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대불가사의 오버타임 3/4 라노베


칠대불가사의 오버타임 2/4

그러면 두번째 이야기는?

"오니가시마를 말씀하시는구나 생각했죠..."

쿄토와 오니가시마는 별개로 치고, 그냥 칠대불가사의라고 하면 세계의 칠대불가사의 쪽이 메이저한 셈인가. 로도스의 거인상이니 바빌론의 공중정원 같은 거였지. 야무지게 성대모사까지 피로한 미스터리 연구부 부원이 잘못 들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으므로 세븐 원더즈 스쿨이 맞을텐데 그 하루히다. 도중에 마음이 바뀌어 오브 더 월드 쪽으로 비약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올해 여름 합숙은 해외여행을 가야겠군요."

코이즈미의 허공을 바라보는 눈에는, 대체 얼마나 여비가 들지 계산하는 듯한 색채가 감돌았다.

칠대불가사의 중 현존하는 건 피라미드 하나 뿐일테니, 하루히라면 남은 여섯 불가사의 유적을 발굴하러 가자고 말을 꺼낼테고, 그리고 정말로 발굴해벌릴지도 모른다. 녀석한테 장래희망을 물어본 적은 없다만, 의외로, 고고학자가 천직인 게 아닐까.

"저는 그리 권하고 싶지 않지만요."

왜냐.

"상상해보세요. 기자의 마을 밖에서 스즈미야양이 별 생각없이 주은 돌멩이에, 피라미드가 건조된 진정한 이유가 히에로글리프로 적혀있기라도 했다간."

세기의 대발견이잖냐. 인류 입장에서는 경사일테지.

"그것이 인류 입장에서 그다지 반가운 내용이 아니라면 어떨까요?"

어떻게 되는데.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 뭐, 만일을 대비해서 그쪽 방면 대응도 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해놓지요. 오늘은 일단, 학교의 칠대불가사의 쪽입니다."

코이즈미는 본제를 꺼내들었다.

"학교의 괴담,이란 말을 들으면 처음으로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거의 반사적으로

"니노미야 킨지로 동상 아니겠냐."

나는 미스터리 연구부 자료의 유인물을 넘기며 대충 훑어보곤

"놈들이 조사해준 데이터에 따르면, 대체로 학교의 칠대불가사의 첫번째나 두번째로 거론되네. 아무래도 정석 중의 정석 같아."

출퇴근 길에 걸으며 한 독서가 미담이었던 킨지로도 최근에는 시류를 이기지 못하고 앉아서 책을 읽는 모양이다. 그건 상관없다만 문제가 하나 부상한다.

"이 고등학교에 그런 동상이 있던가?"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는, 없습니다."

"없으면 킨지로 동상의 불가사의는 생각 안해도 괜찮겠군."

"허나, 당신이 말한 것처럼, 스즈미야 양 또한 니노미야 킨지로 동상에 얽힌 괴담을 칠대불가사의 안에 필수 코스로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스즈미야양이, 칠대불가사의의 첫밴째는 니노미야 동상이어야만 한다,고 강하게 바라면, 키타고 어딘가에 동상이 출현하게 될테지요. 마치, 학교 창립부터 거기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듯한 경년열화한 상태로, 관록을 자랑하며."

좀 더 쓸만한 비품을 발생시켜주면 좋을텐데 말이다. 각 교실에 에어컨 한대씩.

"가령 스즈미야 양이라면, 니노미야 킨지로에게 어떤 괴현상을 발생시킬 거라고 보십니까?"

나는 한동안 고민하고

"킨지로 동상이 슈퍼맨 포즈로 야심한 밤하늘을 날아다닌다. 늘 똑같은 자세로 있는 것도 힘드니까 운동부족을 해소한다는 빌미로."

"그건 확실히 스즈미야양이 할법한 비약적인 발상입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칭찬받은 기분이 아닌걸.

"하늘을 나는 킨지로 동상, 스타트 지점은 이걸로 하지요. 그렇다면 이 괴담을 얼마나 축소화시킬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세간에 회자되는 괴담으로 따지면 눈이 빛난다, 바라보는 자세를 바꾼다, 손을 흔든다, 읽고 있는 페이지가 달라진다, 등에 지고 있는 장작의 갯수가 달라진다 같은 게 있는 모양입니다만."

의외로 평범한 일만 하는구나, 괴담 속의 니노미야 타카노리는.

"전부 잘못 본걸로 퉁칠 수 있는 수준이죠. 이 중에 어떤 걸로 할까요."

코이즈미는 a4용지에 달필과는 거리가 먼 글씨로 메모를 했다. SOS단의 서기가 누구였더라. 이녀석이 부단장인 건 기억하고 있는데.

나는 목을 가로저으며

"너무 뻔한 내용이면 하루히는 납득하지 않을테지. 조금 더 꼬아보자. 아사히나 선배라면 니노미야 킨지로한테 뭘 시키시겠어요?"

메이드 차림의 미래인은 눈을 깜빡깜빡거리며

"그 분은 동상인거죠? 그게 움직이는 건가요? 어떤 구조로 되어있길래요?"

아니, 그러니까, 청동으로 만든 동상이 움직이니까 불가사의인 겁니다.

"아-그렇구나~ 근데 그건 꼭 청동이어야만 하나요? 가동성 좋은 금속으로 바꾸고 안에 액추에이터를 넣으면 움직이게 만들 수 있을건데요."

거기까지 가면 이미 로봇의 일종이 되어버린다. 내가 아사히나 선배한테 어떻게 설명하면 이해해줄지 생각하고 있으려니, 코이즈미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건 하나의 해소법이군요."

킨지로 동상을 꼭두각시 장치로 만들면 움직여도 이상할 게 없다는 논리냐.

"아뇨, 그쪽이 아니라 동상의 재료 쪽입니다. 청동은 구리와 주석의 합금입니다. 브론즈의 일반적인 성분비율은..."

"구리 85%, 주석 5%, 아연 5%, 납 5%"

대답한 것은 아동서를 읽는 시선을 멈추지 않는 나가토였다. 일단 얘기는 듣고 있는 모양이다.

"그 비율이 일년에 한번만 변화한다,는 결론이면 어떨까요? 예를들어 구리 85%, 주석 4.9%, 아연 4.9%, 납 5.2%로. 이거면 외관은 전혀 다르지 않지만, 성분이 변화하는 현상은 제법 불가사의에 해당하는 게 아닐까요."

조금 약한걸. 나는 잠시 생각해본 뒤

"구리 84%, 주석 4.5%, 아연 4.5%, 오리할콘 2.5%는 어떠냐."

"과연.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금속의 비율이 너무 높지 않나요? 구리 85%, 주석 5%, 아연 5%, 납 1%, 오리할콘 1%이 어떨까요."

대체 무슨 흥정을 하고 있는 거라냐. 우리는.

"상당히 괜찮은 타협안을 찾았군요."라며 코이즈미는 만족스럽다는듯이 "이거라면 가령 현실화하더라도 아무런 해가 없을 겁니다."

