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 이치시-우로부치 겐論 1/2 라노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상투적인 표현마저 식상해진 오늘 날. 가이낙스의 초대 사장 오카다 토시오는 우리 세대는 더 이상 오리지널로 감동을 주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모든 요소를 이런저런데서 따온 이야기라도 사람은 감동할 수 있고, 인간이 감동하게 되는 원리는 그것이 독창성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할머니가 들려줄 법한 살짝 뭉클한 이야기에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톱을 노려라!>가 그 이론의 실험. 그리고 그 경험을 살린 실용화가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였다고 하죠.

전거가 되는 선행작품에서 에센스를 뽑아 만든다는 점에서는 <마법소녀 마도카 ☆ 마기카>로 일약 시대의 인물이 된 우로부치 겐도 비슷합니다. 기실 야겜 라이터 시절부터 표절 작가라는 비판이 따라다니고 있으니까요.


그런 우로부치 겐의 창작 성향을 몰염치한 표절로 볼 것인가? 아니면 오리지널이 없는 시대의 방법론으로 볼 것인가. 유리카 마도카 특집호에 실린 칼럼을 소개해봅니다.

이다 이치시-우로부치 겐論

신은 용기나 희망 같은 인간찬가를 엄청 좋아하지만, 그것만큼이나 피바람이니 비명이니 절망도 좋아하는 거야.
『Fate/Zero』

1 80년대 문화에서 2000년대 문화로. 우로부치의 경우.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시리즈 구성/전화 각본을 맡은 우로부치 겐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먼저 그가 어떤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는가 하는 역사의 이야기를 하고(즉
「세로축」), 이어서「좀비」연결고리로 넷 상에서도『마도카☆마기카』와의 비교가 산견된『하모니』의 이토 케이카쿠와 우로부치 겐의 스탠스나 테마의 공시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가로축」), 그리고 우로부치 겐의 두드러진 특징과 그 변화를 작품사를 더듬어 가면서『마도카☆마기카』에 이르는, 3부 구성으로 말할 생각이다.

어쩌면, 15년 전에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인생이 파탄나서, 나조혼(만화, 애니메, TV드라마, 소설 같은 픽션 작품 내의 수수께끼나 의문에 대한 비공식적인 고찰을 행한 책의 장르)이나 평론서를 섭렵한 나와 마찬가지로,『마도카☆마기카』로 인생이 비틀려 버린 중고등학생이 이 책을 샀을지도 모르겠다.

10대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일거라 짐작된다. 하지만
『마도카☆마기카』의 스토리를 만든 인간이, 어떤 것을 섭취해 왔는지, 어떤 시대를 살았는지, 72년생 우로부치 겐 보다 한세대 아래인 82년생 인간으로서, 고찰해낼 생각이다. 

여기서 또 한세대 이상 아래인 독자는
「다 아는 말이니 설명하지 않았을 뿐이다」란 뜻은 없으니, 면목 없지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검색해서라도 읽어주었으면 한다. 다음 역사를 짊어지고, 말하는 건, 그대들이므로.

머리말은 이만 쓰겠다.

그림1을 봐보라.

그림 축의 좌우는 주로 다우너/어퍼(80년대 식으로 말하면 네쿠라(根暗)/네아카(根明)), 축의 상하는 조직을 그리고 있는가/개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로 축을 구분하였다.

태클 걸 구석이 가득하군-이런 식의 견해로 보지말고, 일단은 시안으로 여겨 주었으면 한다. 나 역시, 이것이 완벽하다곤 생각지 않는다. (애초에, 그림의 크기 문제도 있고 나 개인의 지식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예를들어 만화에 관해서는 일절 반영하지 않았다.)

「일본의 2000년대 문화 크리에이터는, 대략 80년대 문화의 영향을 계측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이것이 이 그림이 주장하는 바이며, 관점이다.

근거는 단순한데, 2000년대에 활약한 신진 크리에이터는 대략 단카이 쥬니어(70년대 반 태생)와 그 전후의 세대이며, 이런 사람들은 80년대에 사춘기를 보냈고, 그 시대의 컬쳐를 섭취했기 때문이다. 10대에 얻은 것을 저작(咀嚼)한 그들이 20대에서 30대에 걸쳐 만든 창작물 속에서는, 과거의 섭취물의 영향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80년대에 10대를 보낸 인간에게 주된 발송자였던 단카이 세대 (협의로는 47년부터 49년생)와 그 전후의 세대가, 60년대에서 70년대 초두에 걸쳐 문화나 정치상황에서 커다란 충격을 받고, 80년대에 만든 작품에 그 향을 남겨둔 것과 똑같은 일이다. 
  

