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성의 가르간티아 인터뷰 ~기획시동 비화와 선단이란 아이디어~ 애니


1.<취성의 가르간티아> 기획시동 전야



―― 1,2화는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의 전개도 궁금하지만 우선은 본작의 기획 발단에 대해서 말씀해주시겠어요?


제가 참가한 건 2010년의 연말부터였는데요, 그 이전부터 우로부치 씨를 메인 라이터로 삼아 반다이 비주얼과 프로덕션 I.G, 니트로플러스 세회사에서 오리지널 로봇 애니메이션을 만들자는 기획은 움직이고 있었어요. 기본적인 골격은 이미 우로부치 씨가 만들어 놓으셨고, 그 새로운 돌파구가 "노동물(お仕事モノ)" 일을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그리자는 것이였죠. 저한테 감독 제의가 왔던지라, 세계관이나 캐릭터 등 대략의 이미지는 이미 어느정도 결정해놓긴 했었어요.



그리고 기획서를 본 순간 <수혹성을 무대로 삼고싶다>는 내용에 크게 관심이 갔어요. 말은 이렇게 해도 저도 미리 생각해둔 아이디어 중에 <수혹성에 배가 모인 선단이 있고, 사람들이 거기서 살고 있다>는 게 있었어요. 이건 이번 기획에 딱 맞겠구나 싶어서, 이미지 스케치 등을 보여드렸더니, 기획 멤버 분들이 마음에 들어하셨고, 당초 기획에는 없던 선단을 무대로 삼은 기획을 재구축해 주셨지요. 주인공인 레도가 우주에서 온 소년이다,란 설정도 이 재구축을 통해 결정됐어요. 초기 기획과는 상당히 다른 모양이 되었지요.



―― 미리 준비되어 있었던, 초기 기획은 어떤 내용이었나요?



지구가 아닌, 새로 발견된 행성에 입주한 사람들이 거기서 초고대문명의 유산을 발견해, 그걸 인양(salvage)한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유산을 누가 인양하는가를 사람들이 쇼로 즐기고 있다는 세계관이었죠. 별과 별 사이를 이동할 수 있지만, 우주전쟁을 스토리에 포함시키는 요소는 없었죠.



2.다큐멘터리에서 창출된 '선단'이란 아이디어



――그럼 무라타 감독님이 미리 생각을 해두셨단 선단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메콩강이었는지 아마존강이었는지는 잊어버렸지만, 어떤 강을 찍은 다큐멘터리를 봤던 게 큰 계기였지요. 그 강은, 이주민을 실은 배가, 항해를 해요. 배 안에는 다양한 사람이 타고 있고, 배안에서 줄곧 생활하는 사람도 있고 장사를 하는 사람도 있으면서, 배가 하나의 사회를 구축하고 있어요. 물론, 배가 물가에 다다르면, 내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각별히 재밌구나 싶었던 점은, 강변에서 사는 물건 파는 소년들이 이민선이 다가오면 작은 배를 타고 이민선에 접근해, 로프를 걸어 접현하고서, 강변에서 가져온 물품을 팔기 시작합니다. 배와 배가 달라붙어, 사람이나 물건이 흥정 붙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 캄보디아의 톤레 삽 호수에 수상생활 집락이 있는데요, 이곳은 배 위에 주택을 짓고 거기서 사람들이 생활을 하죠. 학교나 병원도 떠있어요. 우기나 건기로 호수의 상태가 변하니까, 물고기가 많이 서식하는 곳을 찾아 호수 위에서 이사를 하기도 하죠. 마을 그 자체가 물 위에 있고 이동이 가능하다,는 부분이 가슴을 뛰게 만들죠. 물 위란 불안한 상황 위에서 살아간다는 일종의 모험에 대한 두근거림을 작품 안에 표현할 순 없을까, 생각했어요. 저는 으레 움직이는 게 귀찮다고 생각하는 타입이지만요, 오히려, 그렇기에 끌리는 걸지도 몰라요.



본작은 선단을 무대로 삼았기 때문에, 항상 이야기의 무대가 이동하는, 어떤 의미에선 로드 무비의 요소를 지니게 됐지요. 또한, 이같은 무대를 준비했기 때문에 <무엇이든 일으킬 수 있다>는 태세입니다. 본편의 스토리라인이 이미 결정되어 있지만, 거기서 떨어진 외전적 스토리를 시청자 여러분이 상상하고 즐기실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런 세계라면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거잖아> <저런 선단도 있는 걸>처럼, 작품세계에서 상상을 부풀려주시길 바라는, 가능성의 확장을 작품의 한가지 맛으로 삼고 싶었어요.



가르간티아 말고도 선단은 있고, 꼭 하나의 선단에 전속해야할 이유도 없으니까 다른 선단에 붙어버리는 것도 가능해요. 따로 놀던 배가 모여 새로운 선단이 생긴다,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죠. 배의 거주민이 이사도 할 수 있다,는 유동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3.레도의 망설임은, 누구나가 직면하는 '벽'


――초기 기획의 컨셉이었던 <노동물>의 요소는 남아있나요?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서, 레도는 어떤 결단을 촉구받게 됩니다. 자기가 있던 원래 세계에 간단히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는 겁니다. 미개한 혹성에서 살아가는 것 말곤 선택의 여지가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거기서 선단의 사람들과 어떤 계약관계를 맺고, 자기가 있을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현지에서 살기 위해서 일할 필요가 생겨납니다.