오리할콘 같은 미지의 금속이 1%나 섞여 있는 시점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기분도 안 든다만, 기우이길 바라마.

"이거면 첫번째 칠대불가사의로 괜찮을 겁니다."

코이즈미가 기록한 메모에는

<니노미야 킨지로의 괴이. 어느 만월의 밤 축삼시에, 동상을 구성하는 성분이 구리 85%(귀찮으니까 중략)에서 (마찬가지로 중략) 오리할콘 1%로 변화한다. 일출과 함께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축삼시를 넣으면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생각한걸까, 그 얕은 지혜에 딱히 이견은 없다.

그럼 다음 가보자.

"이와 비슷하게 메이저한 괴담은 음악실에 관련된 괴담이군요."

심야, 아무도 없는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누구나 떠올릴법한 괴기현상이다.

"미스터리적인 해결법을 찾자면 누군가가 음악실에 핸드폰이나 녹음기를 놓고 가서, 설정된 시간에 알람이나 착신음이 울렸다 정도쯤 될까요?"

역시 너무 간단하군.

"아무도 없는데 피아노에서 곡이 흘러나오면"라고 말하는 아사히나 선배. "그건 자동 연주 피아노?"

그것도 괜찮지만, 보잘것 없는 현립 고등학교 음악실에 그처럼 고가의 장비가 있을리도 만무하고.

아사히나 선배는 작은 새처럼 고개를 갸웃거리며 약간 얼빠진 목소리로

"그런데 어떤 곡인가요?"

뭐든 상관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인가. 괴담답게 살벌한 곡이 좋으려나? 슈베르트의 <암굴왕>이나 모차르트의 <레퀘엠> 정도가 떠오른다.

"과연!"하고 코이즈미가 또 손가락을 튕겼다. "그거라면 안성맞춤인 곡이 있습니다."

호오, 뭐냐.

"4분 33초입니다."

그게 긴거냐 짧은거냐.

"아뇨, 연주시간이 아니라, 그런 이름의 곡이 있습니다."

상당히 즉물적인 제목인걸.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들어볼 수 있을테니, 어떤 곡인지 들어나 볼까. 내가 노트북-일찍이 컴퓨터 연구부와의 게임 승부를 한 결과 양도받은 그거-을 기동시키려 하자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들을 수 없습니다."

코이즈미는 미소지으며

"이건 연주자가 4분 33초간 피아노 앞에 앉은채로 아무 것도 하지않는 스타일의 곡,이라기보다는 퍼포먼스입니다."

즉물이 아니라 전위 쪽이었냐.

"네. 이게 과연 음악으로 성립하는가 여부로 창반양론, 여러 설이 있습니다만 음악실에 관련된 괴담으로 사용하기에는 이 이상 적절한 곡은 없습니다."

무음의 곡이라면, 가령 피아노를 치는 유령이 있더라도 아무도 듣지 못한다. 소름끼치도록 무해한 유령이다. 애처로움마저 느껴진다. "아사히나 선배."라고 나는 갑자기 든 생각을 입에 담았다. "미래에는 유령의 존재가 밝혀졌나요?"

아사히나 선배는 한순간 어안이 벙벙해하다가, 농염한 입술을 열고, 몇초간의 뜸을 들인 후

"금칙사항입니다. 후훗"

왜 신이나 보이는 걸까요?

"중요한 내용을 가르쳐드리지 못할 때는 가슴 아프지만, 이런 예스라도 노라도 아무래도 좋을 법한 내용을 말할 수 없으면 큰 차이 없으니까요. 떳떳하게 금칙사항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유령의 존재가 아무래도 좋다는 해석에 회답의 편린이 하나 있기는 했지만 가슴을 펴고 상반신의 바디 라인을 강조하는 유혹의 메이드 자태에, 나는 수줍게 시선을 피했다. 눈을 돌린 방향에는 코이즈미가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이녀석 적극적으로 오컬트 이야기를 미스터리로 바꾸고 싶어하는데, 하루히 대책이란 그럴듯한 구실은 붙였지만 어쩌면 이녀석 유령이나 귀신 같은 괴담을 꺼려하는 부류인 걸까? 그래서 하루히가 현실화시킬 게 분명한 칠대불가사의 소재를 온당한 것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코이즈미가 부지런히 샤프를 움직이며 적은 메모 제2악장,

<음악실의 괴이. 어느 신월의 밤 축삼시에, 아무도 없는 음악실의 피아노가 존 케이지의 4분 33초를 연주한다. 음악실은 자물쇠가 걸린 완전밀실로, 출입 불가능한 상태였다.>

"밀실 운운은 필요 없지 않냐."

분위기를 주기 위해섭니다,라고 코이즈미는 답하고

"그럼 다음은...이런 건 어떨까요. 어느틈엔가 교내 어딘가의 계단이 한계단 늘어나 있다, 혹은 줄어들었다는 식의 소위 계단 괴담입니다만."

그것도 흔히 듣는 얘기로군. 발음이 같다보니 모두가 떠올리는 말장난이다. 계단의 괴담.

"그렇군..."

나는 생각을 해봤다. 하루히라면 계단을 어떻게 할지. 떠올린 건 동시였지만 코이즈미가 먼저

"교내의 계단을 전부 에스컬레이터로 만든다,는 어떨까요?"

아니 글쎄, 그딴 것보다 교실에 에어컨을 설치해달라니까. 날림공사 덕분에 벽이 종잇장이라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고. 거의 야외교실 상태라고. 이거부터 해결해주고나서하자 에스컬레이터는.

"저희가 생각해야하는 건 학교시설의 어메니티 강화 제안이 아니라 괴담입니다."

이참에 하루히의 알쏭달쏭 파워로 실현해주었으면 좋겠는 걸 고민하는 모임으로 바꿔도 된다. 에어컨이나 에스컬레이터가 하룻밤 사이에 나타나봤자 아무도 곤란한 일 없다. 오히려 반갑다.

어이가 없다는 듯이 코이지미는 가볍게 고개를 저은 뒤

"가만 생각해보니 계단이 전부 에스컬레이터로 바뀌어도 강행공사였단 걸로 정리되겠군요. 에어컨도 마찬가집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불가사의에서 멀어진다는 뜻일까요. 이 자리에서는 좀더 수수한 걸 우직하게 생각해보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계단계 괴담이 완성됐다.

<계단의 비밀. 어느 현월의 밤 축삼시에 남쪽 교사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한때만 계단이 한칸 늘어난다. 그 계단을 밟은 인간은 한동안 오른쪽 엄지발가락의 발톱이 살을 깊숙하게 파고들어 고생하게 된다. 또한 그것과는 별개로 모든 교실에 에어컨이 장착된다는, 무척이나 불가사의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후반은 내 희망을 덧붙인 것이다.

"전반과 후반의 문장이 따로 놀고 있습니다만. 또한,이나 그건 그렇고,의 사용법이 잘못되었다고 지적받아도 별 수 없는 문장입니다."

