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침몰2020에 대한 혹평은 타당한 일일까? 애니


본작은 유아사 감독이 맡은 사이언스SARU 작품 중에서는 기존에는 없었던 리얼한 테이스트의 캐릭터 디자인이 인상적인 것 외에도, 오오누키 타에코&사카모토 류이치의 앨범 UTAU(2010년)의 악곡 a life를 사용한 수채화풍 아름다운 오프닝 애니메이션이 훌륭하다. 또한 애니메이션 외의 극작, 드라마, 소점(笑点) 등의 버라이어티 방송 등 폭넓은 작업을 해왔던 요시타카 토시오가 각본을 맡은 점에서 독창성이 느껴진다. 유아사 작품 전반에 걸쳐 수식할 수 있는 말은 이처럼 애니메이션의 상식의 틀에 머물지 않고, 보다 보편적인 감성이 작용하고 있다는 특징이다.

본시리즈의 에피소드가 진행될 때마다 선명해지는 것은 그런 특성을 훨씬 더 강조하듯이, 약속된 이미지를 뒤집는 예상밖의 전개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주인공인 중학교 3학년 여자 무토 아유무가 육상선수로 선발팀 연습에 참가하는 장면부터 본작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본 전체에 일어난 거대한 지진으로 인해 경기장에 있는 아유무도 재난에 직면한다. 동년배의 팀메이트가 와륵에 깔리는 가운데 아유무는 패닉에 빠져 홀로 도피하고 만다.

이 서두부분부터 본작의 의도가 언뜻 보인다. 일반적인 애니메이션 작품이라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시키기 위해서 헌신적으로 친구를 구하려드는 장면을 준비할 것이다. 하지만 아유무는 시청자의 공감을 부르지 않는 방향으로 향한다.

나중에서야 아유무가 자기 선택의 의미를 깨닫고 충격을 받는 장면을 준비하여서, 주인공으로서의 존재의의를 되찾으니까, 물론 주인공에게 최소한의 모럴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식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각본상의 디메리트를 받아들이면서까지 주인공에게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든 점이다.

그 의외성은 재해에 대한 일본이느이 반응과 마찬가지다. 일본인 사이에는 '일본인은 재해 때도 규율에 맞게,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자랑하는 기질이 있는데, 본작의 극중에는 친절함으로 나눠준 페트병에 담긴 물을 아무렇지 않게 전부 빼앗아 버리는 노인이나, 인종차별로 외국인을 돌보지 않는 국수주의자, 차에 태워주고 이동을 돕는 대신 성적인 행위를 강요하는 남자가 등장하는 등 '친절한 일본인' '오모테나시 정신'과는 정반대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아이러니한 표현이 있다.

특히 재해를 기회로 벌인 레이프 사건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일본인 스스로 자랑하는 치안이나 친절함이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어딘지 수상쩍은 측면이 있다. 이런 종류의 위화감, 불신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고, 올림픽 개최해가 되었어야 할 2020년, 나르시시즘으로 고양되는 분위기 속에 공개하는 것은 강렬한 임팩트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불발탄이 암시하는 일본의 문제

또한 중요 등장인물이 차례차례 어이없이, 돌발적인 사태로 허무하게 죽는 전개도 강렬한 아이러니가 담겨있다. 그 담백한 정감, 어떤 의미로는 슈르하다고 할만한 테이스트는 시청자에 따라서는 너무 황당하다는 인상을 줄지도 모르겠다.

개중에서도 특히 비판의 대상인 것은 어느 등장인물이 전쟁 당시의 불발탄의 폭발로 인해 육체사 산산조각나는 비참하기 짝이 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일 것이다. 재해와는 무관계한 시추에이션으로, 심지어 아주 확률이 낮게 느껴지는 상황으로 죽는 것은 확실히 리얼한 서바이벌 서스펜스 작품으로는 너무나 부조리하게 느껴지는 측면이다. 하지만 왜 굳이 그런 묘사를 했는가 하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본시리즈에는 올림픽이나 e스포츠, 유명 유튜버 등의 시사적인 요소를 비롯해, 신흥 종교단체나 우익단체, 마약이나 야쿠자, 나아가서 후지산이나 스모 리키시 등 일본적인 요소라는 것이 차례차례 등장하고 사라져간다. 즉 그러한 요소가 이야기에 영향을 끼친다기보다는, 지옥온천순례(地獄めぐり)처럼 일본의 이미지가 통과하는 구성인 것이다. 이점을 잘못 파악하면 '듬성듬성한 각본'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쓰이는 평가를 하게 되고 '코마츠 사쿄에 대한 모독'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될지도 모른다.