예를들어 카사이 키요시나 요모타 이누히코, 오츠카 에이지가 지적하듯, 80년대 일본의 전기 바이올렌스 작품이나 나카가미 켄지 작품, 모험소설에는 정사를 의심하고 뒤짚으려 드는 위사나 비사를 써서, 제 3세계의 인민이나
「마츠로와누모노(야마토 조정 성립 무렵 여기에 저항한 세력의 통칭. 이해의 영역을 벗어난 이능적인 존재로 여겨지며 두려움을 샀다. 모노노케 히메의 에미시 같은.)의 손으로 권력을 전복시키고자 하는 반 권력적인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는 명백히 전공투 운동이나 록 같은 카운터 컬쳐의 영향으로 자란 세대이기에 그리 된 것이라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창작물의 영향을 받았을 터인 2000년대 일본 엔터테이먼트, 픽션의 다수는 정치성이 거의 탈색됐고, 위사의 다이나미즘을 잃고, 흡혈귀를 비롯한 가젯이나 에로스와 바이올렌스 같은 표면적인 부분이 주로 계승되었다...라고 운운하기 위해 내건게 이 그림1이다.

80년대와 2000년대는 애초에 PEST(정치・경제・사회・테크놀로지)를 비롯한 마크로 환경이나 픽션의 유통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본래라면 더 필요하지만, 이번에는 생략하고 작품과 작품의, 작가와 작가의 영향 관계에 집중하고자 한다.

예를들어 2000년대 전반에 강림한
「세카이 계」같은 것은, 요컨대 오시이 마모루, 칸바야시 쵸헤이, 타케모토 켄지, 무라카미 하루키의「자질」을 이어받은 작품군이었다. 세카이 계란「너와 나」의 소세계와 대상황을 직결시킨 작품이면서, 또한, 엔터테이먼트의 약속된 스토리 전개를 거절하고 주인공 소년이 아무것도 하지않는, 할 수 없는 반(反) 모노가타리기도 했다.

그래서 그 반(反) 모노가타리의 측면을 가속시킨 타니가와 나가루의『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나 다나카 로미오의CROSS†CHANNEL』,가장 먼 지금(最果てのイマ)처럼 장르의 약속과 그 작품 자체에 대해서 메타적인 자기언급이나 장치를 하거나, 오랫도록 사변을 늘어놓는 것도 쉽게 눈에 띄었다. (타니가와는 칸바야시나 타케모토한테 받은 영향이 자명하고, 다나카는 칸바야시나 츠츠이 야스타카의 영향이 엿보이는 메타지향 작가였다.)

다만 세카이 계의 대표라 일컬어지는 타카하시 신
『최종병기 그녀』, 아키야마 미즈히『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신카이 마코토『별의 목소리』는 전부 메타적인 의장()은 일절 없고,「너와 나」의 비련을 어떤 의미론 진부하게 풀어내어 히트한 작품이긴 해도.

예를들어, 이 그림에는 들어있지 않지만, 세번이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몬스터 히트작 라이트 노벨
『풀메탈 패닉!』의 가토 쇼지는 80년대의 모험소설이나『장갑기병 보톰즈』의 타카하시 료스로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예를들어
『Fate/stay night』나『공의 경계』의 나스 키노코는 소설지『파우스트』안에서「신 전기」무브먼트의 기수로 소개됐다. 그는 87년에 발표된 아야츠지 유키토『십각관의 살인』이래 발흥한 신 본격 미스테리와 키쿠치 히데유키나 유메마쿠라 바쿠, 쿠리모토 카오루로 대표되는 80년대 전기 바이올렌스에서 받은 영향을 공언하고 있다. 즉 신 본격과 전기에 걸쳐 있는 것이 신 전기인 셈이다.