괜찮아. 괴담이니까. 어딘지 정합성이 어긋난 편이 리얼한 느낌인 법이라고.

"스즈미야양이 리얼하게 받아들이게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요."

푸념을 흘리며 코이즈미는 자료를 넘겼다.

청춘돼지 시리즈 성우 인터뷰 코가 토모에역 토야마 나오편 애니


https://www.animatetimes.com/news/details.php?id=1541924343&utm_source=twitter&utm_medium=social


토야마 씨가 처음으로 이 작품을 접한 건 다수결 드라마였다고 들었습니다.

古賀朋絵役・東山奈央さん(以下、東山):네. 처음으로 이 작품을 알게 된 계기는 2년정도 전에 열린 전격문고와 niconico의 콜라보 기획, 다수결 드라마 제의를 받은 것입니다. 제목의 임팩트나 라이트노벨이란 장르이기에 러브코미디처럼 즐거운 이야기겠거니 생각했는데 사춘기의 고민하는 청춘의 감정도 자세하게 묘사된 인상이라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청춘의 심리묘사나 시리어스한 부분을 그리는 점이 특징이죠.

東山:캐릭터의 마음에 어둠에 한발짝 파고들어요. 사춘기 증후군으로 발생하는 괴기현상도 실제로 일어난다면 정말로 무섭겠다 싶은 증상이 많죠. 그러니까 전혀 작품을 모르는 사람한테 작품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미스터리 요소가 강할지도'라는 식으로 답하는데, 역시 깜짝 놀라는 사람이 많아요.

또 엔딩 주제가인 <불가사의 카르테>의 음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놀랐어요! 다같이 부르는 노래라고 들었기 때문에 소녀같고 신나는 곡이겠거니 싶었는데 무척 멜랑콜릭한 곡조라 "어어!?"하고 놀랐어요.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청춘돼지의 매력은 그점이 아닐까 싶어요. 소녀들의 등신대 같은 측면이라고 할까요, 보는 사람도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 잔뜩 있다고 봐요. 그리고 연애요소도 있어서 화려한 점도 볼거리죠.

특히 마이 선배와 사쿠타의 대화는 보고 있노라면 정말로 러브러브라서 부럽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부럽다아'라고 생각되는 학생생활의 밝은 부분과 남몰래 고민하고 있는 마음을 파헤치는 그늘의 부분, 둘 다 동시에 존재하는 점이 본작의 매력이라고 녹음을 통해 느꼈습니다.

사춘기 증후군도 캐릭터의 심리묘사를 파고드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東山:기본적으로 리얼한 이야기에 판타지가 살짝 가미되어, 보는 쪽도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초조함을 느끼는 동시에, 자기 일로 치환해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점도 여러분이 감정이입해주시지 않을런지 대본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토모에가 요즘 고등학생 특유의 고민을 안고있어서 보다 감정이입하기 쉬운 장면이 많았다고 생각했습니다.

東山:사춘기 증후군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가운데, 생겨나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마음에 입은 상처는 그대로이고, 몸부림치고 괴로워한 고민을 끌어안은채로 어른이 되는 경후도 흔하다고 봐요.

하지만 사춘기 증후군을 앓고, 어떻게든 해결해야만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허들이 주어짐으로써, 극복할 계기를 부여해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 소용돌이 안에 있는 건 아주 힘든 일이겠지만, 다들 열심히 노력해 극복하는 모습은 '만약 내가 그 때, 이렇게 했다면'이라고 시청자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러 요소에서 깊은 작품입니다.

토야마 씨가 본 토모에의 첫인상은요?

東山:토모에는 대인관계를 스마트하게 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과거의 나를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나는 남들 안색을 살피기도 하는 동시에, 혼자만의 시간도 즐기는 타입이지만요.(웃음) 그녀는 '혼자 있는 건 창피하다'는 가치관의 소유자거든요.

나는 고민은 해도 '아무렴 어때! 혼자가 즐거운걸!'이라며 털어내는 타입인데요.(웃음) 그렇게 잘라내지 못하는 만큼 토모에는 매일 매일이 고민스러울거예요. 스마트폰을 한시도 내려놓지 못한다는 점은 참 현대다운 점이기는 한데요. 내가 학생일 무렵에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아 그렇구나~'라는 식으로 주변이 반응하는 세대였는데, 지금은 중고등학생은 휴대폰을 갖고 있는 게 당연한 시대가 됐으니까요. 편리하고 문턱이 낮아진 만큼 더 교류를 요구하는 측면도 있을 거고, 이만큼이나 SNS가 보급된 시대에 학생이라면, 나도 토모에처럼 고민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거의 강박관념이나 다름없죠. 빨리 답장을 해야해, 화제를 맞추기 위해 관심도 없는 걸 수면시간을 쪼개가면서까지 체크해야해. 결과적으로 분주해져서 보는 내가 답답한 지경이었습니다.

그점은 사쿠타랑 대조적이죠. 이번 에피소드를 거친 뒤 사쿠타에 대한 인상은?

東山:개인적으로는 당연히...사쿠타를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잖아라고 생각했어요! 학교생활의 스타트가 사쿠타의 경우 이런저런 일로 잘 풀리지 않았는데요, 평범하게 행동하면 더 많은 친구가 생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주위를 잘 살피는 아이잖아요? 고등학생인데,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어떤 말을 해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무척 스마트하게 처리하는 점이 멋있어요. 그야 토모에도 연심을 품을만도 하지요.

제대로 분위기를 읽을 수 있으면서도, 사쿠타는 고의로 분위기 파악을 안 하는 선택을 하니 말이죠.

東山:분위기 파악을 하는 대목과, 고의로 무시하고 마이페이스로 나가는 대목을 분별할 줄 아는 분위기가 멋있게 보이죠. 다만 마이 선배가 있기 때문에 토모에가 이루지 못할 사랑을 하리란건 처음부터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일말의 희망으로 루프를 하는 점도, 정말로 순정이고 가슴 아파서...

토모에를 연기함에 있어서 포인트가 있다면요.

東山:토모에는 활기 담당이구나 생각합니다. 그걸 느낀 게, 방금전에 말씀드린 <불가사의 카르테>를 녹음할 때였어요. 내가 선두타자였기 때문에 곡에 맞춰 나도 멜로우한 분위기, 그녀의 모놀로그한 느낌으로 새로운 일면을 끌어낼 생각으로 임했는데, '이런 곡이지만, 명랑하게 불러주세요.'라고 디렉터가 요구하셔서요.(웃음) 약간 위스퍼하고 차분하게 부를 생각이었는데 토모에답게 활기찬 테이스트가 됐어요.(웃음)

무척 신나는 표정으로 불러서 '이걸로 괜찮은 걸까?'싶었지만 각각의 히로인한테는 특징이 있어서, 전원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었을 때 새삼 토모에는 활기 담당이란 사실을 실감하고, 녹음에 임했습니다.

오프닝 녹음이 먼저였군요. 녹음을 통해 토모에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며 본편 녹음에 살리셨군요.