애초에 작가 코마츠 사쿄는 [일본침몰]을 일어날법한 리얼한 재해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썼다기 보다는, 일본의 영토가 사라졌을 때 일본인은 일본인으로 있을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나, 그로인해 드러나는 일본이라고 하는 국가의 정체를 그리고자 했을 것이다. 그 비평성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마침내 일본이 침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국내의 유식자들이 모여 토론을 하는 가운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가 나오는 장면이다. 이런 묘사는 코마츠 사쿄가 일본인의 본질을 정말로 정확하게 꿰뚫어 봤음을 시사한다.

소설의 발표로부터 40년 정도 지난 현재, 코로나 재앙 속에서 정부가 그야말로 그런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을 떠올려 보았으면 한다. 충분한 보상 없이 자숙요청을 하는 자세나, Go To 트래블 등 경제정책을 우선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태의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 그것은 그야말로 [일본침몰]에서 재앙에 대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지이다.

일본은 전후, 경제적인 급성장을 경험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전쟁 당시에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게 아닐까. 이런 테마는 TV드라마로 만들어진 코마츠 사쿄의 작품 [전쟁은 없었다]에서 보다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본작 [일본침몰2020]에 등장하는 전쟁 당시부터 계속 땅속에 묻혀서, 마침내 폭발한 불발탄은 그야말로 일본인이 뒤로 미뤄왔던 문제가 표면화됐다는 상징적인 묘사가 아닐까? 즉 본작처럼 일본을 새삼 돌아본다는 컨셉의 작품에 역사적인 일본인의 심성을 표현하는 것은 하나의 의무였던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대마 재배나, 죠몬 문화를 존중하는 듯한 일본의 시조적인 이미지를 숭상하는 컬트 종교의 존재 또한 일본의 정치의 중추를 풍자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 과격한 인상은 실사나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근년의 일본 엔터테이먼트 속에서는 좀처럼 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같은 문제, 하나 하나를 풍자적으로 선보이는 점이 본작의 숨겨진 의도이자, 행간을 즐길 수 있는 부분이다. 작중에는 차별적인 단체가 폭발하고 새랑 상어에게 잡아먹히는 인물이 나오는 등, 점점 사람의 죽음 묘사에 유머를 담은 점을 숨기지 않게 된다. 이같은 본작의, 애니메이션 특유의 표현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따라서 그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일본침몰2020]은 반일작품인가?

본작의 가장 시리어스한 요소는 주인공 일가의 모친이 필리핀 국적이라는 설정이다. 일본은 타국과 비교해 이민을 받아들이지 않고, 입국관리국의 외국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문제인 국가이기도 하다. 그런 가운에 극중에서 차별받은 외국인이 있는 가족이 새로운 일본의 희망으로 그려지는 것이다.

XX퍼스트로 일컬어지는 그 토지에서의 메이저리티를 우선하고, 동시에 배외적인 사상을 포함한 행정의 개념 속에서 따돌려지는 외국인들. 그러나 외국인이 일본에 체재하거나, 거주하고 있을 때, 그런 사람들 또한 일본을 구성하는 일부인 것은 아닐까? 극중에는 그밖에도 외국인들이 등장하고, 주변 사람과 똑같이 살아남기 위해서 때로는 협력하면서 위기를 극복한다. 인간을 속성으로 분단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기에, 본작의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또 일가의 모친이 2013년에 대지진이 일어나 쓰나미로 수많은 피해자가 생겼던 세부섬 출신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재해는 전세계에 일어난다. 그럴 때 일본인이 현지에서 차별받고, 살아남을 수단을 박탈당해도 XX퍼스트라면 당연한 일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번에, 본 시리즈에 가해진 비판 속에서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제작진에도 외국인, 혹은 외국에 뿌리를 둔 인물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극중의 일본 문제를 선보이는 구성에 대해서 '반일'이라고 음모론을 주창하는 것이다. 제작 스튜디오은 그전부터 외국에 뿌리를 둔 스탭이 여럿 재적하고서 수많은 작품에 참여해 왔으며, 이번만 그런 의도를 반영시켰다고 생각하기 힘들다. 오히려 이같은 환경은 작품에 다양한 시선을 부여하는 것으로 이어지며,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이다.

이같은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그야말로 극중에서 가족을 차별하던 사람들과 똑같은 심성이며, 본작이 지적하는 문제가 실제로 일본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의 산증인이다.