80년대를 석권한 전기 바이올렌스의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2000년대의 서브 컬쳐를 견인한 단카이 쥬니어 보다도 아래 세대 사이에서는 찾기 힘들게 됐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손쉽게 참고할 수 있는, 잘 정리된 키쿠치 히데유키 론이나 유메마쿠라 바쿠론이 어찌된 영문인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쿠치 히데유키는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우로부치 겐은 물론이고 (그가 18금 에로게의 시나리오 라이터로 데뷔하는 일에 저항이 없었던 것은, 키쿠치 히데유키가 에로스와 바이올렌스의 세계를 그렸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는 세카이 계 작품에 가까운 자질을 지녔다고 여겨지는『하루히』의 타니가와 나가루도 포로로 삼았다. 유메마쿠라 바쿠는『마르두크 스크램블』의 우부가타 토우나『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의 아키야마 미즈히토──그의『고양이의 지구의』는 바쿠의『아랑전』을 그 나름대로 만들어 보고자 결심한 작품이었다.──도 영향을 받은 작가다.

「자질」을 이어 받았다고 구분했지만 주의해둬야 할 사항은 전기의 예에서도 알수 있듯이 실제로 영향 관계는 착종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오시이나 칸바야시의 팬이 반드시 세카이 계 작가가 되고, 키쿠치 히데유키나 쿠리모토 카오루를 읽은 인간이 2000년대에 자동적으로 전기작가가 된 것이 아니다. 

똑같은 80년대란 시대에 청춘을 구가했기에, 칸바야시 쵸헤이를 읽은 인간은 선라이즈의 리얼 로봇 애니메이션도 봤을 것이고 키타가와 켄조를 비롯한 모험소설 팬의 책장 안에도 일단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몇권 있을 가능성 또한 흔했을 것이다. 물론 좋고 싫음의 농담(
濃淡)은 있었을게다.

그리고 훗날 개화되는 재능이 이 맵의 좌우 어느쪽으로 치우쳐 있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예를들어 아키야마 미즈히토는 세카이 계의 대표격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전기에서도, 윌리엄 깁슨이나 브루스 스털링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펑크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데뷔작
『E.G.컴뱃』은 사이버 펑크였고, 후루하시 히데유키와의 공저『용반칠조』는 무협물이었다.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이었기 때문에 그는 세카이 계 작가라 여겨지고 있을 뿐이지 실제로는 이 맵에 기록한 대부분의 장르를 접해봤을 터이다.

그렇다면 우로부치 겐은 어떠할까?

그는 후기나 인터뷰에서 밑거름이 된 작품을 우직하게 거론해 왔기에, 영향 관계는 보기 쉽다.

데뷔작『Phantom of Inferno』는 오우삼을 비롯한 홍콩영화(특히 80년대에 공개된 작품)나『레옹』에서.『흡혈섬귀 베도고니아』는「가면라이더」와 80년대의 전기에서.『사야의 노래』는 데즈카 오사무의『불새』와 러브 크래프트, 스티븐 킹에서. (킹으로 대표되는 모던 호러도 80년대에 폭발적으로 수용된 장르다.)『귀곡가』는 사이버 펑크와 무협소설에서.『속・살육의 장고』는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그리고 촉수나 이형의 생물이 여자를 범하는 건 아무래도 전기의 영향일 것이다.) 받은 영향을 공언했다.

사고에서 눈을 뜨자, 사야란 이름의 소녀 이외는 세계의 모든 것이 썩은내로 가득찬 내장으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된 청년이 주인공인『사야의 노래』는「너와 나」를 궁극으로 추구한 이형의 사랑을 그리고 있으므로, 맵으로 따지자면 좌측의 세카이 계일 것이고,『Phantom』이나『귀곡가』『베도고니아』『장고』는 대충 우측일 것이다. 우로부치 겐은 세카이 계적인 테이스트의 작품도 섹스와 바이올렌스를 그린 작품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올라운더 작가라고 칭찬 되는 이유를 잘 알 수 있다.

소설작품은 어떨까?

다크 판타지『백모의 전도사』는 스티븐 킹, 이안 리빙스톤『워해머』에서. 만화『블랙 라군』의 노벨라이즈는『Phantom』과 마찬가지로 B급 액션영화에서.『칸바야시 쵸헤이 트리뷰트』에는 칸바야시의『적은 해적』을 향한 오마쥬를 담은 단편을 기고했다. 제트엔진 탑재 항공기 조종사의 이야기『아이젠 플뤼겔』은 후기가 없어 알 수 없지만, 죽는단 걸 알면서도 특공을 하고, 하늘을 나는 걸 선택한 주인공의 모습에서 야쿠자 영화나 양키 만화, 그리고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과 GAINAX의『오네아미스의 날개』를 합친듯한 인상을 준다.

