즐거움+드립이 된다+꽂힌다를 착실히 제공하는 흐름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별 적인 러브 코미디 이벤트에도 내면 토로를 조합해놓은 점이 일품이다. 


1권에서는 주인공인 아유무가 하루나의 알몸을 조우하는데, 하루나가 「자, 잠깐만」→「바보!」란 약속된 럭키 스케베 전개가, 한바퀴 뒤짚혀 갑자기 하루나가 「이젠 싫어」하고 아유무에게 속마음을 흘리고, 마력을 다 써버린 것을 후회, 마장소녀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아이덴티티 상실의 위기를 말하게 만들어, 아유무가 자진해서 보듬어 안고, 「이렇게 하면 안 보일거야」라고 말한다. (알몸을 가리기 위해서라기 보다, 눈물로 자욱한 표정을 감추기 위해서)


이러한, 그냥 쓰면 단순한 서비스 씬으로 끝날 것을, 괜찮은 느낌으로 정리하는 테크닉도 점수가 높다.


3)불사신 주인공의 일환으로 좀비이므로 나 쩔지?!


작가가 인터뷰에서 「불사신 주인공」이 좋아서 아유무를 불사신으로 했다, 고 말하였는데, 좀비라곤 해도 썩기 쉬운 존재가 아니라, 마찬가지로 후지미 판타지아 문고의 카가미 타카야 『언젠가 천마의 검은 토끼』의 주인공처럼, 사실상, 거의 무적인 존재이므로 배틀 파트에서 활약할 수 있다. 또한, 마장소녀 속성도 있기 때문에, 그저 죽지 않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일반인 이상의 전투능력을 지니고 있는 점도 「즐겁다」의 조달에 공헌한다.


4)적이 말을 하므로 「신념으로 이긴다→배틀로 이긴다」 패턴을 쓸 수 있다.


『이거좀비』에서 아유무 일행이 싸우는 메가로 역시 교복을 입은 곰돌이나 가재가 적 아님?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다시 잘 읽어보길 바란다.


『이거좀비』에서는, 클라이맥스의 전투는 「밤의 왕」을 비롯, 인간형에 대화가 성립하는 존재와 격돌한다.


5)카테고리→ 감춰진 부분의 제시→ 변화란 캐릭터 연출의 철칙을 준수하고 있다.


라이트 노벨의 캐릭터 연출은 1권의 책 안에서


* 카테고리인 「1)속성의 제시」로 임팩트 있는 「외견이나 능력」과 「성격」 의 갭을 보여주고


* 중반의 「2)다면성을 제시」로 처음에 보여준 인상과 다른 부분을 여러개 보이고


* 종반의 「3)변화」로, 속성의 제시 파트나 다면성 제시 파트에서는 감춰놓은 과거나 본심의 개시, 성장을 보여준다.


상기의 세개의 단계로 구성돼 있다. 자세하게 쓸 지면이 없고,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여기다는 적지 않겠지만, 『이거좀비』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이 이론을 따라 그려지면서 시리즈가 전개되고 있다. 


개중에서도 흡혈귀+닌자로 흡혈닌자라거나 좀비+마장소녀라거나 마장소녀+체인소 같은 의외의 요소간의 조합의 묘는 재기 넘친다.


대부분의 좀비 라이트 노벨은 좀비가 된 존재 이상으로 캐릭터가 선명한 인간이 적고, 또한, 좀비에 스토리 초점이 맞춰진 까닭에 그 외의 캐릭터 밀도가 부족한 경향이 있다. 


개성이 약하고, 특징을 채 끌어내지 못하고, 캐릭터의 종반에서의 변화가 적다. 이는 캐릭터 소설로는 치명적이다.


덧글

  • 로리 2013/12/09 14:10 # 답글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 kisnelis 2013/12/09 14:46 # 답글

    잘 읽었습니다~
  • ReSET 2013/12/09 15:16 # 답글

    전에 티스토리에서 봤었지만, 좀비소녀 라노벨을 읽고 이글루에서 다시 보니 그 때와는 또 다른 맛이 있네요.

    라노벨 팬인데 어째 이 글에서 말하는 4세대 오타쿠들의 니즈보다는, 좀비 영화팬의 니즈가 저와 더 잘 맞는 것 같아서 문제...끄르륵.
  • 의지있는 크릴새우 2013/12/09 20:05 #

    들어올 땐 다 재밌고 다 신선해도 육신의 늙어감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지는 것이 이 바닥의 슬픈 섭리인지라...선생님께서는 오아시스를 찾아 드넓은 사막을 헤매야한다 이 말입니다...
  • ReSET 2013/12/09 20:41 #

    역치 리셋하고 싶따...
  • 이즈 2013/12/09 15:33 # 답글

    솔직히 오레좀비는 좀비는 주인공의 불사성 보장인거 뿐이고 실제는 남주의 마법소녀 변신을 이용한 개그 컨셉과 히로인들과의 알콩달콩(?)한 일상이죠...

    애초에 좀비가 작중 두명밖에 등장안하고 초반에 하나가 탈락하니...
  • 크로스번 2013/12/09 18:50 # 답글

    쿨럭
  • rumic71 2013/12/10 16:13 # 답글

    인상깊은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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