코마츠 사쿄는 [일본침몰]의 내용을 1부로 칭하였고, 일본이라는 국토가 사라졌을 때 일본인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을 2부에서 다루고자 했다. 아쉽게도 완성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일본침몰2020]에서는 최종화에서 그점에 대해서 일정한 답을 내려놓았다.

최조오하에는 가라앉기 전의 일본의 정경이 정지화로 차례차례 제시된다. 일본의 미로 여겨지는 전통적인 풍습이나 경제적 번영과 공해를 낳는 공장들, 성인영화 극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매력이나 문제가 혼재하는 현실의 일본 그 자체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전부 바다속으로 가라앉았을 때 남는 것을 그것을 기억하고 전하는 인간이다. 즉 여기서 제시하는 '국가'는 [위대한 환상](1937년)에서 그려진 것처럼 인간의 개념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자, 반대로 그것만 남아 있다면, 국가라는 것은 존속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는 굳이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국가를 존속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개념을 가진 사람이 훨씬 진보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지만 국가가 인간의 개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그 이상을 바꾸어나가는 것은 실은 생각보다 간단한 일이 아닐까? 본시리즈를 통해 그런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퀄리티 면에서의 불만

한편으로 본시리즈나,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TV시리즈 [영상연에는 손을 대지 마!]는 중반에 작품의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진 요소를 살펴볼 수 있다. 이런 점에 대한 비판은 그 대다수가 정당한 것이 아닐까?

한정된 리소스를 1화나 최종화에 집중시켜서 작품 전체의 인상을 강화하는 것은 다른 무수한 애니메이션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연출기법이다. 하지만 일본침몰2020이 그런 경향이 상당히 현저하고 힘을 기울이지 않은 장면은 듬성듬성한 비주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대목은 스케줄 책정이나 스튜디오의 제작능령의 매니지먼트 부분에서의 실패로 느껴진다.

일본침몰2020은 전술한대로 보편적인 감각으로, 종래와는 다른 태도로 그려진 의욕작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우선해서 보고 싶은 부류의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기에 그것을 지지하는 부분에도 기대를 하고 싶다.

그래마을X고물 퐁코 작가 대담 만화


ー 오늘은 [퐁코] 6권 발매 기념 인터뷰, 잘 부탁드립니다. 띠지 코멘트를 이시구로 선생님이 쓰셨네요.

야테라 케이타

설마 이시구로 씨가 코멘트를 해주실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정말 감사합니다! 실은 저, 오사카 예대 출신이라 이시구로 씨 후배거든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네, 그랬나요!?

야테라 케이타

제가 재학중에 [그래마을]의 연재가 시작되어서 이시구로 씨는 전설이 됐습니다. 선배들이 '만나본 적 있다'거나 '나는 아는 사이야'라거나, 이름을 자주 들었어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런 식으로 떠들어댔다니 듣지 못했다구.(웃음)

야테라 케이타

그래서 '선배의 작품'으로 [그래마을]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감이 좋은 독자 중에는 [퐁코]는 [그래마을] 같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엄청나게 영향을 받았어요. 메이드고, 라이브도 하고, 카페도 나오고.

이시구로 마사카즈

심지어 카페가 밤에는 술을 팔고 말이죠.(웃음)


ー [퐁코]에 등장하는 카페, 가만 보니 이름이 'Coffee우미카제(海風)'인데 [그래마을]의 '시사이드'를 의식한 건가요...?

야테라 케이타

카페의 이름은 [터치] 작중의 미나미카제(南風)를 의식했습니다.(웃음) 하지만 이런 내용이니까 이시구로 씨가 읽어주시는 건 엄청나게 긴장됐습니다. 솔직히 영향을 받은 점이 다 보여서요. [그래마을]이 끝났으니까 '잘됐군 잘됐어 나의 [그래마을]을 그려도 되겠구만'이라고 생각하고 [퐁코]를 그리기 시작했으니까 말이죠.(웃음)

이시구로 마사카즈

오오와라 스미토 씨도 똑같은 말을 했었지.(웃음) 하지만 나도 [스미레 화보/菫画報]가 끝났으니까 나의 [스미레 화보]를 그리자는 생각으로 [그래마을]을 시작했어.(웃음) 그런식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신경 쓰지마.