이제껏 우주에서 로봇을 타고 싸우는 것 말곤 몰랐던 소년이지만, 낯선 혹성에서 전혀 체험해보지 못한 '노동'의 필요성이 찾아옵니다. 지금까지 위에서 명령을 받아 작전행동을 수행하면 그만이었던 병사 레도가, 병사가 아니게 되어, 일을 자발적으로 선택해도 되는 상태에 놓인 순간, 자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 인간인 것인가,를 새로히 모색하게 된다. 거기서부터 그의 두번째 인생이 시작되는 겁니다.



――마치,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 같네요.



맞아요. 학생이 진로를 선택해야만 할 때에, 그 누구나 직면하는 벽이에요. 이제까지 어른들 말대로 학교만 다니던 날들을 보냈지만, 앞으로는 그게 아니라, 스스로 할 일을 결정해야만 하죠. 그게 분명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막연할 거에요. 레도는 그같은 대다수의 학생들과 통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죠. 레도는 병사로는 우수하니까, 학생이라면 '너 대단하다'라는 말을 들을법한 인간인데요, 그게 툭하니 사회에 나서게 되었을 때는, 무엇을 하건 초보자에 불과하죠. 모든 걸 처음부터 배워나가는 와중에,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생각하고, 또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그걸 발견하게 되죠. 그러한 인간의 폭을 획득해 간다. 그게 이 기획이 본래 가지고 있던 가장 큰 흐름입니다.



――말씀인즉슨 싸움만 있는 작품은 아니다?



네 그래요. 그렇다곤 해도 레도에게 있어서 가장 특기는 로봇을 타고 싸우는 거니까, 뿌리 깊게 자리한 그 스킬을 의지해, 이 세계에서 그가 제공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를 항상 시행착오 하게 되죠.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과, 선단에서의 생활로 새로히 얻은 걸 융합하면서, 자신이 살아갈 길을 도출하는 거죠.



한편, 선단의 사람들도 레도라는 이물질이 자기 사회에 편입되는 일로 인해, 자기들 사회의 방식과, 레도가 살고 있던 사회와의 차이를 인식하게 됩니다. 상호간에 새로운 발견이 있는 셈이죠. 상호간에, 새로히 인류의 사는 방식을 도출한다

4.좋은 파트너 로봇 체임버


――일찍이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 무렵에 걸쳐서, 말하는 로봇이 무수히 등장한 시대가 있었습니다. 본작에 등장하는 체임버도 말하는 로봇으로, 레도의 파트너로 묘사되고 있고, 어딘지 향수를 느끼게 하는데요, 왜 지금 말하는 로봇을 다시금 작품에 등장시키고자 하셨나요?
 



왜 지금인가,란 시대적 배경에 관해서는 분석 못해요(웃음) 레도란 미숙한 소년이, 새롭게 무언가를 얻게 되는 과정에, 좋은 파트너였으면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건 인간의 말을 하길 바랐고, 인간적인 사고를 지닌 것처럼 보이는 존재이길 바랐습니다. 그것이, 로봇이 말을 하고, 자율행동이 가능한 설정의 의미입니다.



체임버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죠. 하나는 레도란 소년을 교육하는――투쟁 속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하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어떤 선택지가 있는가를 지도해주는, 선생님이나 코치 역할입니다.


그리고 상황과 선택지가 제시된 순간, 레도가 내린 판단에 대해서, 그걸 확실히 속행하는, 충실한 부하 역할이 또 하나. 파일럿의 의사결정의 전단계와 후처리를 동시에 짊어진 존재입니다.



다만, 스토리 안에서 레도도 성장해가므로, 레도와 체임버의 관계성 자체도 변화합니다. 체임버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에서, 레도 스스로 새로운 세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나는 겁니다. 



――본작은 <요근래 볼 수 있는 스타일의 로봇 애니메이션은 아니다>고도 말씀하셨는데요, 진의가 무엇이죠?



체임버는 애시당초 전투로봇으로 개발됐으므로, 병기로서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사실을 전면에 내세울 순 없어요. 본작은 어디까지나 레도의 성장담이고, 레도와 체임버의, 학생과 교사였다가, 상관과 부하였다가, 친구였다가...하는 관계성의 변화를 그려나가게 됩니다. 매회 적이 나타나, 그걸 물리치고 만세 만세하고 기뻐하는 일이나, 무슨 작전행동을 수행하는 종류의 쾌감을 표현하는데 주안점을 둔 작품은 아니죠.



멋짐에도 몇 가진가 벡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싸움에 의한 멋만이 아니라, 좀더 폭넓게 공략해야죠. 다만, 볼거리 중 하나로 배틀이 있고, 그 점은 당연히 멋지게 그릴 거니까 기대하셔도 좋아요.(웃음)


핑백

덧글

  • 아이지스 2013/10/23 14:43 # 답글

    기획 의도를 확실히 알 수 있겠습니다
  • 포스21 2013/10/23 20:02 # 답글

    다 감상하고 난 시점에서 이글을 읽어 보니 ... 과연 의도대로 만들어진 것이군요. ^^
  • 의지있는 크릴새우 2013/10/23 20:08 #

    네 말씀대로 작품을 일주하고나서 기획의도나 테마를 논한 인터뷰를 다시 읽어보니 한구절 한구절의 무게가 다르게 다가오네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