『Fate/Zero』는 완전히 80년대 전기의 가락이다. 크툴루란 막중한 소재(大ネタ)를 엔터테이먼트로 호쾌하게 써내린 손놀림이, 키쿠치 히데유키『요신 구르메』나 쿠리모토 카오루『마계 수호전』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성해사의 사이트「최전선」에서 연재되고 있는『금색 눈동자와 강철의 검』은 완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할 길이 없다. 현재까지는『백모의 전도사』같은 다크 판타지를 예감하게 만들고 있지만은.

여담이지만 이렇게 소설만 봐도 알 수 있듯 우로부치 작품은 테이스트 뿐만 아니라, 판타지, 모험소설, SF, 전기, 장르까지 제각각이다. 이처럼 무엇이든 써내는 엔터테이먼트 작가는 그 밖에는 야마다 마사키 정도 밖에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야마다 마사키의 후계자적 존재는 그리 쉽게 나오지 않겠지만 이 올라운더 면모(와 남자다움)는 무척이나 야마다 마사키와 닮았다고 말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이다. 이타노 이치로와 함께 시리즈 구성을 한『블라스레이터』는『베도고니아』를 스케일업 시킨듯한 변신 다크 히어로의 라이더물이다. (기획단계부터『가면라이더 류우키』란 고유명사가 거론됐다.) 괴물이 된 주인공 일행이 괴물을 물리치는 건 물론『가면라이더』, 그리고 키쿠치 히데유키의『흡혈귀헌터 "D"』와 닮았다 할만하다. 이 작품은 그림1로 치자면 우측일 것이다.

『Phantom』의 애니메이션판『Phantom -Requiem for the Phantom-』은 원작 게임의 리메이크로 우로부치는 각화 각본을 몇편인가 담당했을 뿐이기 때문에 그의 작품으로 쳐도 괜찮을지 고민되지만, 우로부치의 작품으로 본다면 범죄조직인페르노의 암살자 이야기로 맵으로 따지면 우측에서 시작해, 아인 (엘렌)과 츠바이 (레이지)의 두 사람의 세계로 이른다. 즉 좌측으로 이행해 가는 점이 특징이라 할만하다.

그리고『마도카☆마기카』

『마도카☆마기카』는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큐베 같은 마스코트 캐릭터를 비롯한 가젯은 둘째치고, 비극적인 스토리 라인이나 음울한 캐릭터 조형은 기존의 마법소녀물에서 빌려온 게 아니다. 우로부치는 애니메이션 각본가로서『마도카☆마기카』이전에 관여한『블라스레이터』와『Phantom -Requiem for the Phantom-』에서 이타노 이치로와 쿠로다 요스케에게서 각각 훈도를 받은 것을 강조했다. 

쿠로다 요스케는 우로부치와 연배도 비슷한 까닭에 (쿠로다는 68년생, 우로부치는 72년생) 이 80년대 세대에서 2000년대 세대의 연결고리를 논할 경우에는 생략한다손 쳐도, 이타노 이치로는『초시공 요새 마크로스』나『기동전사 건담』『전설거신 이데온』에 참가한 걸로 유명했고, 우로부치는 직접 공동작업을 하기 이전부터 이타노의 80년대 이후 작품을 접했고「감독의 영향을 받아『베도고니아』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오토나아니메』vol.10) 라고까지 말했었다.

우로부치는『마도카☆마기카』제 5화에서 사야카와 쿄코가 뒷골목에서 전투하는 장면은 키쿠치 히데유키의 영향이라 밝혔다.『마도카☆마기카』 에도 80년대 전기의 그림자가 있단 뜻이다.

또한『마도카☆마기카』관련 인터뷰를 받았을 적에는 몇번인가『장갑기병 보톰즈』를 예로 들었다. 자신이 섭취해온 픽션이 품은「독」덕분에, 현실의「독」에 견딜 수 있었다,「키리코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괴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로 극복한 적이 있다, 밝혔다. 