야테라 케이타

감사합니다! 이걸로 [그래마을] 표절이다라고 지적당해도 '네 베끼고 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웃음)

ー 면죄부를 얻으셨군요.(웃음) [퐁코]의 연재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야테라 케이타

메이드 로봇과 할어버지의 이야기는 단편으로 계속 구상했었는데, 연재가 정해졌을 때 '이 설정이라면 [그래마을] 같은 만화를 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4화부터 '일단 카페를 등장시킬까' '밴드도 가능해' '팬티 비행사건도 해결시키자'라고.(웃음)

ー 어쨌거나 [그래마을] 같은 작품을 그리고 싶었던 거군요.

야테라 케이타

그리고 이시구로 선생님이 '장편 만화를 그릴 때는 이야기의 기둥을 몇가지 준비해두자고 생각했다'고 쓰셨길래 그것도 '좋아, 베끼자!'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래서 그 기둥으로 퐁코의 미스터리나 할아버지랑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몇 회분량으로 쪼개서 끼워넣고 있죠. 작품의 분위기 뿐만 아니라 구성 그 자체에도 엄청난 영향을 받았으니까...이런 말 하는 것도 엄청 부끄럽지만요.(웃음)

이시구로 마사카즈

상관없어.(웃음)

야테라 케이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시계열 셔플은 무리였습니다. 그건 너무 대단해서 흉내낼 수 없어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건 만화 연재의 제약을 돌파하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벌인 일입니다. 요컨대 1화 완결물을 계속 연재하면 [아즈망가 대왕]이나 [사자에 씨]가 되죠.

ー 그리 말씀하시면?

이시구로 마사카즈

현실의 시간과 링크시켜서 고교생활을 그린 [아즈망가 대왕]은 3년으로 연재를 마쳤죠. 한편 [사자에 씨]는 영원히 계속되는 가운데 작중의 시간은 경과되지 않아서 이야기에 긴장감이 생기지 않게 됩니다.

ー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시계열을 셔플해서 그리신 거군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맞아요. 처음에는 4권 정도 분량의 만화를 그릴 생각이었기 때문에 타임 테이블도 간소했고, 그리는 이야기도 대체로 정해놓은 것이었어요.

ー 처음에는 그렇게 짧게 끝낼 예정이었군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하지만 연재를 시작했더니 편집장이 '더 그려도 돼, 100권까지 그려도 괜찮아'라고 말씀하셔서 '이 이야기랑 이 이야기 사이에 새로운 이야기를 넣자'면서 그리는 사이에 점점 복잡해졌죠. 그래서 어느 순간 마침내 내가 타임 테이블을 착각했어요.(웃음)

[그래마을]을 고찰하시는 독자 분이 '이 대사가 시계열을 따져서 모순되어 있다'고 지적하셨을 때 '슬슬 내 머리도 한계다' 싶었죠.(웃음) 실제로 시계열 셔플의 복잡함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그래마을]의 끝을 의식했습니다.

야테라 케이타

콘 선배가 예지몽 같은 것을 보는 이야기였던가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오오 잘 알고 있네요! 하지만 콘 선배가 예지몽을 보는 것은 의도적인 것입니다. 그 부분이 아니라, 착각한 것은 호토리가 취해서 이런저런 일을 사과하는 장면. 시계열을 따지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사과한 바람에.(웃음)

ー 그건 얼굴이 창백해지겠네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래도 잡지 게재 당시 알아차린 덕분에 단행본에는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단행본이 나온 다음이라면 훨씬 대미지가 컸을 겁니다. 그때는 운석이라도 떨궈서 '이 세계의 시계열은 엉망진창이 됐다'고 말하고 끝냈을지도.(웃음)

야테라 케이타

시계열 셔플은 안 베끼도록 하겠습니다.(웃음)

ー [그래마을]이 종료된 것은 2018년이죠. [천국대마경]의 구상은 그 무렵에 하기 시작한 건가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아뇨, 애초에 대학생 시절 노트에 그린 만화가 원안으로 구체적인 형태는 최소한 2012년에는 구상했습니다. 왜 선명하게 연대를 알 수 있느냐 하면 당시 [COMIC류]의 표지에 [천국대마경]의 프로토타입 그림을 내맘대로 그렸거든요.


ー 그러신가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아무거나 상관없으니 표지를 그려줘'라고 하길래(웃음) 키루코의 원형이 된 점퍼를 입은 소녀가 녹이 슨 펜스 앞에 서있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ー 11년에 걸친 [그래마을]의 연재를 마치고 다음으로 [천국대마경]의 연재를 결정한 것은 그만큼 애착이 있는 구상이어서 그랬나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래마을]을 그리면서도 계속 머리속으로 굴리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착수하기 편했어요. 그밖에도 양키 만화나 동성간의 연애나 그리고 싶은 것은 이것저것 있는데 대체로 [천국대마경] 안에서 가능하다 싶었고요.