東山:그리고 시청자는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녀는 표정이 쉴새없이 바뀌거든요. 사쿠타랑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그림의 표정에 액센트를 주었기 때문에 목소리를 맞춰가며 자잘한 액션도 더해 연기했습니다.

그치만 사쿠타는 마이 선배나 리오랑 대화를 주고 받는 장면이 많았잖아요? 애프레코 때는 그야말로 척하면 척하는 사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눠서, 지켜보며 '좋은 템포로 대화하네' '듣기 좋다'고 생각하며 들었어요. 그래서 나도 이시카와 카이토 군과 호흡을 주고받는 걸 기대하면서, 막상 토모에 차례를 맞이했는데 (사쿠타랑) 하나도 맞질 않는 거예요!(웃음)

맞지 않던가요?

東山:카이토 군과 함께 연기한 적도 많았기 때문에 왜 이렇게 대화가 삐걱거릴까 신기해서, 뭐가 잘못된건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뭐가 잘못된 게 아니라, 애초에 토모에랑 사쿠타가 그런 관계성이란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애프레코 현장에서 세토 아사미쨩한테 '들어보니까 어때? 잘 맞아?'라고 물어보니, 약간 맞지는 않는데 그걸로 괜찮은 거 아닐까?라고 말했어요. 그제서야 '그것도 그런가'라고 생각했어요. 토모에가 마이 선배랑 똑같은 템포로 사쿠타랑 대화할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잘못됐구나 싶었거든요. 역시 사쿠타와 마이 선배는 서로 통하는 것이나 끌리는 게 있겠구나 하고요. 대화는 고등학생이지만, 머리 좋은 핑퐁....유머 있는 말의 응수...말로 불장난하는 것 같아서(웃음)

또 리오와도 텐션이 매치해서 차분한 분위기로 머리 좋은 대화를 주고 받죠. 보통 양자역학에 대해 듣더라도 곧바로 이해하진 못할 거예요. 그런데 템포 좋게 대화가 진행되는 걸로 보아, 마음이 맞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한편 토모에는 꼬리 흔들면서 사쿠타한테 다가가서. 약간 츤츤거리는 측면도 있지만, 그 츤데레조차 알아보기 쉬워서 이미 츤인지도 불분명한 귀여움으로 휙휙 바뀌는 분위기죠. 그에 비해 사쿠타는 그런 토모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고의로 분위기를 파악하지 않는 사쿠타의 특징이 배어나온다?

東山:그럴지도 몰라요. 마이 선배밖에 몰라서 돌아봐주지도 않아. 때려도 때려도 반응하지 않는, 대화를 주고받곤 있지만 주고받지 않는 느낌. 그건 내 감각이 아니라, 토모에의 감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애프레코를 통해 깨달은 것 같아요.

그런가 싶으면 사쿠타의 다정함이 살짝 변죽을 부리는 대목도 있으니 말이죠(웃음)

東山:애프레코 현장에서도 토모에 편만 다같이 '사쿠타가 미워질 것 같아!'라고 말했어요.(웃음) 토모에가 일편단심인 만큼 감정이입을 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사쿠타가 '코가...노력했구나'라고 말한 장면도 '누구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는겨!'라는 식으로!(웃음) 여성진이 '우쒸!'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분위기가, 토모에편 애프레코는 되곤 했죠.(웃음)

불쑥 토모에는 하카타벤이 튀어나요죠. 지금까지 하카타벤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으신가요?

東山:없었을 거예요! 후쿠오카 이벤트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그 때 현지분들을 흉내내 인사한 적은 있어도 제대로 된 배역을 통해 연기한 건 처음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여성이 가장 귀여운 방언은 하카타벤, 남성이 가장 멋진 방언은 쿄토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토모에는 하카타벤을 말하는 소녀로서 내 스트라이크존입니다. 다만 익숙치 않은 말, 이를테면 'いっちょん分からん'도 내가 상상한 인토네이션과는 달랐어요. 이게 좀처럼 적응되질 않아서, 애프레코 때 매번 지적당한 것 같아요. 하지만 늘 옆에 앉아계신 타네자키 아츠미 씨가 후쿠오카 현 근처에 있는 오이타 현 출신이기도 해서 가르침을 받거나, 연습을 도와주곤 했어요.

참고로 5화의 '先輩そがんことも知らんとね'라는 대사가 무척 어려웠어요! 마지막의 'ね'의 엑센트가 내려가는데요 '先輩そがんこと↑も↓知らんと↑ね↓'라고 배웠어요. 아츠미 씨는 '오이타 현이랑 후쿠오카 현은 살짝 떨어져 있으니까 정답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이라 겸허하게 가르쳐주셨지만, 토쿄 출신인 제 입장에서는 쿠슈의 에센스를 배우는 것 자체가 무척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동경하던 하쿠타벤 여자를 조금이라도 귀엽게 연기했다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는 4~6화까지를 돌이켜 볼까 합니다. 2화에서 사쿠타랑 만났을 때부터 명백했지만 토모에는 그룹의 보조를 맞추는 것, 여자 그룹 독특한 분위기에 신경쓰는 소녀입니다. 같은 그룹의 여자가 호의를 품고 있는 마에사와 선배한테 고백받는 장면을 사쿠타가 목격합니다.

東山:친구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받게 된다면, 정말 고민이 되죠. 그 시점에서 이미 장군이랄지, 어떻게 거절하더라도 화근이 남을 것 같아요. 받아들이는 선택지는 없더라도, 친구지상주의로 지내느라, 내 평화를 지키기 위해 친구들한테 맞춰주고 있었을 뿐인데, 그게 계기로 우정이 무너진다니 정답을 알 수가 없어요.

다만 레나 쨩과 같은 시간을 보내며 정말로 즐거웠을까 의문이긴 해요. 무리해서 고교 데뷔를 한 탓에, 정말로 자기 마음과 맞는 친구 그룹에는 잘 녹아들지 못한 게 아닐까 싶거든요.

나중에 교실에서 사쿠타와 만나게 되는데요 사쿠타를 대할 때와, 다른 친구를 대할 때의 토모에를 의식하여 연기를 다르게 하시나요?

東山:네. 친구랑 말할 때는 말을 맞춰주는 식으로 연기하고...웃는 얼굴이 딱딱하다고 해야할까요? 본심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알랑대는 뉘앙스를 담아 연기했어요. 애드립으로 연기할 기회도 있었는데 역시 기본적으로 온통 동의하는 대사들 뿐이죠.

구체적인 자기 의사를 밝히지 않고 상대방한테 맞춘다?

東山:맞아요. 어떻게 하면 친구가 기분 좋게 대화를 해줄지, 나한테 대답을 해줄지를 고려하며, 친구 기분이 점점 좋아질 말을 골랐어요.

그러면 사쿠타와 말할 때는 있는 그대로의 토모에를 선보인 걸까요?