옳커니, 마도카가 세계를 개변하여 마녀를 소거한 후에도 마녀를 대신하는 마수란 이름의 새로운 적이 출연하여, 마법소녀들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는『마도카☆마기카』의 엔딩은『보톰즈』에서 주인공 키리코 큐비가 우주의 전능신으로서 전쟁을 꾸며온 장본인 와이즈맨을 살해한 후에도 전쟁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결말을 낸 것과 닮아있다. 키리코 큐비->QB->큐베, 일런지도 모른다. 몇번이고 죽어도 부활하고, 세계의 룰이 바뀐 후에도 계속 살아가는 이능자란 의미에서.

그리고 우로부치는『마도카☆마기카』의 플롯은 야쿠자 영화나 홍콩영화의 그것이다, 라고도 말했다. 그렇다는 것은『Phantom』이나『블라스레이터』와 마찬가지로 그가 사랑하는 오우삼적 나니와부시의, 비애어린 세계를「마법소녀물」이란 가죽을 쓰고 선보였다는 소리다. 

그러나『마도카☆마기카』는 본질적으로는 맵으로 치면 좌측에 위치한다. 호무라와 마도카를 둘러싼 세카이계 적인 이야기로 보는 편이 명쾌하다. 결론은 거대해지지만, 두개의 세계의 어느쪽인가를 선택하는 의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원더랜드』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거침없이 사변을 펼치거나, 메타 전개를 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 엔터테이먼트 작가 우로부치 겐은「주인공이 마법소녀가 되면 게임오버」란 이레귤러 적인「메타 마법소녀물」임에도 불구하고, 오시이 마모루나 타케모토 켄지처럼 여봐라 과시하는 메타 픽션적 구성이나 대사는 쓰지 않았다.

오히려「마법소녀가 되지 않는다」는 걸 그리기 위해서, 우측에 있는 힘껏 치우쳐 폭력묘사를 사용, 마미 선배를 살해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Phantom』이나『마도카☆마기카』가 그러한데,『남자들의 만가』처럼 점점 사람이 죽어 결국 캐릭터가 주역 둘로 줄어들고, 라스트씬 무렵에는 또 한사람이 죽어, 거의 전멸이란 끝을 맞이하면─필연적으로 세카이 계 엔딩처럼 된다. 

다시말해서 야쿠자 영화적인 부분과 세카이 계적인 부분은 아무런 모순이 없다....이런 소릴 하면 그림1의 전제가 붕괴하지만, 뭐 이런 포지셔닝 맵 같은 건 어차피 그정도 시안이다. 어찌 됐건『마도카☆마기카』는 가장 히트한 세카이 계의 대표격인
『최종그녀』『이리야』『별의 목소리』와 마찬가지로, 메타적인 전개를 하지 않고 진부한 비련을 그린 작품이었다. 그리고 전기와『보톰즈』와 하루키와 오우삼이란 80년대 문화의 에센스를 2010년대에 맞추어 리파인한 작품이라 할만하다.

2. 원환의 이치 혹은 카피로서의 자각─우로부치 겐과 이토 케이카쿠

그런 우로부치이나, 동시대적으로 보면 스탠스나 모티브가 비슷하다 할만한 작가가 있다. 이토 케이카쿠다.

쿄코가,  마법소녀는 그릇으로써의 신체와 본체인 혼 (소울젬)으로 분할되어 이미 인간이라곤 부를 수 없는 존재라 판명된 직후 큐베를 향해「그럼 우리들을, 좀비로 만든거나 마찬가지 아냐!」란 말을하자, 좀비에 관해서 일가견 있는 이토의 소설『하모니』와『마도카☆마기카』를 비교하는 움직임이 넷상에서 발생했다. 

야마카와 켄이치
『숙성이란 이름의 우리』에서도『하모니』가 그린 관리사회 (전체사회) 상과 큐베 (인큐베이터)의 전체주의자 적 행태를 비교하고 있다.

좀비라든지 관리되는 세계 같은 개별 모티브에 관해서는 일단 미뤄두자.

당장은 우로부치와 이토가 닮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적을 것이다. 우로부치와 이토를 나란히 세우면 무슨 연유로 잘 어울리는지 그 의미를 고찰할까 한다.