궁금한데 [퐁코]의 설정은 어느 정도 생각하고 연재를 시작한거야?

야테라 케이타

실은 별로 생각 안 했습니다...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럴 거 같았어.(웃음) 퐁코는 구형 고물 로봇이라는 포지션이니까 [퐁코]의 세계에는 동형이나 다른 타입이 보급되어 있을 거라고 상상할 수 있지. 하지만 작중에는 처음에, 마치 유일한 안드로이드라도 되는 듯 취급했잖아.



ー 맞습니다!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 부근의 배경 설정이 마음에 걸리지만, 태클을 걸면 안 될 것 같은...로봇소녀물 특유의 편의주의를 느꼈거든. 그랬던 게 5권에서 엄청나게 탈바꿈했다 싶었어.

야테라 케이타

5권부터 좋아진 느낌인가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처음부터 좋았어! 코미디로서는 확실하게 재밌으니까 술술 읽혔어. 하지만 5권에서 퐁코의 과거 기억이나 전쟁이 있었던 사실, 유우나가 사는 근미래의 도심부가 묘사되어 있어서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 전부 미스터리와 비밀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그래서 점점 더 다음이 궁금해졌지.

야테라 케이타

아까는 부끄러워서 '생각 안 했다'고 했지만 중학생이 떠올릴 법한 시시한 설정이 있기는 있거든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거면 돼. 그리는 사이에 점점 중학생이 생각한 것 같은 이야기가 아니게 되니까. 기둥을 몇차례에 걸쳐 나눠서 그리는 것만으로도 그 설득력이 점점 늘어나거든. 나는 [그래마을]을 그리면서 알게된 거야.(웃음)

야테라 케이타

이시구로 씨는 디테일도 신경 쓰면서 그리시니까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예를들어 [그래마을]의 미조구치 선생님 이야기도 모리아키 선생님한테 푹빠진 위험한 스토커 여교사가 있다는 고작 그 정도 이야기잖아. 그걸 잘게 쪼개서 번거롭게 묘사하면 단숨에 서스펜스처럼 된다 이말이지.(웃음)



그래서 나중에 갖다 붙인 설정이더라도, 미스터리와 비밀을 제대로 파헤쳐서 모순 없이 그려낸다면 [퐁코]는 달리 없을 걸작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야테라 케이타

오늘의 음원, 원고를 그리다 막혔을 때 반복해서 다시 듣겠습니다.(웃음)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리고 퐁코의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무표정이 좋아.

야테라 케이타

눈썹 정도만 바뀌니 말이죠.

이시구로 마사카즈

눈썹에만 미묘하게 감정이 드러나는 얼굴을 좋아하거든. 이 페이지로 말할 것 같으면, 얼굴이 굴러가고 있는데 이런 표정이니까 아주 재밌어.(웃음)

야테라 케이타

게이트볼 편이네요.(웃음)



야테라 케이타

그런 말을 듣고보니 왜 이런 얼굴로 그렸는지 모르겠네요...슈르하기는 한데 '더 표정이 풍부한 편이 잘 팔렸을지도'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아니 이게 정답이라고 봐. 그리고 심령묘사도 아주 능숙해. 확실하게 무서운 건 물론이고, 건성으로 그린 게 아니라 세밀했어.

ー 구체적으로는 어떤 점이?

이시구로 마사카즈

커브 미러에 카라카라 씨가 비춰져 있는 묘사가 아주 무서웠고 배경 위에 사식한 것 같은 문자로 정확히 '카라카라'라고 써있는 게 아주 좋았어.


야테라 케이타

감사합니다! 호러를 그릴 때는 평소의 주접과는 다르게 제대로 호러를 그려야 한다고 의식했습니다.

이시구로 마사카즈

조금은 그 노선으로 가주길 바라는 마음이기도 해.(웃음)

야테라 케이타

실은 오늘은 이시구로 씨에게 고민상담을 받고 싶어요. 저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아주 서툴 거든요. 왠지 좀 캐릭터가 약해서...내 약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시구로 마사카즈

야테라 씨 작품을 읽어보니 그렇지는 않은 것 같던데. 캐릭터도 설정과 마찬가지로 쌓아올리는 사이에 깊이가 생겨나는 것이니까 말이지.