東山:5화, 6화 얘기를 하게 되는데, 자기 연심은 숨겼다지만, 거의 본심으로 말하고 있지 않았나 싶어요. 이따금 마이 선배와의 관계를 캐묻는 대목도 있었지만, 즐거울 때는 진심으로 웃었을 거예요.

만약 토모에가 주위 친구한테 무례한 소리를 들으면 분명 화내지 않을 거예요. '에헤헤~ 맞아~' '나도 그런 구석이 있는걸까~'라는 식으로, 얼버무릴 거예요. 하지만 사쿠타를 상대로는 분명하게 반격했어요. 게다가 괴롬혀도 마냥 싫은 것만은 아닌 느낌의. 화를 내면서도 결국은 즐거운 듯한 측면은 연기하면서도 느꼈습니다.

왜 토모에는 사쿠타를 상대로만 민낯의 표정을 보여주는 걸까요?

東山:처음에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 거예요. 엉덩이를 서로 차거나, 처음에 사춘기 증후군에 휘말렸을 때는 아무 느낌이 없었겠지만, 마이 선배라는 존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모에를 친절히 대해주죠. 가짜 연인관계도 있었고 자기 힘이 되어준 사쿠타를 '이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듬직하게 느꼈을지도 몰라요.

그 신뢰가 호의로 바뀌었다고?

東山:하지만 그 변화도 안타깝지요. 연하의 후배는 보통 연애대상의 권내라고 생각하지만요....자기 맘대로 여동생이랑 겹쳐보고!(웃음)

옆에서 보면 자기 맘대로 겹쳐보고 있을 뿐인데, 그 시점에서 연애의 싹을 꺾어버린 거잖아요! 그 사실을 토모에 본인은 모른채, 한결같이 어필해서, 그 점이 또 안타까워요.

착각하게 만드는 대사도 있으니까요.(웃음)

東山:토모에한테 다정하게 굴면 희망이 있구나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런 점에서는 해변의 대화는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고, 현저하게 그 경향이 드러난 부분이기도 해요.

사쿠타 '너무 뚫어져라 보지 말았으면 좋겠는 거잖아? 뭐 귀엽다곤 생각해.'

토모에 '귀, 귀엽다는 말 하지마'

사쿠타 '그럼, 뭐라고 말해주면 좋겠냐?'

토모에 '...귀, 귀여워,일까...'

사쿠타 '코가는 정서불안정이냐?'

토모에 '소녀심은 그런 법이야!'

여기예요! 여기!

대화기 완전 커플이죠(웃음)

東山:맞아요! 심지어 수영복을 옷 안에 입은 토모에의 '...선배, 눈이 음흉해' '알아' '너무 뚫어져라 보지 말라는 의미'란 대화도 '절대로 그런 의미로 보고 있잖아!!!'...라는 느낌의(웃음) '그럴 뜻이 없다면 그런 말장난 하지마!' '착각하게 되잖아!'라는 생각도 드는데, 사쿠타가 말하면 용서하게 되는 느낌도 들어요.

게다가 그 시츄에이션은 마이 선배라면 반격을 하겠지만 토모에는 부끄럼을 타죠. 마이 선배라면 '좀 더 나은 칭찬도 있지 않을까?' '내가 아니라 수영복이 귀여운건 아니고?'라는 식으로 반격할 수 있겠지만, 토모에는 부끄럼을 타죠. 부끄러워 뺨이 화끈해져요. 그런 성격의 차이도 볼거리죠.

또한 여자 그룹에 소속된 점에 안도감을 느끼는 반면, 따라가는 게 힘들어서 딜레마나 고민을 품고 있는 측면도 서서히 명백하게 드러납니다.

東山:토모에의 안도감으로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레나쨩 그룹이 아니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마 토모에한테 있어서는 사회적 체재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되는 게 아닐까, 극론이긴 해도 그렇게 생각해요.

참고로 토야마 씨는 고민이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東山:나는 고민이 있으면 비교적 상담을 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가진 데이터 뱅크는 정말 작은 법이라, 다양한 사람을 통해 말을 들으면 이런 예도 있구나 하고 참고로 삼아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결정하는 건 저죠. 다만 마지막의 마지막에 결론이 휙 뒤집히는 일도 있어요.

그리고 토모에와 사쿠타의 가짜 연인관계가 시작됩니다. 데이트로 수족관에 가는 장면이 있지요.

東山:기본적으로 데이트라서 즐거운 분위기입니다만 '나는 달라. 뒤에서 따라가는 펭귄'이란 대사에서 살펴볼 수 있듯 어딘지 안타까운 에센드도 담겨 있었어요.

또한 토모에는 딜레마에 빠져 있음에도, 지금의 자신이 마음에 든다고도 고백합니다.

東山:'진정한 나는 이런 게 아냐'라고 토모에가 자기 생각을 사쿠타한테 밝힌 대사가 있었어요. 진정한 자신은 수수하지만, 노력을 해서 동경하던 반짝반짝 여고생이 됐다고. 애초에 어느쪽이 본래의 자신인지. 개인적으로는 되고 싶은 내가 진정한 나라고 생각합니다. 출발이야 수수했지만, 화려한 학생생활을 동경하며, 지금의 내가 좋다고 말할 수 있다면, 지금의 토모에가 진짜 토모에가 아닐까 싶어요.

그렇지 않다면, 극론이지만 '응애'하고 갓 태어난 상태의 나만이, 진짜 내가 되어버려요. 무엇을 멋지다고 생각하는지, 그게 진정한 자신과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東山:예를 들어 아직 고교생 같은 시기에, 무엇에도 물들 수 있는 시기에, 내가 무엇에 동경을 품고 있는지. 언제나 등을 쭉 뻗은 선배를 멋지다고 생각하는지, 살짝 삐뚤어진 선배를 멋있다고 생각하는지. 또 근검절약하며 사는 선배를 멋지다고 생각하는지, 돈을 펑펑 써가면서까지 컬렉터 정신을 발휘하는 선배를 멋있다고 생각하는지.

틀림없이 지금의 나는 풋내나고, 어려서,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르지만, 무엇을 멋있다고 생각하는지 거기에 진정한 내가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당신이 아니라, 당신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

주위를 살펴봐도 이번 대본을 읽어봐도 나는 그런식으로 생각이 들어서, 토모에는 토모에대로 옛날의 자신과 다른 갭에 고통받을 필요가 없고, 지금의 자신을 자랑스럽게 학생생활을 구가하면 되지 않을까, 약간의 부모님 마음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진정한 나는 이런 게 아니야'라고 속내를 밝힌 걸로 보아 토모에 안에서 사쿠타가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는 걸 다시금 알 수 있는 장면이죠.

東山:말씀대로입니다. 애프레코 테스트 당시 그 장면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뉘앙스로 대화를 나눴어요. '반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그룹에 있었구, 토쿄에선 촌스럽다는 소리를 들으면 들었지 친구도 생기지 않아 절대로 왕따를 당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여러모로 연구를 했어'라는 대사인데, 살짝 밝은 톤으로 연기했죠. 하지만 본녹음을 하기 전에 '조금 더 어두운 음색으로'라는 주문을 받았어요.