「마법소녀물」의 의태를 하고 있는
『마도카☆마기카』와, 초고도 의료사회에서 사는 소녀들을 그린『하모니』는「소녀」란 공통점이나 협소함(閉室感)으로 가득한 분위기를 제외하면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닮지 않았다.  그 정도 공통분모로『마도카☆마기카』를 논하고자 한다면, 다른 작품을 끌어써도 될 것이다. 두작가 모두 사이버 펑크와 직격한 단카이 쥬니어지만, 그런 공통점은 사이버 펑크적인 작품으로 데뷔한 후루하시 히데유키나 아키야마 미즈히토라도 일찍이「사이버 스페이스는 왜 그렇게 불리는가」란 논평을 쓴 적이 있는 아즈마 히로키라도 상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로부치─이토란 조합은 2011년 현재 압도적으로「수긍가는」것이다. 여기에 또 한사람「수긍가는」작가를 더한다면 우부카타 토우겠지만─단순히『마도카☆마기카』『하모니』『마르두크 스크램블』을 나열하고「소녀」「악」「테크놀러지」세가지 주제를 뽑은 것 만으로도 평론 한권 정도는 간단히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준비 미흡으로 논할 수 없다.

내가 보는 우로부치와 이토의 공통점은
자신이 카피란 사실에 대한 강렬한 자각에 있다.「좀비」같은 공통 모티브는 여기에서 발생한 것이다.

물론 두사람 모두 영화청년이었고, 그러면서도, 시네필의 감성이 아닌 현대 헐리웃 영화에서 B급 영화까지 엔터테이먼트 필름을 각별하게 사랑한 인간이었고, 영화에 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으며(인용을 그만두지 않는다.), 사이버 펑크 뿐만 아니라 칸바야시 쵸헤이를 비롯한 80년대 일본 SF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은 세대의 SF팬이기까지 하다.(우로부치가 기고한 앤솔로지
『칸바야시 쵸헤이 트리뷰트』에는 이토 역시 오퍼를 받았었다.) 이건 이거대로 파고들면 흥미 깊은 결론이 나올테지. 하지만 본론에서는 카피란 사실에 관한 자각을, 최우선으로 중시하여 논할까 한다.

이토 케이카쿠는 게임
『메탈기어』시리즈의 코지마 히데오 감독에게서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 (코지마 히데오 또한 좀비 영화광이었으며, 그렇다기 보단 이토의 좀비 취향은 코지마의 영향이 아닐까 짐작된다.)

이토는「코지마 히데오 주의자」라고 자부했고,『메탈기어』의 세계관을 탐구한 서적『메탈기어 솔리드 네이키드』에다가는「팬대표」로서 고찰을 싣고, 데뷔작『학살기관』의 프로토타입이 된「Heavenscape」는 코지마 히데오의『스내쳐』에서 착상을 얻은 것이었다.『학살기관』도『하모니』도 명백하게 코지마 히데오 칠드런의 산물이었다. 전쟁이 비지니스가 된 사회하며,「007」적인 스파이물+밀리터리란 의장하며, 코지마 히데오 작품의 루트를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는 것들이,  이건 어떠냐 싶을 만치도처에 깔려있다. 이토 케이카쿠는 코지마 히데오의 카피로 출발한 것이다.

이러한 코지마 히데오를 향한 사랑과, 카피란 사실에 대한 자각을 넉살 좋게 분류(奔流)하고 있는 것이『메탈기어 솔리드 건즈 오브 더 패트리어트』의 노벨라이즈다. 이 소설에서 이토는 주역인 늙은 솔리드 스네이크 보다, 스테이크를 옆에서 계속 지켜봐온 방관자 (시점인물) 오타콘이나, 스네이크의 밈을 계승하는 라이덴, 스네이크와 똑같은 진 (유전자)로 태어난 리키드 스네이크 쪽에 감정이입하여 쓴 것처럼 보인다. 

오타콘이나 라이덴은 코지마 히데오의 관찰자였으며 비평가였던 이토, 코지마의 카피로 태어나 싸우는 이토의 모습과 겹쳐진다. 물론
『메탈기어』팬이라면 주지한 사실이나 솔리드 스네이크 자체가 숙적 빅보스에서 탄생한 카피다.「내 몸의 70%는 영화로 이루어져 있다」고까지 말한 바 있는 , 일찍이 영화청년이었던 코지마 히데오는 영화감독이 되지 못해, 코나미에 입사, 게임이란 전쟁을 선택했다. 

「영화」란 이름의 빅보스에서 태어난 솔리드 스네이크 (=게임 『메탈기어』)가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헐리웃 영화와 싸운다. 그것이 신작이 나올때마다 전세계에서 수백만장의 히트를 치는,『메탈기어 솔리드』릴리즈 후에「20세기 최고의 스토리」라고까지 절찬받은『메탈기어』시리즈였다.