야테라 케이타

[그래마을]의 주민들 중에서도 인기 캐릭터는 역시 콘 선배랑 새우쨩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캐릭터를 [퐁코]에도 출연시키고 싶어서 최근에는 계속 그걸 고민하고 있어요. 어쩌면 좋을까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새우쨩은 내 초등학교 추억의 첫사랑을 그대로 그렸을 뿐이니까. 야테라 씨 추억에서 뭔가 떠올려보면 좋지 않을까. 그밖에는 나 자신을 분해해서 캐릭터로 만들면 좋아.

예를 들어 호토리는 나의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부분을, 사나다는 동정 같은 부분을 캐릭터로 만든 거거든. 이런 말을 하면 팬이 줄어들기 때문에 말하지 않게 조심하는데 콘 선배는 나의 싫은 면모를 전부 담은 캐릭터야.(웃음)

옆에서 보면 친해지기 힘들어 보이지만, 한번 친해지면 엄청나게 의존하는 점이나 귀찮은 음악을 좋아하는 측면...열거하자면 끝이 없지.(웃음)


야테라 케이타

싫은 점만 담았는데 그렇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된 점이 굉장하네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야 귀엽게 그렸으니까. 대학생 시절부터 나를 아는 후배는 '이시구로 씨랑 쏙빼닮아서 콘 선배는 노꼴'이라고 말하거든.(웃음)

ー 어떤 경위로 싫은 부분을 전부 담은 캐릭터를 만들고자 하신건가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호토리는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부분 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의 양의 부분을 담았으니까 파트너는 음의 부분으로 만들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두사람은 대칭이 되는 디자인인데, 호토리는 흑발이지만 콘 선배는 금발. 호토리는 너구리상이고 콘 선배는 여우상. 그런 단순함입니다.(웃음)

'콘 선배는 작가의 편애캐'라고 오해받기 십상인데 아니거든. 나라고! 콘 선배 뿐만 아니라 어느 캐릭터나 전부 분해해서 재구축한 나 자신입니다. 나의 내면, 수치스러움이나 성벽이나 약점, 반성이나 표명 같은 것을 캐릭터로 만들면 싫어도 인간미가 생깁니다. 제 지론입니다만.

ー 이시구로 선생님이 캐릭터를 만들 때 신경 쓰는 포인트인 거군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딱 봐도 설정 같은 설정이 아니라 작가가 경험했거나 관찰해온 것들이나, 그것을 통해 틀을 만들 수 있는 인간성이야말로 캐릭터에 깊이를 부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캐릭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인간이어야 합니다...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소리를 했네요.(웃음)

한번 더 말해도 될까요? 캐릭터를 그려서는 안 돼! 인간을 그리는 거라고!

그래서 캐릭터는 너무 별난 특징을 부여하지 않고 어디에나 있을 법한 외견으로 삼고서 행동을 통해 캐릭터성이 생겨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우쨩만 해도 별로 대단한 디자인은 아닙니다. 원 렝스 컷을 한 머리카락을 옆으로 고정시켜 놓았을 뿐인, 무엇하나 색다를 것 없는 소녀니까 말이죠.



ー 슬슬 마무리에 들어갈까 합니다. 먼저 이시구로 선생님이 말할 수 있는 범위에서 [천국대마경]을 어떤 작품으로 그리고 싶은지 묻고 싶습니다.

이시구로 마사카즈

글쎄요...일단 스토리는 마지막까지 생각해뒀어요. 마지막까지 생각해놓지 않으면 그리지 못하는 타입이니까. 그러니까 의문이 의문인채로 방치되는 일은 없다라고만 말해둘까요.

ー 현시점에서 생각하신 스토리 중 어느정도까지 진행됐나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모르겠어요...처음에는 5권 정도면 다 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다음권이 5권이니까(웃음) 7권에서 10권쯤? 그렇게 보면 이미 반절인데 그리고 싶은 내용 중 남아 있는 것들을 고려하면 아직 절반에 도달하지 않은 것 같군...

ー 그리는 동안 달라지는 법이죠.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래마을] 때도 그랬는데 캐릭터가 자기 마음대로 바보짓을 하는 바람에 페이지가 늘어납니다.(웃음) [그래마을]은 1화 완결이었기 때문에 캐릭터가 바보짓을 해도 극력 그 페이지 안에서만 그러게 수습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장기연재라서 여러 캐릭터가 거리낌 없이 바보짓을 해와요. '그런 캐릭터가 아니었잖냐'라는 생각이 드는 시설의 원장선생님도 바보짓을 하기 때문에.