토모에는 배려를 하는 아이니까, 수족관 데이트를 한 다음의 즐거운 텐션을 마지막에 꿀꿀한 분위기로 바꿔버리면 미안하다고 마음을 써서, 테스트 녹음 때는 '나는 이런 측면이 있으니까 말이지~'라며 일부러 헤실헤실 웃는 느낌으로 분위기가 무겁지 않게 했어요. 하지만 디렉션은 어두워도 괜찮다고 해서 '사쿠타한테는 어두운 일면을 보여도 괜찮다'고 깨닫게 됐죠.

아마 사쿠타에게 토모에는 좋은 의미로 응석을 부리는 측면이 있어서 '배려를 하지 않아도 괜찮아' '무거운 분위기가 되어버려도, 그래도 괜찮아'라고. 토모에한테 있어서는 신경지라고 생각했고 그런 토로 방식을 해도 괜찮다는 발견을 한 순간이었습니다.

양호실에 잠들어 있는 토모에한테 사쿠타가 찾아옵니다만, 그 장면에서 두사람의 대인관계에 대한 가치관의 상이점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토모에는 '모두의 호감을 사기보다 미움받고 싶지 않아', 사쿠타는 '전세계의 미움을 받더라도, 한사람이 필요로 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해.'

東山:둘 다 수긍이 가요~ 둘다 가능하죠. 두사람은 극단적으로 말했지만, 누구나 두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능하다면 모두의 호감을 사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따지면 상성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미움을 사게 되는 일도, 불편한 사람도 존재하니까요.

모두의 미움을 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되니까, 분명 어떤 사람이건 양쪽의 마음을 조금씩 가지고 있을 거니까, 이 두사람의 가치관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다들 조금이나마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쿠타와 마에사와 선배의 충돌도 있었느데 사쿠타는 멋진 일을 해주었죠.

東山:후련했어요! 평소에 이렇게나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게 불가능하니까요.

아마 시청자도 후련했을 겁니다. 토모에도 구원을 얻은 측면이 있지 않을까요. 그 다음의 '선배, 도가 지나쳐!' '내 알바냐!' '진짜 도가 지나쳐!'란 대화도 인상적이었습니다.

東山:이 장면이 진짜 좋아서요! 집에서 연습할 때는 '도가 지나쳐!'란 대사에 살짝 화난 뉘앙스를 담았어요. 왜냐면 레나쨩도 보고 있는데 마에사와 선배한테 심한 소리를 해대면, 통쾌한 마음도 들겠지만 '큰일났다!'는 감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사쿠타가 상쾌하게 토모에를 날치기 했기 때문에(웃음)

사쿠타도 '하하하'라는 식으로 즐겁게 굴었기 때문에, 애프레코 때는 나도 모르게 웃으며 대답했고, 그대로 ok가 나왔어요. 사쿠타도 그랬고, 카이토 군도 연기로 이끌어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이 장면은 아주 좋았어요.

처음에 사쿠타와의 대화는 맞물리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이 장면은 잘 맞던가요?

東山:여기는 서로 싱크로하지 않았나 싶어서, 연기하면서 아주 즐거웠어요! 이건...그야말로 청춘이라고요!

그리고 토모에는 사춘기 증후군이 재발합니다. 사쿠타와 친구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이성과, 연인이 되고 싶다는 본심의 딜레마가 느껴졌습니다.

東山:지금부터의 이야기는 내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토모에가 착한 아이라서 자기 감정을 없었던 일로 삼으려 드는 거죠. 마이 선배가 있음에도, 사쿠타를 좋아하게 되어버려서. 내가 좋아하는 사쿠타는 마이 선배를 좋아하니까 그 사랑을 방해하면 안된다고. 그렇게 사쿠타한테 품은 호의조차 전부 부정하고, 없었던 일로 하자. 친구로 돌아가자. 친구로 돌아가려 든 끝에, 무의식 중에 루프가 발생한 게 아닐까요.

그래서 한순간 생각하게 됐어요. 처음으로 루프를 감추었을 때, 어쩌면 비겁한 토모에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고요.

비겁한 토모에?

東山:반복되는 동안은 사쿠타는 마이 선배한테 갈 수 없기 때문에, 토모에 곁으로 와주니까, 그런 마음이 된 게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후반까지 가보니 토모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서요. 토모에는 정말로 빨리 루프를 끝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분명 토모에가 빠져 있는 것은 자기혐오예요. 하지만 자신이 부정한 감정을 사쿠타가 긍정해주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토모에가 잊으려 든 호의를, 사쿠타가 '그러지 않아도 돼'라고 말한 장면말이군요.

東山:이 클라이맥스신은 연기하면서 무척 어려웠어요. 토모에 안에 다양한 감정이 뒤섞여 있어, 그녀 스스로 힘에 부쳐서. 스스로 자각하고 있는 부분도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다양한 토모에가 존재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어쩌면, 자기 안에 싹터버린 연심을 부정하면서도 '어쩌면 나를 좋아하게 되어줄지도 모른다'고 매달리는 듯한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말씀처럼 기대를 하고 있는 측면도 있었을지 모르겠군요.

東山:그래서 대본을 읽어봐도 어려워서. 5p분량 정도를 토모에가 혼자서 계속 얘기하며 휙휙 감정이 달라지는데 '거짓말은 진실이 될 수 없고, 진실은 거짓이 되지 않아'라고 사쿠타가 답했어요. 그 다음의 '...백번을 반복해도?' '...천번을 반복해도?' '일만번을 해도?'에는 어쩌면 바뀔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자신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어.

하지만 '잊으려고 결심하고...그래도 잊을 수가 없어서...이번에야말로 잊으려고 생각했는데, 무리였어. 이 마음과 작별하려고 결심했는데!'라는 대사, 이건 틀림없는 본심이죠.

친구가 되겠다고 굳게 결의했음에도 마음을 지울 수 없어서...스스로를 협박하고 있죠. 잊어야만 해, 하지 않으면 안 돼, 없었던 일로 해야 돼,라고. 루프하고 있는 토모에 본인도, 매번 똑같은 말을 사쿠타한테 해야만 했으니 무척 괴로웠을 거예요.

'선배 바보! 바보! 미워, 진짜 싫어! 그치만...그치만...좋아해...'란 대사는 토모에의 여러 감정이 소용돌이친 끝에 튀어나온 말이 아닐까 싶어요. 토모에 본인이 사쿠타를 아주 좋아해서, 그런만큼 괴로움도 느끼고 있어서.

東山:처음 루프를 감추었을 때는 자기가 품은 연심을 감추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잊어야만 한다'는 감정과 '나를 좋아해주었으면 한다'는 감정. 양쪽 다 진심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쿠타한테는 들키고 싶지 않았겠구나라고 해석하고 연기했습니다.