코지마는 게임의 디렉터이면서도 영화감독을 연상케하는
「감독」직함을 대고, 이제는『메탈기어』시리즈는 오우삼을 비롯한 영화 크리에이터가 절찬의 코멘트를 보내는 지경이다. 그러므로 영화에서 태어난 게임에서 태어난 소설가 이토 케이카쿠는, 빅보스에서 태어난 솔리드 스네이크에서 태어난 라이덴처럼, 카피의 카피인 것이다. 그 사실에 관한 자각과 자부심이『메탈기어』의 노벨라이즈에는 있다.

예를들어 스네이크를 구하고 산화하는 라이덴의 자태에. 빅보스에서 출발한 망상 가득한
「뱀에 의한 역사」「뱀의 계보」를 논하고, 그 말단에 자신들의 자리를 매기는 솔리드 스네이크의 모습에.

우로부치 또한 스스로가 카피라고 자각하고, 카피의 역사를 그린 작가였다.

『Nitroplus COMPLETE』에 따르면, 우로부치는 모형잡지에 연재되던『보톰즈』소설을 읽고 이야기의 재미에 눈떴다고 한다. 그리고 모형을 만들듯이 소설을 만드는 재미에 개안했다. 모형, 즉 모조폼을 만드는 것에서 그의 창작인생은 출발한 것이다.

데뷔작『Phantom』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액션 영화의 세계를 그대로 에로게에 가져온 우로부치는, 거의 반드시 참조하고 견본으로 삼은 작품에 관해서 스스로 언급을 해왔다. 출처(元ネタ)가 누가봐도 분명하도록 인용한다. 그것이 예의란 듯이. 그는 몰래 베끼는 짓은 하지 않는다. 선행작에 대한 사랑에서 낳은 것이라고 공언한다. 이것을 뒤짚어 말하면, 자신에게는 오리지널 존재가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카피란 의식은 작품의 모티브에도 나타난다.

『Phantom』의 주인공은 독일어로「2」를 의미하는「츠바이」로 불리우는 존재다. 마피아가 기른 한사람의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만들어낸 감정이 없는 암살자「아인」(독일어로「1」을 의미한다.)이 키워냈기 때문에, 그는「츠바이」라 불린다.

『흡혈섬귀 베도고니아』의 주인공은 오리지널인 흡혈귀한테 물려 흡혈귀가 된 소년으로, 역시 카피다.

『블랙 라군』노벨라이즈에 등장하는 우로부치 오리지널 캐릭터「섀도우 팔콘」은 통판으로 산 엉터리 닌자 육성 키트를 우직하게 실천하여 탄생한 존재인데, 코우가 데스 섀도우류 마스터NINJA「섀도우 드래곤」이자, 인술 스크롤 판매처의 보스인 챵 와이산과 해후하고, 감동에 몸을 떨게 된다. (애시당초 원작인 히로에 레이의『블랙 라군』자체가 80년대에 강림한 후나도 요이치적인, 제 3세계를 무대로 삼은 정치색 강한 모험소설의 영향하에 놓인 작품이다. 하지만 우로부치 겐은 그걸 새삼 소설에서 진지하게 하려고 들어도 성립하지 않는, 개그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단 자각이, 카피의 카피에 불과하단 자각이 있었을 거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시리어스 전개를 거부하고, 맥빠지는 개그로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

마카로니 웨스턴
『속 살육의 장고 -지옥의 현상범-』은 타이틀부터가「속」이고,─이는 마카로니 웨스턴 번역 제목의 매너를 답습한 것인데, 애시당초 마카로니는『황야의 무법자』부터 쿠로사와 아키라의『요진보』의 각본을 모방한 작품으로,『장고』또한 카피의 카피인 것이다.─ 혁명가들을 열광시킨 전설의 건맨「흑의 프랑코」가 1010년만에 나타났다, 라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출발한다. 

하지만
「흑의 프랑코」는 가짜였다. 그리고 클라이맥스에서는 진짜「흑의 프랑코」가 그 영광과 이름을 버리고, 혁명가들과 적대하는 지배층의 편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거짓된 2대째「흑의 프랑코」와 초대가 대결한다. 흡사 빅보스와 스네이크의 대결이 떠오르는 전개다.  