ー 말씀대로 원장선생, 갑자기 바보짓을 하죠.(웃음)


이시구로 마사카즈

빔건에 슈퍼빔이라는 이름을 붙이질 않나. 할머니니까요...마지못해 그렸더니 그 내용으로 1P를 써버렸어요.(웃음) 그런 식으로 늘어납니다.



ー 야테라 선생님은 이시구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앞으로 [퐁코]를 그리기 위한 힌트를 얻으셨나요?

야테라 케이타

아무튼 나는 콘 선배와 새우쨩을 출연시키고 싶어요. 그것 밖에 없기 때문에 아무튼 어린시절의 추억을 되돌아보거나, ㄴ 내 싫은 부분과 마주해보겠습니다. 근데 이렇게 말해버리면 '이 캐릭터는 작가의 싫은 부분일까'라고 여기지 않으려나(웃음)

이시구로 마사카즈

캐릭터의 어디에 작가의 무엇을 투영했는지는 독자는 알 수 없으니까 괜찮아.

야테라 케이타

아니 참 오늘은 가슴앓이가 조금은 덜해졌습니다. '왜 이렇게 [그래마을]의 영향을 대놓고 받은 만화를 그리고 있는 걸까'라고 머리 한켠에서 계속 고민했는데 그 작가분이신 이시구로 선생님과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이시구로 마사카즈

영향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니까. 나도 자주 오토모 카츠히로 같다는 소리를 듣는데 딱히 베낀 건 아니고, 중학생 때 그림을 흉내내며 연습했을만큼 좋아했던 거니까. 그만큼 영향을 받았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야테라 케이타

그건 그렇네요.

이시구로 마사카즈

그리고 나는 기쁘거든.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는 설마하니 내 영향을 받은 작가가 생겨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야테라 케이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뻐요! 오늘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카사카 아카가 돌아보는 카구야님 2기 2/2 애니



Q.2기 블루레이&DVD 각 권의 완전생산 한정판 특전 '원작자 만화'는 어떤 내용인가요?

1권마다 4컷만화를 4편 그리고 있습니다. 그 권에서 다루는 에피소드의 비화라고 해야할까, '실은 이 사람들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라는 느낌으로 보완하고 있어요.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이런 이야기였던 거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을 그리고 있는 걸까요? 구상하는 것만으로도 꼬박 하루가 걸리기 때문에 아주 힘든데, 그리면서 즐거웠습니다. 옛날에 그린 이야기를 언급할 수 있는 기회도 좀처럼 없기 때문에...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서, 작가 입장에서는 '정합성이 갖춰졌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Q.그같은 '그것도 그리고 싶었어, 이것도 그리고 싶었어'와 같은 마음은 드러나는 법인가요?

드러나죠. 나는 그렇게까지 전개를 짜두지 않고 '대충 이런 일이 있었겠지'라는 추측으로 그리고 있어요. 그렇게 그리는 와중에 캐릭터가 전개를 가르쳐주는 느낌. 복선을 깔 때도 확실하게 정답이 정해져 있을 때와 '캐릭터를 깊이 파고들면 답이 보이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느슨하게 깔 때가 있습니다. 후자에 관해서는 나중에 돌이켜 보면 '이것도 그리고 싶었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Q.아카사카 선생님 본인에 관해서도 질문 드리겠습니다. 만화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나는 원래 소설이나 게임 쪽으로 가고 싶었어요. '이야기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죠. 하지만 세일즈 프로모션 측면에서 '그림을 그릴 줄 아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행을 위해 만화가 어시를 시작해서 네임 그리는 법이나 읽는 법을 익혔고, 그러는 사이 '그려보지 그래?'라고 말씀하셔서 다음달에 네임을 3편 정도 그려서 가져 갔습니다. 그랬더니 '담당 편집자를 소개해줄게'라고 말씀하셔서...그렇게 시작한 느낌입니다. 22살 정도였나?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건 여전히 좀 거북합니다.(웃음)

Q.이야기를 만드는 쪽을 좋아하시나요?

그렇습니다. 틀림없이 그쪽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Q.이야기를 그리고 싶으니까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맞아요! 이야기는 취미, 그림은 일입니다.(웃음) 그림을 그릴 때 '일을 하고 있다는 감각'이 듭니다...'열심히 해야지!'라고.