연기를 하면서 '나를 좋아하게 됐음 좋겠다'보다 '정말로 지워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강한 것처럼 생각됐어요. '그런데...그런데...왜 내일이 찾아와주지 않는거야!'라고, 여기서 최고로 감정이 폭발한 것은 연심을 없었던 걸로 만드는 게 현재의 그녀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대목의 대사가 '왜 나를 좋아해주지 않는거야?'였다면 의미가 달라지겠지만, '왜 내일이 찾아와주지 않는거야!'라며 지워버리려 드는 감정이 다 강했고, 연기에도 감정을 크게 실어 연기하게 됐습니다.

이성이 더 강했던 거군요.

東山:토모에는 착한 아이에 이성이 있으니까, 나를 좋아해주었으면 한다보다, 내일이 찾아와주었으면 한다는 말이 나온 게 아닐까요. 

...다만 이것만큼은 카모시다 선생님한테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노릇이죠.(웃음) '아뇨, 토모에는 자길 돌아봐주길 바랐습니다'라고 말씀하신다면 정말 죄송스럽지만, 나는 토모에를 올곧고 이성이 있는 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런 토모에를 향해, 사쿠타는 호의를 정면으로 받아들여주지요.

東山:충격적이었어요. 스스로 부정한 마음을, 설마 상대방이 긍정해주다니요. '선배가 미워, 진짜 싫어! 선배가 잘못했잖아! 나한테 잔뜩 다정하게 굴었으니까!'라고 말한 토모에의 속마음은 기승전결의 전이었다고 생각해요. '민폐인 거 아냐?' '이렇게도 나 자신의 호의를 줄곧 부정해왔는데, 사모해도 괜찮은 건가요?'라고요.

토모에한테 있어서의 논외라고 할만한 결론을 사쿠타는 뒤집어 버렸으니 말이죠.

東山:하지만 '나를 좋아해도 괜찮아'라고 말해버리죠, 조금 밉상맞지 않나요?(웃음) 그런 점은 미워도, 사쿠타가 긍정해주었기에 용서받은 듯한 감각도 있었을테지요. '선배는 바보! 바보! 미워! 진짜 싫어! 그치만...그치만...좋아해...'란 대사로 이어진게 아닐까 생각해요.

……근데 사쿠타의 이 대사,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잘도 이런 소릴 했구나 싶어요.(웃음)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최선의 대답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이야기를 되돌아 봤는데 다시 살펴봤으면 하는 장면을 꼽자면요?

東山:사쿠타와의 관계 속에서 토모에가 더해만 가는 마음을 다시한번 느껴주신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이 선배와 사쿠타의 대화와, 토모에와 사쿠타의 대화에서 사쿠타의 편안함이 다른 점도 의식해주시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토모에를 연기하는 제 입장에서는 분하지만 '역시 다르구나' 싶은 대화의 온도도 다시한번 느껴주신다면 보다 이 작품을 깊이 즐길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앞으로도 다양한 청춘군상이 전개되지만, 토모에의 이야기는 여기서 일단락났습니다. 7화 이후로도 <청춘돼지>의 미스터리어스한 요소를 즐기고 싶고,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지켜보고 싶습니다. 또 사쿠타랑 마이 선배는 빨리도 커플이 됐는데, 그리 쉽게 노닥거리게 두지 않는 사건도 일어납니다.(웃음) 사쿠타와 함께 추리하면서 지켜보며 보다 작품을 즐겨주신다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토야마 씨가 느낀 토모에의 매력이 있다면요?

東山:올곧고, 일편단심에, 갸륵한 점이 토모에의 장점으로 '이런 아이가 진짜 있다면 좋을텐데' '좋아하게 될텐데'라고 여길만한 후배상이라고 봐요. 결과적으로 토모에의 사랑은 성취되지 못했지만, 이런 아이니까 마지막에는 웃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토모에는 새친구를 찾아, 행복해지기 위한 걸음을 내딛었잖아요?

이번에는 안타까움의 성분이 많았던 스토리였지만, 이 사건이 있었기에, 좀 더 근사한 청춘시대를 보내는 것이 가능해져, 멋진 어른이 되겠구나 토모에를 보고 실감했습니다.

이번 스토리를 표현하자면 '즉 선배가 나를 어른으로 만들어줬잖아?;라는 느낌일까요? 아픔을 동반한 성장이었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건 사쿠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토모에를 응원하고 싶어요!


청춘돼지 시리즈 감상 감상


기억,상징,패턴. 이 세 가지야말로 독서에서 전문가와 일반인을 구별짓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문학 교수들은 한마디로 놀라운 기억력을 지닌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작품을 읽을 때마다 나는 '이 인물을 어디서 봤지? 이거 혹시 내가 아는 주제 아닌가?' 등 온갖 질문을 던지면서 다른 작품과 연관이 있거나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머릿속을 온통 뒤지곤 한다. 

아무리 안 그러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 예컨대 1985년에 나온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페일 라이더를 30분 정도 보면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음 셰인이랑 비슷한데.' 그럼 그때부터 페일 라이더의 모든 장면에 남자 주인공 앨런 래드의 얼굴이 겹쳐 보이기 시작한다. 

교수들은 상징적 의미를 고려하면서 책도 읽고 생각도 한다. 뭔가 다른 것으로 판명될 때까지 작품 속의 모든 요소가 뭔가의 상징인 것이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계속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건 무엇의 은유일까? 유추일까? 저건 뭘 의미할까?' 학부와 석사 과정의 문학 및 비평 시간에 교수들은 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되 그것이 뭔가 다른 것을 상징하는지 생각해보라고 가르친다.

중세의 서사시 베어울프에 나오는 그렌델은 괴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a.인간에 대한 우주의 적대성(이는 중세 앵글로색슨인들이 뼈저리게 느낀 감정)과 b.(주인공 베오울프가 대표하는) 우리 내면의 고결함만이 정복할 수 있는 인간성의 어두운 측면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처럼 상징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안목은 상징적인 상상력을 복돋우고 보상해 주는 다년간의 훈련을 통해 길러진다.

전문가들은 또한 패턴을 의식하며 책을 읽는다. 문학자는 책에도 우리의 삶과 비슷한 패턴이 존재한다는 걸 체득하는 것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컴퓨터를 이용한 진단법이 나오기 전에는 정비사들도 패턴 인지를 통해 엔진의 고장난 부분을 찾아냈다. 이러이러한 증후가 있으면 저것을 확인해 보는 식이다. 문학 작품은 패턴으로 가득 차 있으므로 도중에 한 걸음 물러서서 패턴들을 찾아보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순전히 가상으로, 어떤 평범한 열여살 소년에게 일어난 일을 다룬 책을 읽고 있다고 치자. 이 소년은 지금 자전거를 타고 슈퍼마켓에 가는 중이다. 변속 기어도 없는 싸구려라 창피해 죽겠는데 엄마 심부름을 가는 길이라는 게 더 참을 수 없다. 어쨌든 슈퍼마켓까지 가는 동안 소년은 몇 가지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하나는 사소한 거지만 독일종 셰퍼드와 마주친 것, 또 하나는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평소 짝사랑하는 캐런이 토비 박스홀의 새 스포츠카 안에서 깔깔거리며 수작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안 그래도 소년은 평소에 토니가 싫었는데.