더욱이 작중에서는「흑의 프랑코」는 한사람의 영웅의 이름이 아니라,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며 계속 살아가는 상징적인 것이다, 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Phantom』에서 최고의 압살자에게 부여하는 칭호「팬텀」이 아인에서 츠바이, 츠바이에서 드라이로 계승되듯이. 혹은『마도카☆마기카』의 최종화에서「마도카」가 개념이 되어 개변된 세계에서도「마도카」에 관해서 소녀들이 얘기하며, 마도카의 모친이었던 카나메 준코의 기억에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것처럼. 리키드 스네이크가 말하는 스네이크의 계보-「뱀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우로부치는 이런 말을 했다.

나한테는 주의 주장 같은 것이 없습니다. 세상을 힐난하고픈 사상 같은 게 없다. 추켜세워줬으면 하는 독창성도 없다. 그저, 언젠가 누군가에게 받은 씨앗이 마음 속에 있을 따름입니다. 건액션을 좋아하고, 변신 히어로나 무협, 사이버 펑크, 코즈믹 호러, 마카로니 웨스턴을 몹시 좋아하는, 그 좋아함의 정도는 이미 나 자신의 내부에 꽉 들어차서, 이런 생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해온 것은, 언제나 2차 전개였습니다.

그게 "그릇" 되었다니 웃기는 소립니다. 가슴을 펴고 "옳다"고 외치고 싶다. 열등감은 느끼고 싶지 않다. 너무나도 허무한, 염치도 체면도 없는 기생충들이 판치는 2차 전개 산업 속에서, 그래도 나는, 글을 쓰는 것의 기쁨을 관철해왔다고 믿고 싶습니다.


(『Fate/Zero vol.4「연옥의 불꽃」』TYPE-MOON BOOKS판 후기, P.442)

-우로부치나 이토에게는, 자신이 오리지널이 아니라는 뼈에 사무치는 자각이 있다.

그렇게, 암중모색의 한가운데서 크리에이터로 출발했지만, 그들은 집필을 이어나가면서 점점 선행해 있는 오리진의 성과를 정리하고, 형식지 화하여, 메소드(method)나 시어리(theory), 노하우로 체득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두사람은 더욱 고뇌했고, 그리고, 협소함(閉室感) 가득한 세계를 그리게 되었다. 우로부치나 이토는 압도적이고, 무자비하며, 가열한 사회상을, 인간이 말로 밖에 있을 수 없는 세계에서 사는 인간을 그렸다. 

둘다 젊은 나이에 중병을 앓고, 사선을 헤매인 끝에 창작활동을 했다. 그것이 생에 대한 냉철한 시선을 획득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라, 스스로가 카피에 불과하다는 내력을 성찰할 수 있는 총명함이 있었기에, 위대한 선행자를 철저하게 카피하는 것으로 익힌 각본의 테크닉이 빼어난 나머지, 대부분의 이야기를 분석해버렸고, 그뿐일까, 자신이 만든 작품마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눈에 보인다는 따분함과 마주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이야기의 역학을 로지컬하게 가동하면, 캐릭터에 관한 애정 같은 건 생기지 않는다, 죽게두고 싶지 않다는 패션(passion)이 들리가 없다. 두사람 모두 그리 생각했다.
 
『이토 케이카쿠 기록』에 수록된 인터뷰에서(『하모니』의 하야카와 문고JA판 해설에도 인용되었다.), 이토는 이렇게 말했다.「이론에 근거하여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가 말하는 로직을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하는 문제로 대화를 생각합니다.」「솔직히 말하면 이모션(emotion)의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이런 말을 한 이토와, 오랫동안,「이야기의 조리를 추구하면 배드엔딩 밖에 되질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워 하던 우로부치의 고민은, 서로 닮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모니』나『마도카☆마기카』에 등장하는 소녀들이 느끼는 사회나 마법소녀의 시스템에 의한 억압은, 우로부치나 이토가 선행자의 영향력의 주박에서 달아날 수 없다는, 체득해버린 이론의 각본 기술법이란 이름의 독을 피할 수 없다는 자각을 암암리에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하모니』나『마도카☆마기카』에는 레일을 깔아놓은, 시스템을 만든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는 카피에 불과한 그들 자신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보다 열등한, 인간이 아닌 존재로써「좀비」란 모티브가 부상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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