Q.이야기를 중시하는 아카사카 선생님이 [카구야 님]을 그리기 시작하셨을 적에 가장 그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단편으로 끝낼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한편 그려보고, 독자 시선으로 '이 작품은 뭘까?'라고 고민해봤어요. 그렇게 '디스커뮤니케이션의 이야기일까?'라고 생각했죠. 엇갈리는 남녀의 모습이 재밌고, 자의식이 강한 점은 '사춘기 공감요소'니까요. '그런 부분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인 거겠지. 그럼 그런 대목을 갖고 놀아볼까'라고 생각한 것이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입니다.

Q.단편 당시에는 무엇을 그리고 싶으셨나요?

1화는 '재밌는 응수를 그리고 싶다'는 단지 그것만 생각하고 그렸습니다. '어떻게 움직이면 재밌을지'는 캐릭터가 전부 가르쳐준 느낌입니다.

Q.아카사카 선생님이 그리고 싶은 것과 세간이 원하는 것의 균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개그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기 때문에 그점은 '틈이 있으면 개그를 넣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개그만 있어서는 다들 질려버릴 거라고 생각하니까, 질리지 않게 균형을 고려합니다. 20권이나 똑같은 짓을 반복하면 다들 질리겠죠.(웃음)

Q.질리지 않게 만들기 위한 균형은 어떻게 잡으시나요?

살짝 진한 시리어스를 넣어서, 균형을 잡습니다. [카구야 님] 이외에도 개그만화 중에 시리어스를 그리는 작품은 잔뜩 있지만, 시리어스 부분이 점점 길어지는 경향이란 게 어느 작품이나 있잖아요? 그건 역시나 '질리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고민한 결과이고 '지난번보다 강렬한 내용을 내놓아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일을 다들 하고 있을 뿐이죠. 정말로....질리지 않게 만드는 것은 아주 힘겨운 일입니다.(웃음)

Q.독자는 '보다 재밌는 것'을 요구하기 마련이니까요...

맞아요! '보다 재밌는 것'입니다. 그걸 조금이라도 밑도는 순간 싫증을 냅니다. 하지만 '재미'에 관해서는 매번 한계까지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그렇다면 '지금까지는 건드리지 않았던 시리어스한 부분에 발을 들여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시리어스 파트가 늘어나고 길어지는 점은 구조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용서해줘!'(웃음)

Q.앞서 '공감요소'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씀하셨는데 확실히 [카구야 님]에는 '이 이런 감정 있지, 있어'라고 생각하게 되는 절묘한 남녀의 심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같은 '공감요소'는 어디서 생겨난 것인가요?

기본적으로 '내가 체험한 것'에서 옵니다. 깊이 파내리는 것은 전부 내 안에서 생겨났습니다. '내 이 감정은 공감 가능?'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해봅니다. 의외로 '공감요소'일 때도 많은데, 아닐 때도 있습니다.(웃음)

Q.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본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걸 물어보나요?

마침 어제 어시랑 '색소폰을 부는 사람은 100% 인기를 끌고 싶어 저런다'는 화제로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웃음) '색소폰을 부는 게 허용되는 것은 중학교 때부터 취주악부 활동을 한 사람 뿐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대부분 불평불만이었죠.(웃음)

Q.그같은 사소한 잡담에서 무언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도 있다?

그렇습니다. 어제 한 얘기는 '인기를 끌고 싶으니까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하는 에피소드'라는 식의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정말로 불평에서 얻는 발신이 많아요. 세간에 있을지도 모를 사람을 내맘대로 미워하고, 불평하고, 그걸 만화로 그리는 일이 많을지도.(웃음) 평소부터 그런 생각은 잔뜩 하고 있기 때문에 전부 메모하면 아마 책도 쓸 수 있을 겁니다. 불평이 담긴 책을(웃음)

Q.그러면 마지막으로 애니 2기가 끝나고 '카구야 님 로스' 상태에 빠진 팬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재앙속에서도 쉬지 않고 마지막까지 방송해주신 스탭 여러분에게 우선 감사드립니다. 틀림없이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수많은 노력을 해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2화 전부가 재밌었고, 개인적으로는 11화를 그정도까지 우직하게 만들어주셔서 정말로 기뻤고, 만족했고, [카구야님]을 그리길 잘했다는 느낌이라...독자 여러분도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 즐겼습니다.

다만 원작은 그 다음에 '문화제편'이 있기 때문에 꼭 애니로 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으로...물론 블루레이를 사주시면 기쁘지만,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고, 다양한 형태로 지원과 편달을 해준다면 좋겠습니다. 애니메이션의 향후 전개는 현단계에서는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여러분의 리액션이 전부입니다! 여러분과는 또 애니로 만날 수 있게 만화도 분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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