어쨌든 슈퍼마켓에 들어가 엄마가 사 오라는 빵을 집어 든 바로 그 순간 소년은 나이를 속이고 해병대에 자원하기로 결심한다. 베트남에 파견될 가능성이 아주 높지만, 부모의 재산만이 중시되는 이 작은 동네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당신이 문학교수라면, 설사 별로 특출나지 않은 문학 교수라 해도, 이 이야기에서 한 기사가 강력한 적수와 마주쳤음을 눈치챘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원정'이 시작된 것이다. 원정에 등장하는 요소는 기사, 험난한 여정, 성배(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 최소한 용 한마리, 사악한 기사, 공주 등이다.

이 요소들을 우리 이야기에 대입해보자. 기사-소년, 험난한 여정-무서운 독일종 셰퍼드, 성배-빵, 최소한 용 한 마리-스포츠카, 사악한 기사-토니, 공주-캐런.

구조적으로 생각해보자. 원정에는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 1)탐구자 2)탐구장소 3)그곳에 가야 하는 표면적인 이유 4)탐구 중에 겪는 도전과 시련 5)그곳에 가야 하는 진짜 이유. 

1)은 비교적 쉽다. 탐구자는 뭔가를 찾기 위해 여향을 떠나는 사람으로, 그가 이 여행을 원정으로 인지하고 있는지 여부는 중요치 않다. 2)와 3)은 묶어서 살펴봐야 한다. 별로 영웅 같지 않은 우리의 주인공에게 누군가가 '성배를 찾으러 떠나라.' '가게에 가서 빵을 사와라' 등 어딘가에서 뭔가를 하라고 지시한다. 임무의 중요성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똑같다. 이때 '표면적' 이유라는 표현에 주의해야 한다. 

원정의 진정한 목적은 표면적인 이유와 무관하다. 오히려 주인공은 그 임무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길을 떠나고 우리는 왜 그것에 관심을 갖는 걸까. 주인공은 표면적인 과제를 자기의 진정한 임무로 착각하고 길을 떠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원정이 깨달음의 과정임을 알고 있다. 주인공 자신은 잘 모르지만 원정의 진정한 목표는 바로 그들 자신이다. 다시 말하자면 원정의 진정한 목적은 언제나 '자각'이다. 주인공이 대부분 젊거나 경험이 부족하고 미숙하며 보호받는 처지에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마흔 다섯을 넘긴 사람들은 이미 자각에 성공했거나 평생 성공하지 못하지만, 십대 후반의 아이들은 기나긴 여정을 거쳐 자각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 반지의 제왕,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스타워즈 등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어디에 가서 뭔가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대체로 그렇고, 가는 곳과 하는 일이 주인공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이야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내가 가끔 어떤 말이 '언제나' 옳다든가 어떤 상태에 '항상' 도달할 것처럼 말한다면 미리 사과하는 바이다. '언제나'라든가 '결코' 같은 단어는 문학 연구에서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한 예로, 누군가가 언제나 옳을 것 같은 말을 하면 곧바로 어떤 똑똑한 이가 그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작품을 써낼 것이다.

문학이 너무 가부장적인 분위기로 흐르면 곧바로 고 안젤라 카터나 이밴 볼밴드가 나타나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엎고 그 허구성을 독자와 작가 모두에게 상기시킬 것이다. 어떤 작가들을 미국흑인문학 부류에 집어넣으려 들면 그 어느 장르에도 속하지 않는 이쉬밀 리드 같은 마술가가 나타날 것이다. 여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탐구 여행은 실패할 수도 있고 주인공 자신이 포기할 수도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렇다면 모든 여행이 탐구 여행일까? 그건 경우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내가 그저 일을 하러 차를 몰고 출근한다면 거기에는 모험이나 성장의 요소가 전혀 없다. 문학도 마찬가지다. 집과 회사를 단순히 왕복하는 인물도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인공이 길을 떠나면 그 여행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 한다.

일단 탐구 여행임이 밝혀지면 그 다음은 쉽다.

 - 토마스 포스터, 교수처럼 문학 읽기

1)청춘돼지 시리즈의 기초 서사

눈물의 곡절로 인해 뾰족뾰족 독설을 날려대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구원자를 바라는 메인 히로인. 이미 쎆쓰 빼고 다 해본 바퀴벌레 커플 사이에 끼어들어 갈라 놓으려고 깝치다가 짜짐당하는 쩌리들. 그리고 이들이 일으키는 스코시 후시기한 현상을 '야레야레 성가신 일에 휘말렸구만'←이럼서 다 수습하는 주인공.

2)청춘돼지 시리즈의 히로인들

엄마와의 갈등으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무게를 잃어버린/존재가 희미해진 센조가하라 히타기/사쿠라지마 마이는 인간의 강도가 약해질 것을 우려해 아웃사이더로 남는 삶의 방식을 택한 아라라기 코요미/아즈사가와 사쿠타와 만나 교감하며 마침내 저주에서 해방, 평범한 일상을 되찾게 된다. 겉으론 여왕님 행세하며 독설을 내뱉지만 속내는 이미 아라라기 군/사쿠타한테 메가데레. 


고민내용 '중학교 때까진 수수했던 내가 고교 진학후 와꾸 좀 가꾸니까 일진 그룹에 콜업돼 핵인싸된 것까진 좋았는데 리더 비위맞춰주는 시녀 1호로 가짜 청춘을 구가하는 지금 이대로 과연 괜찮은 걸까요...?'

캐릭터 백본에서 유이가하마 유이의 영향이 느껴지는데 심지어 성우도 동산나앙이야?! 지금 당장이라도 "하아? 빗칫테 난다시, 아타시 마다 쇼죠다시. 히토오 빗치 요부토카 아리에나이! 힛키 마지데 키모이!!"라고 말할 것 같자너 ㅋㅋㅋ


주인공과 알고지낸 기간만 따지면 메인 히로인보다 더 오래됐고 그래서 연애감정과는 또 다른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 새끼. 비슷한 학력끼리 모이는 일본1의 실제 실태는 무시하고 일본2를 그린 픽션에 꼭 하나씩 있는 혼자만 편차치 전국레벨에서 노는 만물박사 캐릭터 그 자체인 새끼. 그 설정을 십분 살려 주인공이 휘말린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지혜주머니인 새끼. "뭐든지는 몰라. 알고 있는 것만."고 말할 것 같으면서도 이론만 빠삭해서 연애는 쑥맥인 그런 새끼. 무당이 자기 죽을 날짜는 모른다고, 이루지 못할 짝사랑에 대한 울분이 쌓이고 쌓여 폭발할 관상의 검고 흰 그런 새끼. 그래서 더 정감 가는 새끼...


3)결론

않이 이게 역시 내 청춘 러브코미디는 잘못된 스즈미야 하루히의 괴물이야기 커넥트야 뭐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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